제가 가장 사랑하는 과학저술가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에세이입니다. 제이 굴드의 에세이는 항상 좋았지만 이 에세이집은 특별히 더 좋습니다. 




지엽적인 연결 고리들을 통해 시시한 내용을 폭넓은 메시지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나의 상투적인 글쓰기 수법이므로 -p113


 저도 에세이를 쓸 때 이런 식으로 써보고 싶습니다.  



 내가 창조성의 열쇠말로 꼽은 것이 다름 아니라 엉성함, 부적합함, 괴상한 설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복성이었기 때문이다. -p138


 언뜻 보면 엉성함, 부적합함, 괴상한 설계, 중복성은 창조성과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생물의 진화를 통해 멋지게 이를 논증해보여줍니다. 창조성은 사실 불완전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완전하다면 창조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우주는 주고받는게 분명한 세상이다. 복잡성과 지속성은 함께 가는 짝궁이 못 된다. -p139 


 박테리아는 단순하지만 태초부터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복잡한 것들은 한 부분만 고장나도 쓸모가 없어집니다.



 기관들이 각자 하나의 기능만 가진다면(그리고 완벽에 가깝도록 그 기능을 잘 수행한다면) 진화는 정교한 구조를 생성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은 박테리아가 지배할 것이다. 세상에 복잡한 생물이 존재하는 것은 엉성함, 다기능, 중복 덕분이다. -p143 


 자세한 이야기는 꼭 책을 읽어보시길.

 


 해부학적 설계의 다채로움을 평가하자면, 어류라 통칭되는 생물들 사이의 다양성이 전체 육상 척추동물들 사이의 다양성보다 훨씬 크다. -p16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이 떠오릅니다. 표준적인 형태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류의 다양성이 육상 척추동물들 사이의 다양성보다 훨씬 크다니 놀라운 대목입니다. 



 나는 뉴질랜드의 양치기들 쪽에 돈을 걸겠고, 세상에서 비유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겠다. -p171 


 전체 맥락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글입니다. 멋진 문장입니다. 뉴질랜드는 양이 사람들보다 25배 많습니다. 컴퓨터에는 모허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실수하고 모호하고 불완전하지만 양과 컴퓨터보다 인류에게 돈을 거는 편이 낫습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현재 AI의 발달을 본다면 그래도 인간에게 돈을 걸지 궁금합니다.



 다윈 바로 전 세대의 스코틀랜드 경제학자 두 명이 압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바로 토머스 맬서스와 위대한 애덤 스미스였다. -p210 

 

 역시 위대한 사상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설 때 나옵니다. 맬서스에게서 '생존 투쟁', ''적자 생존' 의 통찰을 얻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 경제론에서 자연선택 이론의 통찰을 얻었습니다. 아래는 자유방임에 관한 애덤 스미스의 글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자연선택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그는 공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자신이 얼마나 공익을 촉진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그는 오직 제 이득만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전혀 제 의도가 아니었던 어떤 목적을 추구하게 된다. 다른 많은 사람도 다 마찬가지다. -p212




 물론 우리는 인간의 정신을 존중해야 마땅하다. 자연이 빚어낸 것 중에서 이보다 감탄스러운 도구는 없다. 그렇지만 한편 우리는 한 발짝 물러나서 마음속 확신을 점검해보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엇갈리는 이 문장들은 완전한 모순은 아닐지 몰라도 역설임에는 틀림없다. 내게도 아무런 해결 방안이 없다. 그렇다. 우리는 물러서서 자신의 정신을 점검해봐야 한다. 하지만 대체 무엇을 가지고? -p291

 

 스티븐 제이 굴드는 항상 이렇게 멋진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남은 부분은 Vol.2 에서 이어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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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9

 감독 톰 새디악

 출연 짐 캐리, 마우라 티어니, 제니퍼 틸리

 장르 코미디



 말이 필요 없는 영화다. 평소 거짓말을 자주 하던 변호사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 중요한 공판도 있는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뻔하디 뻔한 영화다. 하지만 주인공이 짐 캐리이면 모든 게 달라진다. 짐 캐리가 아니라 다른 배우면 영화가 어땠을까 정말 궁금하다. 


 감독은 <에이스 벤츄라>, <패치 아담스>, <브루스 올마이티>를 연출한 톰 새디악 감독이다.


 코미디 영화의 정석이다. 웃음과 감동 모두 잡은 작품이다.


 짐 캐리도 다시 보고 싶고, 톰 새디악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 짐 캐리 주연, 톰 새디악 감독의 <에이스 벤츄라>도 보고, 톰 새디악 감독의 최근작 <브라이언 뱅크스>도 봐야겠다. 


 좋은 작품을 보면 연이어 보고 싶은 작품들이 생긴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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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5-04-28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오래 전에 <에이스 벤추라>
로 짐 캐리를 알게 되었답니다.

<트루먼쇼>가 개인적으로 짐 캐리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코미디 배우이긴 하지만, 연기 하나
는 끝내 주지요.

고양이라디오 2025-04-29 10:42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잘생기거나 코미디 배우는 연기가 저평가 되는 거 같습니다ㅎㅎ 짐 캐리 최고의 연기자죠. 코미디 연기는 전설 아닌 레전드고요ㅎㅎ

<트루먼 쇼> 짐 캐리 최고의 영화 인정합니다^^!

<에이스 벤추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다시 봐보려 합니다

페크pek0501 2025-05-05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점 9점. 강력히 추천받고 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25-05-07 17:11   좋아요 1 | URL
진짜 미친 코미디 연기ㅎㅎ 강추입니다^^

얄라알라 2025-05-06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짐 캐리 매력 있어요. 깊이 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5-05-07 17:10   좋아요 0 | URL
짐 캐리 진짜 매력적이죠.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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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정시몬씨의 카테고리에 글을 추가한다. 그간 <세계사 브런치>, <세계 문학 브런치>, <철학 브런치>,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을 읽었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을 읽었으니 그의 책 중 안 읽은 책은 <클래식 브런치>만 남았다. 클랙식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클래식 브런치>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정시몬 작가라면 클래식 문외한인 내가 읽어도 재밌는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뮤직으로 음악을 찾아서 함께 들으면 더욱 좋을 거 같다.


 요즘 독서 모임에서 미술관련 책으로 에세이 모임을 하고 있다. 그 모임에서 선정된 책보다 이 책이 훨씬 재밌고 구성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을 미리 알았더라면 모임 선정 독서로 강력히 추천했을텐데 아쉽다.


 크게는 미술관으로 분류하고 작게는 화가별로 분류한다. 너무 많은 화가와 작품을 다루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한 화가, 한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들려주는 것보다 하나하나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본인의 감상도 함께 들려줘서 좋았다. 그의 감상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예전에 봤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작품들이 정시몬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게 의미있게 다가왔다.  


 정시몬씨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나만 알기 아까운 작가이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간 다른 책들에 비해 살짝 아쉬웠다. 정시몬씨 특유의 유머와 가볍게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적게 느껴졌다. 


 아니면 내가 세계사, 세계 문학, 철학에 비해 미술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적어서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시몬씨의 책들 다시 읽고 싶다. 그리고 작가의 새 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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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5-05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술관련 책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계시군요. 한 분야만 다뤄서 전문성을 갖게 되니 유익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는 게 좋기 때문에 너무 많은 화가나 작품을 다루지 않는 걸 좋아해요.
넓게 얕게, 보다는 좁더라도 깊게 알고 싶은 거죠. 넓히는 건 다른 책들을 보면 되니까 한 권의 책에서 깊게 다뤄 주었으면 해요.^^

고양이라디오 2025-05-07 17:09   좋아요 1 | URL
네ㅎ 미술도 오랜 역사와 수많은 인물들이 있어서 미술에 얽힌 이야기들이 재밌더라고요ㅎ 명화감상은 덤이고요ㅎㅎ

너무 깊지 않게 적당히 깊게 다뤄줘서 좋았습니다ㅎ 제 수준에 딱 좋았어요ㅎㅎ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5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이안 맥켈런, 브래드 렌프로

 장르 드라마, 스릴러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98년 영화이다. 옛날 영화 느낌이 좋다. 


 원작의 스토리가 좋아서인지 영화도 몰입감있게 재밌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보헤미안 랩소디>, <엑스맨>시리즈, <작전명 발키리>, <유주얼 서스펙트>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 믿고 볼 수 있는 감독이었다.


 <엑스맨>에서 메그니토역을 맡았던 이안 맥켈런의 연기, 브래드 렌프로의 연기도 좋았다. 몰랐는데 찾아보니 브래드 렌프로는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25세의 나이에 요절했다고 한다. 이 작품으로 도쿄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굿바이 마이 프랜드>에도 출연했다. 좋은 배우였는데 안타깝다.


 스토리는 고등학생이 어느 날 수업 시간에 배운 홀로코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우연히 홀로코스트에서 실제 근무했던 독일인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은 어떨까 궁금하다. <사계> 중 여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에 '우등생' 으로 수록되어있다. 


 스티븐 킹 소설이 원작인 작품은 왠만하면 믿고 봐도 된다. 추천드린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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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시몬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철학 브런치>, <세계사 브런치>, <세계 문학 브런치> 모두 즐겁게 읽었다. 미술에 관한 책이 있는지 몰랐다. 최근 미술에 관한 책을 읽고 있어서 함께 읽으려고 빌렸다. 역시 재밌다. 박식하고 솔직한 그의 감상을 함께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다른 책들은 더 가볍고 유머가 있어서 좋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살짝 아쉬웠다. 




 이렇게 니케상과 비너스상은 완성보다 훨씬 더 강렬한 미완성, 아니 파손의 독특한 미학을 뽐내며 오늘날까지 루브르를 찾는 관람객들을 끌어당긴다. -p23


 미완성, 파손의 미학.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작품을 보면 더 감상이 깊어진다.



 고흐는 "밤은 낮보다 훨씬 풍요로운 색을 띤다" 라고 말한 바 있다. -p114 

 

 정통 인상파 화가들이 태양 속 풍요로운 자연광에 집중할 때 우리 고흐 선생님은 별이 빛나는 밤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았다. 



 가령 '에올리언 하프' 라는 별명의 곡 <Op.25-1>혹은 '이별곡'으로 잘 알려진 <Op10-3> 등이 르누아르의 그림과 어울린다. 물론 <왈츠>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p149  


 저자는 르누아르의 그림과 쇼팽의 음악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선반의 구석도 아니고, 그림의 전체 구도에서 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위치에 해골을 배치한 것은 화가 개인의 독단적 결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그름은 완성 이후 프랑스 북부 댕트빌의 저택 거실에 걸려 있었는데,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서 그림을 보면 해골의 형태가 제대로 보이는 배치였다고 한다. 이것이 댕트빌의 결정이었다면 그의 세심한 내적 성찰이 돋보인다. 혹은 성직자로서 항상 죽음과 사후 세계를 생각했던 셀브의 제안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p185 


 최근 독서 모임에서 한스 홀바인 2세의 <대사들> 그림 이야기가 오갔다. 한 분이 이 그림에서 해골을 그린 화가의 기개가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그 생각에 반론을 제시했다. 해골의 상징은 유럽 회화의 오랜 전통 '메멘토 모리'다. 나는 화가의 기개라기 보다는 당시의 전통, 풍습이라 생각했다. 그림의 의뢰인에게 일침을 남기는 기개라기 보다는 모두가 수긍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내 생각과 같은 저자의 의견을 발견해서 좋았다.


 

 서구 미술,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러스킨의 저술은 읽어 볼 만하다. -p214 


 














 미술 감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천국과 지상을 다스리시는 신으로부터 권능을 부여받았지만 지옥까지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오." -p316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 '최후의 심판'을 그리고 있는 미켈란젤로에게 교황청 고위 관리 비아지오가 비판을 한다. 천장화의 인물들의 누드를 비판한 것이다. 성스러운 예배당은 고사하고 선술집 벽에나 어울린다고 불편한 것을 시작으로 두고두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악이 오른 미켈란젤로는 비아지오를 지옥의 심판관 미노스의 모습으로 그렸다. 비아지오는 이를 보고 경악해서 교황에게 그림을 수정하게끔 해 달라고 간청했는데 위의 대답이 교황의 답변이다. 재치있는 답변이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고 많은 책을 보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미술 관련 책 중에 가장 재밌게 읽었다. 미술 관련 책으로 추천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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