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 창비세계문학 11
알베르 카뮈 지음, 유영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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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주인공의 자의식 과잉 어쩔거야. 길지 않은 분량인데 금방 읽긴 했는데 넘쳐나는 주인공의 독백을 읽는 내내 힘들었다. 카뮈 3권 밖에 안 읽었는데 페스트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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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어떤 인간도 (삶을 누리지 않는 사람들, 가령 현자들이 아닌 한) 견딜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은고약하게 구는 것뿐이지요. 그러면 다들 자기가 심판받지 않으려고 서둘러 남을 심판해대거든요. 어쩌겠습니까? 인간이 품는 가장자연스러운 생각, 마치 저 본성의 밑바닥에서 솟아오르듯 저절로드는 생각은 바로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는 생각인 것을. 이런 관점 - P79

에서, 우리는 모두 그 한심한 프랑스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는부헨발트 수용소에서, 자신의 도착을 기록하고 있던 서기에게이 서기도 죄수였지요 이의신청을 꼭 해야겠다며 바득바득 우겼습니다. 뭐, 이의신청이라고? 서기와 그의 동료들이 웃었습니다.
"부질없는 짓이야. 이봐, 여긴 이의신청이란 게 없는 곳이야." 그러자 그 프랑스인이 말했지요. "하지만 선생님, 내 경우는 예외라고요. 맹세코 결백하다니까요!"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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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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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소설들이다. 모든 단편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단편에서 방점을 찍는다. 비자발적으로 달팽이 키워본 사람으로서의 두려움이 끔찍한 결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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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

햇빛이 별안간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조가비 문양의 펜스를 타 넘어 가볍게 소리 없이 보행로를 반쯤 가로질러툭 떨어졌다. 이제 햇빛은 랜스와 옆에 앉은 젊은 여자의 발 위에 누워 있었다. 빛의 긴 끝이 보행로를 비스듬하게 가로질러 벤치의 여자에게로 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햇빛을 볼 때 여자도 보는 걸 알았지만, 여자는 눈길을 들지 않았다.
"세상의 고요한 지점." 젊은 그녀가 속삭였다.
"돌고 도는 세상의." 그는 또 죄책감을 느꼈다. 그들 주위에서 온통 세계가 돌고 있었다. 여기 성역과 같은 초록색 섬에서기계들도 돌아가고 시계도 돌아갔지만, 그와 그녀는 가만히 움직이지 않았다. 해야 할 일도 싸워 쟁취할 것도 너무나 많은데.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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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

프랭키의 콧대에는 작은 흉터가 나 있었다. 그녀는 자기 손등의 흉터를 생각하며, 그 흉터에 대해서는절대로 묻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삶은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자국을 남겼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아직 우리는 이렇게 젊은데.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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