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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존재하기 -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영적 경험으로서의 달리기
조지 쉬언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20년 4월
평점 :
나는 왜 달리는가? 이 책을 읽는다고 그 답을 알 수는 없다. 몇 십 년을 달린 조지 쉬언도 달릴 때 마다 답을 구하지만 인생에 정답이 없듯 달리는 이유에도 답이 없다. 그냥 달리고 싶으니까 달린다. 달리면서 계속 힘든데 왜 달릴까 왜 달리고 싶을까 묻는다.
앞 부분에는 달리기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미국 작가 특유의 자기계발서 스타일(?)이라 그리 재밌지 않았지만 중반부 이후 달리기에 대한 얘기는 흥미로웠다. 다만, 작가가 놀기, 달리기, 육체적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강조하다 보니 운동선수를 너무 영웅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번역자는 김연수 작가이다. 김연수 작가도 하루키처럼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인가 보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무명작가 시절 한번 달려볼까 하는 마음으로 집 근처 일산 호수공원을 달리기 시작했다고.
그냥 문득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이제 달리기 3개월차에 접어든 나의 11월 달리기 기록이다.
저녁 약속 가는 날 지하철역에서 식당까지 950미터 길래 가방 매고 1키로 달리기 한 경우도 있고,
저녁 일정 끝난 장소에서 집까지 거리가 3키로 길래 가방 매고 걷뛰하며 집까지 달린 경우도 있고,
필라테스 학원 트레드밀에서 30분 정도 달린 경우도 있고 조금씩이지만 자주 달렸다.
이번 주엔 런데이 거리 달리기 메뉴로 처음으로 웜업과 쿨다운을 빼고 5키로를 연속으로 달려보았다.
5키로 대회는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10키로로 거리 늘리는 연습을 해봐야지.
달리면 시간이, 거리가 느리게 지나간다.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젠가 끝은 있다.
경험하기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어디 있다가, 또 무엇 때문에 달리기 시작한 것일까? 이런 이상 열기는 어디서 비롯했을까? 왜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는 것일까?
그 답은 내 경우에 비춰 말할 수 있을 텐데, 나마저도 이유가 시시때때로 변한다. 그러므로 요즘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말해 보겠다. 그 다음에 왜 마라톤을 하게 됐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계속 마라톤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마라톤을 한번만 뛰어 보는 러너는 없다. 러너는 몇 번이고 마라톤을 완주한다. 러너들은 완벽한 파도를 찾아 나서는 서퍼들과 비슷하다.
내가 왜 달리기 시작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그만이다. 그 다음에는 저절로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더 달리고 싶었다. - P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