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A Graphic Novel (Paperback)
레이나 텔게마이어 / Scholastic Inc.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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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사랑하고 적극적이고 당찬 성격이지만 늘 남자친구와 연애와 사랑에 목마른 중학생 사춘기 소녀 Callie. 무대 세트 디자이너로 학교에서 뮤지컬을 올리며 벌어지는 여러 관계와 갈등 속에서 Callie의 자아 찾기가 식상하지 않다.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전혀 쓸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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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2024년 가을호 - 통권 187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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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임에도 낮 기온이 20도에 이르는 이 가을에 기후위기에 대한 글들 만큼이나 트럼프가 당선된 이 시점에 반민주적인 민주주의 선거제도가 아닌 추첨제, 시민의회 등 대안적 정치제도에 대한 글들이 주는 울림이 크다. 다음 호에선 트럼프로 인해 촉발될 여러 위기들이 언급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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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하지만 페미니즘의 말은 머리로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말이기는 해도각자의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과 연결되는 면에서는 약합니다. 즉 개개인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과 이어져 함께 사회를 변혁하는 존재이기도 한 나라는 존재의 전체성을 표현하기에는 페미니즘 운동이 어려운 측면도 있는 것같습니다. - P7

1 여성해방이란 무엇인가

여자로 사는 어려움, 이것은 여자의 일상을 끊임없이 침식하는 가치가없는 나‘라는 협박 같은 관념과 함께 존재한다. "인류 및 여성 여러분"이라고 처음 말한 이가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하는데, 그 말은 여자는 과학자들예술가든 음악가든 될 수가 없고, ‘암컷‘만 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역사의 진실을 묻어 버리지 않고 알려 주는 말이다. 물론남자를 제치고 사회를 자신의 것으로 밝혀 온 여자들이 지금껏 무수히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여류 음악가‘, ‘여자‘, ‘여의사‘ 등 ‘여류‘로그존재를 허락받았던 것에 불과하다. ‘남자인간‘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사회에서 여자가 개인 주체로 어떻게 나 자신을 찾아야 할지, "여자인 주제에"하고 매도당하며 암컷으로 살아온 역사성이 우리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않는다. 남자는 집 문지방만 넘어서면 사방이 적인지라 엄혹한 세상에서녹초가 되어 살아간다는데, ‘사회‘에서 자신을 찾고 구하려는 여자들에게는 ‘사회‘ 자체가 적이다. - P33

그런데 애초에 사람의 일생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계속 묻는 과정이기에 물음을 던질 게 있든 없든, 우리는 각자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자 스스로 계속 물을 수 있다.
여성해방운동과 만나기까지 나는 내 삶의 방식을 밝히기 위해 천착할 물음을 갖지 못한 채 내 자신에게 계속 물음을 던져 왔다. 그 과정에서 엉망인 상태는 반복되기도 확산되기도 했다. 당연히 그 엉망인 상태는 나만 알 수 있는 정도이기는 했는데, 전에는 지금보다 더 심하게엉망이었다. ‘선택당하지 못한 여자‘는 스스로를 던지고 깊이 파고들물음이 없어서 이리저리 헤매는 여자, 헛도는 모습이 아주 뛰어난 여자다. ‘선택당하지 못한 여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나는 내면에서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보는 강박관념과 격렬하게 싸우면서 살아왔다.
그런 강박관념이야말로 엉망인 내 상태의 바탕이었다. 엉망인 상태야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마치 바위가 밀어닥치는 파도로 숨 돌릴새 없이 침식되고 마는 것처럼 강박을 멈출 길 없이 존재의 상실감에사로잡혔다. ‘결국 난 아내로서도 엄마로서도 살 수가 없어. 아내이자엄마가 된다고 해도 그 삶도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이니까. 그래서 여성해방운동을 하는 건가!‘ 하면서 스스로를 더욱 괴롭혔다. - P41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아를 실현하려면 자신을 돌아볼 게 아니라 해방, 특수한 실현과 같은 목적을 자기 외부에서 추구해야 한다고했다. 이 생각은 매우 옳다. 그러나 이 말에서 누락된 측면이 하나 있는것 같다. 동양과 서양 문화의 차이와 같은 것을 느끼는데, 예를 들어 중국식 무통분만과 같은 특수한 실현을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자 할 때, 그 목적은 자신의 외부와 내부 양쪽에 다 있는 것이 아닐까? 생경한 말이라도 여기서 한번 짚어 보자면, 투쟁을 위해 주체성을 구축할 경우투쟁을 창조하는 목적과 자신을 창조하는 목적은 같은 무게를 갖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창조하는 나, 내가 창조하는 투쟁에 목적을두고 그것들을 획득하는 과정 가운데 투쟁을 위한 주체성이 결정되는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돌아볼 일이 없다면, 외부에서 구하는 목적은 달성할 수 없다. 물론 그 목적이라는 것을 사람의 일생으로 본다면 단지 과정이 일단락되는 것일 뿐인데, 어찌 됐건 나를 단련한다는 것, 나를 넘어선다는 것은 과정이며 목적이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나를 넘어서기 위한 매개를 자신으로 둘지, 자신이 아닌 것(남)으로 둘지에서 나온다. 남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증명을 남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확산하는 성이다. 그런 이유는 경쟁자를 곁에 두지 않고서는 자신을 단단히 할 수 없는 성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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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거짓의 여러 얼굴들을 지니는 법이다.
그 앞에서 사람은 되도록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런 진실을 말하면 자칫 거짓말쟁이가 될 수 있으니. - P162

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나는
얼마나 숨이 가빴던지,
더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제야말로 네가 나태함을 벗어 버릴 때로구나.
베개를 베고 이불 속에 누워 편안함을 즐기다가는
명성을 얻을 수 없느니라!

명성 없이 삶을 소모하는 사람은
허공의 연기나 물속 거품과 같은
흔적만을 세상에 남길 따름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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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_기후위기 시대의 중심 가치, 돌봄

기후위기 시대에 돌봄에 대한 또다른 인식의 전환은 돌봄의 대상을인간에 한정하지 않는 것이다. 조미성에 의하면 기후돌봄은 ‘생태적 돌봄‘으로서, 돌봄을 비인간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난잡한 돌봄‘이라고 명명하는데 그 뜻은 "인간, 비인간을 막론하고 모든 생명체간에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돌봄"이다. ‘난잡함‘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식의 행동을 뜻하는데, 그만큼 인간, 비인간을 가리지 않고무차별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용어다.
이때 돌봄의 대상은 심지어 생물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즉 사물도 돌봄의 대상이 된다. 우석영이 소개한 철학자들은 사물도 생물처럼 잠재역량과 생기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제인 베넷에 의하면, 물질의 구멍, 즉 "결정 사이 빈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유원자들의 진동이바로 사물의 생기이며, "세계를 구성하는 데 참여하고 있는 행위주체라는 점에서는,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그것이 어떤 성격의 물질이든 존재론적 위계구조상에서 우열의 위치를 점하는 자들일 수는 없다. 우석영에 의하면 이러한 신유물론적 사유는 "거의 모든 종류의 차별을 그 밑바닥부터 붕괴시킨다." - P235

손우정_민주주의의 근원에 다가서기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근원적 의미, 본질은 무엇일까? 고대에는 이것이 명확했다. 민주주의의 어원 그대로 ‘민중의 지배‘다.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받는 사람이 동일하다는 원리, 내일 내가 앉아 있을 수도 있는자리에 오늘 앉아 있는 이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발상은 오늘날 민주주의와 동일시되고 있는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 따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고대 그리스에서 선거는 귀족정을, 추첨제는민주정을 의미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급진적‘이라는 말과 ‘근원적‘이라는 말은 다른 의미가 아니다. 현실의 민주주의를 계속 급진화하면, 그 궁극적 지향과 가치는 근원적 민주주의로 향해 가기 때문이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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