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은 앞으로 축복을 받으리라는 것을
확고하게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이 미리 쌓는 가치에서 나옵니다. - P217

"그러니 축복을 받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보는 행위에 따른다는 것이
보이겠지요. 사랑은 그 뒤를 잇습니다.

본다는 것은 이러한 가치가 있으니
선을 향한 의지와 은총으로 생겨나지요.
그렇게 단계를 이루며 나아간다오. - P248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이것을 저는 믿음의 본질로 생각합니다." - P207

작품 해설

『코메디아』는 문학의 본령을 세우는 문학 텍스트로 제 얼굴을 더 확연히 드러낸다. 그동안 코메디아」에 대한 신학적접근은 단테 학자들에게 정통의 길이었다. 그것은 구원이라는 개념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지 못했던 탓이었으리라. 신학적 차원에서 구원은 이루어지는 무엇이며 받는 무엇이다. 그런 피동의 개념은 자연스레 구원의 주체를 따로 두는 사고를형성한다. 그래서 구원의 주체는 절대자로 상정되며 구원은완성으로 이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구원을 추구하는 주체, 즉 필멸의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구원이란 늘 미완의 과제로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문학 텍스트로서 『코메디아는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하기보다는 구원의 길에 동참하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때 문학은 『코메디아』를 끝없이 새로운얼굴로 나타나게 만들고 독자로서 우리는 구원의 의미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유한한 삶의 의미를 확장시켜 나간다. - P350

단테는 1300년 부활절 주간에 죽음 이후의 세계로 순례를 떠난다. 그의 순례는 금요일에 시작하여 지옥에서 사흘, 연옥에서 사흘, 천국에서 하루를 머문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사이클에 맞춰 단테 자신이 구원의 여정을 걷고 있는 것이다. 단테는 「지옥편」과 「연옥편」, 「천국편」의 첫머리에서 시간을 제시한다. 정확히 단테는 1300년 3월 25일 부활절 목요일 밤에 여행을 시작하여 4월 1일 목요일 아침에 마친다. 1300년은 보니파키우스 8세가 선포한 성년(聖年)이다. 또한한 해에서 이 시기는 태양이 양자리에 위치하고 그리스도의잉태와 부활이 이루어진 때이며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한 때다. 구원을 향한 순례자의 소망이 가장 큰 화답을 얻는 때인것이다. - P355

지옥이 형벌의 영원성을 상징하듯 깔때기 모양으로 땅속에 내리꽂힌 모양임에 비해, 연옥은 바다 위로 솟아오른 하나의 산이다. 끊임없이 오르고 또 오르면 마침내 구원을 얻을수 있는 기회와 도전의 장소다. 연옥에 배치된 망령들은 저들이 받는 벌이 유한한 것을 알기에 그 끝에 올 달콤한 구원의순간을 고대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연옥의 망령들이 형벌을 받는 기간을 단축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바로 현실 세계에서 그들을 위해 진정으로 빌어 주는 기도다. 그렇기때문에 연옥도 죽음 이후의 세계이지만, 지옥과 천국에 비해현실 세계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단테는 연옥의 정상에서 베아트리체를 새로운 길잡이로삼고 베르길리우스를 떠나보낸다. 베아트리체는 레테 강과에우노에 강에서 몸을 씻은 단테를 데리고 천국으로 날아오른다. 천국의 순수한 기쁨을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기에 너무나 부족한 단테는 오직 은총과 의지를 통해 천국의 여러 하늘들을 거쳐 최고의 하늘에 이른다. 천국에서 단테는 신학과철학의 지식을 동원하여 그 자신과 그 밖에 역사와 세계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수행한다. 궁극에서 단테는 하느님의 빛으로 해체되는데, 그 자체가 바로 절대적 구원의 경지다. - P356

‘코메디아 (comedia)‘는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단어다. ‘코메디아‘는 현대 이탈리아어로 ‘콤메디아(commedia)‘로변했다. 그것은 글자 그대로 ‘희극‘을 의미한다. 그러나 ‘희극‘이라는 단어가 단테 시절에 지녔던 뜻을 그대로 함유하고있지는 않은 듯하다. 단테가 ‘코메디아‘ 라고 부른 것은 그가칸 그란데 델라 스칼라에게 보낸 서신에서 밝혔듯, 『코메디아는 슬픈 시작에서 시작하여 행복한 결말에 이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는 그렇다 치고, 그 밖에 ‘코메디아‘의 의미를 유추해 보는 방향은 여럿이다. 「지옥편」과 「연옥편」, 「천국편」은 완성되는 즉시 유포되었다. 그들을 읽으면서 당시독자들은 한판 잔치를 벌이는 기분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도그럴 것이 지옥에서 그 끔찍한 형벌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도덕적 긴장을 맛보고 연옥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도전 의식을키우며 천국의 완전성을 희구하며 희망을 갖는 동안 독자들은 그 세계들이 더 이상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니며, 이 모든것들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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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모든 것들은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하나의 질서를 따르니, 이는
하느님을 닮은 우주의 형상이지요.

거기서 하느님의 숭고한 피조물들은
영원한 힘이신 하느님의 자취를 봅니다. 그것이 바로 - P12

우주가 지향하는 목표랍니다.

창조된 모든 것들은 이런 질서 속에서
저들의 원천으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두고
저들의 위치를 유지합니다. 이렇게

피조물들은 존재의 광활한 바다를 가로질러
다양한 항구들로 퍼져 가고, 그러면서도
제각기 자기의 본능을 지키고 있어요.

이 본능은 달을 향해 불을 가져가고
피조물의 심장을 움직이는 힘이 되며
세상을 묶어 하나로 만드는 본능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성을 지니지 않는 피조물뿐 아니라
지성과 사랑을 지닌 피조물들도
그 본능의 활의 당겨진 힘을 체험하지요.

그처럼 이 모든 질서를 관장하시는 하느님의 섭리는
빠르게 돌아가는 원동천을 감싸고 있는 하늘을
그 빛으로 언제까지라도 고요하게 만듭니다.

언제나 행복의 과녁에 똑바로 화살을
당기는 활의 힘에 실려 우리는 미리
운명 지어진 곳으로 날아오릅니다. - P13

그러나 흔히 형상이 예술가의 진정한
의도를 반영하지 않고
질료가 말을 듣지 않는 때가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피조물도 진정한 목표를 향해
날아갈지라도 때로는 빗나가는 힘을 받아서
경로를 벗어나기도 하지요.

하늘로 올라야 할 빛이 땅으로 떨어지듯이,
거짓된 욕망에 휘둘린 원초적 충동은
사람을 몰락시킵니다. 그대는 이제

이상하게 여기지 마세요. 그대가
날아오르는 것은 산에서 밑으로
흘러내리는 물과 전혀 다르지 않아요.

그대가 중력에서 벗어났는데 아래에 머문다면,
그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불빛이 세상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이상한 일이지요."

그리고 그녀는 시선을 하늘로 향했다. - P14

"형제여! 하늘의 사랑으로 우리는 의지를 가라앉히고
오직 우리가 가진 것만을 바랄 뿐,
다른 것은 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더 높이 오르고자 원한다면,
그런 우리의 소망은 우리를 이곳에 배치해 두신
그분의 의지와 맞지 않을 거예요.

사랑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그러한 부조화는 이 천국의 하늘들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 거예요.

이곳에 있다는 것은 사랑 안에 있는 것이니까요.
이런 축복받은 상태의 본질은
하느님의 의지 안에 거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의지 외에는 어떤 의지도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이곳의 전역에 걸쳐
층층이 존재하는 것은 그분의 의지를 따른 것입니다.

우리의 평화는 그분의 의지 안에 있어요.
그분이 창조하시고 자연이 만드는
그 모두가 모여드는 바다와도 같습니다." - P28

"그대는 두 가지 소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군요. 너무 어려워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이군요.

그대의 생각은 이런 거지요. ‘선을 향한 나의 의지가
변함이 없다면 어떻게 다른 자의 폭력이
나의 정당한 공적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는가?‘

또 다른 의문은 이런 것이겠지요.
‘플라톤이 주장하듯이, 죽음 이후에 모든 영혼은
제각기 자기 별로 돌아가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은 그대의 알고자 하는 의지에
똑같은 무게로 실려 있겠지요. 두 번째 의문이
더 해로울 텐데, 그것부터 다뤄 보지요. - P33

내가 밝히는 것을 마음을 열고
간직하세요. 지식이란 이해했어도
간직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법이에요. - P42

내 말을 이런 의미로 받아 주시면 당신이
우리의 첫 아버지와 우리의 환희이신 그분을
믿는 믿음과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분별력으로 부디 ‘네‘와 ‘아니요‘를 앞에 두고
가늠하다 지친 사람처럼 느리게 움직이도록
당신 발에 추를 달기 바랍니다.

긍정을 하든 부정을 하든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다 보면 지극히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기 쉬우니 하는 말이에요.

급하게 내놓는 의견들은 때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서, 인간의 교만이
지성을 묶어 놓게 되거든요.

재주가 없이 진리를 낚으러 해안으로
떠나는 것은 불필요를 넘어서 나쁜 일입니다.
떠날 때보다 훨씬 더 나쁜 상태로 돌아올 거예요. - P114

고귀함은 금방 오그라드는 망토다. 날마다
다른 천으로 덧대지 않으면
시간의 가위가 조금씩 잘라 버린다. - P134

도시들도 시간에 따라 소멸하듯이
가문도 끊어진다는 것은 이상한 것도
아니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리라.

너희의 모든 것은, 너희들 자신이 그러하듯,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오랜 세월 이어지는
무엇에 숨어 있는데, 인생은 짧다.

달의 하늘의 회전이 해안을 쉴 새 없이
덮다가 벗기다가 하듯이, 운명도
피렌체와 더불어 그렇게 하는구나.

그러니, 시간에 감추어지고 시간 뒤로 사라진
저 고귀한 피렌체 사람들의
명성을 말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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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마을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마을로 열려있는, ’삶’ 자체가 목적인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의 통합적이고 실천적이며 열정적인 자급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돈’과 ‘이윤’을 추구하며 소외된 노동을 하는 자본주의 노동자로서, ’좋은 삶이란 노동이 소외되지 않는 것‘이란 말이 주는 여운을 잊지 않아야겠다.

하지만, 여전히, ’대안은 없다’ 증후군을 벗어버리지 못한다. 이 삶이 아닌 다른 삶은 가능한가?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 아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내가 다른 삶, 다른 세계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바꿀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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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2-26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정말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마리아 미즈 개인의 삶이며 동시에 전 세계의 문제이기도 한 자본주의와 자급, 여성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어서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는 근사한 인간을 이 책을 통해 만나고 있습니다.

햇살과함께 2024-12-26 08:45   좋아요 1 | URL
저도 12월 마지막 여성주의책 즐겁게 읽었어요. 마리아 미즈는 자신이 추구하는 대로 살아간 정말 멋진 인간입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4-12-26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12월의 이 책이, 우리 읽기 모임의 참 좋은 마무리다 생각하면서 읽고 있어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저도 축하 받기 위해 고고씽! 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12-26 13:43   좋아요 1 | URL
미리 축하드릴게요 ㅋㅋㅋ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좋은 삶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동이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13 세계화에 반대하는 국제 투쟝

우리는 "여성의 식량 안보를 위한 라이프치히 호소"를 작성해 2020년까지 산업형 농업과 세계 자유 무역을 통해 전 세계에서 기아를 종식하려는 식량농업기구의 전략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여성과자연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다음을 요구했다.

• 세계화 대신 현지화와 지역화
• 공격적 지배 대신 비폭력
•자연과 종의 완전성에 대한 존중
•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 대신 자연의 일부로 이해
•생산 및 소비에서 생물학적·문화적 다양성 보호
•식량 안보에 대한 책임을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공유 - P268

14 변방에서 주류와 맞서다

제1회 세계사회포럼(WSF)은 2001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큰 성공이었다.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표어를 만들었다. 이 표어는 전 세계로 퍼졌다. 이는 사람들이 더 이상 자본주의 ·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유일한 대안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연의 법칙처럼 받아들이길원치 않는다는 신호였다.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이 ‘다른 세계‘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미 시작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시민들이 스스로 시의 재정 분배와 사용처를 결정하는 이 도시의 ‘참여 예산‘은 곧 전 세계많은 프로젝트의 본보기가 되었다. 나는 포르투알레그리와 2004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했다. 독일 아탁 회의 이후 아탁과 우리 사이에 최소한의 합의가 있지만 심대한 차이도 있음이 분명해졌다. 한 예는 아탁이 작성한 원칙 성명서로 여기서는 세계화에 저항하는 이들과 거리를 두었다. 아탁은 원칙적으로 자신들을 세계화에 대한 비판자로 간주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세계화에 대한 거부를 고수했다. 나는 이들 가운데 하나였는데, 진정 민주적•참여적 • 반자본주의적 · 환경 및 인간 친화적인 ‘세계 경제‘를 상상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이다. 개인이 그 혹은 그녀 고유의 삶에 대한 주권을 되찾을 어떤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은 채 소수의 최상위 엘리트에게 세계인의 일상생활을 직접, 깊이 좌우하는 권력을 주면 필연적으로 전체주의가 된다. 세계무역기구가 시행하는 정책과 다국적 기업의 사실상 세계 지배는 이미 일종의 전체주의와 우리를 기다리는 새 - P293

로운 전쟁을 시사한다. 나는 이런 새로운 경제 정책에 반발하는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그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권, 즉일. 생계·물· 토지 · 인프라 · 문화 · 식량·주거· 종자 • 숲 • 공기 · 교육 · 건강·정책 · 경제에 대한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들은세계무역기구와 같은 국제 관료제나 다국적 기업 경영진에게 지배당하기를 원치 않는다. - P294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이는 반세계화 운동에서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표어였고, 반세계화 국제 회의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글로벌플레이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보다 큰 힘으로 전 세계, 삶, 생명을이익만을 위한 상품으로 변화시키는 계획을 이어갔다. 이는 특히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에 반영되었다. 쾰른 폭행 피해 여성 쉼터를위한 운동을 처음 시작한 이래 관심사이던, 여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이이 협정을 통해 다시 나타났다. 여성은 무급 혹은 최저 급여를 받는 서비스 제공자의 전형이 되었다. - P295

지역 전체가 세계 농업 시장에 무릎을 꿇었다. 소규모 자급농들은 이제 자신, 지역, 수출 시장을 위해 타피오카를 재배하도록 강제당했다. 특히 돼지 사료용 타피오카를 가공하는 농산업은 유럽 육류 산업 확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태국 농민들은 빚을 지고, 농장을 팔고, 최후의수단으로 딸들을 팔아야 했으며 이들은 방콕과 태국 남부의 관광 천국에서 유럽과 미국 남성을 섬겨야 했다. 그러므로 정부, 유엔, 세계은행이 개발이라고 부르는 것의 종착역은 성매매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나는 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는 독일문화원장의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여기서도 젊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급격히 증가했다. 태국과 마찬가지로 그 원인은 일차적으로 전통적 가부장제 구조로 거슬러 올라가며, 세계적 자본주의 자유 무역으로 인한 방글라데시의 경제 변화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연관성은 곧 명확해졌다. 일본, 한국, 독일, 미국 섬유 회사가 섬유 생산을 방글라데시로 이전했고 그 이유는 저렴하고 고분고분한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젊고 숙련되지 않은 여성들, 심지어 불평 없이 옷을 꿰매는 어린이들일 때도 있으며, 서구 시장을 위해 밤낮으로 초과 및 교대 근무를 했다. - P297

1985년 유전자 및 재생산 기술에 반대하는 여성 회의가 더 많은 행사로 이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2003년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에반대하는 여성 회의 또한 물·보건 의료 체계 · 교육 · 에너지 공급과 같은 서비스 부문 민영화와 삶을 상품으로 변형하는 것에 반대하는 새로운 활동을 낳았다. 그럼에도 이 회의 이후 나는 녹초가 되었고 이런 큰행사를 계속 조직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 P301

15 새로운 전망을 찾아서

"만일 세계적 자유 무역에 반대한다면 대안으로 어떤 경제와 사회를 제시하시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들이 "대안은 없다" 증후군을 거부할 때 시작한다.

세계화 대신 지역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2001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제1회 세계사회포럼의 표어였다. 국제 농민 네트워크인 비아 캄페시나(ViaCampesina)는 다음 표어를 공식화했다.

저항을 세계화하라
희망을 세계화하라 - P310

우리의 자급자족 마을이 잘 단장한 교외 도시처럼 보이는 것은 문자그대로 내 마음을 무너뜨린다. 마을에 농부가 단 한 명밖에 남지 않은것, 젊은이 대부분이 돈을 벌기 위해 무의미한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산책하면서 단일 경작이 굽이치는 언덕을 점령하는 모습을 본다. 단일 경작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데 이는 어쩌면 유럽연합과 독일에서 특별 보조금을 주는 바이오디젤용 유전자 조작 옥수수일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이후 쭉 나를 둘로 나누는, 향수와 먼 곳에 대한 동경 사이 오랜 긴장은 어머니의 마을에 돌아온다고 해서 풀리지 않았다. 나는오랫동안 ‘마을과 세계‘ 혹은 ‘세계와 마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했다. 이런 긴장을 관리하려면 큰 힘이 필요하지만 나는 서로 다른방향으로 이끌리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는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살아갈 힘, 삶에 대한 열정을 주었다. - P316

에필로그-좋은 삶

내게 자급이란 이 세계의 모든 생명체가 좋은 삶을 누리고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자연의 충만함과 함께하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어머니다. 즉 우리는 모두 어머니 지구의 자녀이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다. 좋은 삶은 우리가 그녀의 아름다움, 놀라운 다양성, 풍부함, 야성, 힘, 그리고 생명을 창조하는 관대함· 창의성·능력에 경탄한다는 의미다. 여성으로서 우리는 이런 창조성을 공유한다. 우리 역시 생명을 창조하고 자라나게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를 물려준다. 나와 어린이들에게 자연은 영원한 기쁨의 원천이다. 좋은 삶은이렇게 살아 있다는 기쁨을 경험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런 세계관에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철학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이 새로운 삶의 철학은 ‘우리‘와 ‘타인‘을 더 나은 관계로이끌 것이다. 이기심 대신 관용이, 경쟁 대신 협력이 있을 것이다. 사유재산 대신 공유 재산(토지·물·공기 · 지식), 개인들의 고립 · 소외 · 분열 대신 협력, 이웃 및 외국인과의 우호 관계가 있을 것이다. 기쁨과 슬픔을함께 나눌 것이다. 자급은 자족· 상호성·공동체성(누구도 섬이 아니다), 즉공동체와 지구에 대한 책임을 공유함을 의미한다.
좋은 삶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동이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오늘날 너무 많은 이들이 일을 집으로 여긴다. 좋은 삶은 일을 마친 후, 저녁, 주말, 휴일, 시험에 합격한 후, 차나 집을 산 후, 직장 생활을 마친 후, 혹은 일종의 내세에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좋은 삶에 대한 우리의 철학이라면 좋은 삶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삶은 이 지구에서, 일을 마친 후가 아니라 일하는 동안 시작해 - P330

야 한다. 우리는 일의 과정, 우리가 돌보는 생명들, 즉 어린이·노인·동물·식물을 만지는 감각을 즐겨야 한다. 또는 나무든 채소든 흙이든 금속이든 천이든 우리가 일할 때 쓰는 재료를 만지는 감각을 즐겨야 한다. 음악, 미술, 글쓰기, 생각하기, 토론처럼 만질 수 없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이런 일을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제기술과 역량, 즉 ‘생활 능력‘도 배운다. 결국 우리는 머리만 있는 것이아니라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감각적 존재이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알고 싶어 하고 일의 부담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다른 사람과공유하길 원한다. 아무도 소외된 채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은 부담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이기도 하다. 오늘날 좋은 삶은 무엇보다도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짧은 시간에 많이 일해야 한다는 압박을 끝낸다는의미다. 따라서 우리 모두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속도를 줄이는 것으로독일어로는 ‘엔츨로이니궁(Entschleunigung)‘, 즉 감속이다. 우리가 "이제충분해. 좋은 삶을 사는 데 이 이상은 필요하지 않아"라고 말하지 않는한 ‘감속‘은 없을 것이다. (은행가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끝없는 탐욕은 결코 "이제 충분해"라고 말하지 않는 데 기인한다. 만족을 아는 것이 좋은 삶의 비결이다. 간디가 "우리의 필요는 충분히 채울수 있지만 우리의 탐욕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던 것처럼.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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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2-26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이신가요?! 완독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만세!!

햇살과함께 2024-12-26 08:40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도 화이팅!
저는 이제 ‘천국‘으로 갑니다!!
 
The Truth about Stacey: A Graphic Novel(the Baby-Sitters Club #2) (Paperback, Revised, Full Color) The Baby-Sitters Club Graphix 2
Ann M. Martin / Graphix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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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betes 문제가 있는 스테이시의 고민과 부모, 친구와의 갈등. The baby-sitters club의 경쟁 상대로 나타난, 경험 많은 팀원으로 구성된 The baby-sitters agency. 솔직함과 진정성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늘 그렇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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