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_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그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재능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면 그것을 버리지 말았어야 했다. 모욕을 감당할 수 없었다면 그녀 자신의 말대로 누구도 자신을 발닦개처럼 밟고 가도록 만들지 말아야 했다. - P526

송경아_ 바리-길 위에서

넌 다른 개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 있어 호기심과 지적 욕구지. 호기심과 지적 욕구는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달라. 호기심은 어떤 사건, 우연히 일어나는 어떤 사고들에 대한 관심이지. 그런 것에만 집착하는 개체들은 꽤 보아 왔다고 생각해. 그런 사람들은 결국 호사가나 수집가밖에는 되지 못해.
지적 욕구는 조금 다른 거야. 지적 욕구를 가진 개체들은 자기자신을 확장할 줄 알아. 그들은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않고 그 사물 뒤에 있는 의미를 바라볼 줄 알아. 바라보려고 노력해. 그리고 그것을 자기의 일부로 만들고 자기 자신의 용량을 더욱 넓히고 연산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도 몰라. 어쩌면 그것은 개체가 새로운 네트워크로까지 발전하는것, 한 사람이 자신의 왕국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건지도 몰라. 좀 더 크게 말하자면, 한 사람이 온 우주를 자기 안에포용하게 되는 경지에 이를지도 몰라. 난 네가 그런 경지에 도달했으면 좋겠어 - P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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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몰러 오킨. 서론부터 모든 장에 계속 언급 되는.

6장. 영국의 베일 논쟁

전후 시대에 존재했던 상당한 정도의 인종차별은 결속의 방해 요소로작용하며 영국 사회 내 소수집단들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 반면, 영국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문화주의 통합 정책을 추진하고 차별 금지 법안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다문화주의 통합 정책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 1966년 노동당 정부의 내무장관 로이 젱킨스(Roy Jenkins)는 "통합이란 동화라는 획일적 균등화의 과정이 아니라 상호 관용의 분위기 속에서 문화적 다양성이 수반되는 동등한 기회"라고 정의함으로써 영국 이민자 통합의 방향을 제시했다(Jenkins, 1967: 267).
영국이 이처럼 이민자 통합 정책으로 다문화주의를 시행할 수 있었던것은 과거 대영제국 시기에 경험한 간접 통치의 효율성과 영국의 관습법적 전통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Joppke, 1999: 224).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고 자치를 인정한 영국의 식민지 통치 경험은 다문화주의적 통합이 수월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했으며, 유연성과 실용성이 큰 관습법과실용주의 노선의 적용으로 영국 법정은 문화적 다양성과 관련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판결을 내렸다. 엘리트 중심의 온정주의적사고방식 역시 이민자 통합 정책에 반영되었는데, 이민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진 ‘인종관계법(Race Relations Acts)"은 대표적인 인 - P206

종차별 금지법이기도 하지만, 1965년 제정 당시 밝힌 법의 취지가 ‘공공질서유지‘로서 정치 엘리트들의 온정주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정희라, 2007:8). 규제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던 1965년 제정법에 비해 이후 개정법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좀 더 강력한 대처를 포함하고 있어 다문화주의통합 정책을 보완하지만, 종교적 권리에 관한 조항을 배제해 무슬림들의8.0000,ESE종교 문제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 P204

영국 사회 무슬림 집단의 가장 큰 불만은 인종차별을 다루는 인종관계법이 그들의 차별 문제를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의 이민자 집단은 다양한 문화 · 종교·민족· 인종에 기초하고 있음에도 인종관계법은 피부색에 따른 인종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피부색을 문제 삼아 흑인을 차별하면 법적으로 처벌받지만, 종교적 이유로 무슬림을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정희라, 2007: 19). 게다가 무슬림과 같이 종교적 성향으로 구분되는 이민자 집단들은 인종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반면, 시크교도와 유대인은 인종으로 구분되었다. 그 결과 유대인 남성의 모자와 시크교도의 터번은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인종적 정체성의 상징으로 인정된 반면, 이슬람 여성의 베일은 순수하게 종교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되었다(염운옥, 2010: 16; Abbas, 2005:52). - P211

다문화 사회란 인종적·언어적·역사적·문화적 동질성에 근거한 다수의 문화 집단이 한 사회에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다문화주의는 "서로 다르지만 함께 조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것"부터 "차별없는 진정한 화합의 의미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하나의 형태만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정의하기 어렵다(Modood, 2011: 3). 또한 서로 간 다름은 ‘나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상대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그리고 ‘상대에 의해 내가 어떻게 정의되는가‘와 같이 나와 타자 간 관계 속에서 위치 지어지며, 여기에는 인종, 민족, 종교, 문화, 국적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준다(Modood, 2011: 4).
그런데 실제로 다문화 사회 안에 공존하는 문화 집단들은 기존의 다수문화집단과 유입된 소수 문화 집단으로 나뉘어 위계질서를 형성한다(김남국, 2009: 270). 따라서 최근 유럽 사회에서 볼 수 있듯이 인종적 소수자의급속한 증가에 따른 다인종·다문화 사회에서 어떻게 다수와 소수가 공존할 수 있고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가는 다문화주의의주된 쟁점이다(김남국, 2009: 274). 그런데 문화 간 다양성을 강조하는 다문화주의는 상대적으로 각각의 문화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인종 집단(ethnicity)‘과 ‘민족문화(ethnic - P212

culture)‘를 지원하는 다문화주의 정책에서 각각의 소수집단 공동체는 단일한 문화의 동질적 집단으로 취급되었고, 문화 간 차이가 강조되면서 소수문화 집단 내부의 역동성은 무시되는 경향이 발생했다(Malik, 2011). 그러나 집단은 그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구성원 개개인에게 있으며, 현재 상태로 고정불변이 아니라 역사와 상황에 의해 규정되는 개인들의 선택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가 최종적 권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김남국, 2009: 282). 또한 가부장적인 소수 문화에 속해 있는 여성의 경우, 반드시 자신이 속한 소수 문화 집단의 존속과 이해관계를 같이한다고보기 어렵다(염운옥, 2012: 103). 그런데도 젠더, 계급, 카스트 등 여러 요인에 따른 소수집단 내부의 차이는 동질적 집단 문화라는 이름 아래 묻히게되었고, 이러한 점은 페미니즘과의 갈등을 대두시켰다. - P213

베일에 대한 영국의 입장이 시기에 따라 변화한 것은 ‘다문화주의‘ 정책에서 ‘통합주의‘ 정책으로 영국의 이민자 정책이 변화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영국 사회의 다문화주의적 관용에 균열이생기기 시작했으며, 영국의 다문화주의가 도전과 재조정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음을 이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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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성
문화적 인종주의
상상된 공동체
베일 쓰기 시선의 역전

5장. 호주의 여성 이민자 베일 문제

그 결과 호주 무슬림 남성 이민자의 폭력성은 호주의 주류 사회가 중요시하는 호주의 가치, 즉 ‘호주(Australianess)‘에 위배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여기서 강조된 호주성에는 반인종차별주의, 세속주의, 젠더 평등이포함된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호주 주류 사회에서 무슬림 이민자를 인종적으로 ‘타자화‘하는 동시에, 무슬림 여성 이민자와 비무슬림 호주 여성이여성 혐오자인 무슬림 남성에게 억압받는 피해자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세속적이고 민주적인 문화와 젠더 평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호주 주류 사회가 나서서 무슬림 여성과 비무슬림 여성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구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 P160

다른 인종주의 담론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인종주의에서도 민족주의 이념이 담론의 핵심에 자리한다(Wren, 2001: 143ff). 18~19세기에 확산된 유럽의 민족주의 이념은 민족국가를 하나의 문화적 단일체로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다. 일례로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1991)에서 민족을 문화적으로 같은 뿌리를둔 상상된 정치 공동체로 정의하고,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남남이더라도 서로 공통된 이해관계를 지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로버트 마일스(RobertMiles)는 영국을 예로 들어 인종과 민족을 연계했다. 그는 ‘상상된 공동체‘로서 영국을 경계 짓고, 그것을 에워싼 민족주의 이념의 내면에는 인종주의가 자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Miles, 1987: 38). 즉,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영토적으로 하나로 묶인 공동체로서 영국을 상상하려면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지 않으며 배제의 대상인 ‘타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이바로 다른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이라는 것이다. - P165

서구 담론에서 베일은 ‘억압받는 여성‘과 ‘저항하는 여성‘이라는 이중적의미를 띠고 있다. 즉, 베일을 쓰고 있다는 것은 ‘보여지는(seen)‘ 것을 거부하면서 ‘보는(seeing)‘ 시선은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베일 쓰기는 여성에게 ‘시선의 역전(gaze reversal)‘을 제공한다(염운옥, 2010: 15에서 Frank, 2005 재인용). 여기서 주목할 점은 베일을 쓴 여성의 이런 특징이 식민 지배에 강력히 저항한 무슬림 여성의 저항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 P167

이슬람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여성의 베일 착용은 이슬람을 지킨다는 종교적 의미, 무슬림 공동체에 속한다는 정치적 의미, 가족의 요구를 수렴한다는 사회적 의미, 성적으로 자신을 보호한다는 윤리적 의미가 있다(황병하, 2010: 61). 그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한 바처럼 서구 식민 경험이 있는국가에서는 베일 착용이 종교적 정체성 구현의 상징이자 저항의 도구로사용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서구 이민 국가에서 무슬림 여성 이민자의 베일 착용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 P169

이후 2002년 기독교민주당 의원 프레드 나일(Fred Nile)이 연방과 주선거를 앞두고 무슬림 여성 이민자의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을 제출한 것을시발점으로, 히잡 또는 부르카 착용 금지에 관한 보수 정치인들의 공식 발언이 이어졌다(Ho, 2007: 293). 그러한 발언에는 무슬림 호주인들이 호주의 주류 문화에 동화되기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베일 쓴 여성의 이미지가 호주의 주류 문화와 양립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었다. 또한 그들은 이슬람교가 여성의 복장까지 규제한다는 점에서 다른종교와 다르게 남녀를 분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그들이 가톨릭 여성 신자가 종교적 이유로 베일을 쓰는 것을 무슬림 여성의 베일에서처럼 종교와 호주의 가치를 연계해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라고 지적받았다(Randall-Moon, 2007: 27). 이러한 모순점은 실제 호주의 보수 정치인들이 언급한 호주의 핵심 가치 또는 주류 문화에 기독교 세속주의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호주성의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 P181

실제로 2000년 초반부터 줄곧 무슬림과 비무슬림 호주인 간 논란의 쟁점이 되어온 베일 착용에 대해 상당수 무슬림 호주 여성은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선택이냐 강요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선택과 강요의 논의에 앞서 호주 사회에 확산되는 베일 논쟁으로 자신들에 대한 비무슬림 호주 남성의 성폭력, 추행, 베일 관련 폭력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무슬림 공동체와 가족 내에서도 베일 착용과 종교적 규제를 따를 것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 P189

지난 10여 년 동안 호주의 공공장소에서 베일 착용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법안이 몇 차례 제출된 바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호주 헌법 제116조, 즉 "연방은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해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은 베일 착용 금지가 오히려 종교의 자유를 해칠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를 제공한다. 이러한 헌법정신을 이유로 호주 정치인들은 무슬림 여성 베일 착용 금지 법안의 통과를 반대한다. 또한 앞서 소개된 학자들의 주장처럼 호주가 제도적으로 베일 착용을 금지하는 것은 여성의 의복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이는 결국 베일 착용을 의무화하는 아랍 이슬람 국가와 다를 바 없다는여론도 베일 금지법 부결에 기여했다. 더욱이 그동안 이민자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기념한 다문화주의를 호주성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은 베일 착용 금지 법안이 곧 다문화적 호주성을 위협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냈다(Hall, 2010).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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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_서른, 잔치는 끝났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지만 - P412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 1994) - P413

전경린_염소를 모는 여자

재경이는 문주의 차에 실려 함께 왔고 미화는 따로 왔다. 재경이는 연애 대장 남편 때문에, 문주는 아직도 혼수 불만을 일삼는 시어머니와 사고뭉치 시동생과 낳아야 할 아들 때문에, 미화는 결벽증 환자인 남편 때문에, 웃음 끝에는 대사가 없을 때 게이지가 올라가는 배경음악처럼 궂은 표정이 완강하게 드러났다가 황급히 감추어지곤 했다. 불행의 얼굴은 가지각색이고 우리가 이루려는 행복은너무 똑같은 얼굴이어서 친구들이 모이면 삶은 더 뻔뻔스러워지는것 같다. 우리는 자주 시계를 보며 조금씩 긴장한 얼굴로 현수를 생각했다.
"혼수. 남녀 차별. ‘시‘ 자 붙은 사람들."
모두들 문주 얼굴을 쳐다보았다.
"없어져야 할 것들, 잊었니?"
"심하다!"
모두들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 P432

"웬 염소야?"
아래층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치뜨고 물었다. 나는 그냥 해죽 웃었다. 돗자리 위엔 사각형으로 접힌 작은 담요가 놓여 있고 그 곁엔 화투가 비스듬히 쓰러져 있다. 옆구리에 아이들 끼고 하루해 보내기에는 딱 좋다고, 아줌마들은 설거지하고 나면 모여서 화투를 두드렸다. 어서 하루가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아이들은 자라고 병든 어머니들은 돌아가시고, 시누이들은 시집을 가고 남편은 승진하라고, 어서어서 날들이 지나 월부금들이 끝나고 대출 적금이 만기되어 큰 아파트로 이사 가자고, 바람 든 남편이 늙어 버리고 이유없이 발바닥이 갈라지는 이 건조하고 무료한 시간이 흘러가 버리라고 푼돈들을 가지고 나와 짤랑짤랑 하루를 녹인다. 어제 한 말을 오늘 또 하고, 한 달 전에 한 말을 또 하고, 일년 전에 한 말을 또 하면서・・・・・・ 그들은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무시무시하게 긴 장기 공연의 엑스트라 무리 같다. 남의 연기를 보면서 늙어 가고, 한구석에서 어두운 게임을 하면서 늙어 가는 보류 처분된 삶. 나는 게임이 싫다. 게임의 유일한 진실은 시간을 삼킨다는 것이다.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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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 me for a MONTH 한달 동안 외출금지시키다
fess up 자백하다
fib (사소한) 거짓말
backfire 역효과를 내다

Even though Chirag let me off the hook last night, Mom wasn‘t done with me yet.

She wasn‘t really that mad about the joke or how I treated Chirag. She was just mad that I LIED about it.

So Mom told me she‘ll ground me for a MONTH if she catches me lying again. - P75

When Mom accused me of eating all the candy, I denied it. But I wish I just fessed up right away, because that fib totally backfired on me.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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