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거리 헤매기

자아의 직선 길을 벗어나 오솔길로 일탈하는 것보다 즐겁고 경이로운 일이 있을까! 가시밭과 두꺼운 나무 밑을 지나 우리 인간이라는 저 야수들이 사는 숲의 오지에 이르는 오솔길을.
그것이 사실이다. 달아나는 것은 가장 큰 기쁨이다. 겨울날 거리를 헤매는 것은 가장 큰 모험이다. 그렇지만 우리 집층계에 다시 다가가면서 옛 소유물이, 옛 편견이 우리를 감싸고, 거리의 수많은 모퉁이에서 흩날렸고 접근할 수 없는 수많은 등불에 부딪힌 나방처럼 부딪쳤던 자아를 보호하고 에워싸는 것을 느끼면 편안해진다. 여기에 다시 익숙한 문이 있다. 여기에 우리가 두었던 대로 의자가 돌려져 있고 수반과 카펫의 갈색 고리 자국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다정하게 살펴보고 경건하게 만져 보자.) 도시의 보물더미에서 건져낸 유일한 전리품, 연필 한 자루가 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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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회복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훈련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때와 경우에 따라서는 달리는 것보다 쉬는 것이 좋고, 힘든 연습보다 스트레스가 작은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연습 메뉴가 2개 있어 망설여질 경우는 스트레스가 작은 쪽을선택해야 한다. 이 생각은 꼭 염두에 두도록 한다.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더 힘든 훈련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때때로 강풍이 부는 등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날에 1,000m의 인터벌을 열심히 할 것인지 아니면 크게 힘들지 않은 파틀렉 fartlek을 할 것인지 고민되는경우를 생각해 보자. 1,000m 인터벌을 하면 바람의 영향으로 페이스는 목표보다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만족스러운 연습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파틀렉은 거리를 정하지만 인터벌과는 달리 시간은 설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같은 시간에 1,000m의 인터벌 트레이닝을 했을 때와 결과적으로 연습 효과는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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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티스트운동

2부 3장

이 글에서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언어"에 대한 연구와 젠더에대한 연구는, 양쪽 모두 주의 깊게 정의되기만 한다면, 서로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인식론적 이론들은 역사가들에게 젠더가 사회적·정치적의미 구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역사속에서 젠더가 차지하는 위치와 노동계급의 "형성"에서 성차가 작동하는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준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언어란, 단순히 문자적인 용법의 단어가 아니라 차이화를 통한 의미 만들기를 뜻한다. 또 "젠더"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역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차에 대한 사회적 해석들이 구체적 맥락속에서 표현된 것을 말한다. 의미가 (어떤 것을 그것이 아닌 것과 명시적 혹은암묵적으로 구분함으로써) 차이를 통해 구성된다면, (문화적·역사적으로 변동 - P110

이 심하지만 자연적·물리적 몸을 참조하기 때문에 언제나 고정돼 있고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온) 성차는 의미를 구체화하고 확립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언어"가 의미를 구성하는 방식에 주목할 때 젠더를 발견하는 위치에도 설 수 있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특히 내게 가장 익숙하고또 많은 노동사 연구자들이 연구 중인) 19~20세기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언어"와 젠더의 연관성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당시 젠더가 문제적인 쟁점으로 선언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 P111

노동계급(그리고 때때로 이런 수사 속에서 "민중"이 남성적인 형식에체현되었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대개 여성들도 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지만 앞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이런 주장은 남성적인 것/여성적인 것과 생물학적인 남성/여성을 혼동하고 있다. 전자는 일련의상징적 준거들이고 후자는 물리적인 신체이며,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둘이 같은 것은 아니다. 남성적인 것/여성적인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대립을 통해 추상적인 특성을 정의하는 효과를 낳는다. 강한/약한, 공적인/사적인, 이성적인 감정적인, 물질적인 영적인같은 대립은 계몽주의 시대 이후 서구 문화가 젠더를 코드화한 예들이다. 이런 젠더화된 용법을 사용할 때 성별에 관계없이 개인들이 그런 정의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또한 그들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그 정의들을 재해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여성들이 "남성적인" 운동을 지지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며, 오히려 이는 차티스트운동이 가진 특정한 해석을 긍정하는 것이다. - P123

여성노동자의 지위를 본격적으로 옹호하지 못하게 막은 것은 상상력의 결여나 남성 우월주의가 아니라, 생산성과 남성성을 동일시한 계급 개념의 구성이었다. 여성들을 노동조합에 가입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질 때조차도, 이는 어색하고 어려웠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계급을 대표하는 적합한정치 행위자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여성들은 집안의 남성들에 의해 대표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샐리 알렉산더가 보편적이고 지속적인성적 적대의 탓으로 돌렸던, 1830년대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 사이의 긴장과 분노는 바로 이런 계급 개념의 구성 조건과 관련된 다툼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노동계급의 젠더화된 구성을 이해해야 우리는 낡은 문제들 - 여성들과의 경쟁,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 여성 노동자 조직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계급 운동 전체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 P125

물론 차티스트운동이 19세기 영국에서 노동계급을 "형성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티스트 담론에 대한 충실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그 운동의 독특한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들이 표현되고 구성되는 과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스테드먼 존스가 그랬듯이, 사회관계를 노동자와 고용주 또는 선거권을 박탈당한 자와 국가 등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거나문제시되지 않는 범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차적 갈등으로 국한해 이해한다면 우리의 시야는 협소한 범위에 갇혀 인간 상호작용의 유동성과복잡성을 놓치게 된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그랬듯이, "진짜" 스토리는여성과 남성 사이의 투쟁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시 대상의 다수성, 문자적 발화를 넘어선 공명, 다양한 주제와 영역을 넘나드는 움직임을 전제하는 의미론을 통해 우리는 연결성과 상호작용이작동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이론이 모든 정의에 복합적이고 경합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상정할 때 그것은 변화의 이론이 될 수 있다. 의미는 재해석, 재진술, 그리고 부인의 가능성에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재정식화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 그리고 어떤 맥락에서 일어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대조와 대립을 통해 의미를 확보하는 방식을 이해해야만 노동계급을 구성하는 데 성차가 이용된 다양한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 P127

4장

이런 질문들에 대해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몇 가지 해답을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는 정신분석 이론에, 다른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의 변형에, 그리고 세 번째는 포스트구조주의 담론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입장은 노동계급의 역사를 계급 사이의 갈등뿐만 아니라 성별 간의 갈등으로 다시 쓴다. 이들은 계급을 기정사실로 간주하며 노동계급 형성에 대한 이야기에 다른 복잡한 갈래, 즉 젠더를 추가한다. 나로서는 세 번째 입장이 좀 더 생산적으로 보이는데, 이 입장은 계급이라는범주를 분석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계급의 역사를 목적론적 관점이 아닌 (푸코가 니체를 따라 이름 붙인) 계보학의 관점에서 다시 쓴다. - P161

이런 질문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은, 젠더와 계급 사이의 연관성을
"이중 체계" 분석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다. 이 접근에서 가부장제는자본주의와 나란히 존재하며 상호 교차하는 사회 체계다. 각각의 체계에는 특유의 조직과 관계, 동학, 역사, 이데올로기가 있다. 흔히 가부장제의 "기원"은 가구 내 생산·재생산관계를 비롯한 가족과 친족 체계에 위치한다. 자본주의적 관계는 생산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생겨나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몰성적"sex-blind이거나 젠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적 실천을 수반한다. 45 이런 분석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도래와 더불어 가부장적
"젠더 이데올로기"가 경제적 실천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한 영역 - P162

(물질적 관계로 설명될 수 있었던)에서 다른 영역으로 관념의 유입이 발생한것이다. 이중 체계 분석은 정신분석학이 빠질 수 있는 몇 가지 분명한 함정들을 피할 수 있다. 왜냐하면 때때로 남녀가 서로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알 수 없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왜 젠더 이데올로기는 그토록 강력하게 지속되는가? 그것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명확한 표현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사회학적으로 유사한 집단임에도 계급 관계와 젠더 관계와 관련해) 서로 다른 정치적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중 체계 분석은 결국 유물론적 분석 논리 안에 머문 채로제시된 기계적인 해법으로, 사회학적 명령 - 젠더 이데올로기를 궁극적으로 사회적·물질적 조직의 직접적 산물로 설명해야 할 필요을 따르면서젠더 이데올로기를 자본주의 분석의 독립변수로 도입하는 방법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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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이 책은 원래 북펀드 참여할 생각을 접었는데(하드커버에 책 디자인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마지막 날 알라딘 광고 문자를 받고 구매했다. 그래도 국내 초역이라니.

<가짜 모범생> 둘째가 학교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구매했다. 줄거리 소개를 읽어보니 그닥 재밌을 것 같지 않네. 제1회 문동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데 너무 흔한 설정 아닌가. 읽어봐야 알겠지만.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25> 올해도 어김없이 예약 구매. 표지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네.

<녹색평론 2025년 봄호> 좋은 정치에 대해서.

두부 스낵. 이번엔 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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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3-15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셜리 받았습니다! ㅎㅎ

햇살과함께 2025-03-15 14:38   좋아요 1 | URL
오~ 괭님도 펀딩하셨군요^^

새파랑 2025-03-15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샬롯 브론테 저 책은 처음들어보는데 초역이군요~! 야구 좋아하시는군요? 전 야구 보면 시간뺏길거 같아서 일부러 시작을 안하고 있습니다 ㅋ

햇살과함께 2025-03-15 14:41   좋아요 1 | URL
네 샬롯 브롯데 작품 4권 중 그동안 번역되지 않았던 작품이에요.
스카우팅 리포트는 둘째가 모으고 있어서 매년 사고 있습니다.
현명하십니다.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책 읽을 시간이 ㅎㅎ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
나사니엘 호손 지음, 천승걸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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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적 관점의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죄와 악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인물들, 과학적 이상에 사로잡혀 어리석은 행보를 보여주는 인물들, 이들에 대한 환상적이고도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 읽는 내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 끝내 파국에 치닫는 결말들. 그럼에도 이렇게 페이지가 안넘어가는 단편이라니. 10대에는 흥미롭게 읽었지만, 지금 <주홍글씨>를 다시 읽을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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