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경전 안의 경전, 전체로서 성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P194

성소수자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다고 한다. 성서가 한 인간이 그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을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성서 자체에 대한 배반이자 모독이다. - P198

학자들에 따르면, 고대 세계에서 동성 간 강간은 승자가 포로가 된 적들의 복종을 강요하는 전통적인 방법이었다. 고대 문화에서 남성에게 가장 부끄러운 경험은 여성처럼 취급당하는 것이었고, 남성을 강간하는 것이 가장 난폭한 처우였다. 남성 성기에 의한 관통은 정복의 상징이며, 그러한 성행위를 통해 상대를 피정복자로 만들고 자신은 정복자라고 인식하는 것이 말하자면 남자다움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남성 성기 관통으로 인해 정복당한 남자는 남자다움을 빼앗겨 여자 같은 이가 되어 진짜 남자가 아니라는 모욕을 받으며 살아간다. 따라서 여기서는 동성애가 아니라 남성 세계에서의 힘의 과시, 폭력이 훨씬 더 중요한 주제로 부각된다. - P225

이런 생각은 고통에 대한 감수성, 특히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재난과 불행을 겪고 있는 개인과 집단 앞에서 왜, 무슨 죄 때문에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지 가르치려 드는 기독교인들을 우리는 종종 본다. 나아가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겁박하고 소외시키기 위한 도구로 죄와 벌, 심판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이용해서 동성애자들을 향해 하느님의 심판 운운하는 것은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 P237

그러나 고대 종교사상이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레위기에서도 ‘거룩‘은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으로서 인간 삶의 성적이고 육체적인 측면을 긍정한다. - P252

문제는 이처럼 ‘거룩‘을 지향하고 ‘거룩‘에 몰두하는 제사장, 내지는 이스라엘의 일원으로 여성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 P255

따라서 삶의 전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명확히 하려는 이러한 경향은 실질적으로는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남성의 우월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지닌다. 이렇게 볼 때 남성 간 성행위를 금지하는 이 명령은 한편으로는 ‘거룩‘을 유지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성결법전의 목적에 기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 남성의 우월한 위치를 유지하려는 목적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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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석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석판은 로제타가 아니라 ‘라시드 Rashid의 돌‘ 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이 석판이 발견된 곳이 나일 삼각주에 위치한 라시드라는 마을이고 ‘로제타‘는 아랍 어에 무지했던 유럽 인들이 라시드를 잘못 부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 P587

외계 문명의 탐색이야말로 실패해도 성공하는 사업이다. 인류사에서 절대 밑지지 않는 사업은 흔하지 않다. 우리가 외계로부터 오는 신호를 잡기 위해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별들을 모두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검출할 수 없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은하에서 문명의 발생이란 것이 참으로 드문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주에서 우리의 존재에 대하여 적어도 하나의 확고부동한 척도가 마련되는 셈이다. 따라서 지구 생명의 고귀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 한 명 한 명이 개체로서 반드시 존중돼야 할 존재가 된다. - P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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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고려해봐도 건강염려증과 질투 어린 독점욕 사이에는 놀랍도록 유사점이 많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증상이 양상은 서로 달라도, 사실상 결국엔 자기 자신과 스스로 마주해야 한다는 동일한 불안감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본질과 마주하고 그에 따라 존재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불안한 것이지요. 다만 건강염려증 환자는 자기몸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늘 빠져 있다면, 독점욕이 강하고 의존성이 심한 어른은 자신의 배우자에게 집착하고 어떻게든 붙어 있으려고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 P53

정서적 의존이 심한 어른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지 간에 또다시 새로운 문젯거리를 만들어냅니다. 의존적 관계에 매달리는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당신이 곁에 가까이 있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 P65

의존적 어른은 갈등 상황 속에 상당한 장점이 있음을 직관적으로 압니다. 바로 갈등 상황이 그 안에서 대립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단히 붙들어 매어 준다는 점이지요. - P77

제가 깨달은 바는 바로 저 또한 이 의존적 가족에게 의존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저도 모르게 의존적 관계를 수용하고, 심지어 이 관계를 지속시키는 데 한몫하며, 문제 가족이 저를괴롭힐 수 있도록 했던 겁니다. - P100

이러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혹은 어마어마하게 커진 불안감에 스스로가 먹혀버리지 않도록, 우리는 심리학에서 방어기재 defense mechanism라 부르는 것들을 작동시킵니다. - P113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은 죽음과 비존재, 실존적 고립, 삶의 무의미성, 자유와 책임이라는 실존적인 문제들을 결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겁니다. - P131

성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부모의 말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주장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을 줄 아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려면, 먼저 부모의 권위와 보호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야 합니다. - P143

"내가 누구인지를 정말로 나 스스로 선택한다면, 내가 틀리지 않는다는 건 누가 보장해주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대답은 실망스럽겠지만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입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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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능력은 단순히 축적된 정보를의미하지 않는다. 지적 능력은 주어진 정보에서 연관성을 읽어 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 자체가 우리의 지적 능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 구실은 한다. - P536

고래들끼리의 놀이가 그들의 전형적인 소일거리이다. 이것은 포유동물 모두에서 볼 수 있는 공통된 특성이다. 학자들은 놀이가 포유동물의 지능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 P538

바다에서 이렇게 낮은 주파수의 소리는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미국 생물학자 로저 페인Roger Payne의 계산에 따르면 20헤르츠의 소리를이용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 두 지점에 떨어져 있더라도 두 마리의고래가 상대방의 소리를 알아듣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즉 남극해의 로스 빙붕Ross Ice Shelf에 있는 고래가 멀리 알류샨 열도에 있는 상대방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고래는 자신들의 역사의 거의 전 기간 동안 지구적 규모의 통신망을 구축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광대무변의 심해에서 1만 50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고래들은 사랑의 노래로 서로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 P541

단지 뉴런들을 연결해 놓음으로써 그렇게 멋들어진 기능을 발휘케 한다니 참으로 믿기 어려운 자연의 조화이다. - P553

독창적 사고나 비판적 분석이야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이다. - P554

하나의 종으로 인간을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사고할 수있는 능력이다. 대뇌 피질이 사람을 동물적 인간에서 해방시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비나 도마뱀의 유전적 행동 양식에 더 이상 묶여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자신이 뇌 속에 집어넣은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P555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 전부를 유전자에 저장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양이 증가하자 진화는 서서히 두뇌를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이 또 어느 정도 흘러 지금으로부터 대략 1만 년 전쯤부터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이 새로 만든 두뇌로도 쉽게 보관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진화가 그 다음에 택한 방책은 육체 바깥에다 필요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유전자나 뇌가 아니라 별도의 공용 저장소를 만들어 그곳에 보관할 줄 아는 종은 지구상에서 인류뿐이라고 한다. 이 ‘기억의 대형 물류 창고‘를 우리는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 P557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마법사가 된 것이다. - P558

외계 행성에 사는 지적 생물의 생김새가 지구인을 닮았을 가능성은 거의 0이라고 나는 믿는다. 지구의 경우를 보건대 유전적 다양성은 일련의 우발적 사건들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유전자들의 선택 과정도 따지고 보면 우연성을 동반하는 환경적 요인들에 따라 좌우된다. 그렇다면 외계 행성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우발적 사건들과 그곳 환경을 지배하는 우연적 요인들이 어떻게 지구에서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내가 외계인과 지구인의 외형에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론적 근거이다. - P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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