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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인쇄 기술은 무척 유용하지만, 생산 및 공급 과정에 종사하는 가장숙련되고 수입도 많은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또한정치적 의미도 커질 수 있다. 3D 인쇄 기술로 구조가 단순한 총기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자동화와 인공지능, 3D 인쇄 기술의 본질을 깨달으려면 이 기술들이 모든 상황을 뒤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자동화는 인간과 노동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정신 활동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3D 인쇄 기술은 구매자와 공급자가 경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는 물론 기존의 운송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다. - P255

이처럼 예전 기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기술이란 생태계의 일부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재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기술 생태계들은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개방적 혁신을 통해 빠르게 진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환경을 바꾼다. 전자책 기술은 근본적으로 외부의 혁신자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여할 여지가 적다. 그 결과 전자책의 기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또한 연구자들은 독자들이 전자책 전용 기기나 태블릿보다 종이책을 읽을 때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이책을 보며 지금 어느 부분을 읽는지 가늠할수 있는 느낌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icrosoft Research의 애비게일 셀런 Abigail Sellen의 주장이다. "전자책을 사용하면 그러한 측면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전자책 개발자들은 독자 입장에서 책을 어느 정도 읽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린 한 기사를 살펴보자. "전자책 전용 기기와 화면은 책을 읽어나갈 때의 두 가지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 바로 우연히 발견하는 기쁨과 책 자체에 대한 통제력이다. - P263

린지는 일하고 있는 실직 상태의 노동자‘의 전형적인 사례다. 공유 경제는 직업과 직장, 소유와 소유권과 접근권 같은 개념들을 뒤흔들며 새로운 상황들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로 연결된 사회 안에서 공유란 한때는 직업이나 업무라고 불렸던 것들을 각기 다른 사람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들로 쪼개는 것을 의미한다. - P308

나는 암호 화폐가 규제 담당자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용자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려면 우리가 돈에 관해 생각하고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암호 화폐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사업체 경영이나 개인 재무 상황 관리를 넘어서 우리의 삶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어젖혀야 한다. 만약 디지털 화폐가기존의 현금을 대신할 뿐이라면 사람들이 꽤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금을 주고받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더러 자원을 절약하거나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사람들은 금융업의 지각 변동을 목격하는 동시에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떻게 암호 화폐 기술 활용을 사람들의 행동 변화와 연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탄소 가스 배출 감소처럼 장기적으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득이 되는 일뿐만 아니라 쉬운 사용법이나 비용 절약처럼 즉각적인 이득이 생기기를 원한다. 예컨대 디지털 공유 방식으로 먹을거리나 의류 낭비를 줄이면 자신이 보유한 암호 화폐에 지급되는 이자가 늘어나기를 원한다.
내가 이 책에서 보여주려고 한 것처럼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구통계학적, 지정학적, 기술적 요인이 한데 얽혀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이요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결정적인 시험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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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는 자신의 책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The New Urban Crisis]에서 도시의 이중적 본질을 이렇게 지적했다. "도시는 낙관론자들의 찬양처럼 혁신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원이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제시하는 모형인가? 아니면 비관론자들의 토로처럼 불평등과 사회적 분열을 더 키우는 곳에 불과한가? 도시는 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고 있다." 2030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도시가 이런 분열을 경험할 것이다. 고학력 전문직 주민들이 신분 상승을 꾀하는 지역과 성인 인구의 15퍼센트를 차지하는 기능적 문맹들의 원래 거주지가 도시 안에서 혼재돼 나타날 것이다. - P220

전문가 계층은 "특별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지식 체계를 이용한다."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가 역동적인 전문가 계층을 한자리에 모이거나 길러내는 데 필요한 것들을 ‘3T‘ 개념으로 요약했다. 바로 인재 talent, 관용 tolerance, 기술 technology 이다.
그중에서도 관용이란 개념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플로리다 교수는 자신이 제시한 성 소수자 지수 Gay Indes와 방랑자 지수 Bohermian Indes가 높은 도시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용을 특히 남녀 성소수자들, 그리고 화가나 음악가처럼 자유분방한 방랑자 기질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폭넓게 보면 모든 전문가 계층은 편견 없는 열린 마음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생활 방식과 밀접하다.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열린 마음은 물질만능주의적 가치 이후의 시대로 향하는 광범위한 문화적 변동의 일부다." 플로리다 교수의 지적이다. "관용과 열린 마음은 기술, 그리고 인재와 함께 경제 발전을 돕는 또 다른 요소다." 인재와 관용, 그리고 기술은 힘을 합해 지식 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을 한곳으로 이끈다. 플로리다 교수의 주장은 특히 도시의 부활과 밀접하다. 그가 말하는 "거리의 문화"는 "찻집과 길거리 음악 그리고 작은 음식점이나 전시관들이 뒤섞여 있어서 참여자와 관찰자, 혹은 창의성과 그 창조자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환경"을 의미한다. - P224

본질적으로 이중적인 이 도시 집합체들은 집에 틀어박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과체중 인구들로 가득 찰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참여가 아닌,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것이다. 많은 도시가 전문 지식을 갖춘 창의력 넘치는 사람들의 집합소가 될 것이며, 또한 오염과 혼잡, 그리고 안전에 관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가장 많이 노출된 도시들은 깨끗한 물이 부족한 현상과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며 밀려오는 바닷물 때문에 고통을 겪을 것이다. 우리의 어떤 행동이 이런 변화를 완화할 수 있을까? 수직 농업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까? 과학기술로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까? - P227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 조지프 슘페터 Joseph Schumpeter는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절묘한 비유를 제시했다. 바로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이다. 슘페터는 새로운 기술을 바로 받아들이는 시장경제의 특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몰아내는 지속적인 영향력 모두 시장경제의 빛인 동시에 그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42년에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엔진을 설치하고 계속 움직이도록 만드는 근본적인 동력원은 새로운 소비재와 새로운 생산 혹은 운송 방법, 새로운 시장, 그리고 자본주의 기업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산업 조직들로부터 나온다." 또한 슘페터는 이러한 동력원을 "내부로부터 끊임없이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낡은 것들을 파괴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는 산업적 돌연변이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창조적 파괴 과정이야말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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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란. 나는 불편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엄마가 왜 이말로 감정을 폭발시켰는지 이해했지만, 내 꿈속의 수염 난 남자와 이말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플라스틱 블라인드의 틈새로 빛이 강하게 새어 들어올 무렵, 내 팔다리가 무거워지더니 나는 잠이 들었다. 아버지의 실패를 이해하려면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나는 또한 가장 커다란 유령과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어떻게 하면 내 안에 완전히 망가진 끔찍한 것이 숨어 있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 P68

"너 자신을 위해 싸워야 돼." 처음 만났을 때 파커는 이렇게 말했다.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어디에 있든, 네가 어떤 사람이든, 넌 살아갈 권리가 있어."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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