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대명사대명사는 전표다concept 7 인칭대명사만 있으면 혼란을 초래하기 쉬우므로 3인칭대명사가 가리키는 명사를 먼저 분명히 밝혀야 한다.요약하면 영어에서는 1인칭대명사(I)와 2인칭대명사(you)가 누구를 가리키는지를 분명히 밝히기 위해 바꾸어 쓸 명사를 먼저 밝혀주어야 할 필요가 없다. 1인칭 복수형인 we도 함께 이야기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누구인지 분명히 드러나므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밝히기 위해 먼저명사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1인칭대명사와 2인칭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호칭이나 직함으로 이를1200대신하는 경우가 흔하다. - P97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오타 기념 미술관
도쿄에 갈 때마다 나는 꼭 간다의 고서점 거리와 오타 기념 미술관에 간다.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오타 기념 미술관은 우키요에 소장과 전시로 유명한 곳이다. 2000년 봄, 친구와 함께 처음 일본 구경을 갔을 때 여기서 처음으로 실물 우키요에 판화를 봤다. 그때 전시되었던 우키요에는 19세기 중반 이후에 제작된 것들로, 일본 역사 속의 전투를 묘사한 판화와 서양미술의 영향을 받은 풍경 판화였다.사실 그전까지는 가쓰시카 호쿠사이나 우타가와 히로시게 같은 우키요에 대가들의 작품을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같은 책에서 본 것이 거의 전부였다. 모네와 드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되면서 참고도판으로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럽인의 입맛대로 고른 우키요에와 달리 일본 문화의 맥락 안에서 본 우키요에는 현란하다 못해 요사스러웠고, 이러한 매력에 사로잡힌 나는 언젠가 우키요에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리라고 마음먹었다. - P4
우키요에는 ‘도에‘ 즉 ‘에도 그림‘이라고 불리곤 했다. 그 별명대로 우키요에는 에도 시대1603~1867에 ‘에도‘에서 제작된 풍속화이다. 에도는 일본의 수도였던 옛 도쿄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동시에 에도가 일본의 수도였던 시대 자체를 가리킨다. 에도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키요에 또한 에도라는 어휘에 시·공간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우키요에의 연원은 에도 시대 이전의 전통적인 회화, 풍속화 형식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우키요에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아는 모습으로 정착된 것은 에도 시대가 개막한 이후이다. 같은 시기에 교토와 오사카 등지에서도 에도의 우키요에와 비슷한 그림과 판화가 제작되었지만 이는 부분적이고 예외적인 현상이다.우키요에는 에도라는 이름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면서 함께 쇠멸했다. - P12
시각적인 자료가 요즘처럼 풍부하지 않았던 당시에 풍경 판화는 요즘으로따지면 영화 이상의 만족감을 사람들에게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풍경을 담은 우키요에는 여행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여행을 꿈꾸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히로시게의 풍경화가 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화면에 담긴 서정성 때문이다. 이는 비. 안개 • 눈. 달빛 따위의기상 현상을 그림 속에 능숙하게 담아 낸 데서 연유했다. 그의 판화에서 기후는 화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P155
그런데 19세기 중반에 ‘자포니슴Japonisme‘ 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제2차 세계대전 후로는 자포니슴이 자포네즈리를 거의 밀어내다시피 했다. 한국어로 옮기자면 둘 다 ‘일본 취미‘일 뿐이지만 오늘날의 연구자들은 자포네즈리와 자포니슴이 애초부터 포괄하는 범위가 달랐다며 이 둘을 애써 구별하려 한다. 이를테면, 자포네즈리는 일본적인 소재 자체가 주는 이국적인 느낌에 대한 관심, 호기심을 가리킨다고 한다. [8-1] 이에 반해 자포니즘은 기본적으로 이국의 신기한 문물과 분위기에 대한 끌림을 바탕에 깔고 있기는 해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일본 미술의 조형 원리, 미의식 그리고 세계관에까지 관심사를 확장시켜서 서구의 예술 언어 속에 녹여 흡수한 것이다.이런 식으로 보자면 한 예술가의 작품세계에서도 자포네즈리와 자포니슴을 구분할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90는 한눈에 봐도 그가 우키요에의 매력에 사로잡혔음을 알 수 있는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가친구이자 화상인 「탕기 영감의 초상」1887을 그리면서 배경에 우키요에를잔뜩 집어넣은 것이나 히로시게의 『명소 에도 100경』 시리즈를 유화로 모사한 것은 자포네즈리의 전형적인 예이다.[8-2]. [8-3] 반면에 그가 우키요에의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채와 평평한 색면을 거침없이 사용하게 된 것, 우키요에에서 영향 받은 구도를 보여준 것 등이 자포니슴의 예가 된다. - P184
우키요에가 수용된 양상은 ‘일본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흥미로운생각을 이끌어낸다. 일본적인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강력한 힘으로 당시의서구 문화를 사로잡았지만 정작 그 실체가 무엇인지 파헤치기 시작하면 분명한 실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유럽인들이 갓 접한 일본의 문물에 혼을 빼앗기는 모습을 보고 오스카와일드는 이렇게 비아냥거렸다.여러분이 일본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미술에서보는 그런 일본인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여러분은 일본 미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인이란 특정 화가들이 공들여 만든 자각적인 창조물이다.………… 사실 일본 전체가 순수한 발명품인 것이다. 그와 같은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와 같은 사람들은 실재하지 않는다. - P198
남편이랑 <서울 건축 여행> 책에 있는 한무숙문학관 얘기하다 갑자기 생각났다. 아침에 들여온 택배박스를 아직 뜯지 않았다는 것을. 오늘 새벽에 도착한 <한국 여성문학 선집 세트>. 3권에 한무숙도 나온다. 한무숙문학관도 가봐야지.
에마의 해리엇 가스라이팅?
그녀의 다음 시작은 이랬다."한 가지 점에서는 어쩌면 엘튼 씨의 매너가 나이틀리 씨나 웨스턴 씨보다 나을지도 몰라. 더 정중하니까. 그러니 본보기로 내세우기는 더 무난할 거야. 웨스턴 씨는 솔직하고 급해서 거의 퉁명스럽기까지 한 면이 있는데, 선의로 가득 찼기 때문에 그분이 그러는 거야 다들 좋아하지만 본보기로 삼기는 곤란할 거야. 직설적이고 단정적이고 명령하는 식의 나이틀리 씨의 매너도 마찬가지고. 그분한테야 아주 잘 어울리지만 말이야. 그분의 용모나 표정이나 지위 때문에 그래도 괜찮게 보이는 것 같아. 그렇지만 젊은 사람이 그분 흉내를 내려 든다면 참아 주기가 힘들 거야. 그 반대로 엘튼 씨라면 얼마든지 젊은 사람한테 본보기로 추천해도 괜찮을 거야. 엘튼 씨는 성격 좋고 쾌활하고 친절하고 정중하잖아. 내가 보기에는 최근에 특히 정중해진 것 같아. 그것으로 우리 중 누구 한 사람의 마음을 사려는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보다 매너가 더 부드러워진 것은 알겠던데. 무슨 속셈이 있다면, 틀림없이 네 마음에 들고 싶어 하는 걸 거야. 저번 날 너에 대해 뭐라고 했는지 내가말해주지 않았던가?"그러고 나서 그녀는 엘튼 씨에게서 이끌어 낸 몇몇 사적인 칭찬을 열렬히 되풀이했는데, 이번에는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 해리엇은 얼굴을 붉히고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는 엘튼 씨가 아주 호감 가는 분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 P51
그는 대단한 미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의 외모에 대해서는 두루칭찬이 자자했는데, 다만 에마 자신은 이 칭찬에 끼지 않았으니 그녀에게는 필수적인 어떤 품격이 그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를 위해서 호두를 구하러 말을 타고 시골을 돌아다니는 로버트 마틴 같은 인물한테 만족할 수 있는 소녀라면 엘튼 씨의 찬미에는 마음을 빼앗기고도 남을 것이었다. -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