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of a Wimpy Kid #1 (Paperback, 미국판) Diary of a Wimpy Kid (윔피키드) 1
제프 키니 지음 / Amulet Books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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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소심하고 비겁한 즉, 평범한 Greg의 속내를 볼 수 있는 재밌는 일기. 쉬운 일상 영어 표현이 많아 영어공부 교재로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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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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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사는/읽는 유일한 수상작품집. 올해 작품 중에는 김지연의 <반려빚>과 김기태의 <보편 교양>이 흥미로웠다. ‘빛’이 아닌 ‘빚’을 반려라 여기며 사는 화자와 입시에 올인하는 고등학교에서 인문 교양 수업을 실현하려는 교사의 고군분투가 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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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_반려빚

정현은 다 때려치우고 싶다거나 죽고 싶다가도 그래도 저건 다갚고 죽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죽으면 어차피 다 끝인데그걸 왜 굳이 다 갚으려는 건지 스스로가 이해 안 되기도 했지만그래도 정현은 빚진 것 없이 깨끗하게 죽고 싶었다. 자신의 부채를 언제나 부모에게 떠넘기고 싶지도 않았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상속 포기를 하면 그만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가족들이 자신의 속사정을 낱낱이 알게 되는 것이 싫었다. 늘 저거 어디 가서 사람 구실은 하고 살려나,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변변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동안 갖은 노력을 다 했는데 빚이 일억 육천이나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 됐다. 다른 가족들보다 장수를 하든가 빚을 다 갚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만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과로하며 살고 있으니 장수는 이미물건너간 것 같고 살아 있는 동안 빚을 다 갚는 수밖에 없었다.
빛이야말로 정현이 잘 돌보고 보살펴 임종에 이르는 순간까지지켜봐야 할 그 무엇이었다. 빚 역시 앞으로 수년간은 정현의 옆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고, 정현이 죽었나 살았나 그 누구보다도 두 눈 부릅뜨고 계속 지켜볼 것이다. 빚이야말로 정현의 반려였다. - P206

해설 전청림_망한 삶의 천재

반려빚 시대에는 누군가에게 얼마만큼 특정한 빚을 졌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빚을 지는 일 없이는 꾸려질 수 없다는 성찰이 중요하다. 우리의 모든 미래는 돈이 든다. 청년의 좌절과 N포를 거쳐 2020년대의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희망의 불모지에 진입했다. 이 희망의 사막 속에 사는 청년에게 저출산이라는 단어는 서투르고 부족한 사회의 설명일 뿐이다. 마침내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와 ‘돈미새(돈에 미친 새끼)‘라는 자조적 멸칭에 도달한 청년은 이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을 냉철하게 직시하며 삶 자체가 끝없는 경제적 불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의식(食)을 갖출 돈, 집, 그 안을 채울 가구와 살림뿐만 아니라 가성비와 가심비를 만족시켜줄 온갖•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안정감조차 이해타산적 계산 없이는 상상될 수 없다. - P236

해설 성현아_반항하는 자는 부조리가 있나니, 그 가짜가 참되도다

알베르 카뮈에 따르면, 인간은 명확함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세계 앞에서 생겨나는 무의식적인 감정이다. 반면, 세계는 인간이 결코 이해할 수 없으며 인간적인 것으로 환원될 수 없으므로 인간의 입장에서 언제나 불명확하다. 여기에서 바로인간의 비통한 열망과 그에 응해주지 않는 세계 사이의 영원한대립이 생겨난다. 부조리란 "이 비합리와, 명확함에 대한 미칠 것 같은 열망의 맞대면"이다. 카뮈는 삶이 가치 없다고 판단하여하는 자살은 부조리를 해소해버리므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부조리를 살려놓고 직시하며, 이에 ‘반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의 반항이란 인간이 "자신을 넘어서는 현실을 부둥켜안고 대결"하는 것이며, 이는 역설적으로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부조리를 끈질기게 인식하며 그와 집요하게 싸워내려는 열정적인 태도야말로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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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5-14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빚 ㅎㅎㅎ 대박인데요 ㅋㅋㅋ 웃픕니다...김지연 작가의 단편을 몇 개 읽었는데 특유의 개성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햇살과함께 2024-05-15 00:16   좋아요 1 | URL
제목이 다한 ㅋㅋㅋ 맞아요 김지연 작가 독특한 날카로움이 있어요

다락방 2024-05-15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빚 때문에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담아갑니다. 땡투 들어오면 접니다.

햇살과함께 2024-05-16 20:58   좋아요 0 | URL
저와 평생 함께한 반려빚 ㅋㅋㅋ 🤣
 
스티프 -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
메리 로취 지음, 권 루시안 옮김 / 파라북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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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터부시하는 죽음 이후의 신체 활용에 대한 다양한 - 때론 엽기적이고 때론 감동적인 - 이야기를 위트있게 풀어낸 책. 생태적 관점에서 사체 퇴비화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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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불길 밖으로, 퇴비통 안으로 - 최후를 장식할 새로운 방법

한 가지 우스운 사실은, 미국에서 화장을 처음 도입할 때 가장 강력하게 내세운 장점이 매장에 비해 공해가 덜하다는 점이었다. 1800 년대 중반에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그릇된 믿음이 하나 있었다. 시체가 매장되어 부패하면 유독가스가 생겨나며, 이게 지하수를 통해 흙 속으로 스며들면 그곳의 땅에 치명적인 독기가 피어올 라 공기가 오염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병든다는 것이다. 화장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었고, 미국 최초의 화장 광고행사가 그렇게나 실패하지만 않았다면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 P293

그녀는 삽으로 퍼올린 퇴비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한다.
"퇴비를 지저분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죠. 사랑스러워야 해요. 낭만적이어야 하고요." 그녀는 죽은 시체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 한다. "죽음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죠. 신체가 뭔가 다른 걸로 바뀌죠. 나는 그 다른 걸 최대한 긍정적인 걸로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은 그녀가 죽은 자들을 정원폐기물 수준으로 낮췄다고 비난해왔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내 말은 정원폐기물을 인체 수준으로 높이자는 거죠." 그녀가 말하려는 뜻은 유기물은 뭐든 폐기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두 재활용해야 한다. - P299

누가 냉동건조 과정이 왜 필요한지 묻는다. 위마사크는 수분을 제거하지 않으면 땅에 묻기도 전에 작은 조각들이 부패하기 시작하여 냄새가 날 거라고 대답한다. 질문한 사람은 인체의 70퍼센트가 물이기 때문에 물을 제거하면 안된다고 되받는다. 위마사크는 우리 모두의 몸속에 있는 물은 날마다 바뀐다고 설명한다. 빌려온 것이다. 들어왔다가 나가고, 내 몸에서 나온 물 분자가 다른 사람들의 물 분자와 섞인다. 그녀는 질문한 남자의 커피잔을 가리킨다.
"당신이 마시고 있는 커피는 당신 이웃 사람의 오줌이었어요."
기업을 상대로 발표회를 하면서 중역들에게 ‘오줌‘이라는 말을 내던질 수 있는 여자에게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 P313

위마사크는 퇴비화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할지도 모른다. 폐기물처리 차원이 아니라 정중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한편, 품위 있는 마지막에 대한 유족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품위는 어느 정도 포장에 달려 있다. 근본으로 깊이 내려가면 품위 있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방법이란 없다. 그게 부패든 소각이든 해부든 조직분해든 퇴비이든 마찬가지이다. 이들 모두 궁극적 으로 조금씩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 잘 포장된 완곡한 표현을 세심하게 적용시켜야만 - 매장, 화장, 해부학기증, 수분환원, 생 태학적 장례식 등과 같이 -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온다. - P316

12장 저자의 유해 - 그녀는 어쩔 생각일까?

진열대 위의 장기가 되는 길은 단 한 가지, 합성수지 보존체가 되 는 방법뿐이다. 플라스티네이션이라 부르는 이 방법은 예컨대 장미꽃 봉오리나 인간의 머리 같은 유기조직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을 액화 실리콘 폴리머로 바꾸어 유기체를 영구히 보존한다. 플라스티 네이션은 군터 폰 하겐스라는 독일인 해부학자가 개발했다. 합성수지 보존체를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하겐스 역시 해부학 프로그램을 위한 교육용 인체를 만든다. 그러나 그가 유명해진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된 합성수지 전신보존 전시작품 ‘쾨르페르벨텐Korperwelten 때문이다. ‘인체의 세계’라는 뜻인 이 전시회는 지난 5년 동안 유럽을 순회하면서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동시에 짭짤한 수입도 올렸다(현재까지 8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서울과 부산에서도 ‘인체의 신비 한국 순회전‘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렸다. 2002년 4월부터 2003년 9월까지 1년 6개월에 걸친 전시회 동안 서울에서는 200만 명, 부산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대한매일〉 2002년 7월 9일자 에서는 전시기획자인 독일 관계자들이 한국 전시를 두고 "전시품‘에 대한 한국인의 거부반응이 제일 적은 게 커다란 특징"이라 말했다고 한다. (옮긴이 주) - P326

대부분의 경우 폰 하겐스에게 기증된 인체는 중국의 플라스티네 이션 시티라는 곳에서 보존처리된다. 200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이 그에게 저임금으로 고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기법은 극도로 노동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놀랄 것도 없다. 한 명을 처리하는 데에 1년 이상이 걸린다(폰 하겐스의 특허가 만료된 뒤 미국의 다우코닝이 개선한 기법에서는 처리시간이 10분의 1로 줄었다). - P327

만일 내가 나의 신체를 과학에 기증한다면 내 남편 에드는 내가 해부실습실에 누워 있는 장면뿐 아니라 거기서 내가 겪을 모든 일까지도 상상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상관하지 않을 사람들이 많지만, 내 남편은 산 사람이건 죽은 사람이건 인체에 대해 까다로운 성격이다. 눈에 손을 대야 한다는 이유로 콘택트렌즈를 끼지 않겠다는 사람이니까. 수술채널도 남편이 출장가고 없는 날에만 보아야 했다. 2년 전 내가 하버드 두뇌은행에 들어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 했을 때 남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대꾸했다.
"난 골 은행에는 반대라우."
남편이 나를 어떻게 하고 싶건 그건 남편 뜻대로 될 것이다(장기 기증만은 예외이다. 내가 만일 쓸 만한 장기를 지닌 뇌사자가 된다면 누군가는 그걸 활용해야 한다. 남편 성격이 까다롭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다). 만일 에드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그렇다면 나는 시신기증 양식을 작성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나는 나를 해부할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약력을 첨부할 것이다(신체기증자는 이렇게 할 수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못 쓰게 된 내 껍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야, 이것 좀 봐, 이 여잔 사체에 대한 책을 한 권 썼대." 그리고 어떻게든 가능하다면 내 사체가 윙크하는 모습이 되게 할 것이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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