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화성인인가? 토성인이면 어떻고, 명왕성인이라면 뭣이 문제란 말인가? 화성인만 두고 그토록 열심히 궁리하고 또 그토록 열렬히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언뜻 보기에 화성이 지구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화성은 지구에서 그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극관極冠이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 맹렬한 흙먼지의 광풍,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붉은 지표면의 패턴, 심지어 하루가 24시간인 것까지 지구를 닮았다.
그렇다면 누구나 화성 생명을 상상하고픈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화성이 지구인의 희망과 두려움을 투사할 수 있는 신화神話의 공간으로 어느새 둔갑해 버린 것이다. 인간의 심리적 성향의 잘잘못을 떠나서,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엉뚱한 길로 가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 증거이다. 그런데 그 증거가 아직 우리 손 안에 쥐어져 있지 않다. - P219

로웰은 운하의 규칙성이야말로 "지성을 갖춘 존재의 설계"에서 유래했다는 것의 의심할 수없는 표시라고 항상 말했다. 이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지적 존재가 망원경의 어느 쪽 끝에 자리 잡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 P230

자연의 작품인 생물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도 진화한다. 로켓은 중국에서 발명됐는데, 처음에는 의전상의 목적과 심미적 용도로만 사용됐다. 로켓이 추진 동력을 화약에서 공급받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에게 로켓 발명의 영광도 돌아가야 마땅하다. 어쨌든 이렇게 발명된 로켓이지만 14세기경에 유럽에 흘러 들어가면서전쟁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한 중등학교 교사 콘스탄틴 에두아르도비치 치올코프스키 Konstantin Eduardovich Tsiolkovsky가 행성까지의 교통 수단으로 로켓을 거론한 때가 19세기 후반이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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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클로에 타일러는 『동물의 죽음에 대한 존중」에서 "우리가 죽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살아 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비인간동물의 죽음에 애도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에서 비인간동물의 삶은 삶으로서 가치가 없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사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의 죽음이 사람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살아 있을 때에 온전한 복지가 주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죽은 동물에게도 존엄성을 부여하는 일은 살아 있는 동물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준다. 그 죽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따라 살아 있는 것들의 삶의 질은 바뀔 것이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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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란 내가 정치체의 성원이고 다른 누가 아닌 내가 이곳의 정치를 결정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장소이다. 우연한 탄생과 혈통 덕분에 날 때부터 완전한 시민권이라는 선물을 받은 사람을 혹자는 ‘Accidental Citizen‘이라 불렀다. 사고처럼 우연히 태어난 곳에서 선물처럼 받게 된 시민권을 배부받게 된 자리는 자랑스러울 것도 없고, 타자에 대한 배타성을 고집할 자격도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적 시민성은 ‘사고(accident)‘ 처럼 우연히 갖게 된 시민권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사회정치적 삶에 관심을 갖고 공동의 세계를 구성하려는 의지와 호혜적인 행위에서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갖춰야 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은 우연한 탄생 · 혈통 덕분에 갖게된 시민권이 아니라 민주주의적 시민권이다. 마찬가지로 광장의 성원이 되는 자격은 ‘날 때부터 저절로 시민이 된 사람’만이 갖는 게 아니다. ‘날 때부터 저절로’에 속하는 조건에는 국적이나 시민권만이 아니라 성별도 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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