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오전 9시, 여느 날처럼 나는 좋아하는 카페 앞을 서성거렸고 가게 문을 여는 사장을 따라 들어가 원두 가는 모습이며 오븐 속에서 부푸는 빵들을 실컷 구경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 온몸에 갓 구운 빵 냄새를 가득 묻힌 채 밖으로 나오니 세상에, 완연한 봄햇살이 거리마다 흥건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개천으로 향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개천은 가장자리에 얇은 살얼음만을 남기고 있었고 실버들과 목련은 망울을 틔울 만반의준비를 마친 듯했다. 나부작나부작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책로를 올랐다. - P39

마음소라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최초에 얻었던 깨달음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까큰 사랑을 되갚을 걱정 없이 받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증명받는 일이얼마나 나를 값어치 있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바로 그것이 나를, 그리고 도일을 망쳐놓았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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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킨 #5 - 500g, 에스프레소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묵직한, 다크한이라는 설명과 리뷰 보고 고민 없이 구매했다. 커피는 진하고 쓴 맛으로 먹는 사람이라.
스타벅스 커피는 너무 쓰기만 한데, 이건 다크하지만 깔끔한 목넘김이 좋다.
커피도 땡투가 된다는 걸 몰랐네. 다음엔 땡투도 하고. 가끔 구매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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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어째서? 이 말만은 할 수 있다. 해봐라.
코로스장 신의 예언 때문에 그 사내는 어머니를 죽였습니다.
아폴론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라고 했다. 어쨌단 말인가?
코로스장 신이 그를 도왔고 피비린내 나는 범죄를 보호했습니다.
아폴론 그렇다. 이 신전으로 피해 오라고도 했다.
코로스장 그를 쫓는 우리들을 비난했습니다.
아폴론 그렇지. 너희들은 이 신전에 가까이 올 수 없는 몸이다.
코로스장 그러나 쫓는 것은 우리의 숙명적인 임무입니다.
아폴론 무슨 임무? 그게 옳은 일이라고 자만하는가?
코로스장 모친 살해범을 모든 집에서 쫓아내는 것이 임무지요.
아폴론 뭣이? 남편을 죽인 아내는 어떻게 하지?
코로스장 그러나 그 경우는 같은 핏줄끼리의 살인은 아닙니다.
아폴론 헤라와 제우스 신의 굳은 맹세마저 업신여기고 모욕하려는 시커먼 생각. 결혼이란 남녀에게 있어 맹세를 넘어 두 사람의운명도 정해지는 신성한 일이어서 정의의 이름으로 보호해야만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부부간에도 한쪽이 또 한쪽을 살해했을 때, 너희가 이를 대범하게 보아 분노마저 느끼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를 죽인 아들만을 쫓는다면 이는 결코 옳지 못한 일. 너희들은 한쪽에 대해선 노여움을 폭발시키면서, 또 한쪽에 대해선 용서를 하여 그 죄를 적게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일에대해선 팔라스가 시비를 가려 정의를 지킬 것이다. - P198

코로스장 신의 증언에 따르면 제우스 신은 부친의 죽음을 가장큰 죄악으로 보신다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제우스 신께서는 부친인 늙은 크로노스 신을 옥사에 가두었습니다. 신께서 방금 증언하신 것과 모순이 있습니다. - P213

코로스장 뭣 때문에 이 죄인을 옹호하려고 하는지. 모친의 피를흘리게 한 자가 아르고스에서 살 수 있을까? 아버지가 살던 곳이라고 해서 이 도시의 신전 앞에 어떻게 서겠다는 것일까? 그 어떤 동향인이 제수의 그릇을 이자와 나누어 쓸 것인가?
아폴론 그것도 답변하리다. 여자가 자기 뱃속에 어린애를 했다고 해서 곧 혈친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여자는 그 씨를 기르는 데 불과하여 남자가 혈친이 되는 것이다. 어미란 마치 주인이 객을 대접하듯 그 어린 씨를 보육하는 데 그친다. 이러한 예는 너도 당장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애가 어미 없이도 아버지를 가질 수있으니 말이다. 네 편에 지금 증인으로 서 있는 올림포스의 제우스 신의 딸 아테나 여신을 보아라. 일찍이 뱃속의 어둠 속에서 양육된 적이 없다. 그 어떤 여신이 젖을 물려 기른 것보다도 아름다운 꽃봉오리로 자랐다. - P214

아테나 최후의 투표를 하는 것이 나의 임무요. 이 투표를 오레스테스를 위해 던지겠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나를 낳아 준 어머니가 없으니까. 남자에게 동정이 갑니다. 결혼 상대로는 절대 안되지만, 나는 마음속부터 아버지의 애입니다. 집안의 보호자인남편을 죽인 여자의 죽음이 그리 중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투표가 동수로 나오면 오레스테스가 이긴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재판의 결정권을 가진 재판관들이여, 그 투표의 단지에서 돌을 꺼냅시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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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한 책과 커피. 단촐하죠?
커피 500g 샀더니 책 사이즈네.

알라딘커피 온라인에서는 처음 구매.
예전에 오프라인 카페에서는 가끔 샀는데.
아직 맛보진 못함. 오후에 마셔봐야지.

<워드 슬럿> 형광 초록 표지도 예쁘고,
본문 글꼴도 책 읽고 싶게 만드는 글꼴이다.
하얀색 제목은 약간 때 탄 듯한 느낌인데
의도한 디자인인지. 그냥 손 때 탄 건지.
* 사진이 실물보다 더 때 타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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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9-03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9월 화이팅!!

햇살과함께 2023-09-04 09:09   좋아요 0 | URL
바쁜 다락방님도 화이팅!!

독서괭 2023-09-03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때 탄 느낌 ㅋㅋㅋㅋ
햇살님 팟팅^^

햇살과함께 2023-09-04 09:10   좋아요 1 | URL
조명 어두운데서 찍어서 더 때 탄 느낌? ㅋㅋㅋ
괭님은 이미 읽어 여유로운 자!

청아 2023-09-03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두 커피 사이즈가 생각보다 크네요? ^^
<워드 슬럿> 분노 게이지를 상승하게 하는데 재밌네요.

햇살과함께 2023-09-04 09:12   좋아요 1 | URL
500g이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더라고요?
<워드 슬럿> 그럴 것 같아요. 재밌지만 또 욕 백 바가지!! 나올 것 같아요.
 

7장 인형 옷 입히기

1987년에 주름 장식이 폭증한 것은 그저 오해가 아니었다. 이는 현대 여성 쇼핑객들의 습관이 점점 독립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묵은 좌절과 분노가 표출된 것이었다. - P280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여성해방운동때문에 여성들의 패션 감각이 떨어졌"고 워낙 많은 부유층 여성 고객들이 고급 여성복을 저버리는 바람에 "아랍 공주들과 고풍스러운 노부인들만 고객으로 남았다." 고결한 여성성은 해방된 여성들의 관심을 뒤엎으려는 역공이었다. 고결한 여성성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는데 참여한 패션 디자이너 아널드 스카시 Arnold Scaasi의 설명에 따르면이 새로운 패션 칙령은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대응이고, 일종의 전쟁이었다." - P281

패션업계는 반격의 나팔을 울릴 때마다 가혹하게 몸을 구속하는 옷을 토해 냈고 패션계 언론은 여성들에게 이런 걸 입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후기 빅토리아시대 언론에 실린 코르셋에 대한 많은 남성들의 추천사 중 하나는 "소녀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자태와 감정으로 성숙하기를 원한다면 그녀를 꽉 묶어 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 P282

패션계 상인들은 현대 여성은 여성성을 고갈시킨 과잉 평등 때문에 고통받고 있음에 틀림없다는 생각에 집착했다. 패션의 측면에서 반격의 주장은 여성해방은 여성들이 여성적인 옷을 차려입을 ‘권리’를 부정했고 1970년대의 출근복은 여성의 정신에 족쇄를 채웠다. - P283

그 위기란 여성의 전문성과 독립이 여성들에서 여성성을 앗아 가고 있다는 걱정이 아니라 그것이 남성들의 남성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공포였다. 퇴색된 남성성에 대한 우려는 특히 패션계에서 심했다. 패션계 내 광범위한 게이 문화에 대한 인식이 1980년대에 증가하고 있던 동성애 혐오와 에이즈에 대한 우려와 충돌했던 것이다. - P293

의류 제작자들은 여성들이 푸프 스커트를 입으려 하지 않으면또 다른 비하성 패션을 강요하곤 했다. 중요한 건 스타일의 내용이아니라 그걸 강제로 입힌다는 사실이었다. 여성 소비자층의 고령화에 대한 시장 보고서가 넘쳐나는데도 이들의 디자인이 여성의 영아성嬰兒性으로 자꾸 퇴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여성의 형태를 최소화하는 것이 여성에 대한 디자이너의 권위를 극대화하는 방법일 수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1980년대 말 런웨이에서 많은 이들이 그랬듯 테디베어를 안고서 아장아장 걷는 여성은 지시를 따르는 어린애였다. (1988년에 가장 인기 있는 런웨이 배경음악이었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파더 피겨Father Figure"에 맞춰 통로를 걸어다니는여성은 어른들의 눈치를 보는 딸이다.121) 어떤 여성복 디자이너는 몰로이에게 현대 미국 여성들은 "이제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이 아빠의 사랑스러운 딸이라고 생각하도록 설득할 수만 있다면 이들은 다시 고분고분해질지 몰랐다. - P302

첫 매키에게 이런 인상을 준 건 여성 소비자들이 아니라 ‘속옷의 폭증’이 한창이라고 주장하는 1980년대 말 란제리 산업이었다. 항상 그렇듯 이건 사회적 트렌드가 아니라 마케팅 슬로건이었다. 판매 부진에 좌절한 속옷협회(남성 일색의 란제리 제조업체 위원회)는 1987년특별홍보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위원회의 사명은 ‘흥분‘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 P303

패션지들은 속옷의 판매 폭증을 현대 여성이 누리게 된 새로운성적 자유의 상징으로 선전했다. 《보디패션》은 1987년 10월 호 커버스토리에서 "섹시한‘ 혁명이 속옷에 불을 붙이다"라고 선언했다.134)하지만 이 잡지가 "섹시한"에 인용 부호를 넣은 것은 잘한 일이었다. 표지 모델이 전신 거들을 입고 있었고, 안에 실린 란제리는 대체로 빅토리아시대의 산물들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의 란제리는 여성 섹슈얼리티의 만개가 아니라 억압을 예찬했다. 디자인에서 원래대상으로 삼았던 이상적인 빅토리아시대의 숙녀는 그 어떤 성욕도가져서는 안 되었다. - P305

어쩌면 빅토리아시대가 여성들에게 최고의 시대는 아니었을지모른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여성들은 이제 남자들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코르셋을 선택할 정도로 충분히 해방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우린 여성들이 이 대단히 로맨틱하고 섹시한 란제리를 구매하는 건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고, 그게 남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차적이라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어요. 덕분에 우린 성차별주의자로 보이지 않고도 이런 옷들을 팔 수 있었죠." 하지만 그게 진실이었을까?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우리가 사용했던 철학이 그랬다는 거죠. 미디어가 그걸 선택했고 ‘트렌드‘라고 불렀지만모르겠어요. 통계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 - P307

그러면 레이스 장식이 달린 빅토리아풍의 속옷은 누가 사는 걸까? 존슨이 말했다. "남자들이요." - P309

1980년대 말 패션 광고에서는 구타당하고 묶여 있거나 시체 운반용 가방에 들어간 여성이 주 메뉴였다. 주요 백화점 창문에 서 있는 여성 마네킹들은 난데없이 가죽옷을 입은 남성에게 구타당한 피정복자로, 쓰레기통에 쑤셔 박힌 시체로 연출되고 있었다. 《보그》에 실린 "숨은 기쁨"이라는 제목의 패션 지면에는 코르셋 끈으로 눈가리개를 질끈 동여맨 모델과, 다리가 묶인 또 한 명의 여성, 그리고 옷을 입지 않은 몸통과 팔을 끈으로 결박시킨 또 다른 여성이 크게 실렸다. 다른 주류 패션 잡지들도 목에 개 목걸이를 한 채 구속복을 입은 여성이나 벌거벗은 채 비닐 쓰레기 봉지에 담긴 여성들로 패션 기사란을 채웠다. 동일한 맥락의 패션 광고들도 확산되었다. 한 여성이 다리미판에 누워 있는데 어떤 남자가 이 여성의 가랑이에다리미를 대고 있거나(에스프리 Esprit), 여성이 구속복을 입고 있거나(세루치Seruchi), 어떤 여성이 닭처럼 어떤 남자의 주먹에 거꾸로 매달려 있거나(코틀러 Cotler‘s, 이 광고의 제목은 "올바른 태도를 위하여"다), 한 여성이 셔츠가 찢어진 채 바닥에 때려눕혀져 있거나(폭시레이디 Foxy Lady), 아니면 어떤 여성이 아예 관에 들어가 있는 식이다(마이클 Michael Mann). - P312

1980년대 말에도 엉덩이 광고가 얼마나 넘쳐났던지 사설에서 별도로 논평을 할 정도였다. 한 칼럼니스트는 심지어 1987년을 "뒤태의 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에 빠졌을 정도였다. - P312

8장 미용 산업과 생명을 얻른 마네킹

1980년대에 미의 트렌드를 결정하는 건 마네킹들이었고, 실제 여성들은 거기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인체 모형이 ‘생명을 얻은’ 반면 숙녀들은 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 미용 산업은 마치 그것이 자연스러운 여성성의 부활이기라도 한듯 ‘여성성으로의복귀‘를 홍보했다. 페미니즘이 득세하던 1970년대에 억눌렸던 모든선천적인 여성적 속성들을 다시 꽃피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용 산업이 가장 예찬한 여성적 특성들은 지독하게 부자연스러웠다. 갈수록 무자비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가혹한 수단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323

1982년 돌연 레블론은 오래된 찰리 광고를 내리고 그 대신 결혼과 가정을 추구하는 여성을 내세웠다. 판매고 하락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었다. 레블론의 경영자들은 그저 찰리의 시대가 지나갔다고‘감지’했다. "우린 전체 여성의 해방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조금 무리했던 거죠." 웩슬러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건 어쨌든 더 이상중요하지 않았어요. 이젠 더 중요한 일들이 생겼어요. 마약 같은 것말이에요. 그리고 생물학적 시계도 있고요. 이젠 여성들이 노력을 적게 하며 살 필요도 있어요." 하지만 그는 찰리 광고의 중단은 사실 여성 ‘진보’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여성들은 이제 충분히 진보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은 그렇게 적극적일 필요가 없어요. 좀 더 여성스러워져도 된다고요." - P328

향수 광고 속의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어머니가 아니라 본인이점점 아기가 되어 갔다. 향수 회사들이 너도나도 새로운 여성성의 상징으로 사춘기 소녀들을 택했던 것이다. 짙은 화장을 하고 금발의 곱슬머리가 통통한 볼에 도발적으로 흘러내리는 어린 소녀 롤리타의사진을 내세운 《보그》 광고에는 "향수는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즐거움 중 하나"라는 설명이 딸려 있었다. 로드앤테일러 Lord & Taylor의 향수 크리지아 Krizia 는 1989년 광고 슬로건이 "여성을 찬미하며‘ 였지만 이 광고에서 찬미의 대상이 된 여성은 빅토리아시대의 옷을 입고 눈을 얌전하게 내리깐 미취학 아동이 전부였다. 또 다른 향수 광고는 "당신은 날 때부터 천생 여자"라고 속삭였다. 이 광고에 나온숙녀스러운 아이는 다섯 살이었다. 레블론의 새로운 "대단히 찰리스러운" 여성 중 한 명은 열 살도 되지 않았다. - P330

부와 결혼, 어린 아이로 아무리 유혹해도 충분치 않자 향수 광고캠페인은 약하고 순종적인 여성의 이상화를 극도로 밀어붙였고 급기야 여성 시체를 다시 끄집어 냈다. 입생로랑의 오피움 광고에 나오는여성은 마치 관에 놓인 듯 반듯하게 누워 있고 눈은 꼭 감겨 있으며핏기 없는 발 옆은 장례식용 꽃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조반 Jovan의 플로랄Florals 광고에서는 현대판 오필리아가 궁극의 휴식 상태에빠져들었고, 그녀의 벗은 몸은 흑백의 난으로 뒤덮혀 있었다. 이 소름끼치는 장면에는 "약간의 탐닉에 도취할 모든 여성의 권리"라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 P331

물론 부분적으로 이런 새로운 아름다움의 법칙은 유행을 뒤집어서 간단하게 수요를 만들어 내는, 오래전부터 애용된 대단히 미국적인 판매 전략의 부산물이기도 했다. - P332

화장품 회사들은 판매를 위해 여성해방의 어휘를 사용하면서도 이런 해방의 결실이 여성의 외모를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용업계는 직장 스트레스가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울티마II의 광고는 사무실 형광등과 심지어 매일 하는 통근이 집중적인 태닝보다 여성의 피부에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피부과전문의들은 여러분이 2주간 집중적인 일광욕을 하는 것보다 한 해 동안 출퇴근을 하면서 훨씬 더 많은 피부 손상을 누적시킨다는 데 동의합니다." - P334

가슴 확대 시술을 원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자체적인 동기"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다시 말해서 이들이 가슴을 확대하는 건 남자를기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들은 ‘미 제너레이션*이에요. 수술도 자기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대부분의 경우 이들의 남편이나 남자 친구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그의 일정은 여전히 남성 전용 클럽의 연설 약속으로 빈틈이 없다.
* Me Generation, 1970년대의 자기중심적인 세대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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