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2호는 1977년 8월 20일에 우주의 바다에 진수되었다. 보이저 2호는 화성 궤도를 커다란 호를 그리면서 통과하고 소행성대를 지난후 목성권에 접근했다. 그리고 목성과 목성의 열네 개 남짓한 위성들을 한 줄로 꿰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보이저 2호가 목성 곁을 지날 때 목성은 보이저를 가속시켜서 토성을 근거리에서 통과할 수 있는 길목으로보이저를 슬쩍 밀어 넣었다. 토성 중력의 도움으로 보이저는 다시 천왕성을 향해 힘차게 달리게 된다. 천왕성을 지나 해왕성을 뒤로하면 보이저는 태양계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그 후에는 별들 사이의 광막한 바다를 영원히 떠돌아다녀야 할 새로운 운명이 보이저 우주선을 기다리고있다. - P279

보이저 2호는 지구로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저 2호의 과학적 탐사 결과와 역사에 길이 남을 보이저의 발견들은 여행자의 이야기로서 결국 전파를 타고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 P299

615일
목성의 엄청난 기후 변화에 우리는 마치 최면에 걸린 듯했다. 그리고 이 행성은 정말 엄청나게 크다. 아마 태양계의 다른 모든 행성들의 질량을 다 합쳐도 목성 질량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다. 산도 없고 계곡도 없고 화산도 없고 강도 없다. 또한 지표면과 대기의 경계도 없는 듯하다. 단지 엄청난 가스와 구름의 층들이 보일 뿐이고, 표면이라고 딱히 짚어 이야기할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목성에서 본 모든것들은 다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 P305

그렇지만 우리의 이 거대한 행성, 즉 목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이다. 목성이 별이었다면, 지금 목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거의 두 배 이상을 목성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 P313

그렇다면 토성의 고리 바깥쪽 먼 곳에 크기가 수백 킬로미터에서 거의 화성에 버금가는 타이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위성들이 자리하는 것도 단순한 우연의 결과가 아닐 것이다. 태양계에 있는 행성과 위성 모두가 처음에는 고리를 이루며 돌던 미세 입자들이 이렇게 서로 엉겨 붙어 큰 천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것이다. - P3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반려인의 일상은 미디어와 시장에 의해 복잡하게 매개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반려인의 자격과 조건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반려 자체가 복잡한 사회문화적, 경제적 담론이자 실천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반려‘는 이제 ‘애완을 대체하는 PC(politically correct, 정치적으로 올바른)’한 용어 또는 인간과 펫 동물 간의 바람직한 관계를 위한 윤리적 명령에서 더 나아가 애정, 친밀감, 돌봄 등 감정의 정치경제라는 측면에서 그려질 필요가 있다. 미디어와 시장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창출하고 반려인의 자격을 저울질하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의 ‘반려 주체성’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 P63

18세기에 벤담은 "문제는 동물들이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느냐도 아니고 말을 할 수 있느냐도 아니며,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라고 말하면서 동물 윤리의지평을 열었다. - P75

그럼에도 동물 해방 운동의 바이블인 『동물 해방』의 서론에서 피터 싱어는 여타의 차별 반대 운동에 비해 ‘종차별‘ 반대 운동이 갖는 두 가지 약점을 인정한다. 하나는 해방되어야 할 당사자인 동물이 결코 자신의 해방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편 당사자인 인간이 동물의 이용에서 너무나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 해방 운동은 이 둘 다와 관련하여 뚜렷한 진전을 이루었다. 조건부일지언정 육식 포기나 동물실험 축소, 동물복지에 대한 공감대는 놀라울 정도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 확장은 다른 물음으로 이어진다. 채식이나 동물실험 축소 운동이 공감을 얻는 가운데서도 유전자 조작 등 의료 목적의 기술적 개입은 더 강하게 요구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어떤 존재의 복지를 염려하면서 그 존재를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 P76

생존을 위해 동물에 의존했듯이, 사유에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동물에 의존해 온 셈이다. 동물을 주제로 한 데리다의 대표작 『동물인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데리다는 자신의 일관된 해체 대상인 로고스중심주의가 육식적인 팔루스-로고스-중심주의라고 고발한다. 로고스중심주의 자체가 무엇보다도 "동물에 대한 테제"이다. 철학사를 통틀어 이른바 인간에게 고유한 것, 인간의 인간성 자체가 동물과의 대립을 통해 수립되어온 것이다. "말, 이성, 죽음의 경험, 애도, 문화, 제도, 기술, 옷, 거짓말, 꾸밈의 꾸밈, 흔적 지우기, 증여, 웃기, 울기, 존경 등" 오직 동물에게는 없다고 보이는 것만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 인정된다. - P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왜 하필 화성인인가? 토성인이면 어떻고, 명왕성인이라면 뭣이 문제란 말인가? 화성인만 두고 그토록 열심히 궁리하고 또 그토록 열렬히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언뜻 보기에 화성이 지구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화성은 지구에서 그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극관極冠이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 맹렬한 흙먼지의 광풍,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붉은 지표면의 패턴, 심지어 하루가 24시간인 것까지 지구를 닮았다.
그렇다면 누구나 화성 생명을 상상하고픈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화성이 지구인의 희망과 두려움을 투사할 수 있는 신화神話의 공간으로 어느새 둔갑해 버린 것이다. 인간의 심리적 성향의 잘잘못을 떠나서,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엉뚱한 길로 가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 증거이다. 그런데 그 증거가 아직 우리 손 안에 쥐어져 있지 않다. - P219

로웰은 운하의 규칙성이야말로 "지성을 갖춘 존재의 설계"에서 유래했다는 것의 의심할 수없는 표시라고 항상 말했다. 이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지적 존재가 망원경의 어느 쪽 끝에 자리 잡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 P230

자연의 작품인 생물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도 진화한다. 로켓은 중국에서 발명됐는데, 처음에는 의전상의 목적과 심미적 용도로만 사용됐다. 로켓이 추진 동력을 화약에서 공급받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에게 로켓 발명의 영광도 돌아가야 마땅하다. 어쨌든 이렇게 발명된 로켓이지만 14세기경에 유럽에 흘러 들어가면서전쟁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한 중등학교 교사 콘스탄틴 에두아르도비치 치올코프스키 Konstantin Eduardovich Tsiolkovsky가 행성까지의 교통 수단으로 로켓을 거론한 때가 19세기 후반이었다. - P2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철학자 클로에 타일러는 『동물의 죽음에 대한 존중」에서 "우리가 죽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살아 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비인간동물의 죽음에 애도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에서 비인간동물의 삶은 삶으로서 가치가 없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사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의 죽음이 사람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살아 있을 때에 온전한 복지가 주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죽은 동물에게도 존엄성을 부여하는 일은 살아 있는 동물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준다. 그 죽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따라 살아 있는 것들의 삶의 질은 바뀔 것이다. -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