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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의 참회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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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20번째 책, 『캐드펠 수사의 참회』는 실질적으로 마지막 권이라 할 수 있다. 21번째 책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은 이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으로,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영국 12세기를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소설 내내 내전에 휩싸여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권인 『캐드펠 수사의 참회』 에서 영국은 계속된 내전으로 일반 사람들 뿐 아니라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진영 모두 탈진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양쪽 모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득만 내세우고 있었다. 다행히 이러한 내전도 서서히 종막을 향해 내달아가고 있었고 두 사촌도 싸움을 해결할 다른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로베르보몽 백작은 소설 초반부터 등장한 젊은 행정 장관 '휴 베링어'를 첫 만남부터 좋은 위정자로 점찍어 두었다. 로베르보몽 백작은 내전에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나올 때마다 사자를 통해 휴 베링어에게 전달해 주었다.

체스터 백작은 노력 끝에 스티븐 왕을 만나 충성을 맹세하였고, 왕의 진영으로 들어가기 위해 몇몇 귀족들을 매수해 환심을 샀다. 황후의 든든한 버팀목인 글로스터(모드 황후의 배다른 남매), 그 아들인 필립 피츠로버트 또한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스티븐 왕과 동맹을 맺었다. 로저 드 클린턴 주교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를 위해 협상 자리를 마련했고 코번트리 수도원에서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로베르보몽 백작은 휴 베링어에게 필립 피츠로버트가 패링던성을 포기하며 붙잡힌 패링던과 템스 수비대의 기사 목록을 넘겨준다. 대부분의 이름은 휴에게 낯설었으나 명단 제일 끝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를 찾아낸다.


올리비에 드 브르타뉴


왕의 군대에 사로잡혀 무장해제 당한 이 중 하나로 어디에 역류되어 있는지 알 수 없으며 몸값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행방을 알아내고자 수소문하였으나 수포로 돌아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이. 놀랍게도 이 사람은 캐드펠이 십자군 전쟁 중 만난 연인 사이에서 태어난, 캐드펠의 아들이었다. 휴는 이 명단과 편지를 들고 수도원으로 향했다. 우선 라둘푸스 수도원장을 만나 이 회의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했고 두 번째로 자신의 친구인 캐드펠에게 이 소식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캐드펠은 이 사실을 알고 아들을 구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수도원장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밝힌다. 캐드펠은 수도원을 나가 코번트리 협상회의에 참가하는데...세상에 거기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복잡하게 얽히고 얽힌 사건과 사람들의 관계, 과연 그는 무사히 아들을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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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도둑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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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중세 영국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 소설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당시 중세 생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영국의 정세는 어떻게 변화했으며 그에 따른 사람들의 삶은 어땠는지 등등을 상세히 알 수 있다. 치밀한 배경 설명과 함께 당시 역사가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아 있어 실제 중세 영국 시대를 엿보는 느낌을 준다. 동시에 주인공 캐드펠 수사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스릴감, 독자 나름의 추리를 해보는 재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는 등장 인물들에 대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작가 엘리스 피터스는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 넘는 추리 소설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움베르트 에코가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집필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추리 소설 시리즈인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웠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데 30주년 기념으로 다시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개정판이 나오기 시작했고 드디어 21권, 마지막 편이 출간되었다. 아무래도 유럽 역사, 영국 역사에 대한 상세한 지식과 영어 실력 없이는 원서로 읽기 힘든 작품이다 보니 많은 팬들이 환호하지 않았을까 싶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펼치면 모든 책에는 지도가 나와 있다. 바로 중세 웨일스, 슈롭서와 웨일스 국경지대, 슈롭셔주 슈루즈베리,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 지도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지명과 위치를 제대로 알아둬야 소설의 흐름, 정치 상황을 이해하기 편하다. 작가는 실제로 영국의 슈롭셔주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 실존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영국에 갈 기회가 있다면, 이곳을 찾아가 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이 될 것 같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19권의 제목은 『성스러운 도둑 The Holy Thief』이다. 여전히 소설 속에서 영국 땅은 모드 여왕과 스티븐 왕의 내전으로 어지러운 상황이다. 소설 속에 당시 영국 상황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자세히 되어 있어, 소설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프롤로그에 언급된 '제프리 드 맨더빌'은 스티븐 왕에서 런던탑을 관리했으나 모드 황후 측으로 돌아서서 많은 재산과 땅을 차지했다가, 다시 석방된 스티븐 왕에게 런던탑 권한과 토지를 몰수당한 귀족이다. 제프리는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는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이를 공격해왔고, 이제 스티븐 왕을 공격했다.  싸움의 명수인 제프리에게 스티븐 왕 측에서 급히 쌓아 올린 성들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북동쪽 버웰의 튼튼한 요새때문에 제프리는 군대의 보급선을 차단당하고 만다. 그는 성 주위를 돌며 요새를 함락시킬 방법을 찾다가 8월의 찌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투구와 쇠사슬 갑옷을 벗어던졌다. 성의 수비를 하던 평범한 궁수가 쏜 화살이 때마침 머리를 맞고 만 제프리, 어이없게도 이 상처로 인해 열병으로 죽고 만다. 문제는 제프리가 교회로부터 파문당한 뒤 사면을 받지 못해 시신조차 제대로 묻힐 수 없다는 교회법에서 시작된다. 부하들은 어떻게든 제프리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램지 수도원을 포함하여 제프리가 앗아간 교회 재산들을 되돌려주겠다는 포고령을 발표했고, 램지 수도원 원장인 월터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월터는 램지 수도원의 부원장과 다른 수사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폐허가 되어 버린 램지 수도원을 되살리기 위해 애쓴다.


램지 수도원에서는 성소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두 명의 사자를 보낸다. 그 중에 한 명은 견습 과정을 밟고 있는 투틸로, 다른 한 명은 램지 수도원의 부원장인 헤를루인이었다. 헤를루인은 수도원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램지 수도원의 수사였으나 세속으로 돌아간 설리엔을 찾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캐드펠은 어쩐지 그에게 그다지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두 사람은 캐드펠 수사와 함께 설리엔의 집을 찾아가고, 점점 쇠약해지고 있는 설리엔의 어머니 도나타를 만난다. 그곳에서 도나타는 젊은 청년이 가진 투틸로라는 이름에서 음악적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본다. 설리엔이 램지 수도원을 위해 목재를 제공하는 대신 도나타는 투틸로가 곁에 머물러주길 바란다. 투틸로도 내심 그걸 바라는 모양, 캐드필은 투틸로가 어디서 어떻게 음악을 배울 수 있었는지 그의 내력을 내심 궁금해한다. 마침 이 지역을 방문한 음유시인들이 투틸로의 노래에 깊은 관심을 갖고 함께 연습하기를 바란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머물던 시기, 슈루즈베리에 엄청난 비가 계속해서 내린다. 어쩌다 한번씩 일어나는 홍수가 때마침 일어나 강물이 범람하고 다들 소중한 물건들을 옮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비가 그치고 나니 성 위니프리드의 성골함(전작을 읽은 이들은 여기에 얽힌 사연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이 사라지고 유일한 목격자는 살해되고 말았다.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는 얽히고 얽힌 인연과 사건을 모두 풀어낼 수 있을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여느 추리소설처럼 항상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캐드펠 수사와 여러 인물들의 따뜻한 마음, 인연과 운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소설을 읽고 나면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깨닫고 씁쓸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심 흐뭇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직까지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오래도록 사랑하는 것이라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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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턱뼈
에드워드 포우위 매더스 지음, 성귀수 옮김 / 이타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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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카인의 턱뼈>라는 책을 받아보았을 때, 기억에 남아 있었던 소개는 이 책이 굉장히 특이한 추리소설이라는 것과 뜯어서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사람마다 책 보는 방식은 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 책에 손상이 가는 걸 질색하는 타입인지라 속으로 '뭐?! 책을 뜯어서 봐야 한다고? 나는 절대 그럴 수 없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흐음 그런데 책을 펴서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카인의 턱뼈>는 첫 페이지부터 난해한 글로 시작되었다. 소설의 전형적인 시작 방법은 고사하고 도대체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나는 양말을 올려주는 척하다가, 그의 몸을 있는 힘껏 창밖으로 밀어 던졌다. 창문은 더 이상 어둡지 않았다. 멍청이는 그만하면 행복하게 죽은 거다.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뭐라 했더라? 콰일리스, 아티, 펙스라 한 것 같은데. 사기꾼에 예술쟁이가 기죽는다고? 끈 얼룩이 따로 없군. 당최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카인의 턱펴> 첫 페이지 중에서-

누가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인 것 같기는 한데, 그것도 양말을 올려주는 척 하다가 창 밖으로 밀어서 죽였는데 이야기의 전말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그냥 나열되어 있는 말 모두가 부분적으로도 이해가지 않는 것 투성이었다. 나야말로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 소개에서 뭔가 본 것 같기도 해서 하는 수 없이 책표지, 그리고 함께 온 설명서 비스무리한 걸 뒤적거렸다. 소개 글에 나온 '세계를 발칵 뒤엎은 악명높은 신개념 추리소설'인 것은 한 페이지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뒤쪽을 보니 이 책은 기발한 퍼즐형 하이브리드 미스터리였다. 6건의 살인 사건이 100장에 걸쳐 서술되어 있는데 애초에 이 책은 페이지들이 뒤죽박죽 섞여 인쇄되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는 단 하나의 올바른 순서가 있으며, 이걸 맞춰야만 6건의 살인 사건의 희생자와 살인자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24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이 미스터리를 해결한 사람은 불과 4명이며, 얼마나 어려웠으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을 때 상금을 걸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상금을 타 간 사람은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저자는 1934년 <옵저버>지에 암호십자낱말풀이를 연재해온 에드워드 포우이스 매더스(필명 토르케마다)라고 한다. 한마디로 <카인의 턱뼈>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 소설 자체를 하나의 암호십자낱말풀이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작가도 대단하고, 이 책을 처음 출간한 출판사에도 감탄이 나왔다. 이런 책을 만들다니, 어쨌든 당시에도 꽤나 화제가 되었을 것 같다.

<카인의 턱뼈>는 재미있게도 한 페이지는 영어 원문으로, 다른 한 페이지는 한국어 번역이 나와 있다. 인물의 이름이나 유명한 일화 등은 영어로 읽는 것이 추리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00쪽 모두를 읽고 숨겨진 단서를 찾아 페이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날짜, 지명, 인명, 사건 등을 보고 구글에서 검색해야 한다는데 한글 검색으로는 찾기 힘들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우선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출간되어 있으며 작가가 영어권이기 때문에 그 문화권에서 유명한 사람이나 지명 등이 다수 언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어로 구글 검색을 해 봤더니 여러 글이 줄줄이 뜨는 반면, 한글로는 거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영어 질문 중에는 AI가 이 책의 정답을 맞췄냐는 내용도 있다. 아직 AI는 제대로 추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책은 가짜 단서와 가짜 이름 등이 섞여 있어 AI가 추리에 뛰어난 사람들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니 재미있다.

한국인이 <카인의 턱뼈> 정답을 맞추기엔 좀 불리하지 않나 생각된다. 아무래도 서양 문화권에 박식하고 영어로 검색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렇게 재미있는 형식의 추리소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와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전세계에서 <카인의 턱뼈>를 제대로 추리한, 다섯 번째 정답자가 되고 싶다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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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코드 - 다섯 가지 코드로 크리스티를 읽다
오오야 히로코 지음, 이희재 옮김 / 애플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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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다음 순위의 책은 무엇일까? 바로 미스터리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이라고 한다. 저자 오오야 히로코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어떻게 오랜 시간 전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지 분석했다. 크리스티의 작품 한 권을 정해 중요 포인트를 해설하는 강좌를 하면서, 크리스티 소설의 숨겨진 코드를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이 책에 실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에서 다루는 다섯 가지 비밀은 다음과 같다.

  1.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 

  2. 소설의 무대와 시대적 배경

  3. 소설 속의 인간관계 

  4. 미스터리 소설의 전개 방식

  5. 추리소설에 사용된 트릭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팬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 입문해야 할까 고민했던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과거에 읽었던 작품, 아직 읽지 않았지만 읽을까말까 고민하고 있던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실려있으며 추리 소설이 쓰인 시대적, 상황적 배경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의 특성 상, 뒷 부분이 궁금하여 빠르게 읽느라 놓쳤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추리 소설을 쓰고 싶은 이들에게도 역시 이 책을 추천한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전세계에 애독자를 가지고 있는 성공한 추리 소설 작가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면 그의 작품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저자가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의 매력을 분석해 놓았기 때문에 미스터리 소설 작법에 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 어떻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지, 시대적·상황적 배경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떤 트릭을 사용하여 독자를 소설 속으로 빨려들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특징은 '탐정 캐릭터'이다. 추리소설에 매력적인 탐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이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탐정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에 등장한 멋쟁이 신사 에르퀼 푸아로, 언뜻 보기엔 정원 가꾸기나 뜨개질, 독서가 취미인 무해한 할머니 탐정 제인 마플, 작품과 함께 나이를 먹는 토미와 터펜스 등 그의 소설에 등장한 매력적인 탐정들을 분석한다. 또한 이들이 활약한 작품과 중요 표현,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 본다. 


<애거사 크리스티 코드>에서는 영국 시대가 소설 속에 반영되어 있는 모습, 로맨스 등 삼각 관계 사용법, 갖가지 추리 소설 트릭 등에 대해 읽으면서 애거사 크리스티가 영원히 사랑받는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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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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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앨런 포 상과 영국 추리 작가 협회에서 주는 실버 대거 상을 받고 영국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수여받은 작가 엘리스 피터스! 엘리스 피터스가 무려 60대 중반에 쓴 <캐드펠 수사>시리즈는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트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완간 30주년 기념으로 최근 개정판이 나왔는데 1권부터 쭉쭉 출간되어 벌써 10권 <고행의 순례자>까지 나왔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모든 소설을 꼭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지만 역사적 사건 전개 과정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왕이면 초반부 책인 1~5권까지는 반드시 순서대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팬이라면 아예 1~10권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을 박스 세트로 구매하여 소장하는 방법도 있다.


<캐드펠 수사>시리즈는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수사 '캐드펠'이 주변에서 일어난 다양한 살인 사건들을 해결하는 전통적인 느낌의 추리물이다. 실제로 영국에 위치하고 있는 중세 수도원인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며, 당시 영국의 역사적 상황은 물론이고 중세 시대 사회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내 주변인들이 작품을 쓰기 위해, 또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중세 유럽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고민한다면 <캐드펠 수사>시리즈를 추천할 정도이다. 오죽하면 움베르트 에코도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아 <장미의 이름>을 집필했겠는가.


이 모든 흥미로운 사실을 제쳐놓더라도 <캐드펠 수사>시리즈는 그 자체로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피 튀기고 잔혹하며 뒷맛이 왠지 모르게 찝찝한 현대 추리소설이나 영화에 현기증을 느끼게 되었다면 <캐드펠 수사>시리즈를 적극 추천한다. 살인 사건을 다루지만 캐드펠 수사의 인간적인 모습, 주변인들의 따뜻한 마음 등이 돋보이는, 요새 보기 드문 타입의 힐링 추리소설이기 때문이다. 살인 사건이 나오지만 훈훈하고 마음이 든든해지는, 그런 류의 소설 책이다.


10권 <고행의 순례자>에서는 앞 권인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에서 상세히 다뤄졌던 성 위니프리드 유골을 수도원으로 옮긴 후, 유골 이장을 기념하는 축제를 준비하면서 시작된다. 따라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최소한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어야만 <고행의 순례자>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 쉽게 이해된다. 


<고행의 순례자>에서는 여전히 영국의 왕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스티븐 왕과 모드 항후는 서로 영국의 왕이 되기 위해 각자의 진영을 확보하고 정치적 싸움을 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낀 백성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슈롭셔 행정 장관은 휴 베링어로, 똑똑하고 신중한 성격이다. 그의 아내는 '얼라인'인데 이들의 결혼에 캐드펠 수사도 지대한 역할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월 스티븐 왕이 링컨 전투에서 패배한 뒤 브리스틀 성에 갇히게 되었다. 황후와 왕의 상황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아직 황후는 왕위에 오르지 못했고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성하지도 못했으나 스티븐 왕의 가신이자 왕의 치하에 놓인 슈롭셔주의 행정 장관인 '휴 베링어'로서는 황후에게 유리한 형세가 불안할 따름이다.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소도원에서는 수도원장님이 윈체스터로 호출되어 가고 부수도원장인 로버트가 그 틈을 타서 이런저런 지시 사항을 내리고 있었다. 캐드펠 수사도 성 위니프리드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위니프리드 성녀의 '매장'에 관련된 진실은 캐드펠 수사와 일부가 알고 있는 비밀이다. 캐드펠 수사는 성녀가 고향에 묻히고 싶어 했을 거라 믿고 감쪽같은 기술을 이용하여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수호성인과 함께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마을 사람들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들 모두가 조력자가 되어 행동했다. 캐드펠 수사는 이 비밀을 친구가 된 휴 베링어에게 시원하게 털어놓고 저녁 식사와 기도를 끝낸다. 


로버트 부수도원장이 수사를 찾아와 수도원장이 모드 황후 편에 섰던 라이날드 보사르 기사의 영원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캐드펠 수사는 기도를 올리며 안젤름 수사가 "라이날드 보사르, 라이날드 보사르..."라고 흥얼거리는 것을 듣는다. 묘하게 음산하고 불온한 웅얼거림... 유골 이장에 참여하기 위해 온 순례자들이 하나둘 수도원에 모인다. 이들 모두가 순수하게 성녀를 추모하기 위해서 모인 것은 아니었다. 나름의 속셈이 있는 자들도 섞여 있고, 성 위니프리드의 성스러운 기적과 함께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사건 뒤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걸까?


이 험난한 상황 속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사랑을 지키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못한다. 10권 <고행의 순례자>에서도 우리는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캐드펠 수사의 모습과 함께, 그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하나 더 알게 된다. 그 비밀을 알고 싶다면 꼭 10권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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