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덕후 사전 2 : 덕후력 강화 - 인류 달 착륙 50주년 특별 기획 우주 덕후 사전 2
이광식 지음 / 들메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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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우주 덕후 사전2-우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친구 중 한명이 이번 여름 휴가를 몽골로 떠났다. 왜 몽골이냐고 물었더니, 몽골에서 아름다운 하늘과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마음껏 만끽하고 오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본 아름다운 밤하늘이 떠올랐다. 첫 번째로 생각나는 장면은 어릴 때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면 자연스럽게 올려다보곤 했던 밤하늘이었다. 그 때는 지금처럼 하늘의 별을 보기 힘들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저 벌레들의 울음소리와 나뭇잎이 저들끼리 사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수많은 별들을 하나씩 셌다.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강원도에 있는 천문대에 올라 돗자리를 깔고 보았던 유성우이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긴 꼬리를 달고 떨어지는 유성우를 보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에 휩싸였다. 특별히 별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마 <우주 덕후 사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런 별들의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나 보다. 우리 인간들이 항상 올려다 보는 것, 그리고 갈망하는 것이 바로 '별'인가 싶다.


<우주 덕후 사전>은 총 2권으로, 첫 번째 책은 기초 편(지구, 달, 태양, 태양계 등), 두 번째 책은 강화 편으로 별, 성운, 성단, 은하, 우주론 등에 대해서 다룬다. 첫 번째 책이 우리 은하에 대해 주로 다뤘다면 두 번째 책은 좀 더 넓은 범위로 뻗어나간다. 인류 달 착륙 50주년 특별 기획으로 쓴 책이라고 하니, 벌써 인간이 달에 간 지 50년이나 되었구나 새삼스럽게 생각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을 생각하면 고작 50년 만에 이렇게 바뀌었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우주 덕후 사전>의 가장 큰 장점은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아주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먹고 사는 일에 바빠서,이제까지 우주에 대한 별 관심이 없어서 기초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읽어도 좋다. 다만, 이미 우주에 대한 지식이 충만한 사람들은 우주에 대한 더 전문적인 책을 권한다.

 


<우주 덕후 사전>은 우리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과 그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별과 모래, 어떤 게 더 많은가요?', '별자리로 보는 별점이 정말 맞나요?', '밝기가 달라지는 별이 있다고요?'와 같은 질문들이다. 참고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래보다 별의 수가 더 많다'라고 한다. 호주국립대학에서 우주에 있는 별의 총 수는 7*10^22(700해), 지구 상의 모래알 숫자는 약 10^22(100해)라고 한다. 우주에 있는 별이 7배나 많다고 하는데, 과학자들이 이걸 비교해 본 것이 더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재미있는 질문들이 종종 나온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들도 나와 있다. 별의 계급, 별자리가 계절마다 바뀌는 이유, 황도 12궁, 별의 색깔, 별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과 연주시차 등이다. 이렇게 알고 있는 내용은 복습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었고 몰랐던 내용은 좀 더 자세히 읽었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진도 곳곳에 넣어 두었다. 역시 우주 공부를 할 때는 별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박아 넣은 사진이 있어야 눈이 즐겁다. 질문에 대한 답변 외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지구 크기만 한 다이아몬드 별은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캐럿이 조금만 커져도 금액이 쑥쑥 올라가는데 별 전체가 다이아몬드라니. 바로 900광년 거리에 있는 백색왜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주 덕후 사전>은 이제 막 우주 덕후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우주 덕후는 아니지만 우주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는 중고생들 등에게 추천한다. 우선 재미있고, 읽기 쉽게 되어 있다. 과학이 마냥 따분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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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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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썸씽 인 더 워터 Somthing in the water-영화 어바웃 타임 배우의 스릴러 소설


 



 


 

영화 <어바웃 타임>은 로맨스판타지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대대로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타임워프를 할 수 있는 남자의 사랑이야기인데, 부자의 사랑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여자와 가족을 꾸리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어바웃 타임>을 보고 또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있었는데, 바로 '캐서린 스테드먼' 이다.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가졌는지 소설가로 데뷔를 했다.

 

 


<썸씽 인 더 워터>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가 배우로 출연한 <어바웃 타임>이 보는 내내 미소를 자아내는 따뜻한 영화다면 <썸씽 인 더 워터>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책 표지에 있는 문구부터 의미심장하다. 섬세한 감정 표현이 압권이며, 읽다 보면 주인공의 상황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나중에 이 소설의 광고 문구를 보고 영화화 예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눈빛, 온기, 살결이 그리워,

당신 시체를 묻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썸씽 인 더 워터 중에서-

 
   

 

 


유명한 사상가인 '장폴 사르트르'의 선과 악에 대한 문구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보내는 것 같은 문구는 이 소설의 정체성을 정확히 말해 준다. 그리고 주인공은 첫 번째 장면부터 열심히 무덤을 파고 있다. 무덤을 파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질적인 고됨을 마라톤에 비유해 설명하면서 영화에서 보던 '무덤 파는 장면'이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경찰이 시체를 찾을 경우, 무언가 숨겨진 데이터를 찾을 경우 등등의 상황을 생각하며 두 시간 내내 땅을 판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의 시체를 구덩이에 넣는다.


2장에서 시간은 3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남편 마크와 행복하게 결혼을 게획하던 그 시절로. 이 어여쁜 커플은 시골의 아늑한 도피처에서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는 중이다. 이들이 머무는 호텔은 유명한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는데 바로 1835년 구두공이 내연녀와 함께 하고 싶어서 부인을 비소로 독살하고, 내연녀 또한 자신의 남편과 아이들을 독살한 사건이었다. 왜 이 여성은 멋진 남자 마크와 함께 행복한 한때를 보내면서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그녀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영화감독이기 때문일까?


마크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의 모범같은 사람이다. 주인공은 그와 함께 있을 때 항상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다른 금융종사자와 달리 마크는 꾸준한 운동을 하고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세심하고 멋진 외모에 능력까지 좋은 남자이다. 경제붕괴 상황에서도 국가부채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직장을 잃지 않았다.  같은 직종에 있던 그의 친구들은 모두 정리해고를 당하고 절망에 빠졌지만 마크는 기회를 잡아 새 직장으로 옮겼다. 이들은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고 곧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완벽한 커플이다.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소설을 읽게 된다.

 


얼마 되지 않아 이 완벽한 커플에 금이 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바로 마크가 직업을 잃게 된 것이다. 모든 계획이 축소되거나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그의 상황에 맞춰서 행동하려고 하지만, 조금씩 점점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썸씽 인 더 워터>는 왜 주인공이 지극히 사랑하던 남편의 시체를 묻게 되었는지, 이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녀의 감정을 자세히 서술한다. 우리는 그녀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결혼을 앞 둔 여성, 과거에 완벽했던 남자를 연인으로 두었던 여성, 모든 계획이 무너지기 직전에 서 있는 상황 등. 이번 여름은 <썸씽 인더 워터>와 함께 남편의 시체를 묻게 된 여자의 이야기로 더위를 식혀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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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인들의 성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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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로틱 조선-조선 시대의 성 이야기


 


조선시대는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매사에 진지하고 매우 보수적인 사람들을 일컬어 약간의 비꼼을 담아 '선비 같다'라고 말한다. 집 안에서도, 나라를 이끄는 데에도 갖가지 규율이 있었으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약하게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심하게는 벌을 받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성적인 욕구도 제한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인간은 언제나 빈틈을 찾는 법이다. 식욕과 수면욕과 함께 3대 욕구로 뽑는 '성욕'은 아무리 온갖 법규로 제재하려고 한다 해도 막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 시대는 법과 신분, 제도의 틀 때문에 소수의 남자들만이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채울 수 있다고 한다. 힘 있고 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여러 여성들을 만나며 성적 유희를 즐길 수 있었고 대부분의 여성은 이들이 만든 규제 속에서 살아야 했다. 물론 이런 규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이 있었으나 어을우동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실패로 끝난다.


조선 시대에 성욕의 표출은 철저히 금지되어 혼인마저 반드시 '중매'라는 중간 다리를 거쳐야 했다. 부부가 된 이후에도 그 전에 만났다는 사실이 발견되면 이혼시키는 것이 법이었다고 하니 제도가 얼마나 엄격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결혼을 했으니 부부 간에도 애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었고 권력자들은 이런 욕구를 표출할 다른 방법을 찾았다. 풍류라는 이름으로 기생과 첩을 통해 성생활을 즐긴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권력자, 그리고 유명한 학자들 또한 첩이나 아끼는 기생을 두었다. 특히 정철이 기생과 정분을 나누며 주고 받은 시는 지금의 관점으로 읽어도 꽤 노골적이다.(물론 표현은 은유적이지만, 시에서 의미하는 바가 그렇다.) 때로는 사랑하는 기생을 두고 상대방을 무고하거나 길에서 드잡이를 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권력의 중심에는 항상 기생이 함께 했으며, 권력자의 부인들은 남편을 사수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면서 인내해야만 했다. 남편이 첩이나 여종을 취하는 것을 인내하지 못하고 복수심에 불타 범죄를 저지른 부인들도 있었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일화를 예로 들면서 기생이나 궁녀, 의녀, 첩 등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성적 욕구를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춘화, 육담을 통해 성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의 성 생활은 어땠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는 조선을 뒤흔들었던 섹스 스캔들과 그와 관련된 규범을 다루면서 당시 성에 대한 관점을 알아본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성에 대한 것들이 현대 사회의 많은 부분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권력의 부패가 있는 곳에는 항상 여성을 두고 싸우거나 여성을 권력자에게 바쳐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일이 있었으며, 심지어 기생에 푹 빠져 황제를 속인 중국 사신도 있었다. 또한 아끼는 기생을 빼앗기고 상대방을 무고한 양반은 무고죄를 받게 되었으나 홀로 남은 어미가 있고 유일한 아들이라는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사람들은 기생을 노류장화라고 비꼬았으나 왕의 후궁 중 기생 출신이 종종 있었으며, 왕이 후궁이 되어달라고 간청했으나 거절한 기생의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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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 비즈니스와 인생의 본질을 통찰하라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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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비즈니스 노하우


 


<통찰의 순간들>의 저자는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나와서 현재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그가 살아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여러 책으로 출판하였다. <통찰의 순간들>은 디지털 격변기를 맞이하여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길을 잃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것들이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많은 변수 안에서도 올바른 선택을 하고 다양한 접근 방법 중 최선의 선택을 하고 화려한 겉모습에 속지 않고 진짜배기를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통찰의 순간>은 통찰의 힘을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첫 번째는 평범한 순간을 기회로 만드는 방법, 두 번째는 사람들을 통해 얻는 방법, 세 번째는 세상을 읽는 방법, 네 번째는 생각의 틀을 깨는 방법이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된다 하더라도 이는 다른 사람이 생각한 것, 그리고 다른 사람도 생각할 수 있는 것,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하여 생각의 틀을 깰 수 있을 때 통찰력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세상에 변혁을 일으킨 것들은 모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을 깨고 탄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을 통찰의 힘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배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해 왔기 때문에 통찰의 힘 사례를 들 때에도 다양한 예시들을 들었다. 예를 들면 고상하게 들리는 프랑스 레스토랑과 순대 국밥집을 비교하였다. 프랑스 레스토랑의 주방장과 순대 국밥집 주방장은 얼핏 듣기에 차이가 나 보인다. 저자는 쉐프라는 멋진 이름으로 티비에 줄곳 출연하는 그들보다 손님이 밀려드는 '순대 국밥집'을 한 수 위라고 평가하였다. 보기에는 소박하더라도 순대 국밥집 쪽이 실속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외양에 현혹되기 보다는 실속을 찾는 것, 생산자의 필요와 가치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과 함께 다양한 성공 사례도 제시한다. 경영의 신이라는 칭오를 얻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을 인용하여 수도원과 감옥을 비교한다. 두 공간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은 공간이고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를 두고 불평을 하느냐, 감사해 하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의 삶에서 물리적 공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경영도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목표 설정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고 시간과 습관, 관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부채표 활명수의 동화약품을 예로 들었다. <통찰의 순간>은 다양한 예시와 함께 기업 경영은 물론 자신의 삶을 어떻게 경영해나가야 할지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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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주문
니시 카나코 지음, 이영미 옮김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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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마법의 주문-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단편 소설 모음집


 


니시 가나코는 2015년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로 그녀의 책으로는 <밥 이야기>와 <우주를 뿌리는 소녀>를 읽어 보았다. 이름을 보아도 섬세한 문체를 보아도 여자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니시 가나코의 소설은 그녀만의 특색이 있다. 일본인이면서 일본인이 아닌 느낌이 들고(아마 이집트 등지에서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억지로 행복한 해피엔딩을 만들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니시 가나코의 책에 나오는 화자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이며 주체적인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성장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우주를 뿌리는 소녀>에서 매번 뭔가를 뿌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를 등장 시켰고(작가는 대체로 남자아이들이 뭔가 뿌리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말이다.) 밥 이야기에서는 온갖 이국적인 음식을 주제로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내었다. 그리고 이번 책 <마법의 주문>은 단편 모음집이다. 주로 상처받은 소녀들 또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마법의 주문>에서는 주로 여자이기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내를, 또는 딸을 안아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편견 어린 말을 듣고 그 편견 속에서 자란다. 그 속에서 뛰쳐나오고 싶어도 자신이 왜 그런지, 세상이 자신들을 어떻게 상처주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의 첫 단편인 <불사르다>에서는 지극히 남자같은 유년기를 보낸 소녀가 나온다. 할머니는 여자는 꾸며야 한다며 병실에 있을 때도 곱게 화장을 하고 귀걸이를 하는 사람이고 엄마는 대충 옷을 입고 치마라고는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다. 엄마는 소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남자애든 여자애든 상관없어. 남자답다느니 여자답다느니, 너무 바보 같잖아, 안 그래?"



소녀는 그런 엄마 밑에서 오빠들의 옷을 입고 남자아이들처럼 뛰어다니며 논다. 어릴 때는 신체능력이 남자아이들보다 뛰어나 그들이 시비를 걸면 흠씬 두들겨 패주기도 한다. 그러나 2차 성장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녀의 미모는 점점 빛을 발하고 그녀를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라는 칭찬을 한다. 소녀는 처음으로 바지가 아닌 치마를 입고 등교하기 시작하고 여자아이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남자아이들은 매력적인 이성을 보는 눈빛으로 그녀를 대한다. 이상한 아저씨를 만난 것은 치마를 입고 등교한 어느 날 중 하나였다. 그 날 소녀는 몹쓸 짓을 당했고 그녀는 알몸이 되어 샅샅이 조사받는다. 이후 소녀는 엄마의 명령으로 다시 바지를 입게 되었다. 엄마는 다시 말한다.


"남자한테 이상한 기분을 품게 하면 안 돼."


어릴 땐 성별에 관계없이 옷을 입어도 좋다고 말했던 엄마의 말이 완전히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성범죄 피해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불쌍하다고 말했고 엄마는 그 날의 치마를 불에 태워버렸다. 엄마는 '불사르는' 행위에 푹 빠져 집에 남은 남자들의 흔적을 모조리 태우기 시작한다. 

 


<딸기>에 나오는 소녀도 비슷하다. 큰 키에 2차 성장을 하면서 아름답게 자란 소녀가 연예계에 발을 들인다. 사람들이 여자 연예인을 보는 기준, 그리고 주변 남자들이 여자 연예인을 다루는 방법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자신이 상처받는 줄도 모르고 도시의 화려함 속에서, 그리고 연예계의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다 일평생 바뀌지 않는 '후 짱'이 여전히 딸기를 최고로 여기는 것을 보며 위안을 받는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여성들은 사람들이 부여한 틀에 자신을 가둔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처받고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 몰라 방황한다. 제각기 다른 삶을 사는데 다들 비슷한 방법으로 상처받는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 자신의 외모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을 보고 위안을 받는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마법의 주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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