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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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흥미진진한 요리 레시피들


 


특이한 잡학 책을 좋아하는 나, 최근에 완전히 취향을 저격하는 책을 만났다. 그 이름하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원래 빌 게이츠가 소장하고 있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에 관심이 많아 그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알고 번역본을 사야 할지, 아니면 일러스트레이티드 버전인 영어 원서를 사야 할지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쓴 요리 레시피만 모아 번역한 책이 나온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재다능하기로 유명한데 기술자이자 과학자이며 예술가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리라니, 꼭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요리에 대한 글들을 <코덱스 로마노프>라는 소책자에 적어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직접 개발하고 만든 것은 아니고 요리 전문가들을 관찰하며 이 노트를 적었다고 한다. 또한 레시피 뿐 아니라 재미있는 요리 기구들에 대한 설명도 종종 나온다. 예를 들면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하는 거대 믹서기라든지 계란을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칼이라든지 말이다. 이 당시에 이탈리아의 요리는 끔찍했다고 하는데 로마시대의 맛있는 것들은 사라지고 특이한 재료들이 가득찬 식탁이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는 고급음식으로 취급되는 캐비어가 당시엔 서민들이 먹는 음식이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캐비어 요리를 매우 낮춰 보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주의사항 세 가지를 당부한다.


1. 레오나르도의 요리나 인물에 대한 평가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2. 요리에 쓰이는 재료의 양은 귀족의 만찬 기준이다.

3. 레시피에서 양을 정확히 표기하지 않았다.

4. 조리기구가 세분화되지 않았다.

5. 현재 기준으로 엽기적인 재료들도 종종 나온다.


이 주의사항들이 이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친부와 친부는 레오나르도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지고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였다. 레오나르도의 어머니는 빈치 출신 과자 제조업자와 결혼했고 그에게서 요리에 대한 열정과 식도락의 취미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레오나르도는 의붓아버지에게서 받은 단 것들을 잔뜩 먹고 엄청난 뚱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작업장에서 일을 하기 곤란할 정도로 먹어댔고 그림에 매달리면서 뚱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작업장을 나와 돈을 벌지 못하자 근처의 '세 마리 달팽이'라는 유명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을 하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세 마리 달팽이'의 주방 식구들이 죽게 되었고(도대체 어떤 이유로 한꺼번에 죽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잘못된 것을 먹은 건 아닐까?) 레오나르도는 주방지기가 되기로 결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너무 복잡한 요리 레시피를 단순화시켰지만 환영받지 못했다. 메뉴판에도 잔뜩 멋을 냈는데 아묻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다재다능하긴 했지만, 좋은 사업가는 절대 아니었던 듯 하다.


어떤 식당에서도 기괴한 요리를 내 놓는(당시 기준에서) 레오나르도를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스스로 소개장을 밀라노 대공 '모로인'루도비코 스포르차 앞으로 써서 보낸다. 레오나르도는 노래도 하고 만돌린도 치고 성채 도면을 만들기(심지어 주인이 성채에 관심을 갖지 않자 젤리나 설탕으로 성채 모형을 만들기도 하는데, 관심받지 못했다.)도 하고 온갖 시도를 다한다. 레오나르도는 요리 레시피도 다양하게 제안하고 여러 주방기구들도 만든다. 언제라도 끓는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나 주방 바닥을 늘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장치, 마늘 빻는 장치 등이다. 덕분에 그의 주방은 요리를 하는 곳이 아니라 온갖 기계가 가득찬 기이한 곳으로 인식되었고 때로는 난장판이 되어 요리에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실패에 굴복하지 않는다.


요리 레시피는 정말 요즘 기준으로 이해하기 힘들고, 또 재미있다. 개구리 모양으로 깎은 무나 포도주에 샤프란을 섞는다거나 말오줌나무꽃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개구리 수프나 온갖 향신료를 넣어 만든 삶은 달걀, 푸른 색을 띄는 달걀 부스러기 등 정말 생각지도 못한 레시피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레오나르도가 어떤 시도를 해 보았고, 요리사로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의 기괴한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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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역사
에밀리 프리들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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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늑대의 역사-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소설 추천


 


<늑대의 역사>는 맨 부커 상 최종 후보작까지 올라간 작가의 작품이다. 맨 부커 상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강' 작가가 최초로 수상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개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했으며 영미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 중 하나이다.


처음 <늑대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았을 땐 나름 늑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늑대와 한 소녀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미네소타의 히피 부부 아래서 자란 한 소녀의 성장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린다의 부모는(그녀는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친 부모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젊을 때 히피 공동체를 만들었으나 실패했으며 마을의 숲 가장자리에 있는 외진 곳에서 살고 있다. 히피 출신인 것을 증명하듯이 그녀의 부모는 재산을 모으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식량이 부족하든 딸이 낡은 옷을 입고 다니는 개의치 않는다. 린다는 집에서도 그런 부모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불만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한다. 학교에서도 남이 주는 헌 옷을 입고 다니고 다른 아이와 사뭇 다른 환경에서 자란 린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녀에게 말을 붙이지 않고, 린다는 최대한 묻혀서 생활하려고 한다.

 


린다에게 일어난 첫 변화는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줄곳 하던 역사 선생님이 급사하면서 새 선생님이 부임한 것이다. 린다는 영특한 아이지만 매번 시험에서 별 볼일 없는 점수를 맞곤 하는데 그걸 가장 처음 인지한 선생님이기도 하다. 린다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서서 주변 아이들이 하는 행동과 생각, 그리고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의 행동과 눈빛을 언제나 관찰한다. 린다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예쁜 아이 릴리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릴리 역시 예쁘지만 린다처럼 부모에 걸맞지 않은 부모를 둔 아이이고, 린다는 언제나 그녀에게 많은 신경을 쏟는다.

 

 


두 번째 변화는 린다의 집 근처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바로 젊은 엄마 패트라와 4살 배기 남자아이(패트라의 아들) 폴이다. 자연스럽게 린다는 폴의 베이비시터가 되었고, 패트라가 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서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게 된다. 처음엔 폴의 행동에 적응되지 않았지만 점차 린다는 그 가족들에게 녹아든다.


이 책은 린다의 성장기이다.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섬세하게 나타나 있으며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 가장 예쁜 여자아이인 릴리, 매력적인 엄마 패트라 등에게 느끼는 감정도 자세히 나와 있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이들에게 갖는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과거를 회상하면서 무엇을 다시 깨닫게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파격적이지는 않아도 잔잔히 스며드는 이야기이다. 점차 자라나는 소녀가 사춘기를 겪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성에 대해 인지하고 깨닫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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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1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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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저스티스 원작 장편소설 <저스티스>


 


현재 방영 중인 KBS드라마 <저스티스>, 최진혁, 손현주, 나나씨 등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는 법정 수사 드라마입니다. '제목'인 저스티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정의로운 검사가 얽히고 얽힌 음모를 파헤쳐내는 내용입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있었으니, 웹소설 팬이라면 알 수도 있는데 네이버 웹소설에서 <저스티스>라는 같은 제목으로 연재하여 미스터리 장르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작품입니다. 저스티스를 쓴 장호 작가는 <주부탐정 이옥희>로 한국영화컨텐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휴거 1992>로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주부탐정 이옥희>는 읽어보지 않았으나 <저스티스>를 읽어보니 역시 웹소설 작가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들 빨아들이는 빠른 전개력과 자극적인 소재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슈화되었던 사건들 등이 책에 잘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저스티스>책 소개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과 초반 줄거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초반부에는 뛰어난 말주변과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감정을 움직여 맡은 사건마다 승소하는 승률 99.9퍼센트의 변호사 이태경이 등장합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연수원을 거의 꼴지에 가깝게 졸업했지만 현재는 멋진 고급 외제차를 타고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유명 한류 연예인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며칠 전 야한 속옷을 샀다는 사실로 재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버립니다. 그 피해자가 진짜 성폭행을 당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이태경에게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을 맡으면 이긴다, 그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연수원 동기이자 약 10살 정도 어린 검사 서준미, 이 둘에게는 애틋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며 여기저기 굴러온 이태경의 이야기가 사회경험이 전무한 엘리트 서준미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어긋났는지, 현재 준미는 태경을 안타까워하면서 경멸합니다. 서준미는 뛰어난 검사였던 아버지를 두었고, 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습니다. 로펌에서 온갖 제의를 받았으나 과감히 물리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검사의 길에 오릅니다. 전반부는 주로 이 두 변호사의 대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준미에게 한 형사가 이상한 사건을 들고 옵니다. 젊은 여성의 실종사건, 그러나 보고서는 완벽하고 흠 잡을 게 없어 단순히 넘어가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위에서 압력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종결해야하는 사건인데 형사는 이 사건을 굳이 젊고 혈기 넘치는 검사 준미에게 몰래 가져온 것입니다. 준미도 서류 상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이상한 감각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외칩니다. 준미는 이 보고서를 국진태 계장에게 보여주고, 그는 다른 시각으로 왜 이 사건이 진짜인지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시야와는 다르게 그는 실종자가 가진 매력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아름답고 젊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혹적인 외모,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를 범죄 타겟으로 삼은 이유였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윗선 모르게 장영미 실종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유도 유단자에 정의감 넘치고 똑똑한 검사 준미,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윗선의 명령을 듣지 않고 준미에게 가져간 형사(은퇴를 앞둔), 검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윗선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건을 해결해 보고 싶은 국진태 계장, 센스 넘치고 인맥 넓은 효림 이들이 힘을 합쳐 주영미의 실종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자들도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준미의 윗선 검사들과 판사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연줄을 만들어 놓은 거대한 적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수는 곳곳에 뻗어 있어 준미의 사건 조사를 꼬이게 만들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 나오던 범죄수사물 또는 법정수사물과 달리 여성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주인공은 서준미 검사입니다. 계장은 진지한 느낌으로 이 수사팀의 균형을 잡아주고, 효림은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 수사 진행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나쁜 편에 서 있으면서 주로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입니다. 우선 그들이 사회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들을, 또는 힘들지만 꿋꿋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을 '스폰'이라는 이름으로 꼬여냅니다. 

 


또한 <저스티스>를 읽으면서 이게 바로 웹소설이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빠른 전개력, 그리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굉장히 이슈화되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뭔가 미심쩍은 배우의 죽음이라든가 연예인 지망생의 스폰서 문제, 젊은 여성의 납치 사건, 재개발을 위해 조직폭력배로 이루어진 용역을 투입하는 것, 조직폭력배끼리의 이권 다툼, 권력자의 권력 남용과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된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또한 다음 사건이 어떻게 연결이 될 지, 어려운 사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될 지 궁금하여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뻔한 웃음 요소가 들어가는데, 글로 읽을 때는 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 긴장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몇 페이지만 봐도 시나리오로 바꾸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고, 이미 열심히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저스티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면, 그리고 웹소설에서 인기를 얻은 법정수사물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재미를 위해 읽는 독자에게도 추천하지만, 웹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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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저스티스 1~3 세트 - 전3권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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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저스티스 원작 장편소설 <저스티스>


 


현재 방영 중인 KBS드라마 <저스티스>, 최진혁, 손현주, 나나씨 등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는 법정 수사 드라마입니다. '제목'인 저스티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정의로운 검사가 얽히고 얽힌 음모를 파헤쳐내는 내용입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있었으니, 웹소설 팬이라면 알 수도 있는데 네이버 웹소설에서 <저스티스>라는 같은 제목으로 연재하여 미스터리 장르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작품입니다. 저스티스를 쓴 장호 작가는 <주부탐정 이옥희>로 한국영화컨텐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휴거 1992>로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주부탐정 이옥희>는 읽어보지 않았으나 <저스티스>를 읽어보니 역시 웹소설 작가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들 빨아들이는 빠른 전개력과 자극적인 소재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슈화되었던 사건들 등이 책에 잘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저스티스>책 소개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과 초반 줄거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초반부에는 뛰어난 말주변과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감정을 움직여 맡은 사건마다 승소하는 승률 99.9퍼센트의 변호사 이태경이 등장합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연수원을 거의 꼴지에 가깝게 졸업했지만 현재는 멋진 고급 외제차를 타고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유명 한류 연예인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며칠 전 야한 속옷을 샀다는 사실로 재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버립니다. 그 피해자가 진짜 성폭행을 당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이태경에게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을 맡으면 이긴다, 그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연수원 동기이자 약 10살 정도 어린 검사 서준미, 이 둘에게는 애틋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며 여기저기 굴러온 이태경의 이야기가 사회경험이 전무한 엘리트 서준미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어긋났는지, 현재 준미는 태경을 안타까워하면서 경멸합니다. 서준미는 뛰어난 검사였던 아버지를 두었고, 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습니다. 로펌에서 온갖 제의를 받았으나 과감히 물리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검사의 길에 오릅니다. 전반부는 주로 이 두 변호사의 대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준미에게 한 형사가 이상한 사건을 들고 옵니다. 젊은 여성의 실종사건, 그러나 보고서는 완벽하고 흠 잡을 게 없어 단순히 넘어가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위에서 압력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종결해야하는 사건인데 형사는 이 사건을 굳이 젊고 혈기 넘치는 검사 준미에게 몰래 가져온 것입니다. 준미도 서류 상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이상한 감각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외칩니다. 준미는 이 보고서를 국진태 계장에게 보여주고, 그는 다른 시각으로 왜 이 사건이 진짜인지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시야와는 다르게 그는 실종자가 가진 매력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아름답고 젊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혹적인 외모,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를 범죄 타겟으로 삼은 이유였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윗선 모르게 장영미 실종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유도 유단자에 정의감 넘치고 똑똑한 검사 준미,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윗선의 명령을 듣지 않고 준미에게 가져간 형사(은퇴를 앞둔), 검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윗선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건을 해결해 보고 싶은 국진태 계장, 센스 넘치고 인맥 넓은 효림 이들이 힘을 합쳐 주영미의 실종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자들도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준미의 윗선 검사들과 판사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연줄을 만들어 놓은 거대한 적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수는 곳곳에 뻗어 있어 준미의 사건 조사를 꼬이게 만들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 나오던 범죄수사물 또는 법정수사물과 달리 여성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주인공은 서준미 검사입니다. 계장은 진지한 느낌으로 이 수사팀의 균형을 잡아주고, 효림은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 수사 진행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나쁜 편에 서 있으면서 주로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입니다. 우선 그들이 사회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들을, 또는 힘들지만 꿋꿋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을 '스폰'이라는 이름으로 꼬여냅니다. 

 


또한 <저스티스>를 읽으면서 이게 바로 웹소설이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빠른 전개력, 그리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굉장히 이슈화되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뭔가 미심쩍은 배우의 죽음이라든가 연예인 지망생의 스폰서 문제, 젊은 여성의 납치 사건, 재개발을 위해 조직폭력배로 이루어진 용역을 투입하는 것, 조직폭력배끼리의 이권 다툼, 권력자의 권력 남용과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된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또한 다음 사건이 어떻게 연결이 될 지, 어려운 사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될 지 궁금하여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뻔한 웃음 요소가 들어가는데, 글로 읽을 때는 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 긴장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몇 페이지만 봐도 시나리오로 바꾸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고, 이미 열심히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저스티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면, 그리고 웹소설에서 인기를 얻은 법정수사물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재미를 위해 읽는 독자에게도 추천하지만, 웹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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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가는 부동산 투자 여행 : 베트남 편 - 베트남 부동산 투자 성공 가이드북
김영배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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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홀로 가는 부동산 투자여행 베트남편-베트남 부동산 투자 가이드


 


한국은 더이상 급성장 하는 나라가 아니다. 급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정돼 있으며 부동산으로 큰 이익을 얻기도 힘들다는 말과 유사하다. 물론 서울에 있는 아파트나 상가를 구매해서 여전히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이는 많은 돈이 준비된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갭투자를 하고 그 비법을 알리는 책도 있었으나 최근 대출이 제한되면서 갭투자 매물이 몇 십 채에서 몇 백 채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갭투자의 피해는 세입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어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최근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이 '베트남'이다. 급성장을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하나이며 한국 기업들이 여럿 진출하고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고 아직 부동산 가격이 치솟지도 않았다. 이미 중국을 통해 그리고 우리나라의 과거를 통해 사람들은 성장하는 국가의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보았고 자연스럽게 베트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주변에 베트남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위해 자주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홀로 가는 부동산 투자 여행>은 초보 투자자, 단기간 베트남에 머무는 사람, 주재원, 실제로 베트남에서 장기간 살거나 이민을 간 사람들 모두를 위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아니라, 베트남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베트남의 사회, 문화 등과 함께 분석한 베트남 부동산 가이드 책으로는 처음이라고 하는데, 최근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 뒤에 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리라 예상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베트남이라는 다른 나라에 부동산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먹더라도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시간과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베트남을 아무리 많이 방문한다 해도 1달에 2,3회를 넘긴 힘들다. 한국에 있는 부동산은 거의 매일같이 방문할 수 있다.)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방법도 그 나라에서 만든 규정이 있다. 이를 모르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하게 된다면 실패의 확률이 급격히 올라갈 것이다.

 


이 책은 베트남의 지리와 역사, 그리고 경제, 정치 상황, 한국과의 관계, 현재 베트남에서 한국의 위상 등 베트남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먼저 설명한다. 이런 정보를 알지 못하면 베트남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동산 투자는 성공하기 힘들다. 또한 왜 베트남이 부동산 투자처로서 매력적인 곳인지, 베트남 부동산 가격 동향은 어떻게 되는지, 베트남 부동산 투자를 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 하노이,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이야기 , 투자 시 자금 이전 절차와 세금, 베트남 생활 상식 등도 함께 나와 있다.


베트남 투자 10계명


1. 부동산 가치는 경제와 함께 간다 : 국내든 해외든 동일하다.

2. 부동산 관련 법 규정을 숙지하자 : 국내와 해외 모두 동일하다. 특히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3. 핑크북의 중요성을 잊지 마라 : 핑크북은 베트남 정부가 발행하는 소유권증명서이다. 반드시 발급을 체크하자.

4. 투자 지역 선택 : 가성비 or 수익 극대화?

5. 입지 : 외국인 선호 지역을 우선 고려하라. 최고급 아파트에는 주로 외국인이 산다.

6. 주택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감안하자-로마에서는 로마법 :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한국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7. 중개업체 선택은 발품과 느낌 : 영어를 통한 소통이 쉽지 않고, 임대 등 사후관리 문제가 있다. 베트남 소재 한국 부동산 업체에 주택 구매, 임대, 전매 등의 과정을 의뢰할 수 밖에 없다. 여러 군데를 돌아보고 분석하고 선택해야 한다.

8.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 한국에서 베트남 부동산을 관리하기 힘들므로 관리할 사람을 잘 선택(대부분 부동산 업체에게 맡긴다)하고 절차와 비용도 알아야 한다.

9. 환율 변수에 유의하자 : 외국에 투자할 때 항상 유의할 점이다

10. 세금 및 자금 이동 : 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수반되는 사항들이다

11. 과욕은 금물, 무리하지 마라 : 베트남과 중국은 다르다. 베트남 부동산이 마냥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사항들은 초보자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투자자에게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손실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만약 베트남 부동산에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고 기본 지식을 쌓길 바란다. 저자가 주변에서 들은 것, 조사한 것, 직접 발품을 팔아 느끼고 알아낸 것 등이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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