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며 쓴 그림 에세이
센레 비지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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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도심 속 단독주택살이에 대한 솔직담백 이야기


추천 :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릴 적 작은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마당이 있고 마음껏 뛰어도 괜찮았던 단독주택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언젠가 단독주택에 다시 살아보겠다는 삶을 꿈꾸거나 절대 단독주택에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거나. 나 또한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는 단독주택에 살았다. 또한 어릴 때 잠시 살았던 할머니 댁도 단독주택이다. 내 기억 속에는 단독주택이 기분 좋게 남아 있고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넓은 마당을 가진 주택에서 살고 싶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내가 단독주택을 꿈꾸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집 밖으로 나가면 언제든 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근방 이웃에 또래 친구나 언니, 오빠들이 살았기 때문에 대문 밖으로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 반가운 얼굴로 나오곤 했다. 아마 요즘같은 세상에는 도심 속 주택에서 이런 이웃관계를 갖기는 힘들 것이다. 다음으로는 할머니댁의 멋진 정원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한 때 아름다운 정원 가꾸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보자면 마법의 손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상하게 할아버지가 접을 붙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았고, 그 밖에 온갖 식물들도 잘 키워내셨다. 그 재능을 백분 활용하셨고 할머니댁 마당에는 온갖 예쁜 꽃나무들이 계절 별로 제 색을 뽑냈다.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과 꽃들이 어우러져 좋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식물들이 물을 먹고 더욱 선명해져서 그 생명력이 나에게도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이런 기억들이 뇌리에 깊게 남아 있으니 언젠가 나만의 집에서 나만의 정원을 아릅답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창으로 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야 마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놓고 내 취향에 맞춰 꾸며 놓은 정원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기분이란... 상상만 해도 온 몸에 엔돌핀이 넘친다.

 


도심 속 넓은 집은 아니지만, 마당과 다락방이 있는 다락방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직접 실천한 사람이 여기 있다. 바로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그림 에세이를 쓴 저자이다. 이 경험을 연재하여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는 한 번도 단독주택에 살아본 적이 없었고, 이 집이 첫 번째 단독주택 생활이라고 한다. 저자는 귀여운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단독주택에 살게 된 과정, 집 수리, 텃밭 꾸미기, 단독주택의 장단점 등을 가감없이 표현하였다. 특히 토끼로 표현되어 있는 남편 '센레'와 애완동물 고양이인 록키, 산맥이가 정말 귀엽다.


비지(저자)는 센레(남편)와 결혼을 하면서 단독주택에 살기로 덜컥 결정한다. 이 부부가 고른 것은 내가 생각했던 그런 넓은 부지의 단독주택은 아니었다. 서울 도심 한 가운데 빌라와 다세대 주택이 많은 길목에 끼어 있는 단독주택으로, 근방의 단독주택이 끊임없이 사라지고 있는 그런 곳이다. 비지의 집은 다른 세 채의 집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네 집이 모두 합심하지 않으면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구조였다. 남편 센레는 단독주택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한지 한번은 집을 팔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는데 "100억을 줘도 안 팔아!!"라고 했다고 한다.


 


열심히 예산에 맞춰 리모델링을 하고 로망인 넓은 다락방도 만들었다. 처음엔 멋진 마당을 만들까 생각했지만 예산과 여러 문제에 부딪혀 그만 두기로 한다. 그래도 마당은 남겨두었다. 이불 먼지를 마음 껏 털고 그릴을 놓고 맛있는 요리를 하고 화분을 키우고 가구를 만드는 등 마당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지의 옆집들도 마당을 알차게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건너건너 들려오는 아이들의 물놀이 소리, 장작패는 소리, 감따기 등 정겨운 소리가 그것을 알려준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를 통해서 단독주택에 사는 삶의 실상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면 습기를 흡수하는 '집수정', 마당의 배수구를 지키는 요령, 여기저기서 출몰하는 벌레, 자잘하게 생기는 보수할 부분들, 가끔 들리는 취객들의 소리, 난방비 등 정말 단독주택의 삶이 솔직하게 나와 있었다. 내가 꿈꾸는 비 오는 날의 단독주택만의 감성, 정겨움, 다락방의 장점 등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파트, 빌라 등에 살든 단독주택에 살든 주택의 종류에 따라 장단점은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다 좋기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생기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를 읽고 나니 단독주택에 한번 살아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레, 난방비 등의 단점을 감수하고서라도 내가 어릴 때 느꼈던 단독주택만의 감성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도심 속이 아니라 도시 근교의 더 넓은 부지의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단독주택의 느낌을 살리려면 반드시 예쁘고 약간 큰 정원과, 그리고 책을 잔뜩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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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6-1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동그라미네모 2019-06-19 20: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 - 여자 혼자여도 괜찮은 느린 여행 같이 갈래 시리즈 2
유진아 지음 / 씽크스마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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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여유를 만끽하며 뉴질랜드에서 살아보기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그리고 사람들과 일에 정신없이 치여 살다 보면 그냥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아는 이가 없는 낯선 곳으로, 지금과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머리속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최근엔 바쁜 일정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 보다는 쉬고 싶을 때 쉬고, 경치 좋은 곳에 더 머물면서 쉬엄쉬엄 하는 힐링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의 작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가는 해외 여행지에서 처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생일은 외국에서 혼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 다짐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중이다. 매년 3월 집을 떠나 여행을 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일정을 길게 잡아 뉴질랜드에서 무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곳곳에 펼쳐져 있고 치안이 좋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뉴질랜드는 그야말로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저자는 뉴질랜드 여행 중에 스웨덴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뉴질랜드에 푹 빠져 있었다. 그에게 뉴질랜드를 왜 몇 차례나 방문하냐고 묻자 그는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게 쉬워"라고 대답한다. 저자는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고, 그래서 그 경험을 책으로 내면저 제목을 그대로 붙인 듯 하다.


하지만 실제로 현지에 살면서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고 살림살이를 꾸려가려면 어찌 모든 게 쉽기만 하랴. 타국에 정착하는 것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제목에 완전히 수긍하지는 않는다. 여행지로써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 없고 인구 밀도도 낮고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치안이 좋지 않은 곳을 가 보면 더욱 공감이 간다.) 

 


<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는 여행 에세이에 가깝다. 내 작은 손 안에도 쏙 들어오는 포켓 사이즈에 가까운 크기에, 연핑크색 표지부터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여행지에서 어디어디는 꼭 보고 이런 맛있는 음식과 멋진 관광지는 즐겨야 한다고 거창하게 써 놓지 않아 부담감이 없다. 남들은 다 인증샷을 찍고 오는 곳인데, 일정이 빠듯하여 마음을 졸인다든가 원하는 쇼핑을 하지 못했다든가 그런 느낌도 전혀 없다. 말 그대로 뉴질랜드의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와 자유를 즐기고 온 것이 보인다.


저자의 여행 일정은 85일, 관광비자로 머물 수 있는 기간이 90일이므로 거의 꽉 채워 일정을 잡은 셈이다. 세 계절의 뉴질랜드를 모두 경험해 보고 싶어 북쪽 끝에서부터 남쪽 끝까지 여행했다고 한다. 여성 전용 호스텔, 호텔, 에어비앤비 등 그 때 그 때 편한 숙소를 이용하였고 뉴질랜드를 더 제대로 느껴 보고 싶다는 마음에 장기 렌트를 하여 '넬슨'이라는 도시에서 한 달 살기도 계획하였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부분이 바로 이 '한달 살기' 과정과 영화 촬영지에 나왔던 예쁜 풍경들이었다.


오클랜드부터 시작하여 레잉가, 로토루아, 통가리로 국립공원, 밀포드 사운드, 테카포까지 길게 여행을 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중고가게와 도서관에 종종 들르기도 하고 지역 주민처럼 공원을 산책하고 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나도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중고가게나 도서관, 중고서적 판매점에 가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이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동네마다 있는 유서 깊은 양조장, 곳곳에서 마시는 커피, 교회 이야기 등 다른 여행 책에는 없을 법한 것들이 나와 있다.


꽉 채운 일정에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저자처럼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으 여행을 추구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딱 맞는 여행을 설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뉴질랜드 곳곳의 풍광 사진을 즐기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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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김영주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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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미국 초등 유학 경험자의 이야기


 


최근 들어 글로벌 사회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고 있다. 앱 개발자가 되어 외국 바이어들과 화상채팅을 하면서 일을 수주받는 사람도 있고, 각 계의 전문가와 팀을 짜서 블록 체인의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시로 외국에 드나들며 한국 회사의 제품을 외국에 홍보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외국에 단기로 유학을 다녀 온 사람도 꽤 보이고, 외국에서 1달 살기 또는 외국에서 아이와 함께 1년 정도 살다 오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낯선 나라로 떠나 내 공부도 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그리고 이미 실행에 옮긴 사람들도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YES>는 이에 대한 일부분의 답을 말해준다.


  <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YES>는 남편의 미국 연수 합격을 계기로,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난 엄마가 자신의 좌충우돌 생활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던 한국의 평범한 엄마였다. 남편의 근무지에 따라 많은 이사를 하였고, 남편의 미국 연수 합격 소식을 듣고 아이들의 영어 준비를 어떻게 시켜야 하나 고민했다. 결국 주변의 많은 이들이 추천했던 '영어 유치원 보내기'는 실천하지 못하고 엄마표 영어를 어느 정도 한 뒤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아무래도 남편이 연수에 합격하면서 미국살이를 결정한 것이다 보니, 주도적으로 어떻게 유학 기회를 찾고 대학원 입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은 거의 나와 있지 않다. 물론 온 가족이 함께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미국 유학을 떠나는 데 있어서 저자가 주도적인 입장이 아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러나 배우자가 해외 연수에 합격하에 함께 가게 된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남편이 UCLA 대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결정이 되면서 주로 남편 선배의 조언을 받아 유학원을 통해 기초적인 유학 준비를 하였다. 그래서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할 때에도 남편에게 많은 질문을 했을 뿐, 저자는 매우 간단한 질문만 받았다.

 


유학 시기가 결정되고 저자는 어디로 주거지를 결정해야 할지 고민에 휩싸였다. 대학 기숙사와 아파트 렌트를 고민하였는데 처음엔 아이들의 교육 욕심에 아파트 렌트를 하려고 했다. 대학원 기숙사 근방의 학교는 UCLA 석사나 박사 유학생들의 자녀가 많이 다니고 있어서 아시안 비중이 41%백인 30% 히스패닉 16% 흑인 9%라 영어를 배우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평가가 좋으면서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학군의 아파트 렌트 비용은 비쌌고 그렇게 되면 미국에서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되었다. 결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가족 기숙사로 들어가 좀 더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지는 편을 택하였다.


미리 한국에서 갖가지 생활 용품을 싸서 배편으로 짐을 보냈는데, 책에는 저자의 짐 체크리스트도 나와 있다. 유비무환이겠지만 몇 가지는 미국에서 그냥 구매하는 편이 더 편리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한복이나 언제 입을지 모르는 정장, 돼지코, 여벌 안경 등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YES>에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보통의 엄마가 미국 유학이 결정 된 이후 걱정하는 것들에 대해서 대부분 나와 있다. 아이들이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주눅이 들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 되어 속성으로 영어 공부를 시켰는데 그 과정들이나 영어 교재들도 모두 적어 두었다. 저자가 미국에 가서 신청한 온라인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는데,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는 한국과 달리 홈스쿨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굉장히 잘 되어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고 한다. 이런 홈스쿨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도 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관심있는 사람은 참고해도 좋겠다.


역시나 저자와 아이들은 처음에 영어 때문에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역시 아이들은 적응이 빠르다. 아이들은 미국 학교에서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점차 영어 습득 능력이 좋아진다. 한국과 다른 미국 문화를 즐기며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대화 또는 이웃과의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힌다. 저자는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여러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는데, 예전에 인턴 교사로 미국에 있을 때와 유사한 점이 많아서 그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학생이 교실을 옮기는 구조라 교실에 있는 물품, 학습자료 등은 모두 교사에게 속해 있다. 그래서 각 교실은 교사의 개성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고, 아이들의 학습 정도도 담임 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프로그램이 많으며 기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일주일에 몇 번 정도 교사가 영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고 독서 시간 이후에는 꼭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특히 저자의 아이들이 다닌 K학년과 2, 3학년 과정이 꽤 자세히 나와 있다. 이 과정의 아이들과 함께 미국 유학을 가게 된다면 꽤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미국 초등학교 영재반 테스트인 OLSAT에 대한 정보도 간략히 접할 수 있다.


<우리 아이도 미국 유학 갈 수 있을까? YES>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아이들의 초등학교 생활이 자세히 나와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실수 했던 일화들, 미국 교육의 장점과 단점들, 미국의 캠프 프로그램,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들 등이 궁금하다면 저자의 수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의 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으나 주변에서 조언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면 꽤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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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산다는 것 - 모멸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다운 삶의 원칙
게랄드 휘터 지음, 박여명 옮김, 울리 하우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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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존엄하게 산다는 것-인간의 존엄성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추천 :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존엄'을 찾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며칠 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고 왔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 영화 제목을 검색해 보니 갖가지 영화 후기가 올라와 있었다, 좋은 평도 있도 많았지만 가족과 보기 민망하다거니 영화의 뒷맛이 찝찝하다는 후기도 꽤 있었다.


찝찝하다, 맞는 말이다. <기생충>은 자본주의 사회에 휘둘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한 극빈층의 이야기를 다루니까. 사회 부유층을 대변하는 IT 기업의 CEO 박사장(이선균)과 극빈층을 대변하는 기택(송강호)의 삶은 너무나도 대비된다. 같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박사장의 집은 공기 좋고 치안 좋은 위쪽에, 기택의 집은 한참 내려가고 또 내려가서 반지하에 있다. 박사장네 집은 아이들의 과외비로 수 백을 쉽게 쓰는데 기택네 가족은 피자 상자를 온 가족이 접어 가족 일부의 핸드폰비를 낼 정도로 한 푼이 아쉽다. 기택의 가족들은 영화의 제목처럼 박사장네 기생충이 되어, 온 가족이 사기를 쳐서 박사장의 개인 고용인으로 들어간다. 박사장네 가족들은 고용인들에게 친절하지만, 고용인들이 그 '선'이라는 것을 넘어올 때마다 어김없이 표정이 일그러진다. 박사장과 고용인들은 같은 인간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다. 박사장은 주체적인 인간이고, 기택과 같은 사람들은 기생충이다.(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 기생충은 누구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영화에서 기택네 가족은 모두 돈과 돈이 만든 상황에 흔들려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만다. 이 존엄성의 상실은 기택의 가족들을 모두 비극으로 몰아 넣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혹자는 모멸의 시대라고 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 기택네 가족처럼 사회 극빈층이 된다면 우리는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것일까?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여기 "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존엄하게 산다는 것>의 저자이자 독일의 살아 있는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세계적 뇌과학자 게랄트 휘터의 말이다. 법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은 불가침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랄트 휘터는 우리가 잃어버린 존엄성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원래 의미를 떠올려 뇌과학과 연결시킨다.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배우고 타인의 존엄을 지켜주면서 나의 존엄성도 함께 지킨다. 도구적 수단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엄성을 찾고 주체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내가 당신과 함께 찾고 싶은 것은 일종의 내면의 나침반이다.

밀려드는 요구로부터

본래 자신의 모습을 지켜줄 나침반.


-존엄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우리는 사는 대로 살아서는 더 이상 존엄성을 지킬 수 없다. 세상은 급변하고, 많은 것들이 인간보다는 돈에 의해, 돈을 위한 욕망에 의해 움직인다. 세상의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 인류 전체의 종말과 다양한 종의 종말을 앞당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간은 현재의 안락함과 편리함, 그리고 돈을 위해 포기하지 못한다. 사회 전체적인 문제와 개인적인 문제가 맞물려 엉키면서 우리의 뇌는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만다. 되는 대로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그것을 경험해야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뇌에 뿌리 내린 뉴런의 연결 패턴을 토대로 우리는 많은 결정을 하게 된다. 올바른 연결 패턴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존엄을 지키는 데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개개인의 인생,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조건들. 이 모든 것들이 패턴에 영황을 준다.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잘못된 생존 전략을 인지하고 개선하면서 우리 인간들은 에너지의 최소화와 최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존엄성, 그리고 더 나아가 타인의 존엄성까지 지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게랄트 휘터의 책처럼 존엄을 이해하고 이해한 대로의 삶을 추구한다면 영화 <기생충>에서처럼 존엄성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비극을 맞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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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정재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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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색이_번지고 물들어-미술 심리 상담사의 따뜻한 사랑이야기


 


여기 그림 그리는 것에 푹 빠져 살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도화지 위에 연필로 선을 긋다 보면 선 외에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던 아이,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아르바이트와 빠듯한 월급으로 전시회 비용과 재료비를 감당했습니다.

힘든 생활에 잠시 그림이 아닌 길을 갔다가 8년 만에 되돌아왔습니다.

미술 심리 상담사 일을 하고 다시 연필과 붓을 그리는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여자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는 여자에게서 '노랑'을 보았다고 합니다.

확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그 남자가 궁금해집니다.

몇 번의 데이트를 하고 나서 그녀는 남자에게 묻습니다. 왜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느냐고.

남자는 그녀가 생각했던 정열적인 사랑이 아니라 배려 가득한 사랑을 합니다.

그녀는 이제 남자를 진심으로 바라 볼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에 여자는 불안한 내면을 숨기고 자유로운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이미지였습니다.

그를 만나고 나서 여자는 불안정한, 불완전한 자유를 버리고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여자가 남자와 결혼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자전거를 타는 마음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인연,

남자는 그런 사랑이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고마워합니다.

천천히 좋아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서.


여자에게 남자는

가끔 균형을 잃어도 뒤돌아보면서 기다려주고,

다시 나란히 섰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랑입니다.


<너의 색이_번지고 물들어>는 정열적이고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제목처럼 서로에게 조금씩 물드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예쁜 삽화와 함께 자신의 사랑이야기, 다른 말로는 한 남자를 만나 자신의 일부분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완전한 모습이 아니지만 그 불완전함을 함께 채워가면서 따뜻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잔잔하게 이어집니다. 비 오는 여름 밤에, 예쁜 색으로 마음을 물들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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