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혁명 - 디지털 시대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강정자 지음 / 미다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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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부모혁명-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사회, 문화, 기술 등이 바뀌고 유행은 눈 깜빡하면 다른 것으로 바껴 있다. 30-40년 전에는 이렇게 세상이 바뀔 거라고 사람들은 예상했을까? 아마 그 전 100년 동안 바뀐 것보다 최근 20년 동안 바뀐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새삼스럽게 변한 세상에 대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어'라고 말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아마 우리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미래를 구상하더라도 예상과는 다르게 변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주도할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세상이 경직되어 있던 과거와 달리 불확실성의 시대, 변화의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에게 하는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경직된 사고로 현재의 주입식 교육방식을 고수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변화하는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저자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 아이들을 미래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제목 그대로 '부모 혁명'이 먼저 일어나야 우리의 자녀들이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5가지 챕터로 되어 있는데, 이는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섯 가지 인재상에 맞춘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다섯 가지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1. 놀이인, 호모 루덴스 : 놀듯이 즐겁게 살아라

2. 언어인, 호모 로쿠엔스 : 읽고, 쓰고, 말하라. 현대사회에서는 '소통의 힘'이 더욱 커졌다.

3. 공감인, 호모 엠파티쿠스 : 세상은 홀로 살 수 없다. 공감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4. 경제인, 호모 이코노미쿠스 : 자신의 앞가림은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가져야 한다.

5. 융합인, 호모 컨버전스 :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라.


하나같이 현대+미래에서 필요한 인재상이라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도 부족한 것이 없으며 넘치는 것도 없었다. 내 아이가 만약 이 다섯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사람이라면 정말 걱정없이 아이를 사회에 내보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각 챕터는 놀이인, 언어인, 공감인, 경제인, 융합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실천 방법을 다룬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은 분명 아이 교육을 위한 부모를 겨냥한 책이건만, 읽으면 읽을 수록 자기 개발서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사고 방식을 이렇게 바꿔야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교육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내가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라고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혁명을 통해 자신을 먼저 바꾸고 아이들에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책의 이런 방식이 정말 교육적이라는 들었다. 제목은 <부모교육>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인교육>에 가깝다.


저자는 이제까지 자신이 공부한 것, 그리고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것, 많은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을 이 책 한 권에 매우 잘 녹여내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아이가 없는 성인들 모두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유명인들의 인상 깊은 말을 자주 인용하였는데, 이것이 참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예를 들면 예전과는 달리 처음부터 테블릿, 컴퓨터, 핸드폰(요새 아이들은 숙제를 할 때 유튜브를 검색한다) 등이 익숙한 아이들을 언급하면서 제러미 리프킨의 유명한 말을 인용한다.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제러미 리프킨-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굉장히 고민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말에서 "내가 뭘 원하는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면 나보다 조금이라도 사회적 지위가 높고 축적된 재화의 양이 많은 이를 만났을 때 쉽사리 압도당한다. 스스로 나를 '을'로 격하시킨다. 자녀는 기필코 '갑'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라는 문구는 그런 고민 끝에 나왔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열심히 살고있는 노동자를 손가락질 하면서 "너는 저렇게 안 되려면 공부해야되"라고 말하는 부모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되었다. 아마 그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더 나은 '갑'과 비교하면서 자식들을 '갑'으로 만들기 위해 발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보통 기성세대와 다르게 놀이를 강조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라틴어에서 '노동'의 기원이 '여가가 없는'이라고 설명하며 노동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기를 추천한다. 기성세대는 놀이를 죄악시 했으나 즐겁지 않은 것을 참으면서 인내와 고통만을 미덕이라고 여기는 삶은 전혀 즐겁지 않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을 즐기며 동료와 협동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자녀에게 외국어 교육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먼저 각종 외국어를 익히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점도 바람직해 보였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하다. 부모가 자기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면서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먼저 노력하면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자녀들과 함께 행복하게 생활하면,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능성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키워나가는 방법을 배운다. 자식들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보여주면 된다. 이런 방식의 교육에서는 '스카이캐슬'과 같은 부작용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모혁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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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 아르테 오리지널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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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중국 작가의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구르미 그린 달빛>, <건륭황제의 연인>, <해를 품은 달>, <백일의 낭군님> 등 사극로맨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죠.

뭔가 그냥 현대 로맨스보다 사극 로맨스는 '애달픔+환상' 등이 더해져 감상에 푹 빠져들게 돼요. 저만 그런 건 아닌지 한번 사극 로맨스에 빠지면 계속 사극 로맨스를 찾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이번에 아르테에서 나온 <잠중록> 역시 기대되는 사극 로맨스 소설 중 하나예요. 미스터리까지 섞인... 미스터리와 로맨스 둘 다 취향인 제가 꽤 기대하던 책이에요. 게다가 책 표지(책 표지도 정말 예뻐요, 동양 여성의 뒷모습이 무언가를 상상하게 하죠)에 있는 대사!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잠중록 중에서-

 
   

 

뭔가 의미 심장한 느낌이 딱! 오네요.  

​작가의 이름은 '처처칭한', <용을 주웠다>, <달빛 흐르는 그해> 등의 소설을 썼네요.

로맨스답게 '황재하'라는 이름의 소녀가 주인공이에요. 원래 총명하던 그녀는 갖가지 사건 해결을 하면서 명성을 날렸지만 무슨 음모인지 가족들은 죽고, 자신은 범인으로 수배를 당하게 되죠.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민 이서백!


여기까지만 해도 로맨스 좋아하시는 분들은 감이 잡히죠? 둘의 로맨스 뿐 아니라 이서백의 혼사 사건, 황재하 가족의 살해 사건을 함께 풀어가는 재미도 있어요. 사극(역사)로맨스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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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정석
장시영 지음 / 비얀드 나리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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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어의 정석 Standard of English-영어 문법 쉽게 이해하기



처음엔 우리나라도 영어를 배울 때 실생활 영어 위주로 배웠다고 해요. 듣기, 말하기 등 실용영어에 중점을 맞춰 교재를 만들었고 학생들에게 가르쳤죠. 최근에 조선 시대 때 영어교재로 쓰였던 책이 재출판되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지금과 같은 비실용적인 영어 공부법이 공교육으로 정착되었다고 해요.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영어는 실생활과 거리가 먼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데도 사람들은 다시 사회에 나와 실용영어를 공부해야 하죠.


<영어의 정석>은 이러한 영어학습 방식에 문제를 느낀 저자가 '영어를 영어답게 익힐 수 있도록' 쓴 책이에요. 우리나라 어순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절대 외국어와 한국어는 1대1 대응이 될 수 없죠) 영어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communicator가 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해요. 즉, 영어의 어순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저자가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아요.

1. 수능을 위해 빠른 독해가 필요한 수험생

2. 제대로 된 엄마표 영어를 실천하고픈 학부모

3. 원서를 술술 읽고 미드나 영화를 자막 없이 자유롭게 보고 싶은 사람

4. 영어가 정체되었다고 느끼는 사람, 영어를 부자연스럽게 이해하는 학습자


목차는 여느 문법책과 다름이 없어보였지만(순서나 구성이 굉장히 비슷하죠) 본문을 보는 순간 <영어의 정석>은 이제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만든 문법책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예를 들어 '영어의 어순' 편을 보자면 그냥 '주어+조동사+동사+목적어'를 주고 예시 문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방식으로 영어 어순이 구성되었는지 설명해요. 마치 주어가 세상의 중심인 양 주어로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이러한 순서를 택한다고 알려줘요. 그리고 주어로부터 가장 가까운 것이 왜 '조동사'인지도 설명하는데 바로 '주어의 심리적인 마음 상태(의지, 부담 등)'을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어법책에서 이러한 설명은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웠어요. 그리고 읽는 내내 너무 당연하게 생각이 되서 고개를 연신 끄덕였어요. 그 다음엔 의지를 행해야 하기 때문에 의지가 발현되는 '동사'가 오고 마지막으로 동사(행위)가 영향을 미치는 대상인 목적어가 나온다고 설명해요. 이 원리를 알게 되면 영어의 어순을 외울 필요가 없이 영어권 사람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어순을 익힐 수 있어요.


이러한 영어 설명 방식은 어떻게 보면 파격적이에요. 이제껏 제가 본 영어책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하지 못했거든요. 이렇게 당연했던 것을 머리아프게 억지로 집어넣고 외우려고 애를 썼다니, 왜 진작 이 책을 보지 못했는지 후회가 될 정도였어요.


 


I(나) kick(내 다리로 차니까) a ball(공을).

이라는 예문을 설명할 때에도, 내가 먼저 존재하고 주어인 나로부터 물리적으로 가까운 순서대로 단어가 전개되는 것을 파악하면 어순이 바로바로 머리속에 들어와요. 이렇게 예문을 계속 보고 평소 공부하는 영어책에 적용하기를 반복하면 직독직해가 빨라지고 영어를 듣는대로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해요.


이 외에도 한국 사람들이 애를 먹는 여러 문법 요소(동사들의 종류, 문장형식, 전치사, 수 일치, 시제 등)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요. 기본편 마지막에는 긴 문장을 어떻게 어순대로 술술 해석할 수 있는지 다양한 예시와 함께 보여줘요. 전반적으로 책만 읽어도 강사가 눈 앞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어쩜 그렇게 힘든 부분을 콕콕 집어 잘 정리해 놓았는지, 책을 보면서 감탄하고 또 감탄했어요. 이제껏 아무리 문법 책을 공부해도 실력이 향상되는 느낌이 없던 분들께 강추하는 책이에요. 특히 독학하는 분들께 최고의 책이네요. 만약 이제까지 어법 책을 보고도 제대로 영어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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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 삶을 관통하는 돈에 대한 사유와 통찰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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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돈의 지혜-돈에 대한 욕망


 


<남편이 작아졌다>로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돈에 대한 인문 서적을 썼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이며 파리 정치대학 교수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기 때문인지 '돈에 대한 욕망'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그가 이 책을 썼다니 마구마구 궁금증이 일었다. <돈의 지혜>는 첫 장부터 '세네카'의 의미심장한 말로 시작한다.


아무도 가난을 지혜의 숙명으로 정하지 안았다. ... 내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재물의 왕국은 멸시하되 재물이 내게 줄 수 있는 최선은 취할 것이다


-세네카-

 


정말이지 세속적이고 노골적인 말이지 않은가. 아마 정말 재물에 있어서 세속적인 욕망을 초월한 매우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들어가는 말도 범상치 않다.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치인이었던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 공산주의가 온 세상에 도래한다면 공중화장실에 황금 변기를 설치하겠다고 한 일화를 언급한다. 결국 그걸 실현했던 이들은 미국 여성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과 그녀의 남편인 카니예 웨스트라고 한다. 이 이야기만 보고도 알겠지만 돈은 참 구차하고 고귀한 이중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할 수 있고 돈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한다. 돈은 원래 신뢰를 의미했으나 사람들은 돈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신념까지 배신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있게도 우리나라 고전 문학작품인 <공방전>에도 이런 '돈'의 특성이 나온다. 저자는 돈에 크게 얽매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돈에서 아주 자유로운 사람도 아니었다. 그가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바로 '돈은 지혜를 추구하는 약속'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돈의 지혜>가 된 것 같다. 지혜를 통해 돈과 우리가 추구하는 것 사이를 바람직한 수준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전통적으로 많은 종교에서 또는 국가에서 '돈'을 악마의 배설물처럼 여겼다. 마태오볶음에는 하느님과 재물을 겸해서 섬기지 못한다고 말하고 청교도들은 부를 누리는 것을 죄악이라 여겨 검소한 삶을 살고자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상업을 천시하고 재물을 탐하는 것을 천하게 여겼다. 물론 화폐를 궁극적 목적으로 여기면 돈의 노예가 되지만, 지나치지 않는다면 이윤과 명예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돈의 지혜>에는 자본주의를 공식적으로 증오했던 공산주의가 아이러니하게 부패와 공공재 약탈로 무너진 것, 사람들이 모두 기피하는 가난한 자들이 종교적으로는 내세에 부를 얻을 것이라 여겨진 것, 부자들을 선망하면서도 시기어린 증오를 갖는 것, 벤저민 프랭클린이 추구한 자본 속의 미덕, 결혼에서 돈이 의미하는 것 등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또는 사회 속에서 겪는 돈의 딜레마에 대해서 다룬다.


한국도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룬 만큼 여기저기에서 돈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을 안고 있다. 부자들의 악행, 빈부의 대물림, 돈과 행복의 관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의 경계 등. 돈은 인간의 욕구와 직결되어 있도 우리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일을 반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돈의 지혜>와 같은 책을 읽으면서 돈이 가진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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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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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자전쟁-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


 

 


여기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붉은 표지에 도트로 표현된 눈이 보이지 않는 여성의 얼굴, 전 세계 곳곳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여성들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수 로이드 로버츠'라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다. 저널리스트로서 수많은 업적을 세웠던 그는 '더 나은 삶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던 용감한 여자들'을 만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집필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집필 도중에 사망하였다고 한다. 다행히 그의 사후에도 책의 집필 계획은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 전 세계에 번역되어 한국 땅에 있는 독자들도 그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나를 전율시켰다. 저자가 죽고도 가족들과 출판사들이 그의 뜻을 이어 출간시킨 책, 그리고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여는 말까지. 저자는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10억 여성 궐기 대회'의 연사 중 한 명으로 참석했을 때 떠올렸다고 한다. '10억 여성 궐기 대회'의 전날과 다음 날은 맑았지만 하필 당일에 전형적인 런던 날씨가 되어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그는 생각했다.


 

   
 

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건 명백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저자는 비를 흠뻑 맞고 있는 여성들, 그리고 우산 아래 움츠린 몇몇 남성들을 보면서 모든 것에 대한 부조리함을 느끼고 용감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여자 전쟁'을 쓰고자 마음 먹었다.


<여자 전쟁>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할례, 명예살인, 인신매매 등 여성 인권 침해 사례도 나와 있고 상대적으로 낯선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여성들에게 폭력적이고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동일하다. 감비아의 어떤 마을에서는 여성이 할례를 받지 않으면 더럽고 불순한 여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이 이 끔찍한 의식을 치른다. 마이무나는 어머니와 할머니, 오랜 시간 동안 선대부터 이어 온 할례를 치르는 의무를 물려받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5살 난 딸에게 할례를 행한 후, 다시는 이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맘(이슬람 교단의 지도자, 뛰어난 학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 할례에 대해 말하지만, 이맘은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한다. 이맘은 할례는 이슬람 율법의 일부이며 성기 절제가 여성에게 좋다고 주장한다. 또한 할례로 잘라내는 부위는 여성이 매우 가려워하는 부위라 완화하려면 철수세미로 문질러야 할 정도라는 상식 밖의 이야기를 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남자들도 모두 이 말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책에서 서술하는 할례 의식 이후 여성이 겪는 고통은 정말 끔찍했다. 할례 의식 도중(면도칼가 가위 등 매우 비위생적인 도구로 이루어진다)와 그 직후에 겪는 고통은 물론이고 결혼을 앞두고 성관계를 위해 다시 성기를 여는 과정, 또 아이를 낳기 위해 여는 과정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곳에서 할례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구데타가 일어난 이후 불순분자로 여겨진 사람들이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군인들은 한밤 중에 갑자기 찾아와 사람들을 데려갔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녀들의 납치를 제보하기 위해 당시 신문사를 찾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남자들은 납치 사건을 쉬쉬하며 회사에서 잘릴 것 등을 걱정했던 반면에 여성들은 이런 남편들에게 소리지르며 자식들을 찾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정부는 당시 임신한 여성들을 납치하여 출산하자마자 죽이고 태어난 아기들을 대기하고 있던 군인 부부들에게 입양시켰다고 한다. 바로 불순분자들의 아이들을 '건전성'이 보장된 사람들에게 보내 키우게 한 것이다. 어머니들, 아니 자식들을 잃고 할머니가 된 이들은 이러한 사건을 파헤치고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으며 실종자들의 아이들을 찾기 위해 흔적을 추적했다.


이 외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박해를 받은 아일랜드의 여성들, 여성 점원이 없어 브래지어를 사서 화장실에서 착용해본 이후에야 제대로 맞는 속옷을 살 수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여성들(온 몸을 꽁꽁 싸매는 것, 여성 홀로 외출할 수 없는 것 등도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독재정권에 맞선 이집트 여성들에게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성폭력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성의 인권 침해 사례가 소개 된다. 대부분의 사례들은 무척 충격적이었고 아직도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이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펐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쓴 저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책을 읽고 이들의 격렬한 싸움을 지지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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