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10
빅터 에스칸델 리바스 지음, 데니세 데스페이루 그림,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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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신화 속의 거인들


 


고대의 이야기, 신화 속 신과 사람들, 신비한 마법의 도구들과 동물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까, 과연 인간들은 자신들의 앞에 닥친 역경을 어떤 기발한 방식으로 헤쳐나갈까, 이야기 속의 신들은 어떤 모습일까 등 온갖 호기심이 든다. 설화나 민담 등을 모두 포함하여 신화는 언제나 미지의 세계이자 과거의 마법이 실현되는 세계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는 세계 여러 국가의 신화 속에 나오는 '거인들'의 이야기이다. 이상하게도 '거인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곳곳에 존재하는데 중국의 세계창조 신화나 그리스로마 신화, 유럽의 설화에도 거인들이 나오고 제주도 창조 신화에도 거인이 등장한다. 오히려 거인이 나오지 않는 설화를 가진 나라를 찾는 것이 더 힘들다. 왜 옛날 인간들은 매우 거대하고 힘이 센 '거인'이 나오는 이야기를 만들어 전해주었을까? 수많은 거인 설화 속에서  때로는 그 거인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인에 비하면 힘없고 보잘것없는 인간들이 주인공이다. 아마 거인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역경이나 고난 또는 재해였을 듯 하다. 작지만 지혜로운 인간은 이 거인과 같은 어려움을 재치와 경험, 그리고 영리함을 이용해 헤쳐나갔을 것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에는 '잭과 콩나무'와 '거인국에 간 걸리버', '가르강튀아'와 같은 유명한 거인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한국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오나와 무시무시한 거인 쿠훌린',  노르웨이 민담의 '심장이 없는 거인' 등도 나와 있다. 거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는 동화책의 '삽화'였다.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알게 된 사실은, 유명 삽화가의 그림을 가장 싼 값에 보는 방법이 바로 '동화책'이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빅터 에스칸델로 추정되는 알파벳으로 구글에 검색을 했더니 바로 일러스트레이더라는 자동완성 문구가 떴다. 여러 권의 책을 냈고 유명 광고 회사와도 여러 번 협업을 한 유명 일러스트레이더였다. 강하지 않은 파스텔 톤의 색감에 푸른색 계열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쁜 인물들도 무섭기보다는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 거인이야기+신화 이다 보니 하늘과 바다, 높은 산 등이 배경으로 많이 나왔는데 이런 점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 본다.


http://victorescandell.com/(일러스트레이더 홈페이지)

 


세상에는 많은 영웅들이 있다. 신화 속에서 영웅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또는 좌절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는다. 어릴 때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라서 힘든 일들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작고 왜소한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면 언젠가 정말 힘들 때 잠재 기억 속에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푸른색의 예쁜 삽화들과 함께, 아이들과 거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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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우주에서 보낸 아주 특별한 1년
스콧 켈리 지음, 홍한결 옮김 / 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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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듀어런스-우주인이 말하는 우주생활의 A부터 Z까지


 


마션, 아르테미스,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많은 영화와 소설들이 '우주'에 대해서 다룬다. 과거의 인간들에게 '하늘을 나는 것'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의미였다면 21세기의 인간에게는 '우주로 떠나는 것'이 같은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수많은 우주 관련 영화와 소설을 읽으면서 이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가게 하는 힘 '중력'에서 벗어나,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꿈을 꾼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진실들에 궁금해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선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삶에 호기심을 갖는다. 연속 우주체류 최장기록 우주인이자 미국인인 스콧 켈리의 <인듀어런스>는 우주 생활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인듀어런스>의 가장 앞 부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사진이 멋지게 나와 있고, 그 외에도 스콧 켈리의 어린시절, 우주인 동기들의 모습, 우주인 훈련센터에서의 모습 등이 나와 있어 앞으로 펼쳐질 우주 여행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프롤로그는 그의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시작된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1년 정도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 그가 지구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린다. 심지어는 알레르기성 발진이 일어나 발목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퉁퉁 붓기도 한다. 위험한 상황은 우주에서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계속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험성을 알면서도 우주비행을 4번이나 다녀왔다.


어릴 때 못 말리는 구제불능의 아이였던 그는 '위험한 일'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위험하지 않은 일은 따분하게 느꼈고 가만히 의자에 붙박여 공부를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높은 곳에서 점프하고 지붕에 매달리고, 아마 그는 '아드레날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듯 하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응급구조사'라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고등학교를 하위권으로 겨우 졸업하였다. 의사가 될까 생각했지만 첫 학기부터 낙제였고 그 어떤 일에도 흥미를 갖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비행청소년'(다른 의미의 비행이지만 비행이라는 말이 들어가긴 한다)급의 학생이었는데 놀랍게도 해군 파일럿이 쓴 <영웅의 자질>이라는 책을 읽고 파일럿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현재 그는 우주에 4번이나 다녀온 우주인이다.


스콧 켈리의 학창시절, 그의 오랜 연인 아미코의 이야기 등을 보면서 '우주여행'보다 더 관심히 가는 사실이 있었다. 한국 학생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아는 나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점이 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실패'와 '재기'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 한(어쩌면 사업에서도 그럴 수 있겠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현재 대입제도에서 '수시'비율이 80%나 되는 것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는 이 제도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단 한 번의 시험에서라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의대나 최상위 대학을 내신으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좋은 학군, 경쟁이 심한 학군으로 가면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져 혹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이라고도 말한다. <인듀어런스>에서 스콧 켈리는 끊임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엉망인(일반사람들의 눈에는 확연히 엉망이다)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해군에 입대하여 파일럿이 되었고 마침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우주비행사까지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이게 가능한 일일까? 그의 연인인 아미코도 마찬가지이다. 15살 때 집에서 가출하여 18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나사에 비서로 취직하였고 나사에서 지원해주는 학업프로그램에 합격하여 전일제 직원이 되어 훌륭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노력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두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 과거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인생을 살았더라도 노력하면 다시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는 것이다. 한국은 수시를 옹호하는 댓글만 봐도 '실패'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을 알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꾸준히 잘 하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는 식이다.


다시 책 본문 내용으로 돌아가서, <인듀어런스>는 영화나 소설로 접한 사람들이 생각하기 힘든 우주생활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준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의 부작용은 물론이고 수많은 우주인들의 희생 끝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하나씩 발전해왔다는 것, 예전에는 비행능력을 우선으로 쳤으나 최근 우주비행사를 뽑을 때는 건강한 정신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점을 우선으로 친다는 것(최근 이에 대한 책이 한국에도 출판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스타시티, '닥터no'로 불리는 비행의무관, 소유즈 발사 때 입는 소콜복을 입는 방법과 불편한 점 등 그가 겪은 일이 세세히 나와 있다. 심지어 소콜복을 입을 때 그가 대머리라서 자꾸 머리를 다친다는 것이나 남자들도 소변을 보기 힘든데 여자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용변을 해결하는지 궁금하다는 것, 로켓 출발 전에 관장을 해야한다는 것 등까지도.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우주여행이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지만(내가 해 보지 않고 부러워하는 모든 것이, 실상은 상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런 소소하고 새로운 점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스콧 켈리가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 우주 비행 훈련을 받고 우주에 나가서 생활하고 다시 되돌아오기까지 우주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인듀어런스>를 반드시 보기 바란다. 소설이 아니라 발단, 전개, 절정 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소설보다 더 와 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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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 인간의 재능
앤서니 스토 지음, 이유진 옮김 / 심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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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공격성, 인간의 재능-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격성



 

공격성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 범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며,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공격성, 인간의 재능>이라는 제목에 끌렸던 것은, 이런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인간의 재능'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공격적 생명체이다. 설치류들을 제외하고 같은 종의 일원을 습관적으로 파괴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며 동족에게 잔혹한 행동을 하면서 기쁨을 얻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인원 중 일부가 동족에게 폭력을 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인간처럼 같은 인간을 수시로 죽이고 때리고 공격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인간들은 다수의 인간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는 하는데(전쟁이나, 총격전 등) 다른 동물들은 이런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을 뿐더러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일은 없다. 이렇게 극도로 '야만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공격성' 하면 무기를 들고 남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행위 또는 폭력적 행위를 떠올리기 쉬운데 그것은 아주 좁은 의미의 공격성이라고 한다. 젖병을 달라고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울어대는 아기, 절도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판사, 연인의 애정을 갈구하며 협박을 일삼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 등 이 광범위한 모든 행위들이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이 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는 엄마의 행동도 '공격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공격성'을 평소에 얼마나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보통 우리는 '공격성'의 한 단면만을 떠올리며 거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데 이 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본성인 '공격성'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많은 정신분석학자들은 '공격성'을 인간의 본성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데(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 저자는 '공격성'을 선천적인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많은 학자들은 사람들의 본성에 '전쟁을 향한 본능적 충동'이 없다고 믿고 싶어했으나 이를 증명할 방법은 없으며 인류학을 되돌아볼 때 '낙관적인 전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사이코패스의 적대감'과 '적대감을 줄이는 방법'이었다. 많은 학자들이 사이코패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나 인간은 인간 스스로를 다 파악하지 못했다. 유영철, 조두순 등의 범죄자들이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 때마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불거진다. 이 책에서는 사이코패스를 편집적 성격을 지녔으며 즉각적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여된 사람이라 규정한다. 공격적 사이코패스는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잘못된 공격성을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적대감을 '행동으로 옮기는 성향'이 강해 폭력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 사이코패스에는 기질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데, 공격적 사이코패스의 25~50%는 뇌파 리듬이 비정상적이고 또 일부는 유전자가 비정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걸로는 정확히 사이코패스를 규명할 수 없으며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많은 사이코패스들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사람들은 '처벌' 자체를 기피하고 싶어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하지만 강력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이들에게 처벌의 가혹함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우리가 잔혹한 범죄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범죄가 줄어든다고 믿는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사실이다. 범죄를 줄이는 방법에서 저자는 지구에서 인간이 살고 있는 면적과 인간이 가진 식량자원에 비해 급격히 늘고 있는 '인구 수'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출산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일본'이 바람직한 것으로 표현했는데, 낮은 출산률때문에 경제인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게 맞는 예시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인간의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구밀도가 과도하게 높아져서는 안되는데 현재 인류는 '인도적 이유'때문에 인구수를 조절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전쟁'과 같은 공격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인간의 본성 중 하나라고 인정할 수 있게 된 '공격성', 이제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과 다른 관점으로 '공격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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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3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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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곰돌이 푸-나의 영원한 친구 위니 더 푸


 


일요일 아침,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어서 늦잠을 실컷 자도 되는 날.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8시가 되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잠이 덜 깬 모습으로 티비 리모컨을 켰다. 바로 일요일 아침에 해 주는 만화를 보기 위해서! 갖가지 만화를 방영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곰돌이 푸'를 즐겨 봤던 기억이 난다. 꿀을 좋아하고 바보같이 착한 곰돌이 푸, 겁 많고 약간은 얄미운 행동을 하곤 했던 피글렛, 겉모습은 굉장히 귀여웠지만 목소리를 듣고 정을 뗀 당나귀 이요르, 그리고 똑똑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 크리스토퍼 로빈 등이 나왔다. 곰돌이 푸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굉장히 귀여워서 푸 캐릭터들이 나온 온갖 문구용품을 모으기도 했었다.


어느덧 어른이 되고 나서 '곰돌이 푸'를 잊고 살았다. 학교 시험을 준비하고, 자격증을 따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해야 할 일이 항상 많았다. 실제로 할 일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생각할 여유는 없었고 책을 읽는 시간 또한 점점 줄었다. 특히 동화책이나 시는 거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이지 한참만에 '곰돌이 푸'에게 되돌아왔다. 어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이 그런 것처럼. 곰돌이 푸는 여전히 천진난만했고 세상에 근심이라고는 없어보였다. 행동이 느리고 기억력이 나빠 종종 실수를 저지르곤 했지만 그런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귀여운 외모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깨닫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였다.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이 살던 아름다운 백 에이커 숲, 그런 숲에서 행복하게 사는 동물 인형 친구들과 그들의 반짝이는 우정, 악의라고는 찾을 수 없는 동물 친구들의 행동과 말들. 예전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그들이 세월의 흐름을 뚫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상처받고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피로를 떠안고 달려왔던 수많은 날들이 그들의 따뜻한 모습에 눈처럼 녹아내렸다.


"푸야 너는 아침에 일어나면 맨 처음 생각하는 게 뭐야?"

피글렛이 마침내 입을 열어 푸에게 물었어.

"아침으로 뭘 먹을까 하는 생각."

푸가 대답을 하고 피글렛에도 똑같이 물었어.

"피글렛 너는 뭔데?"

"나는 있지... 오늘은 또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

피글렛의 대답에 푸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본문 중에서-

 


계속 꿀을 먹으려고 바보같이 노력하는 푸와, 친구들을 사랑하는 푸와, 모험을 떠나는 푸 등 온갖 모습의 푸를 다시 보았고, 또 신나는 내일을 기대하며 잠이 드는 푸를 지켜 보았다. 나도 '내일은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질까'하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고 매일 조금씩 실천하고, 원하는 모습에 점점 가까워지는 나의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하는 내가 아니라, '할 거야'라고 의지를 다지는 내가 되고 싶었다.


곰돌이 푸와 함께 하는 마음 따뜻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곰돌이 푸'를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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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하버드대 심리학과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 류쉬안의 Getting Better 심리학
류쉬안 지음, 원녕경 옮김 / 다연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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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심리학으로 자기계발 하기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위트 있는 이 제목은 심리학의 유용성을 강조하면서 혹시나 하는 희망이 들게 한다. 나도 '심리학'에 대해서 알아 둔다면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을 좀 이룰 수 있는 심리학의 마법이 존재할까?


물론 심리학의 마법같은 건 존재하지 않지만, 이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적혀 있는 내용으로 리뷰를 시작하고 싶다. 심리학자들은 '후회'를 두 가지로 나눈데 바로 '어떤 일을 한 것에 대한 후회'와 '어떤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단기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한 것에 대한 후회를 더 많이 하지만 5년, 10년 등 장기간이 지나면 '어떤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훨씬 크다고 한다. 나 또한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를 더 자주 떠올리는 편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자 오랜 세월이 지나도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가 별로 없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어떤 유형의 사람인 줄 아는가? 바로 과거의 일을 교훈으로 비슷한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이 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또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한 걸음씩 나아가 장점을 계발하고, 배움을 지속하고, 인생을 최적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제까지는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깊은 후회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실용적인 심리학'으로 도전하는 삶, 도전을 극복하는 삶으로 삶을 의미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영어를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따돌림과 놀림을 당했다고 한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I don't know라고 대답했고 그 이후로 별명은 I don't know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락실 쿠폰을 모아 산 컴퓨터로 끊임 없이 코딩을 연습했고, 예상치 못한 오류나 버그로 다운되는 일이 비일비재해도 화를 내는 것보다는 오류코드를 토대로 문제 되는 부분을 고쳐가는 것을 배웠다. 이 코드를 끊임없이 연습하여 미국 최고의 학교 중 하나인 '하버드'에 입학했고 거기서 지식의 '낙원'을 경험했다. 거기에서 그는 전천후인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체육과 봉사는 물론이고 댄스파티 디제이에 학생회, 동아리까지 이끄는 친구였다고 한다. 만능형 천재가 아니었지만 하버드 학생들은 그를 진정한 명물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학생들에게는 특징이 있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과 좀처럼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그에게 어떻게 이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어떻게 일찍 일어나냐고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진짜 어려운 건 일찍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찍 자는 거야. 남들이 밤에 파티 갈 준비를 할 때, 나는 스스로에게 '안 돼! 일찍 잘 거야'라고 말해. '일찍 자야 해'가 아니라 '일찍 잘 거야'라고! 누가 이래라저래라 해야 뭘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기 자신을 설득할 줄도 알아야 하니까. 그래서 '-해야 해'라고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다 '-할 거야'라고 의지를 다지는 거지.


-전천후 하버드 명물 학생 '조'-

 
   

 

 

혹시 이 글을 보고 머리가 띵한 것을 느낀 사람이 있는가? 저자는 그의 대답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나 또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 스스로 일정을 관리하는데도 나는 많은 시간동안 '-해야 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의 선택인데도 말이다. 나는 '-할 거야'라고 의지를 다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이어서 읽었다.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는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심리학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도움을 얻는 방법, 두 번째는 연인과의 관계를 더욱 바람직하게 만드는 방법(연인을 만드는 것부터 로맨스를 유지하는 것 등), 세 번째는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다. 내가 관심이 있는 부분은 첫 번째와 세 번째였는데, 연인을 사귀고 서로를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심리학을 통해 '대인 민감성'을 조절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오해를 줄이고 소통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인 '관찰력'을 의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말과 행동을 살펴 상대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리면 좀 더 사려깊은 사람이 될 수 있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긍정적 표현을 사용하여 호감 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나는 스스로 일을 마지막까지 미루는, 만성적인 미루기 사람인데 이 책에서 바로 그 점에 대해 다뤄서 관심있게 읽었다. 뉴스에서 성인 중 20퍼센트가 만성적인 미루기 환자라고 했는데 저자도 스스로를 잘 미루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가지 심리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미루기 환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뛰어난 업적을 이룬 많은 사람들도 '미루기 선수'들이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는 글을 쓰기 전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작가 허먼 멜빌 역시 모비딕의 종반부를 쓸 때에는 쇠사슬로 자신을 묶고 목표한 진도를 나가기 전까지는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미루기 습관을 고치기 전에 자신이 어떤 타입의 미루기 환자인지 분류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미뤘다가 스퍼트를 내고 싶어하는 유형, 도피 심리에서 미루는 유형, 선택의 어려움으로 미루는 유형, 충동적이고 스릴을 즐겨 흥미로운 일에 정신이 팔리는 유형 등이다.


나는 여러 유형이 섞여 있는 사람이다. 이런 미루기 습관은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원숭이 길들이기(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면 보상 지급),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할 때는 3가지를 넘지 않고 미뤄두기 쉬운 일을 반드시 한 가지 포함시키기, 미래지향적인 사람 되기, 포모도로 테크닉 사용하기, 일단 시작하고 보기 등이다. 대충 알고 있지만 미루는 것만 집중적으로 고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이것들을 하나씩 실천하면 중요한 일을 미루는 나쁜 습관이 없어질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법 등에 대해 알려주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여 그 원인을 설명하고 대응 방안을 알려주기 때문에 '쓸모있는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붙인 듯 하다. 추석이라는 꽤 긴 연휴의 절반쯤 지나갔다. 아마 추석 동안 어떤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 또는 추석 이후 특정 일을 성취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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