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만에 마스터하는 공무원 영문법
정승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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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0일 만에 마스터하는 공무원 영문법-빠르게 기초 영문법  완성하기


 


처음엔 공무원 영어를 쉽게 생각했으나, 막상 풀어보니10년 간 영어를 가르치고 토익 점수가 만 점인 저자에게도 어렵게 느껴지는 시험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시중에 나온 문제집들은 모두 수능 영어를 적어도 2-3등급 이상 받은 학생들을 위한 교재였고, 영어가 중학교 수준에 멈춘 학생들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든 책, 어렵게 읽고 외우는 빽빽한 문법책이 아니라 소설처럼 쭉쭉 읽어나가는 쉬운 영문법 책 <10일 만에 마스터하는 공무원 영문법>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체 책 분량은 약 340페이지, 쉬운 책이라더니 왜 이렇게 두꺼워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단정은 금물! 책을 처음 펴자마자 열심히 단어마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며 읽는 책이 아니라 저자가 의도한 것처럼 소파에 누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소설책보다는 공부 방향을 알려주는 학습서나 공부 방법론에 관한 책처럼 읽으면 됩니다. 문법에 무한대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 공시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가볍게 기본기를 쌓고, 영문법이란 무엇인지 이해하면서 읽어나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순서는 다른 모든 문법책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8품사와 문장 형식으로 시작하여, 동사의 시제, 조동사와 수동태, 부정사, 동명사, 분사,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그 외의 문법설명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이점은 문장의 형식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명사, 형용사, 동사와 같은 8품사의 설명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당연이 명사, 동사 등 품사의 명칭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문법책과는 달리 용어의 기초부터 설명합니다. 정말 영문법 기초가 없어 하나씩 짚어나가며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문법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은 오히려 이런 부분이 너무 쉽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있으므로 다른 책으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예시는 쉬운 단어, 쉬운 문장으로 되어 있으며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를 제시할 때에도 헷갈리는 부분은 뺐습니다. 그러나 공무원 시험에서 자주 나오는 문법 요소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갑니다. 그래서 영문법을 쉽게 공부하면서도 내가 포인트를 어디에 두고 공부해야하는지 파악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질문과 대답 코너로 따로 만들어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또한 쉬운 영문법 책이라도 공무원 시험에 기출된 숙어들, 표현들 등을 따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를 해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하면


1. 영문법 용어 설명부터 차근차근, 영문법 초보자도 읽을 수 있다

2. 문법 설명이 말로 길게 풀이되어 굉장히 쉽게 되어 있다.(대신 문법을 잘 아는 사람은 지루하고, 괜히 글 분량이 많게 느껴질 수도)

3. 쉽지만 공무원 시험에 자주 나오는 포인트는 모두 나와 있다.

4. 꼭 필요한 문법 요소는 외울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5. 학습방법 설명책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6. 예시 등등은 모두 공무원 기출을 사용하였다.


혹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영문법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빠르게 영문법 기본 용어와 기초를 쌓고 다음 단계를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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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빅팻캣 시리즈) - 빅팻캣의
무코야마 아츠코.무코야마 다카히코 지음, 다카시마 데츠오 그림, 김은하 옮김 / 윌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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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빅팻캣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직관적으로 영어 배우기!


 

 


이 책의 저자는 한평생을 일본에서 살다가 별 생각 없이 결혼을 위해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가게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준비 없이 그녀는 맨땅에 헤딩을 해야했고 매일 울면서 영어에 매달렸지만 이상하게 영어는 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영어권 나라에 오래 살았으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고 짧은 영어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특히 뇌가 굳은 성인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저자에게도 일어났으나 일본에서 가져간 문법책의 구원을 받았으니, 미국에서 살아있는 영어를 경험한 후 다시 접한 문법책은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고 한다.


저자가 깨달은 것은, 성인이 외국어를 익히려면 문법적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과 아무리 문법을 잘 알아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일본에 돌아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친 후 쓰게 된 <빅팻캣 시리즈>, 이 책은 최소한으로 문법을 정리하였으며 혼란이 될만한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기도 했다. 바로 빅팻캣은 문법을 세세히 따져 적은 책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기 위한 준비서이기 때문이다. 읽어 본 결과 일본이나 한국과 다른 어순을 가진 영어, 다른 사고 방식으로 전개되는 영어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처럼 영어를 좀 더 영어권 사람들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한국어를 할 때 우리가 어순, 조사, 문장 호응관계 등등을 일일이 떠올리지 않고 구사하는 것처럼 영어권 사람들도 그렇다. 하지만 어순부터 다르니 한국인들은 영어를 익히는 첫 걸음부터 난관에 부딪친다. 나는 머리 속에서 왜 영어 어순이 이렇게 되는지 일일이 재조합하면서 한국어를 영어로 바꾼 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영어도 한국어처럼 바로바로 자연스럽게 내뱉고 싶었다. 영미권 사람들의 사고방식, 언어구사방식을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한다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좀 더 빠르게 영어식으로 사고하고 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빅팻캣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에 따르자면 영어는 그나마 간단한 언어이고 일본어는 손꼽힐 만큼 어렵다고 한다. FBI에서 영미권 사람들이 가장 익히기 힘든 언어 중 하나가 한국어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한국어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영어는 초보자가 써도 어느 정도 읽을 만 하지만 한국어는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 쓴 것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된다.(Hellow talk을 한 번이라도 들어가 본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 것이다.) 영어는 중요한 순서에 따라 간단히 나열되는 편이라고 한다. "누가->했다->무엇을" 과 같은 순서로 나열하고 장소나 시간같은 것은 생각나는 대로 덧붙여도 되므로 "인간이 사고하는 순서=영어의 어순"이다.

 


저자는 영미권 사람이 아닌 사람들은 영어를 마스터할 때 대부분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안개가 걷히듯이 깨닫는다고 한다. 인풋을 어느 수준 이상 축적해야만 이 과정에 도달하는 듯 하다. 내가 고등국어를 가르칠 때에도 비슷한 말을 하는데, 언어 실력이 상승하는 과정은 대부분 비슷한가 보다. 또한 영어는 무엇보다 '읽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내가 다른 블로거의 추천으로 읽은 <크라센의 읽기 혁명>에 나온 것과 동일하다. 보고 읽고 듣고, 이런 식으로 영어가 상당량이 축적되어야 영어가 터질 수 있다. 저자의 이런 주장에 따라 <빅팻캣>영어 원서 시리즈가 만들어졌으니 혹시 관심있는 사람들은 찾아보기를 바란다.


<빅팻캣>은 영어의 기본 구조를 간단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들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A가 B를 대상으로 어떤 행위를 한다"가 영어 문장의 70퍼센트 이상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박스와 화살표 도식으로 표현하고 예시를 들어주는데 초등학생이 봐도 이해될 만큼 쉽다. A상자에는 주인공, B상자에는 조연이 들어가고 화살표에는 A가 B를 대상으로 한 행위가 들어간다. 이렇게 선형적으로 이어 보니 신기하게도 영어 문장이 되었다. 또한 이 기본 구조에 조연들을 덕지덕지 붙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꾸밈이 들어간 복잡한 영어 문장이 되었다. 도식들이 어려운 문법, 문장구조를 매우 간단하게 나타내니 머리가 굉장히 명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 영문법이나 말하기, 독해 실력을 늘려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정도 문법, 독해, 말하기 등등 영어를 공부했으나 별 진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빅팻캣>을 읽고 영어권 문장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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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떠나보내며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알베르토 망겔 지음, 이종인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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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재를 떠나보내며-책덕후의 책에 대한 연가


 


여기 어쩔 수 없는 개인의 사정으로 소중히 모아온 책들을 깜깜한 상자에 가둘 수 밖에 없었던 독서광이 있다. 어린 시절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고 시력을 잃어가던 그에게 책을 읽어준 이후 평생을 독서가, 장서가로 살아왔다. 또한 그는 <밤의 도서관>, <독서 일기> 등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자신의 서재를 잃고 책들에게 바치는 <서재를 떠나보내며>를 썼다. 하나하나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을 장서들을 무미건조한, 특색없는 상자에 쌓아 넣으면서 그는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책들을 위한 책이자 자신의 텅 빈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 또한 전문적인 책 수집가는 아니지만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디선가 책을 모으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말을 들었는데 한 부류는 수집하기 위해 모으는 사람이고 다른 부류는 읽기 위해 모으는 사람이었다. 전자는 책을 최대한 깔끔하게 보관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서 책의 비닐 커버도 벗기지 않고 고이 보관해두는 경우가 많다. 나는 주로 수집하기보다는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수집용으로 산 책은 거의 없으며 모두 읽기 위한 책이니까. 책을 함부로 던지거나 굴리지 않으며 책을 읽을 때에도 책 장이 구겨지거나 접힐까봐 소중히 대한다. 내가 자주 머무는 자리에는 어디에나 책을 두고 싶어하며, 아무것도 읽지 않은 날에는 뭔가 서운하다. 항상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 안에는 사고 싶은 책들이 한가득 담겨 있으며 매 달 상당한 양의 책을 구입한다. 그러다 보니 책장에는 책이 꽉꽉 차 있어서 틈새 여기 저기에 책들이 들어가 있다. 언젠가는 제 자리를 마련해 주리라 약속하면서, 임시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여 서재가 책으로 꽉 찬 사람들은 모두 <서재를 떠나보내며>를 읽고 격하게 공감할 것이다.


우주의 도서관에는 모든 독자를 위한 책이 적어도 한 권은 있다. 그러나 아무 책이나 그 한 권의 책이 될 수는 없고 또 모든 책이 모든 독자를 위해 집필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서문 중에서-

 

그가 책을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에 공감하고, 다른 사람의 애독서 목록을 살펴봄으로써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으며 또 그 사람과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여부도 판단한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유치하다고 폄하(읽어 봤는지 그 여부도 불투명하다)한다면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읽은 흔적은 하나 없고 보여주기 위한 책들(수집용도 아님)로 가득찬 서재를 마주하면 차라리 텅 빈 책장에 두어 권의 책이 굴러다니는 것을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며, 내 취향과 비슷한 또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충분히 존중할 만한 책들이 꽃혀 있는 것을 볼 때 호감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책을 우주에 비유한 것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우주를 가지고 있고, 다른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그가 자신이 가졌던 마지막 도서관에 대해 읽고 잠이 들었다. 내 꿈 속에서 나만의 도서관이 나왔다. 도시 근교의 한적한 곳에 넓은 정원을 가진 아담한 집이 있었고, 서재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있어 녹음이 짙은 정원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서재 안에서 나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모여 한적하게 차와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었고 방의 삼면에는 온통 책이 가득했다.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초목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시끄러운 경적소리, 공사장 소리 등 도시에서 겪는 소음들이 전혀 없었다. 창을 가리는 높다란 건물도 없어 이 층에 올라가면 바깥 정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서재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읽고 잠이 드니 나도 모르게 내가 그리던 꿈의 서재를 보았나 보다. 꿈에서 깨고나니 저자는 정말 마음에 들었던 서재를 잃고 나서 그 마음이 얼마나 비통했을지 이해가 갔다.


<서재를 떠나보내며>를 읽으면 읽을 수록 그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가 얼마나 방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세계의 작가들이 쓴 온갖 유명한 책들이 줄줄이 흘러나왔고 그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감상들이 애틋하게 이어졌다. 번역본과 텍스트 초고에 대한 의견도 흥미로웠으며 때때로 고전을 이용한 비유법과 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서재를 떠나보내며>를 읽으며 책에 대한 작가의 연가를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부르는 연가와 어떻게 다른지, 내가 가지고 있는 우주의 도서관을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훌륭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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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여행 프랑스어 - 그림으로 즐기는
Gakken Education Publishing 지음, 임주현 옮김 / 다락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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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그림으로 즐기는 최소한의 여행 프랑스어-그림으로 배우는 기초 프랑스어


 


작년에 프랑스 파리부터 시작하여 남부지역을 여행하면서 만약 내가 프랑스어를 조금 더 할 줄 알았다면 훨씬 재미있는 여행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파리처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관광지에서는 영어만 조금 할 줄 알아도 의사 소통을 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었지만 남부 지역의 시골로 들어가자 문맹이자 프랑스어라고는 '봉쥬르'밖에 하지 못하는 나에게 난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는 메뉴판 조차 읽을 수 없었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어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웠다. 배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헤맬 때에도 손짓, 몸짓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겨우 알아듣긴 했지만 하마터면 배를 놓칠 뻔 했다. 또 프랑스에서는 갖가지 책을 팔고 있었는데 무척 예쁜 책이 있었는데도 프랑스어를 읽지 못하니 사기 망설여졌고, 파리에서 열리는 벼룩시작을 몇 번이나 힐끔거렸지만 무엇이 내 취향에 맞는 책인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

 

 

 


또다시 프랑스 여행을 계획해 놓고, 몇 개월의 여유가 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프랑스어를 조금 익혀놓고 여행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초 책을 찾아 헤매는 중에 눈에 들어온 <그림으로 즐기는 최소한의 여행 프랑스어>를 비롯한, 그림으로 익히는 프랑스어 책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바로 '그림'이 많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글씨만 있는 것보다는 시각적 정보가 함께 있는 것이 낯선 언어를 익히기엔 좋다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들이 언어를 익힐 때 그림책으로 익히는 것처럼, 문자로만 보는 것보다 이미지로 함께 보면 더 외우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툴지만 여행지에서 프랑스어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초 문법을 굉장히 쉽게 설명해 놓았으며 여행에 관련된 것도 아기자기하게 메모 형식으로 적어 놓았다. 프랑스 파리 시내 주요 관광 구역을 일러스트로 표현해 놓았는데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다. 파리 12구에서 비스트로 레보슈아르에서 리예트와 와인을 먹어야 한다는 것, 18구에서 영화 <아멜리에>에 나온 카페의 크렘 브륄레 먹기 등과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프랑스어의 기초 인삿말부터 시작하여 모든 회화는 mp3파일을 통해 듣고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프랑스어는 유독 한국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든 발음들로 되어 있어서 수시로 듣고 따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랑스어를 익히다 보면 군데군데 나오는 여행정보는 내가 가 봤던 곳도 많아서 무척 반가웠다. 여행하다 닥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프랑스어, 식당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단어들, 파리에서 인기 있는 맥주들 등 실제 여행에서 필요한 표현이 많았다. 이 책 하나로 매일 한 두 문장씩 외우면 다음 프랑스 여행에서는 몇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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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그림 인문학 - 오늘, 우리를 위한 동양사상의 지혜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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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옛그림 인문학-그림으로 배우는 선현들의 지혜


 


자주 보아야 예쁘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지는 것들이라도 자주 접하다 보면 그것을 대하는 눈이 바뀐다. 우리나라의 옛그림들도 그렇다.


현대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그림보다 서양의 그림에 익숙하다. 우리의 옛그림보다는 서양의 인상파 화가가 그린 그림들이 익숙하고, 그것들이 더 화려하고 예쁘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국의 옛그림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리고 찬찬히 그것들을 살피다 보면 점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조상들이 가지고 있었던 마음들, 민중들의 소박한 생활, 추구했던 정신적 가치들 등등 수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옛그림 인문학>은 그림과 함께 선조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책이라 그런지 각 챕터의  제목들부터 굉장히 낭만적이엇다.


배움, 달빛 언덕에서 시를 논하는 행복


물론 현대의 학생들처럼 입신양명을 위해 억지로 공부했던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과거에는 學而時習之不亦說乎 [학이시습지불역열호]​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직접 실천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정선의 <독서여가도>는 책을 읽다 잠시 쉬는 자신의 모습을 담았으며 조선의 화가들이 자주 그렸던 것은 선비들의 서재를 담은 <책가도>였다. (참고로 정조도 독서광이라 <책가도>를 좋아했으며 책가도를 그리지 않은 화공에게 벌을 내리기도 했다.) 공부를 위해 은거하는 선비를 찾아온 지인의 모습을 그린 조영석의 <설중방우도>는 고즈넉하게 눈 쌓인 배경 안에서 두 사람이 진지하게 무언가를 토론하고 있어서 벗과 함께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눈에 선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김홍도에 얽힌 이야기와 달리 꼿꼿한 자세를 하고 새하얀 도포를 입은 김홍도의 자화상은,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그의 면모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애초에 그의 이름 자체가 유가의 핵심 가치를 체득하여 도를 넓히는 군자가 되라는 바람이 담겨 있으니 이런 모습이 당연한 거 같기도 하고 다른 그림들을 보면 풍류를 자유롭게 즐기는 그의 모습이 진짜인 것 같기도 하고.


 

하늘과 사람을 알다


커다란 보름달 밑에 나무들만 지키고 서 있는 길, 쓸쓸함이 밤의 정취와 섞여 누군가에게는 고독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편안함을 준다. 우리나라의 밤 풍경을 그린 김두량의 <월야산수도>이다. 산과 물을 좋아했던 조상들의 '요산요수'가 절로 떠오르는 이 풍경은 현대에 와서는 즐기기 힘든 모습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고구려 벽화의 사방신, 그리고 해신과 달신. '하늘과 사람을 알다'에서 다루는 다른 그림이다. 주몽 신화와 관련이 있는 이 그림은 '인간의 삶이 곳 신의 뜻'과 같을 때 비로소 발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옛그림 인문학>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 조금은 낯선 그림 등을 주제에 맞게 나열하여 선조들이 가지고 있던 생각을 자연스럽게 그림과 연결하였다. 주로 인간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면서 조상들이 추구했던 주제들에 대해 다뤄 진정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바쁘게, 성공과 효율만 생각하면서 앞으로만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휴식처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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