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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신화여행 - 신화, 아주 오래된 이야기
김헌선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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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중동신화여행-낯선 중동의 신화 속으로 빠져보자


어릴 때 내가 알던 신화는 단군신화와 한국의 옛이야기들, 그리고 그리스로마 신화가 전부였다. 단군신화를 읽고 나서는 굉장히 아리송한 기분이었고(왜 꼭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가, 동물에게 그런 욕구가 있을까, 만약 그렇다 해도 그 당시엔 곰이나 호랑이같은 맹수가 인간보다 강했을텐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서는 인간보다 강한 불사의 몸으로, 인간보다 더 격정적으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싸우는 신들의 모습에 재미와 충격을 동시에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참 후, <람세스>를 통해 이집트 신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엔 그리스로마신화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북유럽 신화를 읽고 나서는 더욱 더 신화에 빠져들었다. 이후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원작을 쓴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시리즈 소설을 모두 읽은 후에는 뱀파이어의 원류를 이집트 신화에서 찾았다는 것을 보고 신화를 이렇게 차용할 수 있다는 것에 전율을 느꼈다.



나는 신화가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는 측면은, 신화가 갖는 이야기의 힘이다. 인간의 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항상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 퍼뜨린다. 신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의 원조이자 그 땅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적 발판이다. 그래서 현대 작가가 쓴 이야기들 중 많은 것들은, 특히 구조가 매우 탄탄한 것들은 신화를 밑바탕에 두고 있는 것들이 많다. 사람들은 신화를 배경으로 하거나 신화를 차용하고 있는 작품을 읽을 때 쉽게 수긍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신화와 옛이야기가 침략의 역사를 겪으며 사라진 것이 매우 아쉽다.

 


<중동 신화 여행>은 상대적으로 우리가 낯설게 느끼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현재 중동은 상처가 끊이지 않는 땅이지만 인류최조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탄생시킨 곳이며 한때 가장 강성한 문화의 꽃을 피운 곳이다. 그래서 저자는 <중동 신화 여행>이 인류 최초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행이라 하였다.


사막은 아무리 뜨거운 화공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별밤을 선사하고, 티그리스 강은 아무리 많은 시체를 흘려보내고도 여전히 살아남은 연인들에게 다시 또 사랑의 산책로를 선사한다.


-본문 중에서-


 


<중동 신화 여행>은 7명의 신화 전문가가 신화에 대해서 강의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화와 서사시를 보는 시각부터 시작하여 이집트 오시리스 신화, 수메르 엔키신화, 여신 이난나, 길가메시 이야기, 바빌로니아의 창세신화 에누마 엘리쉬 등으로 이어진다. 강의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장점은 강의자의 특성이 진하게 드러나는 글을, 신화의 주제에 맞춰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전문용어가 많이 쓰였으며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 대한 전반적인 신화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정신이 분산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전체적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낯선 나라의 신화에 대한(교양강의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내용을 주제에 따라 이것저것 보게 되므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



<중동 신화 여행>에서 흥미로웠던 점들은 몇몇 저자들이 중동신화를 우리나라의 신화와 비교하면서 주제에 따라 제시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제주도의 사례를 기준으로 삼아 한국과 어마어마하게 떨어진 중동의 신화를 분석했다는 점이 낯설었다. 이집트 오시리스 신화는 워낙 다양한 이집트 배경 소설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친숙한 친구를 보는 느낌이었으며, 저승여행을 다녀온 여신 이난나에 대한 이야기는 여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세계적으로 삭제되고 축소된 상태에서 수메르신화의 '이난나'는 강인하고 현명하며 욕망이 강한 여신으로 살아남았다는 점(물론 이난나 여신도 많은 시련을 겪었다)에서 인상 깊었다. 원래 많은 신화들이 초기에는 여성신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나 고대 도시 사회로 이전되면서 남성신으로 권력이 이양되었고 오랜 세월동안 남성지배적인 세상이 지속되면서 여성신들의 흔적은 점점 옅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난나 신화를 보면, 과거 여성신들이 어떤 면모로 그려졌는지 그 위상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쭈욱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로서의 신화보다는, 중동신화를 주제에 따라 분석하는 관점에서 다루었으므로 중동신화를 전반적으로 가볍게 살펴본 뒤 읽을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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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7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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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울 사는 외계인들-나와 고양이와 찔레꽃, 그리고 무화과나무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대량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정보들, 남들에게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 많은 물질적인 것들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도시에 살면서 하루종일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다 보면 내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아닌가, 오히려 이런 세상에서 자기 중심을 지키고 사는 것이 신기한 일일까?


여기 서울 하늘 아래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집 마당을 한가득 덮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사는 외계인들>에서 주인공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곳. '나'는 이 무화과나무를 보자 순간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진다. 고모가 '나'를 데리고 살다가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새로 마련해준 '나'의 살 곳. 하지만 정남향의 눈부신 햇살에 커튼을 해 달라는 요구마저 묵살당한다. 고모는 여기서 살 사람이 커튼을 치길 원하는데 그것마저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몇 장을 읽자마자 이 소년이 퍽이나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의 재혼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고 하면서 고모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소년, 그러나 조카가 '남들처럼'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 고모에게 영원한 민폐가 될수밖에 없는 소년 시우. 마치 인간 속에 섞인 외계인처럼 홀로 이질적으로 떠돈다. 소년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넌 진짜 어느 별에서 왔냐?"


새로 세를 들어 이사온 이 곳은 정말 이상한 곳이다. 앞에는 거대하고 뾰쪽뾰쪽하게 솟구친 교회가 있고, 집 안으로 들어오면 엄마 품과 같은 아늑한 무화과나무가 집을 보듬어주고 있다. (이 무화과나무 집을 낮의 풍경으로, 밤의 풍경으로 묘사를 하는데 매일 딱딱하거나 단순한 글만 보다 보니 무화과나무의 묘사 문구를 보면서 알 수 없는 감동까지 느꼈다. 간만에 감성이 가득 찬 느낌!)


옥상 난간에 앞쪽으로 펼쳐진 무화과나무 이파리가 물처럼 흔들렸다. 낮에 보았을 때보다 더 바다처럼 보였고, 그 출렁거림도 더 장엄했다. 검은빛과 푸른빛이 이파리라는 경계에서 만나 서로 섞이고 섞여 토해 내는 그 미묘한 빛을 나는 얼른 표현할 수 없었다.


소년은 친절한 주인집에서 팥 칼국수를 주었으나 질색하고 만다. 하지만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그릇, 누가 먹었나 했더니 말하는 고양이가 아주 맛있게 먹었단다. 황색 점이 네 개나 박혀 있는 꼬리를 가진 녀석은 앞머리를 치렁치렁 내리고, 밝은 햇살이 싫어 창문에 덕지덕지 책장을 붙여놓은 소년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주인 집의 구성원은 젊어보이기도 늙어보이기도 하는 아주머니, 술만 마시면 "이 하와이 새끼들"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 그리고 까칠한 딸 미미로 되어 있다. 주인 아저씨가 "하와이 새끼들"이라고 욕하는 것을 듣고 소년은 지식인에 이 욕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데 어찌나 답변이 현실적인지 ㅎㅎ 나도 모르게 답변들을 읽으면서 킥킥거리고 말았다.


이 책은 <서울 사는 외계인들> 이라는 제목처럼 퍽퍽한 서울살이에 어울리지 않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가지를 길게 쭉쭉 뻗은 무화과나무처럼 서로 보듬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앞머리를 모두 가린 시우는 남과 눈을 마주치지 못할 남모를 사연을 품고 있고, 포근한 아주머니도 이 집을 지키기 위해 겪어야 했던 억울한 사연이 있다. 이들이 서로 캐묻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의 상처를 저도 모르게 치유해주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포근한 분홍빛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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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 유수연 토익 실전 모의고사
유수연 지음 / 사람in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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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유수연 토익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 토익 고득점 공략하기


토익은 공부하는 만큼 점수가 오르는 시험에 속하지만, 고비가 몇 군데 있다. 어느 정도 영어 기본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800점대 까지는 쉽게 오르지만 900점으로 넘어가는 데에서 첫 번째 고비를 겪고, 900점대에 올라서면 950점을 넘어가는 데 또 한번의 고비를 겪는다. 중요한 것은 이 때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부의 끈을 놓지 말고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는 800점대 후반, 또는 900점대의 점수에는 올라왔으나 950점 이상의 점수를 원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문제집이다. 최상위 10%의 고난도 문제로만 600제를 수록하였고, 혼자 공부하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으며 동영상 강좌 또한 제공한다.

 

 

 

따라서 문제 구조와 형태는 같으나 <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를 실제 모의고사처럼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실제 시험은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가 골고루 출제되므로 이 문제집의 점수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정답에 가까운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는 맨 앞 부분에 각 파트 별로 정답의 패턴과 유형별 기본 풀이 전략, 최근 유형, 유형별 정답의 분포 등이 나와 있다. 예를 들면 파트1에서 사람 등장 사진이 출제되었을 경우 사물을 묘사한 정답이 나올 확률은 18%, 특히 1인 사진이 나왔을 경우 사물이 정답일 경우가 67%라고 한다. 사람 수가 많아질 수록 사물 묘사가 정답일 확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모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답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차하여 듣기를 놓치거나 두 가지의 답 중 고민이 될 경우 이런 통계적 결과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는 총 3회의 모의고사로 구성되어 있고, 앞서 말한 것처럼 문제 개수, 유형 등은 실제 토익 문제와 동일하다. 그러나 정답을 고르기 힘든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어려운 문제에 대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해설에 있다. 거의 따로 오답정리를 할 필요 없이 책의 해설에 내가 모르는 부분만 표시하면 될 정도로 해설이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듣기에서 어떤 표현 뒤에 정답 단서를 주는 문장이 나오는지, 함정 유형과 오답 패턴은 무엇인지(물론 다양한 이유로 틀릴 수도 있겠지만 헷갈리는 정답지는 대부분 비슷하므로) 이런 상황에서 정답을 고를 수 있는 팁은 무엇인지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다. 주의해서 봐야 할 정답지와 단어 등은 친절하게 음영 처리가 되어 있고 주요 단어 또한 푸른 색의 글씨로 나와 있다.

 

또한 어법 문제는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지, 어떤 어법에 대해서 물어본 문제인지 등이 나와 있고 문장 구조를 일일이 문석해둬서 내가 해석한 것과 실제 해석이 동일한지 비교해볼 수 있다.(주어/ 동사/목적어 등이 모두 표시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할 문법 지식은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그야말로 매우 친절한 해설지라 할 수 있겠다.


점수가 800-900점대에 머물러 있다면 <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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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 - 민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5
윤열수 지음 / 다섯수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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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아름다운 민화

익살스럽고 귀엽게 생긴 호랑이, 열심히 떡을 찧는 달토끼 두 마리, 붉은 색으로 탐스럽게 익은 석류, 화려하게 채색된 문방사우 등등. 민화는 선조들의 이야기가 잔뜩 담겨 있어서 찬찬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시대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가 하면 옛날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로만 들어온 상상 속의 동물들이 화려한 색감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어서 환상 속을 거니는 것 같기도 하다.


 


<서민의 삶과 꿈, 그림으로 만나다>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인데, 서양의 명화에 맥 없이 밀리기만 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렇게 우리나라의 옛 그림 시리즈가 책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게 정말 감격스럽다. 특히 민화는 다른 종류의 그림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었는데, 최근에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많아 해외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기뻤다. 특히 외국인들은 다른 그림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성과 뿌리를 알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린 민화의 가치를 높게 쳐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한 일은 하나도 없지만 ㅎㅎ 국내외에서 이렇게 민화의 위치가 격상된 점이 참 뿌듯하다.


일본은 외국의 침략을 거의 받지 않은 덕분에 자신들의 문화를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지켜내려올 수 있었는데, 훨씬 더 찬란하고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문화는 잦은 외침으로 많이 사라져버린 것이 안타까웠다. 특히 이런 문화, 역사적인 것들이 새로운 문화의 기반이 되고 컨텐츠가 되어 재탄생되는데 일본인들은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소품 등으로 활발하게 재생산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이 약했기 때문에 더욱 속상했다. 특히 민화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우리네 이야기는 한국 사람만이 생산해낼 수 있는 문화 컨텐츠의 보고라고 생각한다.

 


<서민의 삶과 꿈, 그림을 만나다>의 가장 큰 장점은 A4사이즈의 커다란 책 크기와 질 좋은 그림들, 그림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민화에 대한 다른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서민의 삶과 꿈, 그림을 만나다>만큼 색감이 좋지도 않았고 실려있는 그림도 제한적이었으며 책 크기가 작아 민화를 자세히 감상하기 힘들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독자들의 아쉬움을 어떻게 알고 큼직한 사진으로 그림을 가득 실었는지, 책을 받았을 때 커다란 민화를 보고 입이 찢어지게 좋아했었다.

 


또한 그림의 주제로 먼저 목차를 나누고 그림의 소재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를 해 놓은 구성도 마음에 쏙 들었다. 예를 들면 사랑과 부귀영화를 꿈꾸며 그린 민화 <화조도> 편에는 어째서 꽃과 새가 함께 그려진 모습이 사랑을 뜻하는지 간단히 설명되어 있고 <모란도> <매화도> <포도도> <석류도> 등의 순서로 그림이 소개된다. 그리고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을 사로잡는 그림들이 큼직하게 눈을 사로잡는다. 우리 조상들이 모란, 매화, 포도 등 각 사물들에 어떤 소망을 담아 그려 넣었는지,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나 설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부족함 없이 설명한다.

 
 


민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들은 선조들의 서재를 그린 <책가도>, <문방사우도>와 상상의 동물을 그린 것들이다. 전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통 부분이 느껴져서 흐뭇하고 후자는 온갖 동물의 형상이 합쳐진 기이한 동물들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덧붙여 호랑이를 익살스럽게 그린 민화들도 좋아하는데 중국, 일본과 다른 그림의 특징이 드러나고, 이렇게나 무서운 동물을 귀엽게 그린 선조들의 마음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책과 함께 4절지 사이즈의 커다란 민화 초본을 받았는데, 작호도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 면은 작호도, 다른 한면은 괴석모란도의 초본이 그려져 있다. (최근 그림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기회되면 따라 그려볼 생각이다.)

 



<서민의 삶과 꿈, 그림을 만나다>를 감상하다 보니 아주 익숙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시골에서 잘 때마다 밤이 되면 나의 무료함을 달래주었던 십장생도!(밤이 되면 놀 거리가 별로 없는데 시골은 티비 채널이 얼마 나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어린 나에게 채널을 돌릴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무척 심심했다.) 할아버지가 병풍을 세워 놓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그 병풍에 이 십장생도가 주제별로 하나씩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어린 눈에는 이게 이야기 책의 그림을 색실로 예쁘게 표현해 놓은 줄 알고 주워들은 옛날 옛적 이야기를 껴 맞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곤 했다. 그 때의 추억이 십장생도를 보는 순간 물밀듯이 넘쳐흘렀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슴의 땡그란 눈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다른 부분은 사실적으로 그려 놓고 눈을 왜 이렇게 그려놨는지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궁금증이 풀렸다. 그건 바로 사슴들이 불로초를 바라보게 그렸기 때문이란다. 이런 사소한 것에까지 의미를 두고 그렸다니, 우리 선조들은 해학과 익살이 넘치고 낙관적이며 긍정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들인 게 분명하다.


언제나 민화 등 우리 나라의 옛 그림이 서양의 명화보다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고유의 문화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충분히 살린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만의 재미있는 얘기가 훨씬 많아질텐데 아직은 그 시도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서민의 삶과 꿈, 그림을 만나다>와 같은 책들이 많은 인기를 얻어서 한국의 전통적인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웹툰, 드라마, 소설 등이 넘쳐나고 한국 고유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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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PS - 서울대학교 텝스관리위원회 공식문제집
서울대학교 TEPS관리위원회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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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울대학교 텝스관리위원회 공식문제집-뉴텝스 출제 방향

​토익이 2016년에 신토익으로 바꼈는데, 2018년 5월 12일부터는 텝스 또한 새롭게 바뀐다고 합니다. 장기간 비슷한 문제유형, 비슷한 문제 배점을 유지하다가 최근 학교, 기업들이 요구하는 경향에 맞춰 새단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 블로그는 책 소개+뉴텝스에 대한 정보전달 위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번달 4월 7일의 시험이 마지막 구텝스 시험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구텝스 시험구성 및 유형설명>

구분문제유형문항제한시간배점
 13개 Parts200140분

990점 

 

청해
Listening
Comprehension
Part 1. 한 문장을 듣고 이어질 대화로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1555분400점
Part 2. 짧은 대화를 듣고 이어질 대화로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15
Part 3. 긴 대화를 듣고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15
Part 4. 담화를 듣고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15
문법
Grammar
Part 1. 대화문의 빈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2025분100점
Part 2. 단문의 빈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20
Part 3. 대화에서 어법상 틀리거나 어색한 부분 고르기5
Part 4. 문단에서 문법상 틀리거나 어색한 부분 고르기5
어휘
Vocabulary
Part 1. 대화문의 빈칸에 가장 적절한 어휘 고르기2515분100점
Part 2. 단문의 빈칸에 가장 적절한 어휘 고르기25
독해
Reading
Comprehension
Part 1. 지문을 읽고 빈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1645분400점
Part 2. 지문을 읽고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 고르기21
Part 3. 지문을 읽고 문맥상 어색한 내용 고르기3


<뉴텝스 시험구성>

 


위 표는 이전 텝스시험의 유형과 배점입니다. 새로 바뀐 텝스 유형과 비교하면서 보시길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뉴텝스의 유형별 문항수와 시간, 점수 범위입니다. 한눈에 봐도 전체 문항 수가 200개에서 135개로 줄었고 시간 또한 140분에서 105분으로, 배점 또한 990점 만점에서 600점 만점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파트 별 문제 유형이 바뀌었습니다. 구텝스에서 독해 파트3에 지문을 읽고 어색한 내용 고르기 문제가 3문항 출제되었다면, 이 문항이 뉴텝스에서는 파트2로 옮겨가고 문항 수가 2개로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해 파트2에서 지문을 읽고 질문에 가장 적절한 내용 고르기 문제가 뉴 텝스에서는 파트3 1지문1문항짜리와 파트4 1지문 2문항짜리 두 가지로 출제됩니다.


문제 파트 별 유형과 문항 수, 그리고 특히 리딩의 제시문 종류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리딩에서 제시문이 이메일, 비즈니스, 신문/잡지, 메신저대화, 인터넷정보 등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분야의 글이 나와서 제시문 형태가 이전보다는 약간 토익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듣기에서도 토익처럼 1지문을 듣고 2문항을 풀어야 하는 유형이 추가되었으며, 파트3에서 대화 및 질문 청취 횟수가 2회에서 1회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1번에 다 들어야한다는 부담은 생겼지만 실생활에서도 (상대가 2번씩 말해줘야 알아듣는 듣기실력보다는, 한 방에 잘 들어야 하는 듣기 실력이 훨씬 유용하겠죠?) 사용할 수 있는 듣기 실력을 체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또한 파트4, 5는 강연, 방송, 안내,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담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시험과 달리 듣기 영역에서 글로 쓰인 선택지를 고르는 문항은 전혀 출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리딩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배제하고, 철저히 듣기 실력만 보겠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어휘 영역은 <문법->어휘>순서에서 <어휘->문법>순서로 변경하였고 구어체의 경우 실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일상대화 내용을 많이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연어 관계(collocation)을 적극 반영하였다는 것을 보아,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 같습니다.



문제 유형 순서가 바뀌고, 제시문 종류가 실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다양해지고, 문항별 배점과 시간 등 변화가 있으므로 텝스 주관사에서 출판한 <뉴텝스 공식문제집>을 통해 5월부터 시행되는 뉴텝스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뉴텝스 유형이 제대로 반영된 문제집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직 시행 전이므로 주관사에서 발행한 공식문제집이 가장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기존의 텝스와 유사한 점은 있지만 1지문 2문항에 대한 대비책, 그리고 새로운 제시문들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다들 열심히 준비하셔서 노력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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