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4
김정훈 지음 / 지오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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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극지에서 제 삶을 이어가는 펭귄들

 



지오북은 자연과학 관련 책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곳이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킹조지섬> 이라는 책으로 처음 이 출판사의 책을 접했고 생생한 사진과 그 동안 다루지 않았던 남극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매료되었다. 이후 여기서 나온 <아마존 탐사기>라는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깃털도둑>이라는 책에서 알게 박물학자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의 저서 <말레이 제도>라는 책도 여기서 번역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모두 섭렵하겠다는 남모를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은 김정훈 저자가 쓴 남극생물학자 연구 노트의 첫 번째 책이고 연구노트2, 3, 4까지 나와 있으며 그 중 네 번째 책이 바로 <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이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에서는 갈매기를 중점으로 하여 다양한 남극동물들을 다뤘다. 특히 저자가 초반에 남극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한 도둑갈매기들이 아델리펭귄의 알이나 새끼를 잡아먹기 때문에 펭귄에 대해서도 좀 나와 있었다. 첫 번째 책을 이미 읽었기 때문에 아델리 펭귄들이 갈매기들과 싸우며 알을 지켜내는 모습 등이 완전히 새롭지는 않았다.

 

<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은 제목처럼 남극에 사는 펭귄들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책의 앞부분에는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의 라이프사이클, 로스해 주변의 펭귄 조사지, 남극해 생태계 구조에 대한 그림이 깔끔하게 나와 있어서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책 군데군데 나와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펭귄들의 생생한 모습까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만 자연과학에 흠뻑 빠진 아이들이 있다면 부모님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 위주로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장보고과학기지가 자리 잡기 전까지 한국 팀은 킹조지섬에만 국한하여 펭귄을 조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쩌다 세종과학기지 맞은편 러시아기지에는 일 년에 한두 마리의 황제펭귄이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저자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마침내 로스해 근방에 장보고과학기지가 생기고 나서 저자는 엄청난 무리의 아델리 펭귄과 황제펭귄을 만날 수 있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에는 '킹조지섬 편'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두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남극이 그냥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남극도 다른 곳들처럼 지역에 따라 다른 동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로스해와 그 인접 연안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전 세계 아델리 펭귄의 32%, 황제펭귄의 26%, 범고래(Type C)의 50%가 서식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는 야생동물의 번식조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인데 로스해는 이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키기고 있는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해와 이 근방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00년 전 스콧원정대가 남긴 펭귄 관찰기록과 남극 최초의 건축물, 그리고 인간이 남긴 잔해 위에 둥지를 짓는 펭귄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저자는 편협한 인간의 시선과 동물들의 서식지 보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미국과 뉴질랜드는 아델리펭귄 번식지인 케이프 할렛에 공동으로 과학기지를 건설했으나 화제가 발생하여 기지 운영을 포기했다고 한다. 건물들은 철거됐지만 과거 쓰레기를 매립했던 곳이 침식되어 생활용품들이 드러나고 폐기물들이 남아있는데 펭귄들은 그 위에 둥지를 튼다. 논의 끝에 지금 남아있는 것들은 이미 번식지 환경의 일부라고 인정하고 놔 두었다고 한다. 현재는 과거의 일을 반성하고 환경 보존을 위해 연구 폐기물들을 모두 제거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슬기로운 펭귄의 남극생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델리 펭귄과 황제 펭귄의 번식 과정이다. 어느시기에 짝짓기를 시작해서 알을 낳고 이 알을 지키기 위해 수컷 펭귄들이 어떤 고통을 참아내는지, 천적들에게서 알과 새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암컷 펭귄들은 부화한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어떻게 구해오고 먹이는지 등등의 모습이 세세히 나와 있다. 무엇보다 글과 함께 자세한 사진들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어 낯선 남극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남극 동물들의 중요한 먹이인 크릴새우들에 대해 다루는데 다행히 로스해 근방에서는 크릴새우를 포획하지 않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한 때 커뮤니티에서 크릴새우관련 건강식품 먹지 말자는 얘기가 많았다. 남극과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동물들의 가장 기본적인 먹이인 크릴 새우들이 부족해진다면 당연히 그 위의 먹이사슬들이 모두 망가질 수 밖에 없다. 남극에 사는 펭귄들에 대해 다룬 책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해 우리 인간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미지의 세계인 남극의 생태계와 펭귄들의 진짜 삶을 보고 싶다면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를 강력히 추천한다. 남극 생물들의 실제 모습이 가득 담긴 사진과 함께 남극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이전의 남극 관련 책들은 대부분 외국 과학자들의 책이거나 피상적인 책들 뿐이었는데, 우리나라 생태학자가 쓴 책이기 때문에 더욱 남극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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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일어서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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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바닥에서 일어서서-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초기작



<눈먼 자들의 도시>가 리뉴얼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을 읽었고,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많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상당히 끔찍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작가의 문체는 담담했고 사실적이었다. 그 담담한 와중에 각 인물들에게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들의 심리가 너무 소름끼치게 사실적으로 나와 있어,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도 온 몸에 소름이 끼치는... 그 경험을 다시 하게 되었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진 후, 그의 초기작 <바닥에서 일어서서>를 읽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주제 사라마구의 초기작에 속하는 작품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 안의 인물 속에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그 자신의 이야기 또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당시 포르투갈의 시골에서 일어났던, 농민들에게 찾아온 비극적인 사건들이 사실적으로 나와 있다.


개인적으론 <바닥에서 일어서서>보다 <눈먼 자들의 도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세상이 흰 색으로 보이는 흑색증에 걸렸다는 허구의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서술해 나간다. 하지만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1900년 대의 진짜 있었던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이 소설 역시 주제 사라마구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진행되지만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농민들이 대를 이어 물려주는 고달픔, 빠져나올 수 없는 가난의 수렁텅이, 때로는 건강이나 생명과도 연결되는 고통과 가난 등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포르투갈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사와 1대1 대응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또한 이와 비슷한 시기를 겪었다. 그래서 이들의 비참함이 완전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농민들을 현대의 노동자로 치환하면 또 먼 세상의 일이 아니다. 현실과 강하게 연결되는 이 느낌은 내가 반기지 않는 종류의 것이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를 읽으면서 몇 개월 전에 읽었던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이 떠올랐다. 국가의 존재 이유와 정치, 국민들의 현실 등을 노골적으로 비판적으로 나타낸 작품이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와 문체의 느낌, 서술 방식 등은 완전히 다르지만 잘못된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는 점에서 유사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나쁜 날씨(포르투갈어로 마우템푸)'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가족들이 나온다. 이 농민 가족 3대의 이야기가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된다. 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경제적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떠돈다. 정착하고자 하지만 빈곤은 늘 그들을 쫓아오고 이 빈곤은 사회구조로부터 시작되어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자신들의 몸을 갈아 넣으며 땅을 일구고 지주, 정치인 등 사회 기득권에 끝없이 희생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더없이 비참했다. 이런 비참함마저 담담함으로 이끌어나가 포르투갈의 독재 정권이 무너진 1974년까지 이 가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현대에도 이런 삶을 끊임없이 반복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마 <바닥에서 일어서서> 또한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1900년대 포르투갈의 농민들과 역사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현대사회의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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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영어 고급지문 1 타미샘 원서 독해 시리즈 1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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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교양영어 고급지문1-시험에 나오는 영어지문 연습하기


 


시험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다들 수능 영어, 텝스나 토익 등 시험에 나오는 영어 독해 문제를 보면서 도대체 이런 영어 지문들은 어디에서 가져온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교양영어 고급지문1>은 바로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교양 있는 원어민들이 읽는 책에서 영어 고급 지문들을 발췌하여 각종 시험에 출제되는 영어 지문의 주요 출저를 짐작할 수 있게 하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문어체 구조들을 쉽게 해석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해 주는 '영어 독해 학습서'입니다.

 


<교양영어 고급지문1>을 시작하기 앞서 저자의 머리말을 읽어보았는데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냥 외국인이랑 의사소통 하는 것과 영어에 대한 정밀한 지식이 필요한 수준 높은 지적 기록물들을 해석하는 일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영어 문장의 직역이 가져오는 폐해도 언급했는데 예로 든 문장이 "Even Homer sometimes nods."였습니다. 직역하면 " 때때로 호머도 조느라고 고개를 끄덕인다."라는 이상한 문장일 뿐인데 여기에 Homer가 호메로스의 영어식 표기라는 배경지식이 있으면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nod는 성실한 학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존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심지어 호메로스조차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어떤 분야에 매우 능통한 사람들도 때로는 실수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설명을 들으며 어찌나 감탄했는지... 제 경우에는 예전에 저 문장을 보긴 했으나 그냥 단순히 뜻을 외우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교양영어 고급지문1>은 고급 지문들을 연습하며 어휘, 지식, 표현 능력을 차근차근 쌓으며 학습자들이 이런 고도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양영어 고급지문1>은 원서 독해 하는 팁이 매우 자세히 나와 있는데, 유의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긴 문장에 당황하지 말고 콤마(쉼표)에 유의하며 읽을 것

2. 콜론, 세미콜론, 엠 대쉬 등의 기호가 나오면 그냥 앞 문장의 예시, 부연, 결론을 의미하는 것

3. 책에 나온 패턴과 어휘, 구조해설 등을 참고하며 해석할 것


<교양영어 고급지문1>에는 모두 고급 지문 위주로 실려 있어서 문장 구조의 복잡함, 어휘 등을 보고 당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가이드를 잘 따라가면서 해석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양영어 고급지문1>에 실린 영어 지문들은 주제들도 모두 훌륭했습니다. 중요한 내용, 최근 이슈가 되는 내용, 전통적으로 많이 이야기되는 내용 등으로 선정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유전자 조작 약품의 위험성, 분노 조절 문제, 단백질 섭취의 필요성, 피드백의 중요성, 인간적 교감과 친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고려할 때 수능 영어를 좀 더 폭 넓게 준비하고 싶은 학습자, 고등학교를 앞두고 고급 영어 지문에 익숙해지고 싶은 학습자, 텝스 시험을 준비하는 학습자, 고급 영어 독해가 필요한 학습자, 상식과 교양을 영어책으로 쌓고 싶은 학습자 등에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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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봐! 하루 10분 왕초보 프랑스어 해 봐! 하루 10분 왕초보 시리즈
김자연.이하임.김영란 지음 / 랭기지플러스(Language Plu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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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해봐!하루 10분 왕초보 프랑스어-프랑스어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책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다 보니 실력이 느는 게 느껴졌고 이제 다른 언어에도 도전해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새로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한 언어는 바로 프랑스어! 우선 지인이 프랑스 파리 근교에 살고 있어서 유럽 여행을 가면 꼭 들르는 곳이 프랑스라 영어를 제외하면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또 박물관이나 미술관 가는 것을 좋아하니까, 프랑스어를 익히면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 등등을 좀 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어요. 프랑스어에 좀 더 익숙해지면 파리 외에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여행을 다니기 좋고요.

 


하지만 영어에 비해 프랑스어는 장벽이 높았어요. 우선 영어는 프랑스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했어요. 영어를 아예 고유어처럼 쓰고 있는 단어도 많고, 영어 회화는 잘 하지 못하더라도 워낙 오랜 시간동안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다 보니 기초적인 문법이나 독해를 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거든요. 프랑스어는 알파벳과 기초적인 문법도 전혀 모르는 상태, 한 마디로 노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언어였죠. 그래서 조금 공부하다가 금세 놔 버렸는데 <해봐! 하루 10분 왕초보 프랑스어>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요. 

 

프랑스어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생활프랑스어 수준으로, 기초 프랑스어 정도 익히자 라는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원래 하던 공부도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각 잡고 공부할 상황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더욱 와 닿았어요. 하루 10분 정도 공부하면서 기초 프랑스어를 익숙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였거든요.


<해봐! 하루 10분 왕초보 프랑스어>는 2분 정도에 간단한 개념을 잡고 2분 동안 문장을 소리내서 읽고 3분 동안 배운 문장을 응용한 회화 연습을 하고 3분 동안 문제를 풀면서 복습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책의 가장 앞 부분에는 프랑스어를 공부한다면 꼭 알아야 할 10가지가 나와 있는데 알파벳부터 시작하여, 남성명사와 여성명사, 복수형을 만드는 방법, 인칭대명사, 명사 앞에 붙는 관사 등등이에요. 이 부분이 바로 제가 프랑스어를 자꾸 하다 말게 되는 곳인데, <해봐! 하루 10분 왕초보 프랑스어>에는 과하지 않은 수준으로 쉽게 설명이 되어서 좋았어요. 문법들이 표로 예쁘게 정리되어 보기에도 좋고, 옆에 발음과 함께 단어 의미도 모두 나와 있어서 정말 왕초보를 위한 책이구나 싶었어요.


10분 안에 공부할 수 있는 책인 만큼 한 챕터에 다루는 문장도 정말 깔끔해요. 각각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의미도 나와 있고, mp3파일도 다운받을 수 있어서 원어민 발음으로 프랑스어 회화를 익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회화 응용 부분에서는 여러 예문과 함께 외우면 좋은 단어들도 나와 있어서 유용해요. 책 구성, 내지 디자인, 그리고 원어민 mp3와 강의까지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어요. 꾸준히 공부할 마음이 드는 책이랄까? 취미로 프랑스어를 시작하시는 분, 프랑스어 문법에 질려서 항상 쉽게 포기하는 분에게 추천하는 프랑스어 입문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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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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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눈먼 자들의 도시-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추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이번에 리뉴얼되어서 다시 나왔다. 전에는 단순한 하얀 표시였던 것 같은데 이번엔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성의 일러스트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판의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한 게 약 10년 전인데 당시 도서관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빌려 읽고 충격을 받았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부터 시작하여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면 나는 누구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공포에 휩싸였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쓴 다음 편이 있나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진 결과, <눈먼 자들의 도시> 4년 후에 일어난 <눈뜬 자들의 도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눈먼 자들의 도시>와 함께 <눈뜬 자들의 도시>도 구매하여 소장했는데, 이미 <눈먼 자들의 도시>는 한글책으로 읽어버린 상황이었고 구매한 책은 원서라서 언젠가는 읽겠지 하며 책꽂이에 꽂아놓고 아직까지 읽지 못한 상태이다. 게다가 <눈뜬 자들의 도시>도 <눈먼 자들의 도시> 못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뒤로 미뤄놓고 있다. 기회가 되면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까지 한꺼번에 쭉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어찌됐든 <눈먼 자들의 도시> 리뉴얼을 다시 보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책이다. 20세기에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작가의 상상력이 더 파격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갑자기 도로 위에서 눈이 멀게 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도로 한 가운데서 운전을 하다가 눈에 멀게 된 남자의 두려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 사람이 정말 나에게 친절을 베푸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친절을 위장하여 나에게서 무언가를 훔쳐가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두려움, 앞으로 영영 보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두려움 등등 이 책의 페이지는 온갖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걱정들이 정말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리고 심지어 눈을 멀쩡히 뜨고 있어도 믿는 사람들에게 발등을 찍히거나, 낯선 곳에서 코가 베여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의 두려움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눈이 먼 남자는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으나 도무지 병명을 알 수 없다. 안과 의사로부터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눈이 먼 남자를 돕겠다고 나선 남자는 눈이 먼 남자의 차를 훔쳐 팔면서 자신이 오히려 착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착취당하는 쪽이라고 정당화한다. 그리고 차를 훔친 도둑 또한 눈이 멀게 된다. 의사도 눈이 멀고 의사에게서 진찰을 받은 여자 또한 눈이 멀고 모든 게 백색으로 보이는 흑색증은 이렇게 전염병처럼 점차 번져 나간다. 이렇게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이 병이 번져 나가고 작가는 이 과정을 아무렇지 않게 일상처럼 서술해 나간다. 장관은 눈이 먼 이유를 찾기 전까지 눈이 먼 사람들을 한 곳에 격리하는 것을 제안하고 이 제안은 곧 실현화 된다. 그리고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의사의 아내이다. 남편을 돌보기 위해 의사의 아내 또한 눈이 멀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이 격리시설에 함께 들어온 것이다. 눈이 먼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이 여자는 여기서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것일까.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기 힘든 특수한 상황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건조하게 서술한다. 이 건조한 서술방식이 이 소설의 배경을 더욱 현실화 시키고 인간의 본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이 책의 소개에 조지 오웰의 <1984>가 나오는 만큼 결코 인간의 밝은 면에 대해서는 아니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 닥쳤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은 점점 더 어두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 모든 양상을 단 한 사람만이 생생하게 지켜본다. 상상만 해도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디스토피아 소설 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냉혹하게 다룬 소설을 좋아한다면 <눈먼 자들의 도시>와 <1984>를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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