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키토 라이프 - 입문자를 위한 가장 완벽한 저탄고지 다이어트 사용 설명서
황연수 지음 / 예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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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심플 키토 라이프-저탄고지, 키토제닉 다이어트 방법 설명서


 


최근 가장 핫한 다이어트 방법은 바로 저탄고지 다이어트, 키토제닉 다이어트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저탄고지 다이어트와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다르지만 어쨌든 탄수화물은 줄이고 몸에 좋은 지방을 더 섭취하여 지방을 분해하는 몸을 만들자는 맥락에서는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저탄고지 다이어트, 키토제닉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아침에 방탄커피를 마시며 식단 조절을 하는 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심플 키토 라이프>는 키토제닉 다이어트 또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입문자를 위한 설명서같은 책입니다. 키토제닉 전문 유튜버 '명품캥거루'가 저자이며 '지방을 태우는 몸'을 만들어 더 건강하고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목표에 따라 키토제닉 다이어트란 무엇인지,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며 다이어트 원리는 무엇인지,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할 때 피해야 하는 음식과 괜찮은 음식, 그리고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플 키토 라이프>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나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 다이어트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심플 키토 라이프>의 저자인 명품캥거루님도 다이어트에 관해서는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여 살은 뺐지만 요요 현상을 항상 두려워했으며 마음과 달리 몸무게는 다시 늘어났고, 그러면서 또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항상 느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이어트 도중 술을 먹고 정신을 차려보면 폭식의 흔적을 방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니, 식욕을 참는다는 것에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알게 되었고 온갖 논문을 찾으며 다이어트의 원리를 공부하고 다이어트를 시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 결과 저자는 먹을 것을 먹으면서도 지방이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저칼로리 다이어트의 후유증으로 앓고 있던 고질병들도 사라졌습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의 기본 원리는 3대 영양소 중 지방의 비율을 가장 높이고 단백질은 적당히, 탄수화물 양은 줄이는 것입니다. 몸에 좋은 자연 식품 위주로 섭취하며 수분과 소금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가짜 식욕이 아니라 진짜 배고픔을 느낄 때 먹고 포만감이 느껴지는 식사를 합니다. 이 규칙을 지키면 우리의 몸은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하게 되고 지방을 태우는 몸, 살찌지 않는 몸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 책은 키토제닉 다이어트에 대한 용어 설명부터 시작하여 다이어트 시작 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들, 지방을 태우는 몸을 만드는 방법과 추천하는 식재료들, 케토제닉 진입을 시작하는 9일 플랜, 키토제닉 라이프핏 확실히 정착시키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키토제닉 다이어트에 맞는 요리 레시피가 적다는 점이었는데 워낙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유명하다 보니 인터넷 검색만 해도 금방 레시피를 찾을 수 있습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직접 실천해 보고 싶다면 <심플 키토 라이프>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부터 아예 지켜야 하는 다이어트 플랜이 상세히 나와 있는 점이 좋았고 중간중간 나와 있는 팁들도 유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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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 - 6개월 안에 혼자 끝내는 외국어
크리스 론즈데일 지음, 하은지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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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외국어 6개월 만에 마스터하기 노하우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앓는 고질병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나 성인이 되어서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어를 공부하지만 외국인 앞에만 서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영어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는데 왜 대부분의 사람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몇몇 사람들만 그 효과를 톡톡히 볼까? 비단 영어 뿐만이 아닐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에도 제2 외국어로 갖가지 언어를 배우지만, 역시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제 2외국어를 배운 것으로 제대로 된 소통을 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외국어를 잘 하는 능력은 소수 몇 명만 타고 나는 것일까?

 


뉴질랜드 출신이며 심리학자, 언어학자, 교육자인 저자에 따르면 외국어를 익히는 능력은 타고 나지 않는다.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에서 우리가 외국어 배우는 것을 힘들어 하는 이유를 낱낱히 밝힌다. 우리가 외국어를 익히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이고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여 외국어를 마스터(여기서 마스터 수준은 해당 언어를 쓰는 국가의 17, 18세 정도의 청소년이라고 정하였다)할 수 있는 노하우도 매우 자세히 실어 놓았다.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에서는 외국어 패턴을 익히는 방법, 자주 쓰는 표현 등을 알려주지 않는다. 문법을 분석하는 방법과도 거리가 멀고, 실전 상황에서 그리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 모두는 '모국어'를 할 줄 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가진 외국어 잠재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자연스럽게 한 가지 언어를 익히고 있고 다른 언어 또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외국어 배우는 것에 실패한 이유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에 선입견에 대해 짚고 넘어간다. 언어 소질을 타고난 사람만이 외국어를 잘 배울 수 있다거나 외국에 살아야만 외국어를 제대로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선입견에 대한 설명은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고, 오랜 세월 외국 생활을 했는데도 외국어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두 번째 조건 또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에서 제시하는 핵심규칙을 제대로 적용하면서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익히면 6개월 정도의 시간 안에 충분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주장하는 바이다.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에서는 외국어 학습의 5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한다.


1. 나와 관련 있는 외국어부터 시작하라

2. 외국어를 소통의 도구로 삼아라

3. 숨은 뜻을 이해한 후 자연스럽게 획득하라

4. 생리훈련을 바탕으로 공부하라

5. 심리 상태를 체크하라.


모두 언어를 배우기 위한 태도와, 언어를 효과적으로 익히기 위한 원칙들도 저자의 설명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게 된다. 예를 들면 원칙 3번 숨은 뜻을 이해한 후 자연스럽게 획득하라는 것은 바로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사용하는 언어를 손짓, 표정, 그림 등과 함께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 가능한 입력을 하면 모든 것이 그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뇌는 이를 언어와 일체화 한다.


이 밖에도 외국어를 빠르게 학습하는 행동 방법, 영어를 완전히 마스터하는 구체적인 절차, 외국어를 배울 때 유용한 심리 요소 등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상세하게 나와 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 또는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꼭 이 책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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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 - 북유럽 사람이 쓴 진짜 북유럽 이야기
브론테 아우렐 지음, 안나 야콥센 그림, 김경영 옮김 / 니들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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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북유럽 사람이 쓴 북유럽에 대한 모든 것


 


'북유럽 감성'이라는 단어가 인테리어, 패션, 음식 등 곳곳에 사용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유럽'이라고 하면 긍정적이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는 북유럽 사람이 쓴 진짜 북유럽 이야기로 저자는 덴마크 출신 기업가이자 레스토랑 운영자이며 요리사이다. 스웨덴인 남편과 함께 카페 겸 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런던에 거주 중이지만, 이 책을 통해 북유럽 사람들이 스스로와 이웃 나라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문화를 즐기고 무슨 기념일을 축하는지 진솔하게 써 놓았다.

 



<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는 4절지 사이즈의 풍경사진,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지도그림과 함께 배송되어 왔다. 하나는 벽에 붙여 놓고 싶을 만큼 예쁜 북유럽의 정경이었고 하나는 북유럽의 간략한 지도였다. 저자는 북유럽 중에서도 '스칸디나비아'라고 칭해지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중심으로 글을 썼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항상 언급되는 북유럽 스타일, 즉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나와 있다. 스칸디나비아 3국이 서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다른 사람들은 스칸디나비아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꽤 재미있다. 서양인들은 동북아시아인들을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중국, 일본이 서로를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들도 서로가 확실히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고 한다. 덴마크인은 스스로를 느긋하다고 여기며 노르웨이인은 스스로를 풍족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노르웨이인들은 덴마크인들을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다 하고 사는 여유롭고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스웨덴인은 덴마크인들을 자제력이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덴마크인 따라잡기'라는 편도 있는데 진짜 덴마크인처럼 보이고 싶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매우 자세히 나와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으로 코디해야 하며, 역시 검은색 호밀빵으로 만든 오픈 샌드위치를 먹어야 한다. 휘게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하며 근황 질문을 받으면 매우 자세히 얘기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이다. 비슷하게 '노르웨이인 따라잡기', '스웨덴인 따라잡기' 편도 있다.


이 외에도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의 문화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조금은 TMI라 생각될 정도이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힐링 공간 휘테, 코펜하겐처럼 집 꾸미기, 노르웨이 스타일 니트, 스칸디나비아인의 소울 푸드 시나몬 롤 만들기 등의 요리 레시피(저자와 저자 남편이 레스토랑,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어서일 수도...)까지 있다. 스포츠, 자주 쓰는 인사말, 역대 바이킹 톱 10 등등. 이 책을 읽고 가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과 얘기할 때 좀 아는 척 할 수 있을 정도인 것 같다.


스칸디나비아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들의 문화, 취향, 음식, 기념일 등등이 궁금하다면 <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를 집어라. 소소하게 사우나 예절부터 미신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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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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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세밀화와 함께 읽는 이외수작가의 신간에세이



이외수 작가의 신간 에세이가 나왔다. 제목은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이다. 다들 세상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요즘 시기에 딱 맞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살다 보면,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우리는 다시 힘을 내지 않는가.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는 열정, 노력, 패기를 가지라고 외치는 글이 아니라 사는 게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에세이다.

 


이외수 작가는 쉬지 않고 글을 쓰는 편이라 함께 온 책자에 소개된 책이 열댓 권이 넘었다. 전에 읽었던 <장외인간>과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도 있었고 베스트셀러로 유명했던 <하악하악> 등도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는 총 다섯 개의 챕터로 되어 있었다. 딱히 서문이나 작가의 말이 없는데, 아마 이 책 전부가 작가가 하고 싶은 말로 이루어져 있어서 굳이 서문을 넣을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서문 대신 첫 번째 챕터의 첫 번째 에세이 '오늘도 나는 운명처럼 살아간다'가 꼭 '작가가 독자에게 하는 말'형식으로 되어 있다. 작가 스스로는 개떡 같은 운명을 혼자 짊어지고 시정잡배를 자인하면서 존버하고 있으며, 이 글이 고달픈 인생, 고통의 나날을 버티면서 살아가는 분들 모두에게 휴식의 그늘이 되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에는 이외수 작가의 좋은 글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가 살면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동식물을 주제로 한, 부담스럽지 않은 세밀화들이다. 글과 함께 하는 이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림을 누가 그렸나 하고 따로 찾아봤을 정도다.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에서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 그림들이 더 돋보인다. 우리가 그냥 지나친 동식물들을 누군가는 매우 자세히 관찰하고 뜯어보고 그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흰 종이에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이 세밀화들만 봐도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에는 개떡처럼 힘든 상황에도 소박한 강원도 아리랑 한 소절을 교훈으로 존버하는 이야기, 곳곳에 나오는 짤막한 시들, 나를 위해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한 소소한 이야기 등이 나오는데 참,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오래 묵은 보이차를 꺼내 마시면서 초의선사가 "봄빛이 언듯 지나간 맛을 즐긴다"라고 말한 것을 곱씹고, 이로운 일이 나쁘게도 온다는 것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고수 하나로도 행복감을 느끼며 보통 사람처럼 사는 모습이 이 책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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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는 미술관 -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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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혼자 보는 미술관-내 방식으로 그림 감상하기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모자리자'를 보았다. 켜켜이 쌓인 사람들 사이로 겨우 비집고 들어가, 갖가지 머리색 사이로 겨우 그 미소를 보았다.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나를 향한 것 같은 그 미묘한 미소는 이제껏 듣고 읽었던 것과 같았으나 그림의 질감을 느끼고 감상하기엔 너무 먼 거리였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인파때문에 그림을 충분히 감상할 만큼의 여유도 시간도 없어서 기대한 것 만큼의 감동은 느끼지 못했고 그냥 다른 그림을 감상하러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예찬하는 명화를 보고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해서 내가 그림을 감상할 줄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들거나 직접적으로 그림을 보지 않고 종이책이나 디스플레이로만 스치듯 보고 그러려니 하고 지나간 경험들.

 


<혼자 보는 미술관>은 이런 평범하고 보통의 사람들을 위한 '미술 감상법'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고전 미술 작품 앞에서 우리가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완전히 다른 시대와 장소, 그리고 역사와 신앙 등으로 가득찬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그림은 '알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이런 명화들은 대부분 서양의 것, 한국인인 우리는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이런 미술 감상법을 알려주는 학교 교육에서 미술책은 이 그림들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은 채 그것들을 신격화하고 정보를 준 후, 시험 문제로 낼 뿐이다. 아름다움을 감상해야 하는데 지식으로 머리속에 우겨넣어야 한다. 그 미술사에 갇혀 우리는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그림을 우리와 너무 먼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혼자 보는 미술관>은 예술작품을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별하게 보는 방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감상하는 법을 말이다. 현대미술과 달리 고전 미술은 우리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어디서부터 봐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직관적이고 틀 안에 있는 그림만 보면 되기 때문에 훨씬 편하게 볼 수 있다고 하니 '저자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미술을 감상하기 힘든 이유에 다른 이유들도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렘브란트 판 레인의 <에스더의 연회에 참석한 아하수에로 왕과 하만>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이 변하고 복원도 잘못되어 더더욱 알아보기 힘들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타불라라사'를 제시한다. TABULARASA인데 시간Time, 관계Association, 배경Background, 이해하기Understand, 다시보기Look Again, 평가하기Assess(순서에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 단계를 거치고 리듬Rhythm, 비유Allegory, 구도Structure, 분위기Atmosphere를 적용하면 된다고 한다.


첫 번째 Time에서 작가는 '오래, 자주, 계속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예술을 감상하는 데 얼마나 오래 봐야하는지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자주 보게 되면 탐구할 것이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작가가 추천하는 방법은 작품 앞에서 '세 번 심호흡하기'인데 어떤 작품들은 빠르게 볼 필요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미술을 감상할 때 특정 작품 앞에서만 오래 시간을 보내긴 힘든 상황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보는 능력은 유용하다. 이렇게 차례대로 감상법을 알려주면서, 명화 감상을 예시로 든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고전 그림에서 얘기하는 정확한 비유법과 상징들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아직도 사용하는 의미와 연결시킬 수 있다. 그림에 대한 미술학적 지식과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 사이에서 그 절충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명화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지만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혼자 보는 미술관>으로 '나만의 그림 보는 방식'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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