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의 용기 - 클로뎃 콜빈, 정의 없는 세상에 맞서다 생각하는 돌 1
필립 후즈 지음, 김민석 옮김, 엄기호 해제 / 돌베개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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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5.5.16.

푸른책시렁 185


《열다섯 살의 용기》

 필립 후즈

 김민석 옮김

 돌베개

 2011.11.21.



  ‘클로뎃 콜빈’이 어떤 어린날을 보내다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서 할머니로 살았는가 하고 짚는 《열다섯 살의 용기》입니다. ‘클로뎃 콜빈’은 모든 사람을 섭섭하다고 여기면서 ‘왜 내 이름은 안 끼우느냐?’ 하는 마음으로 내내 살아왔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 책만 읽는 어린이나 푸름이나 어른이라면, 자칫 ‘담허물기’가 왜 일어나고 어떻게 벌였으며 오늘날 어떻게 자리잡는지 지켜보고 살펴보는 길보다는, 한숨 섞인 푸념에 그치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오늘날에는 검은살빛이든 흰살빛이든 흙살빛이든 어느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만, ‘어린 클로뎃 콜빈’이 배움터를 다닐 즈음에는 검은살빛인 사람이 흰살빛인 사람이 맡는 일을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검은살빛인 어린이 클로뎃 콜빈은 배움터를 다녔어요. 어떻게 이 아이는 배움터를 다녔을까요?


  바로 ‘로자 파크스’ 같은 앞선 어른이 목숨을 걸고 굶주리면서 싸우고 힘쓴 뿌리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로자 파크스는 어떻게 일찌감치 눈을 뜨거나 깨어났을까요? 로자 파크스를 낳고 돌본 어버이와 여러 이웃이 있었어요. 그리고 ‘모든 흰살빛’이 ‘모든 검은살빛’을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모든 흰살빛이 모든 검은살빛을 괴롭혔다면 굴레를 내내 이었을 테지요.


  숱한 흰살빛은 ‘둘레 흰살빛’한테 따돌림을 받고 목숨까지 빼앗기면서 검은살빛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열다섯 살의 용기》에도 여러모로 나옵니다만, 오히려 검은살빛끼리 스스로 깎아내리고 서로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돈과 일자리와 집을 거머쥐려는 마음이 앞서면 어느 살빛이든 매한가지입니다.


  말콤 엑스를 비롯한 검은살빛인 사람들은 한동안 부커 워싱턴이나 조지 워싱턴 카바를 손가락질하거나 비아냥댔습니다. ‘고작 학교와 직업 따위’로는 검은살빛이 일어설 수 없다고, 주먹(폭력)으로 흰살빛을 때려눕혀야 한다고 여긴 이들이 꽤 많았습니다.


  어느 쪽이 옳거나 맞을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할 뿐입니다. 게다가 검은살빛이건 흰살빛이건 ‘웃사내질(남성가부장권력)’이 버젓했는데, ‘검은흰’을 넘어서서 어깨동무를 바란 적잖은 사람들은 ‘어깨동무하는 검은흰’뿐 아니라 ‘어깨동무하는 순이돌이’를 바라보았어요. 로자라는 아주머니가 ‘로자 파크스’라는 이름을 쓰는 뜻도, 아주머니 곁님인 아저씨가 ‘어깨동무하는 순이돌이’라는 길에 눈을 뜨고서 함께 걸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모저모 짚어 본다면, ‘클로뎃 콜빈’ 씨하고 《열다섯 살의 용기》를 쓴 ‘필립 후즈’ 씨는 ‘검은뿌리’를 그다지 안 짚고 안 살핀 듯합니다. 1955년 그날 그 버스에서만 물결이 일지 않았습니다. 모든 곳에 걸쳐서 물결이 일었습니다. ‘검은빛’ 아이들이 배움터를 다니는 몫을 누릴 수 있도록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있고, 배움터에서 ‘검은흰’이 나란히 배우도록 하려고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있어요. 이에 앞서 검은빛 아이들도 배움터를 다닐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면서 굶주리면서 배움터를 연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굴레끝(노예해방)’이 있은 뒤로 살아남아야 하는 갈림길에서 헤매고 힘겹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검은빛은 일찌감치 쇠(자동차)를 얻어서 몰고 다녔으며, 적잖은 검은빛은 쇠를 몰면서 다른 검은빛하고 등졌습니다. 그리고 쇠를 얻을 수 없는 가난한 살림에 집안을 돌보아야 하는 숱한 사람들은 걸어다니거나 버스를 탔습니다. 이른바 ‘흑인 변호사’라든지 ‘흑인 민권운동가’라든지 ‘흑인 목사’는 으레 쇠를 몰고 다녔기에 버스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로자 파크스 아줌마를 눈여겨본 바탕은 클로뎃 콜빈 푸름이하고 사뭇 다릅니다. 로자 파크스는 ‘웃사내질’이 판치는 한복판부터 ‘검은빛’뿐 아니라 ‘검은흰’을 넘어서는 새길과 새살림을 바라보는 작은걸음을 내딛었고, ‘버스 권리’를 얻어내는 일뿐 아니라, 다른 모든 곳에서도 꾸준하게 땀흘린 삶이었습니다.


  말콤 엑스도 목숨을 잃었고, 마틴 루터 킹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1950∼60년대에는 웬만하면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검은빛을 헤아리는 물결에 나서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일자리를 쉽게 잃으며 굶었습니다. 클로뎃 콜빈만 일자리를 못 찾으면서 고단하지 않았습니다.


  로자 파크스는 ‘말보다 몸’으로 일했고, 《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도 늘그막에 이르러 겨우 남겼습니다. 《열다섯 살의 용기》라는 이름으로 옮긴 “Twice Towards Justice”는 뜻깊은 책일 테지만, 필립 후즈는 지나치게 ‘클로뎃 콜빈 영웅 만들기’를 하려고 했다고 느낍니다. 말콤도 킹도 로자도 클로뎃도 다 다르게 꽃입니다. 글이나 책에 이름이 안 남은 숱한 검은흰 사람들도 꽃입니다. 무엇이 서로 가로막는지, 무엇 탓에 자꾸 스스로 눈을 감고서 갉아먹거나 할퀴는지 돌아볼 때라고 느낍니다.


  1955년에 버스에서 목소리를 낸 일은 뜻깊고 아름답습니다. 이 하나만 다룰 수 있어도 뜻깊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1955년에 앞서 1935년에도 1945년에도 목소리를 내며 땀흘린 사람들이 있고, 1925년에도 1915년에도 목소리를 내며 땀흘린 사람들이 있으며, 1965년에도 1975년에도 지치지 않으면서 목소리를 내며 땀흘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1985년에도 1995년에도 꿋꿋하게 목소리를 내며 땀흘린 사람들이 있고요. 어제와 오늘과 모레를 가로지르는 길에서 고루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눈과 손과 마음일 때라야, 비로소 검은·흰·흙빛이라는 겉살이 아닌, 모두 나란히 넋이라는 숨빛이라는 대목을 읽고서, 이제부터 새롭게 일굴 살림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바라볼 수 있을 테지요.


ㅍㄹㄴ


특히 괴로웠던 건 친구들이 스스로를 깎아내린다는 사실이었어요.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를 ‘멍청한 검둥이’라고 불렀어요. 멍청한 검둥이! 흑인 애들끼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을 쓰는 거죠 … 어떤 이유에선가 우리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것 같았어요. 친구들은 늘 자기 머릿결과 피부색을 깎아내렸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 거울을 들여다보며 “내 머리카락은 정말 역겨워”라고 말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요? 아니면 “나는 흑인이어서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건요? (53쪽)


백인 남자가 흑은 여자애를 성폭행하는 사건은 늘 일어났어요. 하지만 남자가 잡아떼면 아무도 여자애 말을 믿지 않았어요. 백인 남자들은 늘 처벌을 받지 않았죠. (57쪽)


경찰관이 소리를 버럭 질렀어요. “일어나!” 왈칵 울음이 터졌지만, 반항심은 점점 커졌어요. 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몇 번이나 말했어요. “저 백인 아줌마처럼 나도 이 자리에 앉을 헌법상의 권리가 있어요. 나도 차비를 냈다고요. 이건 헌법상의 권리라고요!” (72쪽)


“네스빗 선생님과 몇몇 선생님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 줬어요. ‘너는 정말 용감한 아이야’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죠.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내가 달갑잖은 것 같았어요. 몇몇 부모들도 그렇게 보였고요. 나보다 훨씬 이전에 자신들이 나섰어야 했다는 걸 아는 거죠. 어른들은 십대인 내가 그 일을 했다는 사실에 당황했어요.” (84쪽)


학교로 돌아왔을 때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나한테 등을 돌렸어요. 어디를 가도 손가락질을 하며 수군댔어요. 복도를 걸어가는 나를 보고 킬킬거리며 흉내를 내는 아이들도 있었죠. “이건 헌법상의 권리예요! 이건 헌법으로 보장된 내 권리라고요!” 나는 흑인들을 위해 맞서 싸웠어요. 우리 권리를 위해 일어섰어요. 영웅이 되리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런 반응은 생각도 못했어요. (95쪽)


몽고메리 흑인 지도자들은 클로뎃 사건을 상급 법원으로 가져가서 인종을 분리하는 버스 좌석 제도의 위헌성을 따지려고 했다. 하지만 카터 판사가 약삭빠르게 해당 죄목을 무혐의 처리하는 바람에, 인종 분리법과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상소할 수 있는 게 없었다. (101쪽)


#ClaudetteColvin #TwiceTowardsJustice #클로뎃콜빈


+


《열다섯 살의 용기》(필립 후즈/김민석 옮김, 돌베개, 2011)


내가 정말 영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많았던 건 분명해요. 나는 뭐든지 궁금해서 별걸 다 물어봤어요

→ 내가 참말 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궁금했어요. 나는 뭐든지 다 물어봤어요

→ 내가 참말 똑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몹시 궁금했어요. 나는 뭐든지 물어봤어요

36쪽


보이콧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격려했다

→ 널리 거스르도록 북돋았다

→ 거침없이 등지도록 일으켰다

132쪽


마지막으로 동네에서도 내침을 당했어요

→ 마지막으로 마을에서도 내쳤어요

→ 마지막으로 마을도 나를 내쳤어요

179쪽


우리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어요

→ 우리는 이야기도 했어요

→ 우리는 묻고 알려줬어요

19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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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연식 年食


 연식에 비해 너무 늙어 보이네 → 나이보다 너무 늙어 보이네

 연식 자체가 10년이 경과해 → 몸뚱이가 열 해를 지나


  ‘연식(年食)’은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 = 나이”를 가리킨다지요. ‘나이’나 ‘해·해나이’로 손질합니다. ‘몸·몸나이·몸뚱이’로 손질할 만하고, ‘고개·고갯마루’나 ‘마루·재’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연식’을 일곱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ㅍㄹㄴ



연식(年式) : 기계류, 특히 자동차를 만든 해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

연식(?埴) : [공예] 도자기의 원료로 쓰는 흙을 개는 일

연식(連式) : [체육] 경마, 경륜, 조정 따위에서, 일 등과 이 등 또는 일 등과 이 등과 삼 등 가운데 하나를 알아맞히는 방식 = 연승식

연식(軟式) : 1. 부드러운 재료나 도구를 사용하는 방식 2. 야구나 정구 따위에서, 연구(軟球)를 사용하여 경기하는 방식

연식(軟食) : 죽, 빵, 국수 따위의 주식에다 소화가 잘되는 반찬을 곁들인 부드러운 음식물 ≒ 반고형식

연식(緣飾) : 겉만 보기 좋게 꾸미어 드러냄 = 겉치레

연식(燕息) : 1. 한가로이 집에서 쉼 2. [역사] 관원(官員)이 출근하지 아니하고 집에서 쉬던 일



연식이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나이가 좀 되는 분인가 보네

→ 좀 늙은 분인가 보네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민음사, 2015) 47쪽


아름다운 숲길은 고사하고 연식이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 앙상한 나무들이 휑하니 서 있었다

→ 아름다운 숲길은커녕 심은 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 앙상한 나무들이 휑하니 있었다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57쪽


우리가 사용할 집은 꽤 연식이 돼 보이는 공동주택 중 하나였다

→ 우리가 쓸 집은 꽤 오래돼 보이는 모둠집 가운데 하나였다

→ 우리가 지낼 집은 꽤 되어 보이는 어울집 가운데 하나였다

→ 우리가 머물 집은 꽤 낡아 보이는 함집 가운데 하나였다

《신들이 노는 정원》(미야시타 나츠/권남희 옮김, 책세상, 2018) 34쪽


연식이 오래되긴 했지

→ 몸이 오래되긴 했지

→ 오래되긴 했지

《고물 로봇 퐁코 2》(야테라 케이타/나민형 옮김, 소미미디어, 2021) 81쪽


연식이 느껴진다

→ 나이를 느껴

→ 해를 느껴

《태양보다 눈부신 별 1》(카와하라 카즈네/정효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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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최애 最愛


 최애의 아이 → 꽃아이 / 사랑아이 / 빛아이

 나의 최애를 위하여 → 내 사랑을 헤아려

 최애 순위를 매기려면 → 아름자리를 매기려면


  ‘최애(最愛)’는 “가장 사랑함”을 가리킨다지요. ‘가장·가장 아끼다·가장 사랑하다·가장 좋아하다·가장 즐기다’나 ‘꼭두머리·꼭두님·머드러기·엄지·우두머리·웃머리’로 손봅니다. ‘꽃·꽃님·꽃아이·꽃잡이·꽃바치’나 ‘꽃등·꽃찌·꽃사랑·꽃자리·꽃터·꽃칸’으로 손볼 만하고, ‘눈부시다·빛나다·빛접다’나 ‘빛·빛꽃·빛다발·빛나리·빛눈’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빛님·빛둥이·빛사람·빛지기·빛순이·빛돌이’나 ‘빛아이·빛살·빛발’로 손보지요. ‘사랑·사랑하다·사랑스럽다·사랑멋·사랑맛’이나 ‘사랑놀이·사랑짓·사랑질·사랑짓기’로 손보고요. ‘아름꽃·아름별·아름빛·아름꽃빛·아름빛꽃’으로 손보고, ‘아름답다·아름님·윤슬’로 손보며, ‘어르신·어른·으뜸·크다’나 ‘하나·하나꽃·첫째·첫째가다’로 손봅니다. ㅍㄹㄴ



오빠는 제가 최애 맞죠

→ 오빠는 제가 꽃 맞죠

→ 오빠는 제가 첫째 맞죠

→ 오빠는 제가 으뜸 맞죠

→ 오빠는 제가 빛살 맞죠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1》(히라오 아우리/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7) 12쪽


“최애가 오늘도 살아숨쉬어”라며 매일 행복해해서 참 좋습니다

→ “꽃님이 오늘도 살아숨쉬어” 하며 날마다 즐거워 참 기쁩니다

→ “꽃사랑이 오늘도 살아숨쉬어” 하며 늘 기뻐서 참 반갑습니다

《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 씨 1》(츠즈이/김진희 옮김, 문학동네, 2020) 5쪽


마늘 순은 요즘 유하 엄마의 최애 작물입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싹을 즐깁니다

→ 요즘 유하 엄마는 마늘종을 사랑합니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36쪽


나만의 최애가 갑자기 인기가 생기거나

→ 내 꽃이 갑자기 눈길을 받거나

→ 내 빛둥이가 갑자기 사랑받거나

《태양보다 눈부신 별 1》(카와하라 카즈네/정효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 23쪽


요즘 제 최애 책입니다

→ 요즘 제 꽃책입니다

→ 요즘 제 사랑책입니다

《출판햇》(공은혜, 마음모자, 2023)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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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식목 植木


 식목 행사 → 나무날 / 나무잔치

 웃자란 식목들을 적당하게 → 웃자란 나무를 알맞게

 식목은 예정한 대로 → 나무심기는 처음대로

 소나무 열 그루를 식목했다 → 소나무 열 그루를 심었다

 식목일이면 식목하기 위해 → 나무날이면 나무를 심으러


  ‘식목(植木)’은 “나무를 심음. 또는 그 나무 ≒ 종수”를 가리킨다지요. ‘나무심기·나무를 심다’나 ‘심다·옮겨심다’로 고쳐씁니다. ‘나무·나무붙이’나 ‘푸나무·풀나무’로 고쳐써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식목(拭目)’을 “눈을 씻고 자세히 봄”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식목의 전정(剪定) 같은 거라고 보면 돼

→ 가지치기 같다고 보면 돼

→ 가지를 끊는다고 보면 돼

《지어스 5》(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 145쪽


천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식목의 땅이다

→ 즈믄 해 흐름을 자랑하는 푸나무 땅이다

→ 즈믄 해 살림을 자랑하는 나무밭이다

→ 즈믄 해 자취을 자랑하는 나무터이다

《도쿄 셔터 걸 2》(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 106쪽


식목이 한창이었다

→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 나무를 한창 심는다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노나리, 책나물, 2021) 32쪽


식목일이었던 어제

→ 나무날이던 어제

《우리는 올록볼록해》(이지수, 마음산책, 2023)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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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수의 數


 다양한 수의 책을 구비하여 → 갖가지 책을 갖추어

 엄청난 수의 개미였다 → 엄청난 개미였다

 참가자 수의 대다수는 → 함께한 거의 모두는


  ‘수(數)’는 “1. 셀 수 있는 사물을 세어서 나타낸 값 2. [수학] 자연수, 정수, 분수, 유리수, 무리수, 실수, 허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좁은 뜻으로는 자연수를 가리킨다 3. [언어] 인도·유럽 어족의 언어에서, 명사·대명사의 수 개념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단수, 둘 이상의 사물을 나타내는 복수가 있으며, 그 외에도 둘이 한 단위가 되는 쌍수, 셋이 한 단위가 되는 삼수, 넷이 한 단위가 되는 사수 따위가 있다 ≒ 셈 3. ‘몇’, ‘여러’, ‘약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수 + -의’ 얼개라면 통째로 털어낼 만합니다. 또는 ‘-의’를 털고서, ‘값·금·대로’나 ‘길·길눈·길꽃’이나 ‘셈·세다’로 손봅니다. ‘셈꽃·셈빛·셈밭·셈값·셈말’이나 ‘눈·눈꽃·눈깔·눈금’이나 ‘눈가늠·눈겨냥·눈길·눈길꽃’으로 손볼 수 있고, ‘눈높이·눈대중·눈망울’이나 ‘들이·부피·쇠·술·숱·마리·머리·사람’으로 손보아도 돼요. ‘-짜리·-질·짓·치·몇·여러’나 ‘키·키높이·키재기·하나치’나 ‘몫·모가치·얼마·자·잣대’로 손질합니다. ‘자락·자리·접시·주머니·조금’이나 ‘따지다·살피다·살펴보다·알아보다·재다·헤아리다’로 손질할 자리도 있어요. ㅍㄹㄴ



엄청난 수의 씨앗이 생깁니다

→ 씨앗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 씨앗이 이즈 많이 생깁니다

《원예도감》(사토우치 아이/김창원 옮김, 진선, 1999) 110쪽


오늘날 전 세계 군인의 수는 교사, 의사, 간호사 수의 두 배에 이른다

→ 오늘날 푸른별 싸울아비는 길잡이, 돌봄이, 보듬이보다 곱배기이다

《희망은 있다》(페트라 켈리/이수영 옮김, 달팽이, 2004) 160쪽


곤충은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고, 전체 동물 수의 80퍼센트를 웃돌며

→ 벌레는 푸른별에서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고, 짐승 가운데 80푼을 웃돌며

《자연생태 개념수첩》(노인향, 자연과생태, 2015) 32쪽


전 세계의 야생 호랑이 개체 수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다

→ 온누리 숲범에 대면 곱배기에 이른다

→ 푸른별 멧범에 견주면 곱이나 된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이형주, 책공장더불어, 2016) 42쪽


어마어마한 수의 군인이 그리스를 짓밟았지요

→ 어마어마하게 많은 놈이 그리스를 짓밟았지요

→ 어마어마한 싸움이가 그리스를 짓밟았지요

《문화재는 왜 다른 나라에 갔을까》(서해경·이선주, 풀빛미디어, 2017) 34쪽


초짜 교수였던 시절 몇 년 동안 내내 반복해서 학문적 냉소라는 두터운 벽에 부딪히면서 어리둥절해하던 내가 결국 깨달은 것은 이 일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충분한 수의 학자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는 수많은 학회 참석과 서신 교환, 그리고 엄청난 양의 지적 자기반성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 풋내기이던 몇 해 동안 싸늘하고 두꺼운 담벼락에 부딪히며 어리둥절했다. 이동안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나는 숱한 글바치한테 내가 일할 만한 사람인 줄 보여줘야 했는데, 끝없이 모임을 들락거리고 글월을 쓰고, 자꾸자꾸 나를 돌아보아야 했다

《랩걸》(호프 자런/김희정 옮김, 알마, 2017)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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