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휘두르며 4
히구치 아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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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19.

다듬읽기 247


《크게 휘두르며 4》

 히구치 아사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9.25.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여러 가지를 보면 ‘일본사람이 지은 말’이 무척 많습니다. 일본말인 줄 알면서 그냥 쓰는 사람이 있고, 이제 와서 어떻게 새말을 짓느냐고 나무라는 사람이 있고, 일본말인 줄 여태 몰랐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롭게 짓거나 엮거나 배우기란, 언제나 처음에만 고비를 맞습니다. 고비를 넘으면 이다음부터 수월하지요. 어린이는 모든 말이 낯설면서 새롭습니다. 우리가 ‘이미 온갖 말이 익숙한 나이든 사람 눈높이’가 아닌 ‘이제 모든 말을 새로 익힐 어린이 눈높이’로 보려고 한다면, 모든 말을 우리 나름대로 쉽고 알맞으며 넉넉하게 짓고 엮을 수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제 나라 어린이를 헤아려서 숱한 말을 어마어마하게 지었어요. 《크게 휘두르며》는 ‘야구’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폅니다. 그냥 일본말일 ‘야구’인데, ‘나이든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서는 길을 못 냅니다. 어린이 스스로 공과 방망이와 주머니를 놓고서 놀며 생각하자고 하면 길을 낼 만합니다. 무엇보다도 ‘들(필드)’에서 하는 공놀이입니다. ‘들공’인 셈입니다. 이러면서 공을 치거나 때려요. ‘공치기’입니다. 공으로 하는 놀이가 여러모로 비슷하다지만, 하나씩 자리를 잡으려고 하면 말길도 새록새록 찾아나설 만하리라 봅니다.


ㅅㄴㄹ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낙제를 피해야 해

→ 그러자면 먼저 안 떨어져야 해

→ 그러려면 먼저 미끄덩을 말아야 해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43쪽


공 찾는 시간이 엄청 짧아졌어

→ 공 찾는 틈이 엄청 짧아

→ 공을 일찍 찾아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09쪽


베이스에서 2∼3보 떨어져 리드하고 있는 장면

→ 칸에서 2∼3걸음 떨어져서 끄는 모습

→ 자리에서 2∼3발 떨어져서 가는 대목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31쪽


화낸 거 아냐. 목소리에 노기가 섞여 있지 않은걸

→ 성내지 않았어. 목소리에 성이 안 섞였는걸

→ 부아 아니야. 목소리에 부아가 안 섞였는길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56쪽


자비로 사신 거야?

→ 손수 사셨어?

→ 혼벌이로 사셨어?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0쪽


다른 포지션도 움직여야 하니까

→ 다른 자리도 움직여야 하니까

→ 다른 곳도 움직여야 하니까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31쪽


역시 성장통이 맞았다며 여름에도 계속 던지게 했는데

→ 자람앓이가 맞다며 여름에도 내처 던지라 했는데

→ 자람앓이 맞다며 여름에도 그대로 던졌는데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200쪽


얕보지 않는 점은 요주의 사항이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요리하기 쉽다

→ 얕보지 않으니 들여다봐야 하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다루기 쉽다

→ 얕보지 않으니 살펴야 하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주무르기 쉽다

《크게 휘두르며 2》(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4쪽


녀석한테는 그게 최고일 거란 생각이 드니까

→ 녀석한테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 녀석은 그 길이 으뜸이라고 생각하니까

《크게 휘두르며 2》(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4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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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 복거일의 영어 공용론 SERI 연구에세이 3
복거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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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18.

다듬읽기 248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2.20.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를 가만히 읽었습니다. “영어를 함께 쓰자”고 굳이 안 외쳐도, 이 나라 벼슬아치나 글바치는 일찌감치 중국말도 일본말도 함께 써왔고, 영어도 진작부터 함께 썼습니다. 그러나 ‘바치’ 아닌 ‘살림지기’는 늘 ‘말’을 썼어요. 수수한 살림지기가 주고받는 말 사이에 곧잘 중국말이나 일본말이나 영어가 섞이기는 하지만, 그저 ‘말’을 하다가 몇 마디 섞일 뿐입니다. 그런데 온나라 모든 아이어른이 영어를 굳이 첫쨋말로 삼아서 주고받아야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우리는 영국이나 미국하고 터전과 삶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굴레에 갇히고 괴로울밖에 없습니다. 살아가며 쓸 말과 ‘이웃을 만나며 쓸 말’과 ‘책과 글을 곁에 두며 쓰는 말’은 다 다르게 마련입니다. 시골지기가 논밭에 씨앗을 심을 적에 ‘씨’가 아닌 ‘종자’라는 일본 한자말을 농협부터 쓰라고 억누르는데, 이제부터 ‘seed’라고 바꿔쓴들, 삶이 바뀔 일이 없이 갇힐 뿐입니다. 모든 낱말과 말씨에는 그곳 사람들이 오래오래 일군 숨결과 마음과 살림과 사랑과 꿈과 뜻이 서려요. 복거일 씨는 ‘말’이 왜 ‘말’인지 하나도 모르거나 일부러 뒷짐을 지거나 눈돌린 채 ‘영어나라’를 이루어 ‘돈 잘 버는 나라’로 바뀌기를 바라는구나 싶습니다. 이 책이 밝히는 바는 오로지 돈입니다. 영어를 빨리 써야 돈이 되고, 모든 아이가 영어부터 잘 써야 ‘돈 잘 버는 세계인’이 된다고 외칩니다. 돈이 안 대수롭지 않습니다만, 그저 돈만 쳐다보는 삶이라면 보람이 있을까요? 돈을 안 벌어도 들숲바다를 품고서 논밭을 가꾸는 일꾼은 언제나 느긋하고 넉넉합니다. 돈벌이가 아닌 집안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고 보금자리를 가꾸는 사람은 ‘경제성장에 이바지 안 하는’ 셈인지요? ‘가정부’를 쓰자면 한 달에 500만 원도 매우 적은데요, 집살림과 집안일을 돈값으로 헤아리자면 어마어마하게 ‘나라살림에 이바지’합니다. 아이어른이 먼저 서로 마음과 생각과 뜻을 즐겁고 상냥하면서 넉넉히 주고받는 ‘쉬운말’부터 알맞게 쓸 수 있는 나라에 마을에 집이어야 비로소 ‘눈에는 안 띄는 경제성장 지표가 껑충껑충 오릅’니다. 복거일 씨 목소리대로라만, 굳이 우리나라에서 논을 일구어 쌀을 거둘 까닭이 없어요. 이웃나라에서 사오는 쌀이 훨씬 값싸니까요. 이것도 저것도 다 사다가 쓰면 돈이 얼핏 가장 적게 들어서 ‘경제발전 이바지’일는지 모르나, 남한테 모두 기대는 적잖은 나라가 어떤 꼴로 무너졌는지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스스로 우리 마음과 살림과 뜻을 우리말로 주고받는 오랜 터전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는 우리말을 우리 손으로 옮기는 우리글까지 있는, 이 푸른별에서 아주 아름답고 놀라운 나라입니다. 오히려 영국이나 미국에 ‘한말·한글(우리말·우리글)’을 쓰라고 북돋우면서 ‘한말·한글’을 이웃나라가 알맞고 즐겁게 쓰는 길을 열자고 외친다면, 이러한 일이야말로 그야말로 끝없고 어마어마하게 ‘돈벌이’를 이루리라 봅니다. 그리고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글이 너무 엉망진창입니다. 무늬만 한글일 뿐, 온통 일본말씨에 옮김말씨입니다. 왜 이렇게 글을 못 쓰는지요? 영어를 함께 쓰자고 외치기 앞서, 우리말과 우리글부터 차근차근 익히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한들 우리말을 못하면 ‘통번역’을 못 합니다.


ㅅㄴㄹ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너른 논의의 마당에서 살피려는 시도다

→ 너른마당에서 살피려고 한다

→ 널리 얘기하려는 뜻이다

→ 널리 나누고 싶다

7


이 글은 위의 인용에서 ‘경제의 논리’라고 불린 것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 이 글은 앞선 글에 적은 ‘돈’ 이야기를 밝히려고 한다

→ 따온글에 적은 ‘돈’이 얼마나 드는가 밝히려고 한다

10


이런 반응은 모국어에 관한 논의에선 훨씬 거세어진다

→ 우리말을 다룰 적에는 훨씬 거세게 대꾸한다

→ 겨레말을 다루려 하면 훨씬 거세게 맞선다

11쪽


반어적(反語的)으로, 이미 설득된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보기보다는 훨씬 중요하다

→ 거꾸로 이미 받아들인 사람을 다독이는 일은 훨씬 뜻있다

→ 그런데 이미 끄덕이는 사람을 달래는 일은 훨씬 뜻깊다

12


당연히, 사람들은 모두 영어를 배우는 데 큰 투자를 하고 있다

→ 마땅한데, 사람들은 영어를 배우려고 돈을 크게 쓴다

→ 마땅히, 사람들은 영어를 배운다며 힘을 잔뜩쓴다

15


정보의 교류를 막는 언어 장벽을 낮추어서 그런 장벽으로 인해 우리가 보는 손해를

→ 주고받는 말을 막는 담을 낮추어서 담벼락 때문에 우리가 잃는

→ 흐르는 이야기를 닫어거는 담을 낮추어서 담 탓에 우리가 밑지는

→ 말이 달라서 만남길이 막히는데, 담을 낮추어서 우리가 날리는

16쪽


빠르게 국제어로 자리잡은 데서 나온 것이므로

→ 빠르게 누리말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니

→ 빠르게 모둠말로 자리잡았은 탓이니

17


기술이 점점 빠르게 발전하면서, 근년에는 그런 예들이 훨씬 자주 나왔다

→ 다룸새가 더 빠르게 크면서, 요새는 훨씬 자주 이런 일을 본다

→ 더 빠르게 나아가는 솜씨에 따라, 이제 이런 일을 훨씬 자주 본다

24


영어의 득세는 나머지 민족어들이 궁극적으로 쇠멸하리라는 것을 뜻한다

→ 영어가 판치며 나머지 겨레말은 그저 사라진다는 뜻이다

→ 영어가 춤추며 나머지 내림말은 바로 죽는다는 뜻이다

43


단기적으로는 민족어들이 영어에 점점 깊이 침윤될 것이다

→ 곧 겨레말은 영어 탓에 차츰 가라앉는다

→ 이윽고 내림말은 영어에 조금씩 잠긴다

43


조선어의 쇠퇴는 언어의 건강을 보장하는 조어 능력에서 특히 뚜렷하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롭게 엮지 못하면 뚜렷이 기울고 만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말을 엮지 못하면 뚜렷이 흔들린다

48


그러면 무엇이 진정한 대책이 될 수 있을까

→ 그러면 무엇이 참답게 새길일까

→ 그러면 다른길을 어떻게 열까

89쪽


조선어의 독점적 지위를 허물어서, 시민들이 영어를 쓰고 자식들이 영어를 모국어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 조선말만 쓰기보다는, 사람들이 영어를 쓰고 아이한테 겨레말로 영어를 고를 수 있도록 하자는 길이다

→ 조선말만 쓰지 말고, 누구나 영어를 쓰고 아이한테 영어를 내림말로 고를 수 있도록 하자는 셈이다

91


거의 모두 근대에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들이다

→ 거의 모두 요즈막 일본에서 새로지었다

→ 거의 모두 일본사람이 새로지었다

98쪽


언어는 본질적으로 도구다

→ 말은 무릇 그릇이다

→ 말은 모름지기 밑감이다

111


비용과 혜택이 여러 세대들에 걸쳐 나오는 초장기적 투자라는 사실이다

→ 돈으로나 바라지로나 앞으로 길게 잇도록 힘을 쏟는 일이다

→ 앞으로 오래오래 돈이 되고 넉넉히 누리는 길이다

118


위에서 살핀 것처럼, 영어를 옳게 읽고 쓰는 능력은 현실에서도 기본적 중요성을 지닌 기술이며

→ 이제까지 살폈듯이, 우리가 살아가자면 영어를 옳게 읽고 써야 하며

→ 앞서 살폈는데, 우리가 살아가려면 영어를 옳게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며

13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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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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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5.

다듬읽기 120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페니 플래그

 김후자 옮김

 민음사

 2011.1.1.



  보임꽃(영화)으로 진작 보았지만, 책이 먼저 있은 줄 몰랐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읽었습니다. 보임꽃하고 글꽃은 다르구나 싶은데, 글을 그대로 담지는 않을 테니까요. 다만, 보임꽃을 옮긴 분하고 글꽃을 옮긴 분이 다르기에, ‘다른 둘이면서 하나’인 이야기가 엉킨다고 느껴요. 수수하게 하루를 짓고 누린 줄거리를 다룰 적에 어떻게 가다듬으면서 옮길 적에 ‘수수한 삶말’일는지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하듯이, 따뜻하거나 차갑거나 무뚝뚝하거나 살갑거나, 서로 나란히 서거나 앉아서 말을 나누듯이 우리말로 옮길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페니 플래그/김후자 옮김, 민음사, 2011)


지난주에 개업했습니다

→ 이레 앞서 열었습니다

11쪽


멤피스 행 급행열차라도 탄 것처럼 빨리 지나가더라는 거예요

→ 멤피스 가는 빠른발을 탄 듯이 휙 지나가더라지요

→ 멤피스 가는 바람길을 탄 듯이 빨리 지나가더라지요

14쪽


운석이 떨어졌다고 알려 왔습니다

→ 별돌이 떨어졌다고 알려 왔습니다

18쪽


이웃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 이웃이 모두 오셔서

→ 이웃이 모두 함께하셔서

18쪽


노숙자 다섯이 카페에 먹을 것을 얻으러

→ 길이웃 다섯이 찻가게에 밥을 얻으러

→ 길살림이 다섯이 찻집에 밥을 얻으러

27쪽


스모키의 유일한 소지품은

→ 스모키 곁살림 하나는

→ 스모키한테 있는 살림은

31쪽


잡화 코너에서 일하곤 했어요

→ 고루가게에서 일하곤 했어요

42쪽


대부분이 그저 노령연금을 받거나

→ 다들 그저 어른꽃돈을 받거나

43쪽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 주었다

→ 생채기를 씻고 천을 감아 주었다

106쪽


미용실에 가서 부활절 맞을 준비로 머리를 했어요

→ 머리집에 가서 살림날 맞으려고 머리를 했어요

220쪽


지폐로 환산할 수 있다면

→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면

→ 종이돈으로 돌린다면

246쪽


그녀의 유창한 언변에 기가 죽은 사람들은

→ 그이 말솜씨에 납작한 사람들은

→ 그사람 말발에 꺾인 사람들은

316쪽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 죽이 맞는 밥을 즐긴다

→ 맞는 밥을 즐긴다

435쪽


음식은 에멀린이 추구하는 유일한 것이 되었고

→ 에멀린은 오직 밥만 찾고

→ 에멀린은 그저 먹으려고만 하고

467쪽


그녀의 삶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되었다

→ 이제껏 살며 가장 사랑스러웠다

→ 여태 살아오며 가장 사랑스럽다

467쪽


그 옆의 묘석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 그 옆 무덤돌에 이렇게 적었다

→ 그 옆 주검돌에 이렇게 적었다

50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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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
안상순 지음 / 다락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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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28.

다듬읽기 245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안상순 글

 최정미 그림

 다락원

 2022.2.25.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어린이가 읽으라고 내밀기만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살핀다면, 아이 곁에 무릎을 꿇고서 눈부터 맞춥니다. 아이를 돌아보지 않으니 뻣뻣하게 서서 내려다보기 일쑤입니다. 아이한테 말과 글을 들려주고 알려줄 적에는 늘 아이가 가장 쉬우면서 수수하게 이 삶을 나타내고 담을 낱말과 말씨를 가릴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책이름 ‘-를 위한’부터 일본말씨입니다. 엮은이는 ‘어른 낱말책’을 여미던 버릇 그대로 어린이 낱말책에 글을 맡더군요. 5살 아이하고 7살 아이한테 쓸 낱말이 다릅니다. 8살하고 10살하고 12살 사이에 쓸 낱말도 다 다릅니다. 부디 어른 눈금이 아닌, 아이 살림과 놀이와 꿈과 사랑을 헤아리면서 말결과 말빛이 어떻게 다른지 짚기를 바라요. 더구나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은 ‘우리말’이 아닌 순 중국한자말과 일본한자말이 어떻게 조금씩 다른가 하는 얼거리에서 맴돌다가 끝나요.


ㅅㄴㄹ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특히 얼굴을 감추기 위한 물건으로 사용돼요

→ 무엇보다 얼굴을 감추려고 써요

→ 그리고 얼굴을 감출 적에 써요

14쪽


본심과 다른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뜻할 때가 있지요

→ 밑마음과 다른 허울에 거짓을 뜻할 때가 있지요

→ 속마음과 달리 꾸미고 일그러진 모습도 뜻하지요

15쪽


반면 복면은 이런 뜻을 가질 수 없어요

→ 그러나 가리개는 이런 뜻이 아니에요

15쪽


괜히 부당하게 상관없는 일에 개입하는 거지요

→ 굳이 함부로 아무 일에 넘보는 셈이지요

→ 그냥 마구 뜬금없이 나서는 짓이지요

16쪽


또 다른 차이점

→ 또 다르다

→ 또 다른곳

17쪽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 다른 나라에 힘을 미치면

→ 다른 나라에 손을 뻗으면

17쪽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모름지기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에요

→ 높이 여길 만하다는 뜻이 바탕에 흘러요

19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의미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에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을 깐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이라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있다고

19


창조적으로 발휘되거나 섬세한 마음에서부터 발현되는 것을 의미하지요

→ 새롭게 뽐내거나 고운 마음에서 나타난다는 뜻이지요

→ 남달리 펴거나 가녀린 마음에서 피어난다는 뜻이지요

21


사람들은 쉽게 자아도취에 사로잡혀요

→ 사람들은 쉽게 거들먹거려요

→ 사람들은 쉽게 잘난척해요

→ 사람들은 쉽게 겉멋에 사로잡혀요

22


그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징후가

→ 이럴 때 어김없이 나타나니

→ 이럴 때 어김없이 드러나니

22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고

→ 내가 모자란 줄 깨닫지 못하고

→ 스스로 어설픈 줄 못 깨닫고

23


편치 않은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뜻해요

→ 안 가볍거나 두려운 마음을 뜻해요

24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 나를 낮추는 매무새를 나타내요

→ 스스로 낮춘다는 뜻이에요

→ 나를 낮추는 길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26


위 문장에서 쓰인

→ 이 글에 쓴

→ 앞글에 쓴

29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상태지요

→ 마음을 나눌 누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일이지요

30


앎에 대한 끝없는 갈증에서 오는 행동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요

→ 끝없이 알고 싶기에 나오는 몸짓이지요

32


삶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을 가리켜요

→ 살며 깨달을 때를 가리켜요

→ 살아가며 깨닫는 길을 가리켜요

33


문학적 표현에도 자주 등장해요

→ 글을 꾸미며 자주 써요

→ 글에 자주 써요

35


뜻이 ‘경계를 나눔’에서 ‘차이를 앎’으로 확장되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 않답니다

→ 뜻을 ‘금을 나눔’에서 ‘다른 줄 앎’으로 넓힐 수 있답니다

39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한답니다

→ 일을 북돋우려고 쓴답니다

→ 일을 살릴 적에 다룬답니다

40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한 육체적·정신적 활동이에요

→ 알차고 값있게 이루려고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이에요

46쪽


상황, 용변 등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어요

→ 자리, 똥을 뜻할 수 있어요

→ 흐름, 똥오줌을 나타낼 수 있어요

47


비유적 의미로도 쓰여요

→ 빗댈 적에도 써요

→ 견줄 적에도 써요

→ 비길 적에도 써요

55


대체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리켜요

→ 으레 잘되는 길을 가리켜요

→ 으레 살아나는 길을 가리켜요

66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며 자유로운 생각의 전개지요

→ 마음으로 느끼면서 가볍게 생각을 펼치지요

→ 바로보고 다사로우며 마음껏 생각을 펴지요

72


삶에 깨달음을 주는 문장을 말해요

→ 살며 깨우치는 글을 가리켜요

→ 삶을 깨닫는 글자락을 나타내요

76


자기보다 우월한 상대로 인해 속이 상하거나 언짢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가리켜요

→ 나보다 잘난 사람 탓에 속이 쓰리거나 언짢을 때를 가리켜요

→ 나보다 잘하는 누가 있어서 마음이 다치거나 언짢을 때에 써요

81


뜨겁고 강렬한 내면의 불길을 뜻해요

→ 뜨겁고 힘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 뜨겁고 세차게 솟는 마음을 뜻해요

96


의미가 동일해져요

→ 뜻이 같아요

97


물체에 접촉했을 때 피부가 실제로 느끼는 감각을

→ 어디 닿을 때 살갗으로 무엇을 느끼는지를

→ 무엇에 닿아 살깣으로 어떻게 느끼는가를

106


30년 넘도록 사전을 만들었어요

→ 서른해 넘게 낱말책을 엮었어요

12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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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29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

 사카베 히토미

 웃는돌고래

 2017.10.12.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사카베 히토미, 웃는돌고래, 2017)에 흐르는 말씨를 돌아본다. 붓으로 그림을 빚을 적에 ‘그림’이라고 말하는 분이 어쩐지 줄어드는 듯싶다. 이 책에서도 엿보듯이 ‘그림’이라고 말하다가도 ‘일러스트’나 ‘페인팅’처럼 영어를 으레 쓰고, ‘작품·작업’처럼 한자말을 쓴다. 그리기에 ‘그림’인데, 그림을 다루는 곳은 ‘그림집·그림가게·그림터’가 아닌 ‘화랑’이란 한자말이나 ‘갤러리’라는 영어를 쓰기 일쑤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 곁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어진 어른으로서, 말도 말답게 사랑으로 가꿀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ㅅㄴㄹ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림을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라이브페인팅이다

→ 사람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바로그림이다

→ 사람들이 지켜보면서 그릴 때도 있다. 이른바 길거리그림이다

35쪽


작품을 공모전에 낼 때가 있다

→ 그림을 너른밭에 낼 때가 있다

→ 그림을 그림밭에 낼 때가 있다

39쪽


이런 페어에서는 화랑을 통하지 않고 직접 내 그림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 이런 잔치에서는 그림밭을 안 거치고서 손수 그림손님을 만날 수 있어서

→ 이런 자리에서는 그림가게를 안 거치고서 바로 그림손을 만날 수 있어서

47쪽


세상은 결국 덕후들이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 온누리는 늘 바라기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 이 땅은 뭐 즐김이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54쪽


취미를 가질 틈도 없는 각박한 한국 사회에서

→ 좋아할 틈도 없는 차가운 이 나라에서

→ 곁놀이라는 틈도 없는 이 겨울나라에서

57쪽


논문을 쓰거나 다른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면 일종의 모드 전환 시간이 필요하다

→ 배움글이나 다른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면 결을 바꿀 틈을 내야 한다

61쪽


천재는 좋은 교사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 똑똑하면 잘 가르치기 힘들다고 본다

→ 뛰어나면 잘 이끌기 힘들다고 여긴다

66쪽


결국 우등으로 졸업하게 되었다

→ 끝내 꼭두로 끝마친다

→ 마침내 첫째로 마친다

96쪽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웠다

→ 제대로 동무를 사귀기 어려웠다

97쪽


바로 그래서 나와 같은 처지에서 꿋꿋하게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작가 친구들의 존재 자체가

→ 그래서 바로 나와 같은 자리에서 꿋꿋하게 일하는 또래 그림지기가

→ 그래서 바로 나와 같은 곳에서 꿋꿋하게 일하는 그림동무가 있기에

1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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