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벽보 - 녹색당 신지예와 선거 포스터 문화전선 5
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 / 프로파간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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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3.23.

읽었습니다 336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고 나서는 분이 많습니다만, 정작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이나 마을에서 함께 살림하는 분은 매우 드뭅니다. 이제 온나라에 골목마을이 아주 많이 사라졌지만, 골목집은 곳곳에 고스란합니다. 골목집에 골목사람으로 가만히 깃들면서 삶을 짓고 아이를 낳아서 돌보고, 마당이며 빈터에 씨앗을 심는 작은 걸음부터 내딛으면서 새길(대안정치)을 밝히는 분도 더없이 드뭅니다. 무엇보다도 서울과 큰고장을 훌훌 떠나면서 두멧시골 작은집에서 조용히 숲살림을 지으면서 이 하루를 고스란히 새길(대안·정책)로 펴는 분은 더더욱 드뭅니다. 《그린북파티, 어린이를 위한 정책 동화》는 이래저래 뜻있게 엮고 내놓았다고 느끼지만, 줄거리와 이야기가 모두 설익었습니다. 책이름부터 ‘그린북파티’란 뭘까요? 이 땅에서 무엇을 하려는 마음인가요? 그저 ‘풀’을 볼 노릇입니다. 스스로 풀이면서 둘레에 돋는 뭇풀을 바라보고 품을 줄 알아야 ‘푸르’고, 이 푸른빛을 스스로 녹여내어 펼 적에 저절로 ‘푸른두레(녹색당)’로 나아가게 마련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멋이나 모습에 너무 치우치느라, 정작 푸른삶도 푸른살림도 푸른사랑도 푸른숲도 푸른사람도 등진, 허울만 남는 ‘녹색당’과 ‘그린북’ 같습니다. 글 한 줄을 쓰고 그림 한 칸을 그리기까지, 부디 푸른시골에서 푸른눈으로 푸른손길을 펴는 열 해를 살아내 보기 바랍니다. 더디 걸리고 오래 걸릴 테지만, 천천히 나아가야 마땅한 푸른두레입니다. 섣불리 앞장서려고 하기에 넘어집니다. 서울과 큰고장에서만 맴돌기에 목소리만 맴돌이처럼 내세우다가 스러집니다.


《그린북파티, 어린이를 위한 정책 동화》(녹색당 엮음, 산빛, 2017.9.9.)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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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국어사전 - 휴대하기 편리한 초등학교 전학년용
가나북스 편집부 지음 / 가나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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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3.22.

읽었습니다 335



  어린이와 이웃사람(외국인)한테 이바지하는 작은 낱말책이라고 하기에 궁금해서 《가나 초등 국어사전》을 장만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1970년대 무렵에 ‘표창작 부록’으로 딸려서 주던 판을 2019년에도 고스란히 되찍은 얼개입니다. 겉과 머리글과 책자취만 새로 찍고, 속은 해묵은 얼거리를 그대로 두면서 마치 새로 내는 낱말책인 듯 꾸민 셈입니다. 이렇게 내는 판을 사람들이 모를까요? 우리나라 사람은 멋모르고 샀다가 속았다고 느낄 테지만, 이웃사람은 워낙 이렇겠거니 잘못 여기겠구나 싶습니다. 참으로 어린이와 이웃사람한테 이바지하기를 바란다면, 해묵은 판을 되찍으면서 새책인 듯 눈가림하는 일을 멈추기 바랍니다.


《가나 초등 국어사전》(편집부, 가나북스, 2019.6.20.)


ㅍㄹㄴ


오랜 준비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 오래 살피고 애써서 이루었으므로

→ 오래 추스르고 힘써서 일구었으므로

3쪽


이상과 같은 새롭게 실용적인 이 사전을 이용하여 실생활에 유익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 이렇게 새롭게 알찬 이 낱말책을 펼쳐서 여러모로 잘 쓰기를 바란다

→ 이렇게 새롭게 알뜰한 이 낱말책을 즐겁게 쓰기를 바란다

3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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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 망해가는 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지어내기 위하여
양미 지음 / 동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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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숲책 읽기 235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양미

 동녘

 2024.9.30.



  작은벼슬(말단공무원)도 벼슬이고 큰벼슬(고위직)도 벼슬인 나라이지 싶습니다. 벼슬자리에 앉으면 착하거나 참하기 어려운 나라이지 싶습니다. 벼슬을 바라면서 눈금(자격증)을 늘릴 적마다 이미 착한빛과 참한넋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고르게 일하면서 너르게 나누는 마음인 사람이 누구나 어느 벼슬이건 맡아서 알맞고 즐겁게 다루는 얼거리를 세우는 나라가 아닐 적에는, 누가 어느 벼슬자리에 있건 매한가지이라 느껴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숱한 나라도, ‘입시지옥을 거치고 대학교를 마치고 자격증을 따고 입사시험을 치러낸 사람’만 벼슬자리를 얻다 보니, 이분들 가운데 ‘살림을 하면서 사랑을 일군 발자국’이 제대로 있는 사람은 너무 드물거나 아예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살림을 해본 적이 없는 채 벼슬을 쥐기에 작은벼슬이건 큰벼슬이건 그저 ‘벼슬아치’로 치닫는 듯합니다. 사랑을 일군 발걸음하고 먼 채 벼슬자리를 노린 나날이 워낙 길 테니, 벼슬자리에 앉으면 이웃보다는 밥그릇을 챙기게 마련일 테고요.


  나라지기가 굳이 있어야 하느냐 마느냐도 짚을 노릇이고, 나랏일을 맡을 크고작은 모든 자리에 누구를 받아들여야 아름다울까도 곰곰이 돌아볼 노릇이지 싶습니다. “나라를 헤아리며 일한다”는 말은 그저 거짓부렁이라고 느껴요. “나라를 헤아리는 척하면서 ‘나 하나 밥그릇’을 챙기려고 벼슬을 쥔다”고 해야 맞을 테고요.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는 전북 진안에서 시골살이를 하는 분이 눈물과 피땀으로 아로새긴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다만 워낙 시골살이가 고달파서 끝내 쇳덩이(자동차)를 마련해서 타시는구나 싶습니다. 이분 글에 2015년 기름 200ℓ가 7만 원이었다는 대목이 있는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제 시골살이를 돌아보노라면, 불을 때는 기름 200ℓ가 7만 원이던 때는 2003∼04년 즈음입니다. 2015년이면 이미 14∼16만 원입니다. 2010년 무렵에도 200ℓ는 10만 원이 넘었습니다. 2025년에 200ℓ를 넣으려면 25만 원 남짓입니다.


  아무튼 진안 시골이웃님이 쓴 책에 나오는 ‘전북 진안’ 이야기는 ‘전남 고흥’뿐 아니라 ‘경북 영양’이나 ‘경남 산청’하고도 썩 안 다르다고 느낍니다. 우리나라 모든 시골이 엇비슷합니다. 도토리 키재기마냥 어느 고을(시골 군 단위)이 더 바보스럽게 못난 벼슬질을 일삼느냐 하고 다투는 민낯입니다. 이러다 보니 애써 시골살이를 그리며 서울을 떠난 적잖은 젊은이는 몸과 마음이 다친 채 서울로 돌아가고, 겨우 시골에 살아남는 젊은이는 벼슬꾼(공무원·군의원·군수·교육청)이라면 이를 갈면서 안 섞이려고 합니다. 또는 시골에서 벼슬자리 하나를 얻으면서 말없이 다른 벼슬꾼하고 녹아드는 길로 나아갑니다.


  해마다 ‘저출산·인구소멸’을 비롯해 숱한 목돈이 고을(시골 군 단위)로 떨어지는데 어떻게 누가 어디로 쓰는지 까마득합니다. 그러나 해마다 돈쓰기(예산집행)는 대단하고, 시골마다 벼슬꾼이 흘러넘치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 종잡을 길이 없곤 합니다.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라는 책에도 나오듯, 시골 민낯은 ‘서울새뜸(서울에 뿌리를 둔 모든 언론사)’에서는 아예 안 다룹니다. 한 해에 한두 꼭지 겨우 다룰 동 말 동합니다. 붓대를 쥔 이들이 하나같이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살아가면서 ‘모지리 우두머리’를 나무라거나 감싸는 데에 바쁘거든요. 정작 이 나라를 어떻게 아름다이 돌보거나 가꾸거나 일으켜야 하느냐 같은 이야기를 쓰려고 붓대를 쥐는 글바치는 드물어도 대단히 드뭅니다.


  나라꼴을 보면, 이쪽이건 저쪽이건 한숨이 나오는 판입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옛말처럼, 서로 누가 더 더러운지 손가락질을 하고, 우리 스스로 이쪽과 저쪽으로 갈려서 “네가 더 더럽잖아? 네가 더 막나가잖아? 네가 더 잘못했잖아? 네가 더 답답하잖아? 네가 더 막말을 하잖아? 네가 더 귀를 닫잖아?” 하는 쌈박질을 되풀이합니다.


  우리는 ‘모지리 우두머리’를 아예 등돌려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그이를 쳐다볼 틈을 줄이고서 ‘우리 아이들’과 ‘우리 들숲바다’부터 오래도록 차분히 지켜보고 돌아보고 살펴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낳은 아이뿐 아니라, 이웃이 낳은 아이를 나란히 ‘우리 아이들’로 마주하고 품을 새 살림길을 일굴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태어나는 아이들과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물려받을 ‘아름살림터’를 바로 오늘부터 차근차근 새롭게 가꾸고 일구면서, 이 살림이야기를 꾸준히 말과 글로 남기고 들려줄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림이야기를 들려주자면 안쓰럽고 안타까운 민낯도 조금 들춰야겠지요. 그런데 민낯을 들추되 너무 나무라지 말고서, 이제부터 우리가 손수 갈아엎고 바꿀 대목을 포근히 이야기해야지 싶습니다. 곪은 데를 너무 나무라다 보면 오히려 덧나요. 곪은 데가 시나브로 낫도록 우리 온몸을 고르게 사랑하고 돌보는 길을 열어야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는 줄거리가 뜻깊지만, 너무 되풀이하듯 같은 대목을 잇달아 다룹니다. 좀 솎고 추려야지 싶습니다. 글꼴이 너무 크기도 하고, 듬성듬성 뒤죽박죽으로 엮은 티가 나서 눈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겹치는 줄거리를 솎고서, ‘시골 민낯’ 이야기를 열너덧 꼭지쯤 새로 보탤 만하다고 봅니다. 막상 다루어야 할 시골 민낯을 몇 가지 못 다루었습니다.


ㅍㄹㄴ


선량한 권력은 없다고 믿는다.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가지면 피지배계급을 위한 나라가 될 것이란 실험은 실패했다. (43쪽)


왜 사람들은 여전히 도시에 머물러 있을까? 아니, 귀농이나 귀촌을 했던 사람들마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시골살이가 주는 불평등 때문이라 생각한다. (55쪽)


시골 또한 해체하고 재활용, 새활용을 해야 한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농업, 화학비료와 비닐 멀칭 등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농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방식은 해체되어야 한다. 시골을 땅과 더 가깝게 기대어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 재해석해 보면 어떨까. (60쪽)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그에게 대중교통 문제는 심각하게 와닿지도, 시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시골에서 자가운전자와 대중교통 이용자가 살아가는 세계는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의 불편함은 그저 ‘그들만의 문제’일 뿐이다. (85, 86쪽)


시골에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위험하다. 시골길 대부분은 보도와 자전거 도로가 없다. (109쪽)


빈집은행 제도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군 해당 팀 과장은 “사람들은 시골에 쉬러 오지, 일하러 오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139쪽)


난방유는 2023년엔 25∼30만 원을 넘나든다. (149쪽)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인식의 변화 없이 제도만 있을 경우의 문제는 심각하다. 지원사업 예산 챙기기에 급급해 제도의 취지에 맞는 인식과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사업이 떨어지거나, 아예 제도 자체가 집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71쪽)


“진안군이 청년이 여기에 살기를 바라는지 의문이에요.” (185쪽)


사실 용역은 용역일 뿐, 정책은 군에서 공무원들이 만들어야 한다. (205쪽)


시골 지자체들은 자기 지역의 문제점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싫어한다 … 지자체는 지방소멸을 말하면서도 시골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떠나는 근본적 원인은 외면한다. 그저 개발을 유치해 지자체 운용기금을 늘리고, 축제나 행사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숫자를 통해 성과와 경제 규모를 키우려는 데만 골몰한다. (223, 224쪽)


+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양미, 동녘, 2024)


나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불안한 삶을 고민하다가 시골로 이주했다

→ 나는 미끈한 일판과 흔들리는 삶을 헤아리다가 시골로 옮겼다

→ 나는 눅진한 밥벌이와 아슬한 삶을 근심하다가 시골로 왔다

13


이 구역에 있는 존재들이 테두리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을 향한다면 어떻게 될까

→ 이쪽에 있는 님이 테두리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될까

→ 이쪽에 있는 분이 테두리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18


시골의 삶도 각자도생이다

→ 시골살이도 따로살기이다

→ 시골살이도 혼길이다

23


이 책의 처음에는

→ 이 책 첫머리에는

→ 이 책은 처음에

24


시골에 내려간 이후 내가 만난 시골의 민낯을 기록하며

→ 시골에 가서 내가 만난 민낯을 적으며

→ 시골에 와서 내가 본 민낯을 옮기며

24


군수는 지역의 절대군주다

→ 고을지기는 만무방이다

→ 고을지기는 웃임금이다

25


홈리스가 되지 않기 위해

→ 길이웃이 되지 않으려고

→ 떨꺼둥이가 안 되려고

37


워라벨이란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삶잘일잘은 몸과 마음을 나누는 재주가 놀라운 사람만 할 수 있는 줄 깨달았다

→ 살림꽃은 몸과 마음을 떼내는 재주가 대단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

38


아토피로 괴로운 내 몸을

→ 살갗앓이로 괴로운 몸을

39


위치는 괴물을 만든다

→ 자리는 망나니가 된다

→ 자리 탓에 두억시니다

43


농사를 짓는 직계존속이 있다면

→ 논밭을 짓는 핏줄이 있다면

→ 땅을 짓는 살붙이가 있다면

→ 흙을 짓는 한집안이 있따면

47


대안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절된 것들을 연결해야 한다

→ 새터가 되려면 무엇보다 끊긴 곳을 이어야 한다

→ 새마을이 되려면 무엇보다 끊긴 데를 맺어야 한다

61


열심히 손을 흔들어 어필하는 것도 잊지 말자

→ 힘껏 손을 흔들어 알려야 하니 잊지 말자

→ 신나게 손을 흔들어야 하니 잊지 말자

74


교통 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원론적인 말을 하는 데 그쳤다

→ 뚜벅이를 헤아려 주십사 하는 말을 하다가 그친다

→ 걸음꽃을 살펴 주십사 하는 말만 하고서 그친다

85


자가운전을 하는 사람으로 대체하면 더 편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 손수몰기를 하는 사람으로 바꾸면 낫겠다고 하였다

92


배수는 잘 되는지, 직장과의 거리가 너무 멀지는 않은지

→ 물은 잘 빠지는지, 일터와 너무 멀지는 않은지

→ 물빠짐은 되는지, 일하는 곳과 너무 멀지 않은지

116


시골에는 연세라는 게 있다

→ 시골에는 해삯이 있다

128


다른 누군가가 알아채야 하는데

→ 다른 누가 알아채야 하는데

→ 다른 이가 알아채야 하는데

143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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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지배자들 - 우주론의 새로운 패러다임
존 보슬로 지음, 이충호 옮김 / 새길아카데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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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5.2.5.

숲책 읽기 233


《스티븐 호킹의 우주》

 존 보슬로우

 홍동선 옮김

 책세상

 1990.9.10.



  눈으로 보더라도 안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마음속에 “스스로 믿는 바”가 있거든요. “스스로 믿는 바”하고 어긋나거나 틀리거나 엉뚱하도록 다른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들, “스스로 새길을 열려는 마음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꼼짝을 안 합니다.


  눈앞에서 안 보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나 꾸준히 있습니다. 눈앞에서 안 보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이미 마음을 “스스로 활짝 열고서 사랑으로 바라보려는 눈빛”이거든요. “스스로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빛”일 적에는, 이이한테 누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적에 참인지 거짓인지 아름빛인지 눈속임인지 이내 알아차립니다.


  눈으로 보더라도 안 믿는 사람을 바꾸거나 돌려세울 수는 없습니다. 이미 스스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어느 누구도 못 건드리고 못 깹니다. 다만 “돌덩이 마음을 스스로 붙잡은 사람”을 햇볕과 별빛처럼 부드러이 타이르고서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저 이이한테 참사랑과 아름빛을 보여주고서 “네가 스스로 알아서 하렴” 하는 말 한 마디를 남길 수 있어요.


  《스티븐 호킹의 우주》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열여섯 살에 인천 〈대한서림〉에서 서서읽기를 했고, 그 뒤로 까맣게 잊다가 모처럼 찬찬히 짚어 보고서 ‘오늘(2025년)’ 열다섯 살인 작은아이한테 건네었어요. 작은아이한테 책을 건네면서 “네가 못 알아들을 대목이 있을 텐데, 못 알아들었으면 한 벌 다시 읽으면 되고, 다시 읽어도 못 알아듣겠으면 엄마아빠한테 물어봐.” 하고 보태었어요.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는 우리가 모를 일이란 없습니다. “모르고 보면” 우리 둘레에는 온통 모르거나 알쏭달쏭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살필 노릇입니다. ‘배우’려고 마음을 품은 사람은, 여태까지 보거나 듣거나 겪은 바가 없어도 스스럼없이 보고 듣고 겪으면서 받아들입니다. ‘안 배우’려는 마음이자 몸짓인 사람은, 여태까지 숱하게 보거나 듣거나 겪었어도 스스로 가로막거나 닫아걸면서 안 받아들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대단하지도 안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옳지도 안 옳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그저 스스로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하며 알아낸 대로 말을 하고서 길을 찾으려는 사람입니다. 이 대목을 바라보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누구나 스티븐 호킹한테서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이하고 이야기도 하고 이이를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많이 알기”에 가르치지 않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스티븐 호킹으로서 살아온 바”를 알 뿐이기에, “먼나라 아무개가 살아온 나날”은 하나도 모를 뿐 아니라 어림조차 못 합니다. ‘배우다·가르치다’란 높거나 낮은 사이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배우다·가르치다 = 주고받다’인 얼거리입니다. 듣기만 할 적에는 못 배워요. 듣고서 말을 해야 배웁니다. 말을 하기만 해도 못 가르칩니다. 말을 하고서 들어야 비로소 가르칩니다.


ㅍㄹㄴ


몇 십년 뒤에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응수했다. “하느님은 주사위 놀이를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찾아낼 수도 없는 곳에 주사위를 던진다.” (63쪽)


네덜란드 천문학자 빌렘 데 지터(1872∼1934)는 이미 그 방정식을 둘러싼 문제점을 해결해 두고 있었다. 우주는 늘어나지 않으면 줄어들고 있으며,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65쪽)


바로 이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요인으로 말미암아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우주를 질서정연하고 예측가능한 장소로 보려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 양자역학에 따르면, 아원자계, 나아가서는 원자의 세계를 넘어서도 인간의 지성이 규정하기 이전에는 독립된 구조가 전혀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80쪽)


“어느 개념에 훌륭한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가 잠시 과학용어와 심리학적 측면을 들먹이며 입을 열었다. “…… 우주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멋지게 그리고 있다고 할 거예요.” (94쪽)


급속히 성장하는 젊은 우주는 물질의 밀도가 대단히 높아서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제물에 무너져내릴 수 있었다. 혹은 물질이 너무 얇게 펼쳐져 은하계로 덩어리질 수 없었고, 우주공간을 그냥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 우주팽창에는 놀랄 만큼 정밀한 조절이 필요했다. (149쪽)


설사 완전한 통일이론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제일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세하 예측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72쪽)


그 방향은 인간정신이 지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컴퓨터 발달속도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면, 컴퓨터가 이론 물리학자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196쪽)


#Masters of time #John Boslough 

#Cosmology At The End Of Innocence

#Stephen Hawking's Universe

《시간의 지배자들》(존 보슬로/이충호 옮김, 새길아카데미, 1995/2012)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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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 문득 그립고 가득 고마운 말들에 대하여
이보현 지음 / 소나무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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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12.23.

인문책시렁 384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이보현

 소나무

 2022.12.5.



  우리한테는 말이 있어서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말이 없던 고요누리에서는 누구나 으레 눈빛을 거쳐서 마음을 나누었고, 모두 한마음이었다고 여길 만합니다. 눈빛은 눈을 뜨면서 곧장 온누리로 퍼지는 빛살입니다. 눈깜짝 하는 사이란, 온누리가 번쩍 태어나는 겨를입니다.


  고요한 빛누리에서 한동아리로 어울리던 마음이던 ‘나’는 어느 날 문득 눈을 뜨면서 ‘나(내)’ 곁에 누가 있는 줄 알아봅니다. 또다른 나이자, 서로 바라보는 사이인, 마주하는 ‘남’인 ‘너’입니다. 나는 날듯 너(네)가 있는 너머로 갑니다. 바야흐로 나랑 너 사이를 넘나드는 길을 엽니다. 너나없던 고요누리에서 너나있는 북적누리로 바뀌니, 이제부터 마음을 소리로 옮겨서 주고받기로 합니다. 바로 말이 태어납니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는 두 말 사이에서 두 마음이 오가는 동안 보고 듣고 겪고 배우는 나날을 그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오늘날 ‘모국어·외국어’처럼 일본 글바치가 여민 한자말을 흔히 쓰기는 하는데, ‘우리말·겨레말·배달말·엄마말·한말’ 같은 이름을 새롭게 쓸 만하고, ‘다른말·바깥말·이웃말·너머말’ 같은 이름을 맞물려 쓸 만합니다.


  나로서 바라보니 너를 느낍니다. 너로서 마주하니 나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서로 어느 곳에 서느냐에 따라 ‘나·너’를 넘나듭니다. 으레 한자말 ‘당신’을 살짝 높인다거나 살짝 낯선 누구를 가리킬 적에 쓴다고 여기는데, 우리말로 본다면 그저 ‘너’라 하면 되고, ‘그대·자네·이녁’이라든지 ‘그쪽·저쪽·이쪽’이라고도 합니다.


  모든 겨레말은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르게 삶을 일구는 동안 다 다른 눈빛이랑 손길을 거쳐서 태어납니다. 얼핏 보면 다 다른 삶터에서 다 다르게 깨어난 삶말이자 살림말인 바깥말일 테지만, 나랑 너부터 한말을 쓰더라도 한삶이기보다는 다른삶이듯, 우리나라하고 이웃나라 사이에 결이 다른 말은 ‘다른말’이기도 하면서 새록새록 ‘이웃말’입니다.


  서로 이웃말이기에, 이웃으로서 어떤 말을 쓰는지 살피고 익혀서 삶과 살림을 주고받고 헤아리고 품고 받아들이고 나눕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이런 얼거리와 길과 틀거리와 짜임새를 차근차근 바라볼 일이라고 봅니다.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이기에 안 써야 하지 않고, 영어라서 굳이 가려야 하지 않습니다. 일본말씨에 옮김말씨를 털거나 씻는다면 깔끔하겠지요. 다만, 말이 왜 ‘말’이라는 꼴이고, 마음이 왜 ‘마음’이라는 꼴이며, ‘나·너’가 왜 ㅏ 다르고 ㅓ 다른 꼴로 나란한지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냥그냥 나랑 다르다고 여기면 이웃말이나 다른말조차 아닌 ‘남말’입니다. 나하고 너를 새롭게 잇는 다리처럼 주고받는 소리로 여기기에 ‘이웃말’이자 ‘너머말’입니다. 내가 너를 만나려고 너머로 가기에, 너머에 있는 네가 어떤 살림(문화·생활·환경)을 누리는지 지켜보고 같이 누리면서 바야흐로 사랑을 알아차립니다. 말이란, 삶에서 비롯하여 살림을 이루는 바탕으로 너울거리다가 사랑을 깨닫는 빛씨로 싹트는 동안 서로서로 즐겁게 어우르는 즐거운 소릿가락입니다.


  아이 곁에 서서 말부터 새롭게 바라보기를 바라요. 어른끼리 주고받는 말이라 하더라도, ‘어른끼리 주고받는 말’로 그치지 않는 줄, 바로 ‘머잖아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서 물려받는 말’인 줄 깨닫기를 바라요. 우리말부터 차곡차곡 일구는 사람이 이웃말을 싱그럽게 웃는 눈짓으로 맞아들이고 넉넉하게 품을 수 있습니다.


ㅅㄴㄹ


나는 주변 사람들과 문화를 놓치고 있었다.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단지 독일어라는 작으 조각이 아니라 사람들과 독일 문화였다. (22쪽)


지방에서 온 우리는 서로의 사투리로 장난을 치며 친해졌다. 사투리는 지방 고유의 색을 나타내면서 서로 다른 지역에 대한 이해를 담기도 한다. (64쪽)


외국어로 버텨낸 아이가 다시 모국어 세상에서 살아내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77쪽)


정작 나의 외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그들은 간단하고 간편한 단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블랑쇼, 푸코, 들뢰즈 논문 안에 들어 있는 단어들로 커피를 시키지 않는다. (99쪽)


번역을 하면서 자주 떠올린 것은 할머니의 말이다. 등을 쓸어내리며 내 마음을 읽어낸 그날의 말을 꺼내고 자주 번역 작업 앞에 세워 둔다. (123쪽)


+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이보현, 소나무, 2022)


내가 만난 사람의 이름, 그 장소의 명칭 그리고 나눈 사물을 지칭하는 어휘들

→ 내가 만난 사람 이름, 그곳 이름, 나눈 살림을 가리키는 말

5


모국어와 외국어로 살아가는 삶은 하나의 언어로 살아가는 삶보다

→ 우리말과 바깥말로 살자면 말 하나로 살기보다

→ 엄마말과 이웃말로 살기란 한 가지 말살림보다

6


여행 가이드를 남편과 내가 자진하고 나섰다

→ 마실 길잡이를 곁님과 내가 나선다

→ 곁님과 내가 나들이 길잡이를 나선다

13


하원 길에서 아이는 어느 때보다 더 느리게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 아이는 돌아가는 길에 어느 때보다 느리게 집으로 걷는다

20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길에 바이올린을 기내에 실어 가져갔다

→ 다시 베를린으로 가는 길에 가락활을 실었다

→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길에 활가락을 가져갔다

29


할머니에게 물려받았다

→ 할머니한테서 받았다

→ 할머니가 물려주었다

30


같은 모어를 쓰는 사람이었겠지

→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었겠지

→ 같은 밑말을 썼겠지

→ 같은 뿌리말을 썼겠지

41


이제는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주문을 하며 선택사항을 여러 가지로 변경할 수 있다

→ 이제는 누름판으로 시키며 여러 가지를 고르거나 바꿀 수 있다

59


지방에서 온 우리는 서로의 사투리로 장난을 치며 친해졌다. 사투리는 지방 고유의 색을 나타내면서 서로 다른 지역에 대한 이해를 담기도 한다

→ 시골에서 온 우리는 서로 사투리로 장난을 치며 사귀었다. 사투리는 시골빛을 나타내면서 서로 다른 마을을 헤아리는 징검다리이다

64


그들은 간단하고 간편한 단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 그들은 쉽고 짧게 이야기를 한다

→ 그들은 단출하고 가볍게 얘기한다

99


타인의 신발을 신어 본다는 것은 그토록 진중함을 요하는 것이다

→ 이웃 신발을 꿰어 보면 그토록 무게를 느낄 수 있다

→ 다른 신발에 발을 넣으면 그토록 묵직하다

109


번역을 하면서 자주 떠올린 것은 할머니의 말이다

→ 이웃말을 옮기며 할머니 말을 자주 떠올린다

123


나의 어린 선생님을 떠올렸다

→ 내 어린 스승을 떠올린다

→ 어린 길잡이를 떠올린다

156


보름의 휴가를 내어 독일 남부 지방에서 지내고 있다

→ 보름 쉬며 독일 마녘에서 지낸다

17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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