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눈물 책꾸러기 13
다지마 신지 지음, 계일 옮김, 박미정 그림 / 계수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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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11.26.

숲책 읽기 231


《여우의 눈물》

 다지마 신지 글

 박미정 그림

 계일 옮김

 계수나무

 2012.5.25.



  이 삶이 즐거우려면 여러 길이 있습니다. 첫째로, 언제나 손수 그리고 짓고 가꾸고 일구면서 푸른숲을 품는 길입니다. 둘째로, 차분하면서 곱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하루를 누리면서 나답게 나로서 나를 사랑하는 길입니다. 셋째로, 별빛을 온몸에 담아서 파란하늘빛으로 깨어나서 꿈씨앗을 심는 길입니다. 이밖에 여러 기쁨길이 있을 텐데, 기쁨길이란 ‘남 아닌 나’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길입니다.


  다만 ‘남 아닌 나’란 ‘나만’이 아닙니다. ‘나만 보기’는 ‘나사랑’하고 멉니다. ‘나보기’는 ‘나만 보기’일 수 없습니다. ‘나보기·나사랑’은 다 다른 우리가 저마다 스스로 차분히 참하게 차근차근 새기면서, 오늘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남 아닌 나’인 줄 알아보는 살림살이입니다.


  숨을 쉬는 이는 바로 나입니다. 수저를 쥐고서 밥을 먹는 이는 바로 나입니다. 똥오줌을 누고 잠자리에 드는 이는 늘 나예요. 걷고 달리고 앉고 서는 이는 언제나 나입니다. 내가 나를 나로서 나답게 바라볼 때라야 ‘내 곁에 있는 너’를 알아차려요.


  《여우의 눈물》은 다지마 신지 님이 여민 《가우디의 바다》라고 하는 꾸러미에서 한 자락을 따로 여민 작은이야기입니다. 《가우디의 바다》는 1990년에 처음 한글판이 나왔는데 영 사랑받지 못 하고서 자취를 감추었어요. 1990년 무렵 ‘매캐(공해)’를 둘러싼 걱정거리가 조금 고개를 내밀기는 했으나, 숱한 사람들은 ‘매캐를 걱정하기보다 돈(경제발전)이 먼저!’라고 소리높였어요. 오늘날에도 이 얼거리는 그리 안 다릅니다. 허울은 ‘친환경·재생에너지’라고 내세우지만, 막상 ‘친환경·재생에너지’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돈을 들이부으면서 들숲바다를 몽땅 까뒤집는 또다른 삽질로 흐르기만 합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또는 어린이를 무릎에 앉히고서 어른이 함께 읽는 《여우의 눈물》입니다. 이 작은이야기는 ‘아이 여우’하고 ‘엄마 여우’가 나오고, ‘서울사람(도시 회사원·사장)’이 나란히 나옵니다. 그리고 ‘서울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여우살림을 버린 슬픈 넋’이 함께 나오지요.


  처음에는 엄마 여우가 눈물을 흘립니다. 아이 여우는 엄마 여우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못 알아볼 뿐 아니라, 엄마가 흘리는 눈물조차 안 보고서 쌩하니 서울로 달려갑니다. 서울에서 일자리를 얻어서 더는 ‘숲에서 먹이사냥’을 안 해도 가게에서 손쉽게 고기를 사다먹을 수 있는 아이 여우는 꽤나 서울살이가 마음에 든다지요. 그렇다면 아이 여우는 왜 뒤늦게 눈물을 흘릴까요? 왜 아이 여우는 처음부터 더 깊고 넓게 안 헤아린 채 탈바꿈(사람으로 몸을 바꾸기)을 해버리고 말았을까요? 뒤늦게 눈물을 흘린 뒤부터 새롭게 걸어갈 꿈길을 그리려는 마음은 왜 없을까요?


  막다른 벼랑으로 스스로 치달렸기에 끝장나지 않습니다. 뒤돌아서서 숲으로 가면 됩니다. 다시 여우몸을 찾을 길이 없다면, 사람몸으로 서울을 숲빛으로 갈아엎거나 바꾸는 꿈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눈물은 빗물하고 같습니다. 뜨겁게 온몸을 녹여서 스스로 허물을 씻어내고서 나비로 거듭나는 날개돋이 구실을 하는 눈물입니다. 눈물에 젖어서 허물씻이부터 하고 난 뒤에 새롭게 일어설 줄 안다면, 이제부터 참삶으로 나아갈 만합니다.


  그리고 이슬과 빗물은 시골이나 숲뿐 아니라 서울에도 찾아옵니다. 모든 곳에는 새벽이슬과 밤이슬이 내려요. 모든 곳에는 비가 오고 눈이 옵니다. 달래고 씻은 뒤에는 살리고 북돋울 일입니다.


ㅅㄴㄹ


‘칫! 여우가 심사숙고를 해?’ 하고 비웃지 마십시오. 여우도 고민할 때에는 고민하고, 울어야 할 때에는 ‘캐앵’ 하고 울기도 하면서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7쪽)


작년 가을, 산이 반으로 잘리더니 골프장이 들어섰습니다. “멋있다! 부러워!” 곤키치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회사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출근을 합니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한껏 멋을 부리고는 초록빛 가득한 산에 가서 하얀 공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8쪽)


“더 이상 여우로 살기 싫어!” 그 소리는 들을 지나 산을 넘고 머나먼 바다 건너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메아리가 되어 다시 곤키치에게 돌아왔습니다. “나는 사람이 될 거야, 사람이…….” (13쪽)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곤키치를 엄마 여우는 말없이 보고만 있었습니다. 한 방울, 두 방울 ……. 엄마 여우의 두 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18쪽)


“아아…….” 곤키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는 여우가 될 수 없어. 설사 여우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는 산에서 살아갈 수 없어. 나는 진짜 사람이 되어 버렸으니까.” (59쪽)


《여우의 눈물》(다지마 신지/계일 옮김, 계수나무, 2012)


#田島伸二 #コンキチ #人間になってみたキツ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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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왜 지켜야 하는가
김동수 지음 / 따님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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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8.15.

숲책 읽기 226


《논, 왜 지켜야 하는가》

 김동수와 네 사람

 따님

 1994.5.1.



  서울에서 살던 무렵, 으레 둘레에 책을 건네었습니다. 이미 읽은 책을 일부러 여럿 더 장만해 놓고서 하나씩 쥐어 줍니다. 스스로 사서 읽지 않으리라 여겨서 따로 챙겨 주지만, 스스로 사서 읽으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면, 누가 건네어도 달갑잖게 마련입니다.


  이리하여 몇 마디 말이 오갑니다. “날마다 밥을 먹지요?” “응.” “날마다 먹는 밥은 어디에서 올까요?” “가게에서 사지.” “가게에 들이려면 누가 어디에서 지을까요?” “뭐, 논이나 밭에서 짓겠지.” “그러면 우리가 날마다 먹는 밥이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글쎄, 꼭 알아야 하나?”


  밑도 끝도 없을 이야기를 자꾸자꾸 하지만, 지치지 않으면서 다시금 폅니다. “늘 마시는 바람인데, 어떤 바람인지 모른다면, 이 바람에 죽음재가 섞여도 못 느낄 테지요.” “아마 그렇겠지.” “서울에 익숙하면 서울바람에 익숙할 테니, 매캐한 바람도 싱그러운 바람도 못 알아채게 마련이겠지요?” “아마 그렇겠지. 그보다는 바람을 요새 누가 생각하니?”


  《논, 왜 지켜야 하는가》(김동수와 네 사람, 따님, 1994)를 진작에 읽고서 틈틈이 둘레에 건네었지만, 이 책을 다 읽었다는 사람을 못 보았습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살면, 서울이나 큰고장에 논이 어디 있느냐면서 손사래를 칩니다. 시골에서 살면, 굳이 논밭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읽어야 하느냐고 고개를 돌립니다.


  그래도 용케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동무나 뒷내기가 몇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너무 어렵더라. 뭔 말인지 모르겠어.” “그래, 쉽지는 않은 글일 수 있지만, 고등학교를 마친 사람이라면 읽을 수 있어. 이 책 하나로 마치려면 어렵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숲과 들과 바다를 알아가려고 다가서면 조금씩 눈을 뜰 수 있어.”


  이제 와 돌아보면, 대학교에서 운동권이던 이들은 《논, 왜 지켜야 하는가》 같은 책을 안 읽었습니다. 교육대학교나 사범대학을 다니는, 앞으로 길잡이 노릇을 하려는 이들도 이 책을 꺼리기 일쑤였습니다.


  논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밥을 먹어도 될까요? 다만, 이 책을 쓴 여러 사람은 시골내기가 아닌 서울내기입니다. 논짓기를 하면서 쓴 글이 아닌, ‘논구경’을 한 글바치가 여민 글입니다. 늘 논에 둘러싸인 들에서 논바라기를 하면서 논살림을 담아내려고 한다면, 글결이 확 달랐으리라 봅니다. 고등학교는커녕 어린배움터조차 구경하지 못 한 시골 할머니가 읽을 만하도록 글결을 가다듬을 때라야, 비로소 온누리 어린이한테 이바지할 꾸러미를 엮을 수 있다고 느껴요.


  참말로 이제 시골에 시골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맨발로 논밭을 달리고 맨손으로 나무를 타던 시골아이는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어디 있나요? 맨몸으로 일하는 시골어른도 다 사라진 듯싶습니다. 흙수레(농기계)가 아닌 쟁기와 삽과 호미와 낫을 쥔 손으로 차근차근 흙을 만지고 풀을 살피고 해바람비를 품는 어진 시골내기는 어디 있을까요?


  적어도 500억을 들이는 ‘스마트팜’이고, 2000억도 5000억도 아무렇지 않게 척척 쏟아붓는 ‘스마트팜’입니다. 그러나 해바람비하고 동떨어진 “바닥은 시멘트요, 유리로 둘레를 막고서, 전기로 와이파이를 돌리고, 손전화 단추로 꾹꾹 누르기만 하면서, 엘이디전구를 밝히는 스마트팜”에서는 무엇을 거두는지 짚을 때입니다. 우리한테 이바지하는 푸성귀가 스마트팜에 있을까요? 오히려 우리를 죽음길로 내모는 ‘푸성귀 흉내’만 그득하지 않을까요?


  어마어마하게 돈을 퍼붓는 스마트팜 둘레에는 아무런 풀이 못 자라고, 아무런 나무가 없습니다. 참새도 박새도 제비도 기웃거리지 못 합니다. 뭉게구름도 깃털구름도 얼씬하지 못 합니다. 산들바람도 돌개바람도 스미지 못 합니다. 햇빛도 햇볕도 햇살도 다 가로막을 뿐입니다. 풀벌레노래가 없고, 개구리노래가 없고, 매미노래마저 없어요. 우리는 ‘푸성귀 흉내’만 내는 ‘죽음덩이’를 값싸게 큰가게에서 사들이면서 밥자리에 놓는 셈입니다.


  이미 사라진 책을 굳이 되읽어 봅니다. 서울내기 글바치가 글을 좀 쉽게 쓰기를 바랄 수 없는 까닭을 떠올립니다. 시골에서 흙지기 할매할배랑 이웃하지 않는 글바치라면, ‘쉬운글’이 무엇인지 알 턱조차 없습니다. ‘쉬운글 = 삶글’이요, 삶글이란 ‘살림글’이며, 살림글이란 들숲바다를 품은 ‘숲글’이자 ‘사랑글’입니다.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푸른글’일 때라야 비로소 ‘쉬운글’입니다.


  아기를 낳아 천기저귀를 대고는 보글보글 삶은 다음에 손으로 복복 비비고 헹구어 햇볕에 말리는 살림을 짓지 않고서야, 쉬운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 아기를 업고 안으면서 하루 내내 자장노래에 놀이노래에 일노래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어버이 노릇을 하지 않고서야, 쉬운글을 쓰지 못 합니다.


  손수 쓴 쉬운글로 아이한테 한글을 가르칠 뿐 아니라, 언제나 아이 곁에서 함께 웃고 춤추면서 살림을 지을 적에 비로소 쉬운글을 척척 씁니다. 논짓기는 머리로 안 하거든요. 논짓기는 온몸으로 하는 살림짓기입니다. 논에서는 벼만 거두지 않거든요. 짚을 거두고, 한해살림을 이야기꽃으로 거둡니다. 뭇숨결이 어우러지기에 논짓기입니다. 논에 남은 이삭은 새가 훍고 벌레가 누립니다. 그리고 흙으로 가만히 돌아가서 흙을 새롭게 북돋웁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자면, 사람 곁에 새와 벌레와 짐승과 풀꽃나무와 돌흙모래와 해바람비가 나란히 어우러질 노릇입니다. 들숲바다에 깃드는 자그마한 숨결 하나인 사람일 때라야, 비로소 뭇숨결 사이에서 사랑을 지피는 살림으로 나아가겠지요.



전통 주거인 초가는 짚으로 만든 이엉과 용마름으로 지붕을 덮는다. 이같은 초가 지붕은 비와 바람을 막고, 겨울이면 열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 집안을 따뜻하게 해주고,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과 열기를 막아 집안을 시원하게 해준다. 우리 조상들은 해마다 지붕을 덧씌워 두껍게 하고 추녀에는 참새도 깃들이게 하였던 것이다. 집안에서 쓰는 가재도구는 짚을 쓰지 않은 것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짚을 알뜰히 사용했다. 멱서리, 씨오쟁이, 쌀가마니, 소쿠리, 삼태기, 방석, 멍석, 새끼, 둥우리, 짚독, 메주끈 등 온갖 도구와 장식에 짚이 사용되었다. (154쪽)


짚은 가축들의 여물과 깃이 되고 마침내 두엄을 만들어 훌륭한 거름이 되어 주었다. 또한 땔감으로 쓰인 짚은 재거름이 되어 다시 논밭으로 돌아갔다. 즉 자연의 순환 이치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155쪽)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기름진 땅과 쏟아지는 무한한 햇빛과 풍부한 물을 지닌 우리가 이들 자원을 놀릴 수는 없다. 앞으로 많은 인구가 좁은 국토에서 쾌적하게 살기 위해서는 화학 영농기술이 아닌 생물과 태양에너지를 토대로 한 영농기술로 농업생산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160쪽)


+


품종 개량을 통하여 환경 적응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둘레에 더욱 맞추려고 꾸준히 씨를 바꾼다

→ 둘레에 맞도록 꾸준하게 씨를 다듬는다

13쪽


벼농사는 소출 면에서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 벼짓기는 늘 넉넉히 거두기 때문에

13쪽


우리 조상들은 산자락의 밭조차 천수답으로 일군 것이다

→ 우리 옛어른은 멧자락 밭조차 논으로 일구었다

→ 우리 옛사람은 멧밭조차 다락논으로 일구었다

20쪽


이와 같은 흙의 여러 기능들은 토양 입자와 물 그리고 공기의 조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 이처럼 흙은 알갱이와 물과 바람이 어떠한가에 따라 크게 다른데

→ 이렇게 흙은 속뭉치와 물과 바람에 따라서 몫이 크게 다른데

56쪽


이들 민구(民具)들은 외래문화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전통문화의 기반을 다져 온 예술품이다

→ 이들 세간은 바깥물결에 물들지 않고 맑게 내림멋을 다져 온 꽃이다

→ 이들 살림은 들온길에 물들지 않고 티없이 물림넋을 다져 온 빛살이다

1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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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내가 좋아하는 것들 13
조혜진 지음 / 스토리닷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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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7.26.

숲책 읽기 225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조혜진

 스토리닷

 2024.4.30.



  더운 여름을 어떻게 견디느냐 묻는 이웃이 많습니다만, 여름이기에 바람이(에어컨·선풍기)를 안 쓴다고 말합니다. ‘불(전기)’을 먹여야 돌아가는 ‘바람이’가 아닌, 언제나 온누리를 푸르게 감싸는 ‘바람’을 바라면서 “바람아! 이리 와! 이리 와서 함께 놀자!” 하고 불러요. 이러면 바람은 휙 불면서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를 살살 간질이면서 시원시원 풀어냅니다.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고 묻는 이웃도 많습니다만, 겨울이기에 겨울추위를 실컷 누린다고 말합니다. 겨울이니까 손가락이 곱고 얼면서 글을 씁니다. 스무 살에도 서른 살에도 마흔 살에도 쉰 살에도, 여름에는 땀잔치로 글을 쓰고 겨울에는 언손으로 글을 씁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요. 스무 살부터 여태 손빨래를 합니다. 종이(운전면허증)를 안 거느리는 터라, 늘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로 다닙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되묻곤 하는데, “저는 스스로 숲이기를 바라기에, 숲이 옛날부터 오늘을 거쳐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어울리는 길로 걸어가며 웃습니다.” 하고 보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조혜진, 스토리닷, 2024)은 숲을 숲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발걸음을 들려줍니다. 요사이는 ‘숲’이 아닌 ‘자연(自然)’을 다루는 책이 꽤 나오고, ‘풀꽃나무’가 아닌 ‘식물(植物)’을 짚는 책이 쏟아집니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는 왜 숲을 숲이라 말하며 다가서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풀과 꽃과 나무를 풀꽃나무라고 말하면서 품지 않을까요?


  숲을 ‘숲’이라고 해야, ‘숲’이라는 낱말이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도록 흐른 자취를 읽습니다. 풀과 꽃과 나무를 그저 ‘풀’과 ‘꽃’과 ‘나무’라고 해야, 풀꽃나무가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오늘을 지나서 앞으로 어떤 숨빛인지 스스로 읽을 만합니다.


  숲은 수수하게 품습니다. 숲은 수더분히 풀어냅니다. 숲은 수북수북 베풉니다. 숲은 수다를 벌이듯 가르칩니다. 숲은 술술 솔솔 살살 슬슬 일깨워서 누구나 배우는 길을 엽니다. 자, 숲으로 걸어가요. 맨손과 맨발로 숲에 깃들어요. 숲을 숲으로 안을 줄 알아야, 왜 ‘순이·돌이’ 같은 이름을 수수하게 주고받으면서 두런두런 어울리는지 깨닫습니다. 숲순이에 숲돌이입니다. 풀순이에 풀돌이입니다. 숲빛으로 슬기로운 사람이라서 ‘순이’입니다. 차돌처럼 단단하거나 야무지면서 동글동글 돕는 동무로 두레를 할 줄 알기에 ‘돌이’입니다.


  우리말은 쉽습니다. 숲이기에 수월하고 쉽지요. 어렵다면 우리말이 아니고, 어렵다면 숲이 아닙니다. 이제는 ‘자연’과 ‘식물’이라고 하는 껍데기를 벗기를 바랍니다. 말을 꾸미면 ‘꾸밈말’이고, 글을 치레하면 ‘치레글’입니다. 숲처럼 수수하게 말하고 글쓰기를 바랍니다. 어깨에 힘을 빼요. 가볍게 차려입거나 맨몸으로 바다에 잠기고 나무를 타요. 새랑 사귀려면 ‘먼눈(망원경)’이 아니라 ‘마음눈’을 뜰 노릇입니다. 마음으로 사귀어야 새를 알고 숲을 알고 하늘을 압니다.


ㅅㄴㄹ


내가 사는 동네 가까이에 숲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27쪽)


아이들은 나뭇가지를 참 좋아한다. 걷다가 줍고, 걷다가 줍고, 나뭇가지마다 색깔도 무늬도, 길이도 굵기도 결도 다르다. (41쪽)


내 안의 감각을 깨워서, 향기를 맡고, 소리를 듣고,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숲을 가만가만 걸으며 자연의 뭇 생명이 건네는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산책이라는 게 더는 걷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63쪽)


2018년 초여름 어느 날, 우리 동네 주택 골목길에서 제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다. (92쪽)


2020년 여름, 마음속에만 그리던 작은 책방을 열었다. 자연생태, 환경, 교육 관련된 책들을 주로 선별해 들여놓고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내가 읽고 싶은 책도 들였다. (159쪽)


+


그렇게 바라봐 주면 좋겠다

→ 그렇게 바라봐 주길 바란다

→ 그렇게 바라보기를 빈다

23


그곳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많이 쌓였다

→ 그곳 이야기가 잔뜩 쌓였다

→ 그곳에서 일군 이야기가 꽤 쌓였다

27


땅 아래로 떨어진 꽃들이 만든 길은 그야말로 꽃길

→ 땅으로 떨어진 꽃이 이루는 그야말로 꽃길

→ 땅으로 떨어진 꽃으로 그야말로 꽃길

28


잣나무가 빽빽하게 심겨 있는 숲길

→ 잣나무를 빽빽하게 심은 숲길

33


서로 협력하며 나무 한 그루를

→ 서로 도우며 나무 한 그루를

→ 서로 힘모아 나무 한 그루를

34


나라는 존재가 숲 일부라고 여기면 주변을 더 깊이 관찰하게 된다

→ 나도 숲이라고 여기면 둘레를 더 들여다본다

→ 나도 숲을 이룬다고 여기면 곁을 더 깊이 본다

35


광대버섯 인편에 작은 돌기가

39


직접 시계 침을 돌리도록 했다

→ 손수 때바늘을 돌리라 했다

47


바람이 조금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스했다

→ 바람이 조금 차갑지만 햇볕은 따스하다

47


귀여운 각두에 딱 맞는 도토리를

→ 귀여운 깍정이에 맞는 도토리를

→ 귀여운 받침에 딱인 도토리를

48


빛은 똑바로 가는 성질이 있지만

→ 빛은 똑바로 가지만

51


까만 실루엣과 빛의 절묘함으로 작품을 만드는 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는

→ 까만 그림자와 빛으로 놀랍게 빚는 그림자 그림지기 후지시로 세이지 님은

53


봄에 시작되는 숲 활동에서 아이들은 개미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봄부터 하는 숲놀이에서 아이들은 개미보기를 즐긴다

→ 봄이면 여는 숲마실에서 아이들은 개미구경을 반긴다

56


나무들은 어느새 제 잎사귀를 키워서 싱그러운 그늘을 만들고 있다

→ 나무는 어느새 잎사귀를 키워서 그늘이 싱그럽다

61


한 참가자가 묻는다

→ 누가 묻는다

→ 어느 분이 묻는다

63


자연은 우리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 숲은 우리한테 숱한 이야기를 베푼다

→ 숲은 우리한테 늘 이야기를 들려준다

63


1령, 2령, 3령, 4령, 점점 모양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 한살 두살 세살 네살, 차츰 꼴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 한벌 두벌 석벌 넉벌, 차츰 꼴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69


자유롭게 그려 보는 맛이 진정 숲의 맛

→ 홀가분히 그려 보는 참다운 숲맛

→ 가볍게 그려 보는 참숲맛

70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통역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적어 보았다

→ 무슨 말을 할까. 옮겨 보려고 적어 본다

→ 무슨 말을 하나. 옮겨서 적어 본다

→ 무슨 말을 하지? 옮겨적는다

79


생명의 소리로 가득

→ 숨소리로 가득

→ 빛나는 소리로 가득

→ 숨결소리로 가득

81


우리 대피소 만들어야겠다

→ 우리 쉼터 지어야겠다

→ 우리 움막 세워야겠다

→ 우리 집 올려야겠다

98


더 경이로운 것은 노랫말. 음유시인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멋진 노래를 만들었을까

→ 더 놀라운 노랫말. 나그네노래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노래를 멋지게 지을까

→ 노랫말은 더 놀랍다. 떠돌노래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멋지게 노래를 쓸까

99쪽


단풍나무 가족이지만

→ 단풍나무 갈래이지만

→ 단풍나무와 가깝지만

110


민트색 지의류가 덮인 나무 밑동에서

→ 옅푸른 땅붙이가 덮은 나무 밑동에서

→ 옅푸른 숲붙이가 덮은 나무 밑동에서

118


햇살의 따스함과 흙냄새를

→ 따스한 해와 흙냄새를

→ 따스한 햇볕과 흙냄새를

121


수십만 보를 걸으며 얻은 노력의 결과라

→ 숱한 걸음걸이로 얻은 땀방울이라

→ 끝없이 걸어서 얻은 열매라

→ 셀 길 없이 걸으며 얻은 보람이라

141


세 그루 이상 연이어 위치한 나무는 군락으로 표시했다

→ 세 그루 넘게 이어 자라는 나무는 무리로 적는다

→ 세 그루 남짓 이어 자라는 나무는 마을로 여긴다

142


책들을 선별해 들여놓고

→ 책을 가려서 들여놓고

→ 책을 뽑아서 들여놓고

159


지금 당신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나요

→ 오늘 우리 곁에서 누가 힘을 북돋우는가요

→ 내 곁에서 누가 든든히 도와주는가요

169


책방과 숲이 무대가 되어 나무그림책 읽어 주는 버스킹을 연다

→ 책집과 숲을 마당으로 나무그림책 읽기 거리꽃을 연다

→ 책집과 숲을 놀이터로 나무그림책 읽기 마당꽃을 연다

177


도요물떼새 무리가 함께 일제히 날아갔다가

→ 도요물떼새 무리가 함께 날아갔다가

183


아이 배냇이름(태명)을 나무로 지었다

→ 아이 배냇이름을 나무로 지었다

18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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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 - 열 가지 분야로 살펴본 야외 생물학자 도감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3
김성현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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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7.26.

숲책 읽기 207


《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

 김성현과 아홉 사람

 철수와영희

 2023.3.18.



  《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김성현과 아홉 사람, 철수와영희, 2023)를 읽고서 ‘야외’하고 ‘생물학자’라는 이름을 한참 곱씹어 보았습니다. 2023년 첫봄에 읽었으니, 2024년 한여름에 이르도록 한 해 남짓 돌아본 셈입니다. 우리말로는 ‘들’인데, ‘학자’라는 이름인 분은 으레 ‘야외’라는 일본 한자말만 쓰려고 합니다. 들빛이고 들길이고 들풀이고 들꽃입니다. 들사람이고 들일이고 들녘이고 들놀이예요. 들노래이고 들벌레이며 들살림이자 들짐승입니다.


  들이란, 드나드는 곳입니다. 모든 숨붙이가 가볍게 홀가분하게 즐겁게 드나드는 터전이 ‘들’이에요. 이러한 얼거리를 살핀다면, ‘곁짐승(반려짐승)’이나 ‘짐승우리(동물원)’가 아닌 ‘들지기(야외 생물학자)’로서 들빛을 살피는 이야기를 조금 더 느긋하면서 쉽게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들려줄 만하다고 봅니다.


  들에서 일하고, 들을 살펴보고, 들하고 어우러지는 길로 나아가는 들마당이에요. 들을 바라보고, 들을 헤아리고, 들을 노래하는 하루를 품으니 들배움입니다. 종이를 펼친 자리맡에서 붓대만 굴리는 먹물바치가 아닌, 들에서 온몸으로 들숨결을 마주하는 길이라면, ‘들글’을 여미고 ‘들말(들말씨)’로 피어날 만합니다.


  여름이면 그늘을 바라는 분이 많은 줄 알지만, 예부터 온누리 누구나 여름이면 기쁘게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까무잡잡 ‘깜순이·깜돌이’로 살았습니다. 한여름 땡볕을 듬뿍 머금기에 나락이 튼튼하고 푸릅니다. 한여름 햇볕을 실컷 맞이하기에 열매가 달고 물이 많습니다. 사람도 매한가지예요. 한여름에는 그늘이 아니라 볕길에서 일하고 놀고 쉬고 거닐기에 겨우내 튼튼히 쉬고서 새봄에 새롭게 기지개를 켭니다.


  들살림이란, 해바람비를 온몸으로 반기는 길입니다. 들지기란, 해바람비를 온마음으로 바라보는 길입니다. ‘생물학자’라는 이름이 나쁘지는 않을 테지만, 조금 허울을 벗겨서 ‘들지기’로 서 보기를 바라요. 들걸음으로, 들손길로, 들눈길로, 오늘 이곳을 푸릇푸릇 일구는 매무새를 나눌 수 있습니다.


ㅅㄴㄹ


중국 연구자들은 참새가 곡물뿐 아니라 곤충을 먹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어쩌면 알고도 모른 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로 인해 참새가 잡아먹는 각종 해충은 천적이 없어져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대흉년이 시작되었습니다. (41쪽)


야생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학생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반려동물이나 동물원에 있는 동물에 대한 흥미를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61쪽)


어떤 생물체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작은 미생물들은 서로 협력하여 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34쪽)


+


대부분 야외Field에서 연구가 이루어집니다

→ 흔히 들에서 살핍니다

→ 으레 밖에서 헤아립니다

4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서

→ 겪은 일을 바탕으로 꾸준히 지켜보면서

→ 몸소 느끼고 오래도록 살펴보면서

5


새와 함께하는 것이라면 모두 탐조인 셈이지요

→ 새와 함께하면 모두 새마중인 셈이지요

→ 새와 함께하면 모두 새맞이인 셈이지요

19


새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 새를 돌볼 수 있는 밑동이 됩니다

→ 새를 보살필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 새를 보듬을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 새를 품을 수 있는 줄거리가 됩니다

20쪽


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한 모습

→ 새다리에 가락지를 붙인 모습

22


한 마리만 보여도 존재감이 큰 맹금류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은

→ 한 마리만 보여도 눈에 띄는 발톱새가 잔뜩 날아가는 모습은

→ 한 마리만 보여도 두드러지는 사납새가 우르르 날아가면

24


천적이 없어져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 맞잡이가 없어 잔뜩 퍼졌고

→ 목숨앗이가 없어 확 늘어났고

41


반려동물이나 동물원에 있는 동물에 대한 흥미를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 곁짐승이나 짐승우리를 살피는 눈을 들짐승을 보는 눈으로 잘못 알기 일쑤입니다

61


연구자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 배움이는 오래 배워야 하고

→ 배움일꾼은 더 배워야 하고

61


최근에 수행하고 있는 주된 연구 주제는 우리나라 하천에 서식하는 어류의 모니터링입니다

→ 요사이는 우리나라 냇물에서 사는 헤엄이를 살핍니다

71


청개구리는 작은 체구에 몸은 녹색을 띠고

→ 풀개구리는 작은몸에 푸른빛을 띠고

101


이들을 연구하기 위해 야외에서 채집하여 해부하고

→ 이들을 살피려고 들에서 잡아 몸을 째고

111


채집 도구의 무게도 은근히 힘겨움을 더하지요

→ 채 무게도 꽤 힘겹지요

→ 채도 꽤 무겁지요

112


지의류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생물이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 겉붙이는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결이고, 알더라도

→ 땅붙이풀은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풀꽃이고, 알더라도

2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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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쫓겨났어
구구단 청소년출판팀 지음 / 니은기역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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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7.7.

숲책 읽기 224


《집에서 쫓겨났어》

 구구단 청소년출판팀

 니은기역

 2024.1.6.



  어린이한태 숲책(환경책)을 읽혀도 안 나쁘되, 어린이가 풀개구리하고 하룻내 눈을 마주하면서 지켜보는 틈을 누린다면, 굳이 종이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푸름이한테 숲책을 읽혀도 안 나쁘지만, 푸름이가 해랑 바람이랑 비가 흐르는 길을 하룻내 바라보고 헤아리면서 읽는 말미를 누린다면, 애써 종이책을 안 읽어도 돼요. 《집에서 쫓겨났어》는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면서 아주 목숨까지 빼앗기는 여러 이웃이 누구인지 하나씩 짚은 손바닥책입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운 주머니책입니다. 삶터를 빼앗긴 모든 숲이웃을 담지는 않았어도, 이렇게 여러 이웃이 어떻게 고단한지 짚는 조그마한 꾸러미로도 넉넉히 알뜰합니다. 잘 헤아려 보면, ‘돈벌이(경제효과)’에 밀려서 사라지는 이웃은 한둘이 아니요, 온(100)뿐 아니라 즈믄(1000)을 훌쩍 넘습니다. 아주 흔해서 ‘지지배배’라고 일컫던 제비가 엄청나게 줄었고, 참새마저 거의 사라질 판입니다. 범과 늑대와 여우만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았어요. 크고작은 숨결이 사라졌고, 시골에서조차 풀씨 한 톨이 느긋이 깃들 만한 틈새조차 없기 일쑤입니다. 작은씨 한 알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작은이를 등질 테고, 작은빛과 작은길과 작은꿈마저 짓누르면서 그만 사랑을 잃어버리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집에서 쫓겨났어》(구구단 청소년출판팀, 니은기역, 2024)


회색빛 짧은 털을 가졌어요

→ 잿빛털이 짧아요

→ 잿빛인 털이 짧아요

5


1급수 맑은 물과 깨끗한 물에 사는 다양한 물고기

→ 맑은 물에서 사는 여러 헤엄이

→ 깨끗한 물에서 사는 여러 헤엄이

5


딱정벌레를 즐겨 먹고 기타 갑각류와 지렁이도

→ 딱정벌레에 마디짐승과 지렁이도 즐겨먹고

→ 딱정벌레에 등딱지짐승과 지렁이도 즐겨먹고

7


다양한 매력을 가진 사람에게 팔색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 여러모로 눈부신 사람을 알록새라고도 하지요

→ 고루 돋보이는 사람을 무지개새라고도 하지요

7


습기에 잘 견뎌서 습지에서도 볼 수 있어요

→ 축축해도 잘 견뎌서 늪에서도 볼 수 있어요

9


참 좋은 나무라는 의미를 가졌어요

→ 참한 나무라는 뜻이에요

11


미생물까지 살게 해 주는 멋진 친구예요

→ 작은이까지 살리는 멋진 동무예요

11


참나무가 없으면 생태계에 큰 구멍이 생겨요

→ 참나무가 없으면 숲에 구멍이 크게 나요

→ 참나무가 없으면 숲이 확 뒤틀려요

11


점프력도 어마어마해요

→ 어마어마하게 뛰어요

→ 잘 뛰어요

13


긴 꼬리가 매력적인 여름 철새로

→ 긴꼬리가 돋보이는 여름 철새로

→ 긴꼬리가 멋스런 여름 철새로

15


멸종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요

→ 사라질 수 있어요

→ 사라질 듯해요

15


둘레 환경과 잘 어울려 소박하게 아름다움을 드러내요

→ 둘레와 어울려 수수하게 아름다워요

17


땅을 파기에 좋아요

→ 땅을 잘 파요

21


씨앗을 멀리 보내려는 의지가 느껴져요

→ 씨앗을 멀리 보내려는 마음을 느껴요

→ 씨앗을 멀리 보내려는 뜻을 느껴요

25


굵은 아름드리가 다 베어져 있었어

→ 굵은 나무를 다 베었어

→ 아름드리를 다 베었어

30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나무를 베고

→ 나무를 이렇게 엄청나게 베고

→ 나무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베고

38


이 소중한 다랑논 위로

→ 이 알뜰한 다랑논에

40


경사진 비탈을 따라

→ 비탈을 따라

42


이 활동을 하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 이 일을 하면서 여러모로 느꼈어요

→ 이렇게 뛰면서 이래저래 느꼈어요

4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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