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 세계 작가 그림책 8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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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27.

그림책시렁 1539


《다른 쪽에서》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다림

 2014.10.13.



  사귀거나 사랑할 적에는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어느 쪽을 싸거나 감쌀 적에는 그만 싸움박질로 번지면서 갈립니다. 금을 안 긋는 사귐길에 사랑이요 ‘사이’라면, 금을 좍좍 긋고서 쩍쩍 갈라지는 싸기·감싸기·싸움입니다. 《다른 쪽에서》는 “담 너머”를 그리는 두 아이가 말없이 마음으로 만나는 나날을 들려줍니다. 아이들은 담을 안 쌓았어요. “어른 아닌 나이든 꼰대”들이 담을 쌓았습니다. 담은 매우 단단하고 높을 뿐 아니라, 꼭대기에 쇠가시까지 사납게 박았습니다. 만나지 못 하고, 목소리가 닿지 않는 “담 너머”이지만, 두 아이는 마음이 ‘닿’기를 바랍니다. 서로 다가가고 다가옵니다. 이제 둘은 다가서는 사이로 “말없이 그림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에는 높다란 담벼락을 안 세웠더라도 그만 이쪽하고 저쪽으로 크게 갈라서 ‘마음담’을 쌓습니다. 사귀려는 마음이 서로 없고, 사이를 열거나 틈을 내어 말을 나누려는 마음마저 없는 듯 보입니다. 한마음이라면 말을 안 나누어도 안다지만, ‘다른마음’인데 말조차 안 섞으면 어찌 될까요? 어느 쪽이 먼저 와르르 무너져야 할까요, 아니면 돌담도 마음담도 걷어내고서 다가서려는 길을 낼 수 있을까요?


#De l'autre cote

#Isabelle Carrier #Laurence Fugier


ㅍㄹㄴ


《다른 쪽에서》(로랑스 퓌지에·이자벨 카리에/김주열 옮김, 다림, 2014)


그런데 왜 친구들은 오지 않는 거죠?

→ 그런데 왜 동무들은 안 오죠?

→ 그런데 왜 다들 안 오죠?

4쪽


기다리는 데 싫증이 났어요

→ 기다리다가 싫어요

→ 기다리다가 지쳐요

5쪽


그래서 괜히 공에게 분풀이를 합니다

→ 그래서 울컥 공한테 성풀이를 합니다

5쪽


담장 너머 다른 쪽에는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있답니다

→ 담 너머 다른 쪽에는 햇볕을 그을 그늘이 있답니다

6쪽


이 공은 어디서 온 걸까요

→ 이 공은 어디서 왔을까요

7쪽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 둘레에 사람이 없는 줄 살피고서는

9쪽


같은 시각에 다시 옵니다

→ 같은 때에 다시 옵니다

18쪽


더 이상 놀지 못하도록 금지했거든요

→ 더 놀지 못하도록 막거든요

→ 더는 못 놀거든요

26쪽


모인 사람들 중에는 안경을 낀 남자아이도

→ 모인 사람에는 덧보기를 낀 사내아이도

→ 모인 사람에는 덧눈을 낀 아이도

30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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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ベルの塔 (至光社國際版繪本) (大型本, 改訂)
佐久間 彪 / 至光社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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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27.

그림책시렁 1565


《のあの はこぶね》

 かすや昌宏 그림

 佐久間彪 글

 至光社

 1977.3.15.



  우리는 일본말을 잘못 옮겨서 “노아의 방주”라 하지만, “노아네 배”나 “노아 배”라 옮겨야 알맞습니다. 노아는 하늘말씀을 알아듣고서 ‘배’를 크게 무었습니다. 노아는 ‘네모낳’게 배를 무었다는데, ‘네모배’란 ‘ㅁ’이고, ‘네모·ㅁ’은 ‘아늑하게 지키고 돌보며 품는 집’을 가리킵니다. “백조의 호수”도 잘못 옮긴 일본말씨인데, “고니못”이라 해야 알맞아요. 새이름인 ‘고니’는 “고운 임”이라는 뜻입니다. 《のあの はこぶね》는 노아라는 사람이 왜 어떻게 무슨 배를 무어서 어떻게 새길을 나섰는가 하는 줄거리를 따사로이 어루만지는 붓끝으로 풀어냅니다. 언뜻 보면 믿음길(종교)을 들려주는 듯하지만, 곰곰이 넘기면 ‘너나들이’라고 하는 살림길을 하늘빛과 숲빛과 바다빛과 들빛으로 담아낸 아름다운 그림책이로구나 싶습니다. 우리나라 글꾼이나 그림꾼이 노아네 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묶는다면 어떤 책이 태어날까요? 《のあの はこぶね》처럼 믿음길이 아닌 살림길로 바라보면서 풀어낼까요, 아니면 그냥그냥 ‘하느님 기리기’로 기울까요? 하느님은 늘 모든 사람 마음에 다 다르게 깃듭니다. 말밑을 보면 ‘하늘 = 하나인 나’라는 뜻입니다. 나도 너도 오직 하나인 하늘입니다. 이 얼거리를 읽어낼 적에 서로서로 사랑으로 이으면서 어울릴 수 있습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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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1
권정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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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27.

그림책시렁 1566


《시계탕》

 권정민

 웅진주니어

 2025.3.17.



  제 어릴적을 돌아보면,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배움터까지 오면 “쟨 아기인가 봐. 나이가 몇 살인데 어떻게 엄마아빠가 데려다줘?” 하면서 놀렸습니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끙끙 앓는 아이라 하더라도 집부터 배움터까지 짧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서 오가던 지난날입니다. 집집마다 쇠(자가용)가 늘면서 “엄마아빠가 일터로 가는 길에 데려다준다”고 말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었고, 이제는 여덟 살 어린이뿐 아니라 열여덟 살 푸름이까지 ‘엄마아빠 쇠(자가용)’를 타고서 오가는 판이라고 할 만합니다. ‘스스로’를 잊고, ‘다릿심’을 잃고, ‘마을빛’을 돌아보는 눈길이 사라지는 나날입니다. 《시계탕》은 바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나올 만한 줄거리입니다.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아이한테 맡길 줄 모르고, 아이는 아이대로 스스로 안 하는 굴레에 서로 갇히는 나라이거든요. 아이는 좀 늦게 다니면서,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아이는 자꾸 뭘 빠뜨리면서, 스스로 안 챙기면 얼마나 고달픈지 배워야 합니다. 아이는 혼자 걸어서 집과 배움터 사이를 다니는 동안에, 나를 둘러싼 마을과 숲과 하늘이 어떤 빛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 곁에서 어버이(엄마아빠)도 나란히 ‘나(어버이)다운 삶’과 ‘나(어른)로서 서는 살림’을 다시 익혀야지요. 그림책 《시계탕》을 놓고 본다면, 줄거리로 깊이 들어가면 나았을 텐데, 자꾸 곁다리에 머물거나 헤매는 듯합니다. ‘나·스스로·집·마을·손발’이라는 대목을 아이와 어버이가 처음부터 다시 짚도록 이끄는 얼거리로 짜지 못 했기에 아쉽습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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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책
파올라 비탈레 지음, 로사나 보수 그림, 김지우 옮김, 김경연 감수 / 원더박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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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8.

그림책시렁 1467


《해파리 책》

 파올라 비탈레 글

 로사나 보수 그림

 김지우 옮김

 원더박스

 2023.6.30.



  우리가 먹는 모든 낟알과 열매는 처음에는 ‘꽃’입니다. 낟알(곡식)과 열매를 먹을 적에 “꽃을 먹는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다면, 풀이나 나무에 맺은 꽃한테 한결 사근사근 다가가서 “네가 벌과 나비와 개미를 부르면서 놀고 싶겠지? 그런데 네가 꽃을 피우니 나도 이렇게 왔어. 반가워.” 하는 마음으로 한두 송이 톡 따서 누립니다. 낟알과 열매인 모습으로 바뀐 숨빛뿐 아니라, 처음에 돋아낸 꽃송이를 그대로 마주하면서 밥살림으로 누려 본다면, 온누리 누구나 따사롭고 아늑히 사랑씨앗을 배울 만하다고 느껴요. 《해파리 책》은 해파리를 풀어내려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이웃으로 보기’이기보다는 ‘과학으로 뜯어살피기’를 하는 터라, 어쩐지 ‘해파리 마음’은 하나도 못 건드리는 채 ‘해파리 몸’만 짚습니다. 그러나 해파리한테 머리가 없을까요? 해파리한테 마음이 없을까요? 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손발이나 머리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나무도 돌도 물방울도 마음이 있어요. 어른끼리 읽는 책이라 하더라도 ‘해파리 마음’부터 마주할 노릇이고, 어린이한테 베푸는 책이라면 더더욱 ‘해파리 마음’으로 다가설 일입니다. 우리가 쌀과 밀과 해파리를 먹더라도, ‘쌀알 마음’과 ‘해파리 마음’을 등돌리거나 “쌀알이나 해파리한테 무슨 마음이 있다구?” 하고 여긴다면, ‘과학’이 아닌 ‘기계’일 뿐입니다.


+


“해파리에는 뇌가 없어요(7쪽).”처럼 적지만, 틀렸다. 사람하고 골(뇌)이 다를 뿐이다.


#Il Giardino Delle Meduse #Paola Vitale #Rossana Bossu


ㅍㄹㄴ


《해파리 책》(파올라 비탈레·로사나 보수/김지우 옮김, 원더박스, 2023)


가끔 해수면으로 갑자기 떠오르곤

→ 가끔 물낯으로 갑자기 떠오르곤

→ 가끔 바다낯으로 갑자기 떠오르곤

4쪽


해파리의 생김새는 참 독특해서

→ 해파리는 참 유난하게 생겨서

→ 해파리는 참 다르게 생겨서

5쪽


해파리의 몸통은 세 개의 층으로 덮여 있어요

→ 해파리는 몸통을 세 겹으로 덮어요

→ 해파리는 몸통을 세 켜로 덮어요

6쪽


일부 신경세포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답니다

→ 여러 빛줄기를 그물처럼 잇는답니다

→ 몇몇 빛톨을 그물처럼 잇습니다

7쪽


수컷 해파리의 유성생식을 통해 생겨난 알이 분열하여

→ 수컷 해파리와 암수맺이로 낳은 알이 갈리며

→ 수컷 해파리와 서로맺이로 낳은 알이 나뉘어

13쪽


해파리로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볼까요

→ 해파리로 다르게 밥을 차려 볼까요

→ 해파리로 남달리 맛을 내어 볼까요

28쪽


마트에서 사 온 말린 해파리를

→ 가게에서 사온 말린 해파리를

28쪽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 물기를 없애요

→ 부엌천으로 꾹꾹 눌러 물을 훔쳐요

→ 부엌종이로 꾹꾹 눌러 물을 빼요

28쪽


여러 개의 폴립으로 무성생식을 한 뒤, 한두 달 만에 성체로 자라나서

→ 여러 돌기로 그냥맺이를 한 뒤, 한두 달 만에 커서

→ 여러 돌기로 혼맺이를 한 뒤, 한두 달 만에 자라나서

30쪽


아주 작은 갑각류를 먹고 삽니다

→ 아주 작은 딱지짐승을 먹고삽니다

→ 아주 작은 마디짐승을 먹고삽니다

32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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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왜 그랬을까? 글로연 그림책 36
이셀 지음 / 글로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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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7.

그림책시렁 1557


《코끼리는 왜 그랬을까?》

 이셀

 글로연

 2023.11.25.



  그림책 《코끼리는 왜 그랬을까?》를 읽는 내내 “코끼리를 빗대어 왜 이렇게 그릴까?” 싶더군요. 굳이 코끼리를 빗대지 말고서, ‘사람’으로 그리면 됩니다. 사람을 그리기가 어렵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사람을 이야기하려면 사람을 그려야 맞습니다. 애꿎게 코끼리를 끌어들여서 ‘코끼리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까닭이 없습니다. 코끼리는 힘으로 고지식하게 밀어붙이는 숨빛이지 않습니다. 코끼리는 힘이 아닌 ‘두레사랑’으로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푸근빛’을 밝히는 짐승입니다. 어느 짐승이든 다 웃고 웁니다만, 코끼리는 뭇짐승 가운데 눈물을 매우 굵고 짙게 흘릴 줄 알아요. 코끼리는 커다랗고 묵직한 몸집이라고만 여기는 분이 많지만, 코끼리는 가볍게 하늘을 날 줄 아는 짐승이기도 합니다. 코끼리를 그리려 하면, 코끼리가 어떻게 하늘을 날고, 왜 웃고 울며, 사람 곁에서 어떤 숲빛과 보금살림을 가르치고 보여주는지 가만히 짚을 일이라고 느낍니다. 오늘날 우리는 ‘두레’를 까맣게 잊는 서울굴레이면서, ‘사랑’을 모르는 채 ‘사랑시늉’에 갇힌 쳇바퀴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잔뜩 모여야 ‘두레’를 이루지 않아요. 너랑 나, 이렇게 ‘둘’부터 둥그렇게 동무를 이루기에 ‘두레’입니다. 사랑이란, 아기를 낳을 씨앗을 몸에 품은 줄 깨달으면서 숲빛으로 철들어서 너랑 나를 잇는 숨결을 어깨동무로 나눌 적에 피어나는 ‘사람길’입니다.


ㅍㄹㄴ


불확실함 속에서도 코끼리처럼 우직한 순수함을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 깜깜해도 코끼리처럼 반듯하게 걷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지었습니다

→ 갈팡질팡해도 코끼리처럼 곧게 살기를 바라며 이 책을 그렸습니다

1


풀 속에도 없고 구석진 곳에도 없네

→ 풀밭에도 없고 구석진 곳에도 없네

6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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