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어떤 꽃을



나도 꽃일까 하고

어릴적에 돌아볼 때면

난 아무래도

돌바닥에 낀 이끼일까

아니

이끼한테도 창피한

조그만 티끌일까 하다가

아니

씨앗이 웅크리며 잠들

흙을 이루는

알갱이 하나일까 하고

느끼곤 했다

오늘도 나는

흙알갱이 한 톨이지 싶다


2025.6.14.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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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오늘 아침에



오늘 아침 2025년 6월 14일

무릎셈틀이 간당간당하다

지난해 이맘때 광주에 가서

“존것 드릴게” 하는 말을 듣고서

헌것으로 샀는데

숨을 벌써 거두려 한다


부산에서 고칠 수 있을까

오늘 새로 사야 할까


깜빡깜짝하는 무릎셈틀한테

고맙다고 말을 한다

아침 빗소리를 듣는다


2025.6.14.

※ 무릎셈틀 : 노트북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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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나한테 책이란



나한테, 어린 여덟 살 적에

책이란 뭔지 모를 반듯한 종이묶음

“저거 헌것(폐품)으로 내면 무게 나가겠다!”


나한테, 이제 열 살 적에

손수건 챙겨 곱게 읽는 동무를 만나

책이란 참 놀라운 꾸러미


나한테, 어느새 열여덟 살 적에

어른이란 먼발치에 없는 줄 알려주는

푸른숲이 고스란한 나무 한 그루


스무 살을 넘으면서는 이야기동무

서른 살을 지나면서는 살림이웃

마흔 살을 거치면서는 사랑씨앗

쉰 살을 만나면서는 내 발자국


2025.6.8.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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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내 신



맨발로 서울 북한산을 오르고

고무신으로 제주 한라산을 오르면

발바닥으로 이곳 땅빛을 느껴


여기는 흙냄새가 이렇구나

이곳은 흙빛이 이러하네


맨손으로 바람을 쓰다듬으면

맨손 맨발로 나무를 타면

나는 저 하늘 매랑 나란히

바람과 나무 이야기를 듣지


2025.6.1.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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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꽃 . 



곁님이 내 앞으로 오면서

여태 얼마나 눈감은 바보였는지

새롭게 돌아보았다


큰아이를 맞이하며 함께 놀면서

내가 스스로 노래를 잊고

나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알아보았다


작은아이가 찾아와 같이 살면서

내가 나를 사랑할 적에

보금자리를 이루는구나 싶었다


나는 나를 보려고 너를 마주본다


2025.6.1.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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