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들 읽기 (2021.4.15.)



숲노래가 시골살림을 지으면서(2011∼) 일군 책이 있습니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랑 엮는이(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서울살림을 짓는 동안(1995∼2003)에는 책을 안 내놓았고,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며 충주살림을 하는 동안(2004∼2006) 두 가지 책을 내놓았으며,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열려고 돌아간 옛마을에서 인천살림을 하는 사이(2007∼2010) 여러 가지 책을 비로소 내놓았습니다. 여러 책 가운데 판이 끊어지거나 찾기 어려운 책이 아닌,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책을 몇 갈래로 나누어 봅니다. 즐겁게 장만하셔서 즐겁게 삶꽃을 피우시고 즐겁게 사랑살림 가꾸는 길에 동무로 삼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말·넋·삶·숲을 읽는 첫걸음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2. 우리말이 노래가 되는 길 : 동시쓰기 + 시쓰기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3. 곁에 두며 말빛·삶꽃·숲살림 익히는 길잡이 : 우리말꽃(국어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4. 우리말을 어린이하고 어깨동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5. 우리말을 푸름이하고 어깨동무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6. 책넋과 마을책집 : 책읽기를 누리는 하루와 이웃마실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7. 빛을 담는 꽃(빛꽃) : 사진과 책과 삶과 마을과 꽃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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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가끔·더러’ 그게 그거 아냐? (SBS뉴스플러스 人터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적에도 ‘낱말을 다 골라서 쓰’기 때문에, 이 ‘전화 인터뷰’가 글로 적힌 기사를 보면, 여느 때에 제가 글로도 말로도 쓰지 않는 말투가 나와요. 매체에서 편집을 하면서 길이를 줄이느라 이렇게 고치셨구나 싶어요. 그러니 ‘제가 안 쓰는 말투’일 뿐 아니라, ‘제가 이웃님한테 그러한 말투는 고쳐서 쓰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대목이 이 인터뷰 기사에 나오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주셔요. ^^;;;; 아무튼 이번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펴내면서 이 사전에 어떤 뜻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대목을 살뜰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덧붙여, 이 책을 사서 읽어 주신 이웃님은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아직 이 책을 사지 않으신 이웃님은 기쁘게 장만해서 읽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__^


+ + +


[人터뷰+] "25년간 국어사전만 읽었죠"…그가 찾은 해법은?

임태우 기자

2016.07.30 15:00 


스마트폰 시대,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어렵다는 출판 시장에 당당하게(?) 종이책 국어사전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25년 동안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원고를 썼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금세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시대에, 낡고 뒤떨어져 보이는 종이책 국어사전을 편찬한 것이죠. 그는 왜 한 권의 국어사전을 펴내려고 인생을 바쳤을까요? 우직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빠짐없이 정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같이 뜻풀이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무엇보다 고질적으로 ‘돌림풀이(순환정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성가시다’의 뜻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성가시다 : 자주 들볶거나 번거롭게 굴어 괴롭고 귀찮다’고 나와있죠. 그렇다면 ‘귀찮다’의 뜻풀이는 어떨까요? ‘귀찮다 :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고 돼있죠. 심지어 ‘번거롭다’의 뜻은 ‘귀찮고 짜증스럽다’라고 풀이돼있습니다. 이렇듯 기존 국어사전에는 각 낱말들의 뜻풀이가 돌림말을 하듯 맞물려 있습니다. 각 낱말의 뜻을 정확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죠.


기존 사전에서 안타까운 대목은 더 있었습니다. 사전을 펼쳤을 때 '뜻이 같은 한자말'을 올림말로 삼아 한자말이 먼저 나오고, 쉽게 쓸 한국말은 뒤에 나오는 관행이 빈번하다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완성해 낸 사전이 바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입니다.


SBS 취재진은 매일 쓰는 말의 어원을 찾고, 뜻을 정리해 사전으로 만든 저자 최종규 씨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기존 국어사전의 고질병인 ‘순환정의’를 피하려고 하셨다고요? 

▶최종규 씨: 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순환정의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제목처럼 ‘비슷한말 꾸러미’부터 제대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말이 어떻게, 왜 비슷하면서도 다른가를 알아야 하죠. 또 비슷한 말 꾸러미 가운데 어린이도 쉽게 알아듣고 헤아릴 수 있는 ‘바탕말(기본 낱말)’을 가려내고 뽑아야 하죠. 이를 통해야만 사전 한 권을 오롯이 엮을 수가 있죠.


▷기자: 개념이 생소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네요. 먼저 ‘바탕말’이란 게 대체 뭐죠?

▶최종규 씨: 국어사전을 엮을 때 낱말 뜻을 쉽게 푸는 풀이말을 ‘바탕말’이라고 하죠. 더는 풀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해요. 이런 바탕말로 풀이해야 큰 사전을 엮을 수 있어요. 100만 가지 낱말 뜻이 담긴 사전이라 치면 적어도 5백 가지의 바탕말로써 뜻풀이를 해야죠. 그 5백 가지 바탕말은 굳이 사전에서 찾지 않고도 어렴풋이, 혹은 웬만큼 잘 아는 단어란 말이에요. 이런 바탕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뜻풀이에 나서면, 뜻이 돌고 도는 돌림풀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서 바탕말은 어떻게 가려내죠? 기준이 있다면요.

▶최종규 씨: 아무래도 기준은 어린이죠. 어린이가 흔히 쓰는 말들,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바로 쉽게 배워서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말을 바탕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말이기도 하죠. 가령 ‘먹다’나 ‘마시다’도 바탕말이 될 수 있죠. ‘먹다’, ‘마시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기자: 우리가 그런 바탕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가요?

▶최종규 씨: 그럼요. 예전에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지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단순히 숫자를 세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냐고 비판했죠. 하지만, 사전에서 ‘셈’이라는 낱말, ‘세다’라는 낱말을 찾아봤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세다’라는 말은 ‘생각하다’는 말과 어원이 같거든요. 숫자를 센다는 것은 나중에 뜻이 갈린 거죠. 처음에는 ‘헤아리다’와 같이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셈틀이라는 말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말이 돼요. 뜻을 살펴보면 아주 잘 지은 말인데, 사전을 찾아보지 않은 채 이름을 엉터리로 지었느냐고 비판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 책에서 다룬 바탕말 개수는 어느 정도죠?

▶최종규 씨: 사전에서 1,100가지 낱말을 다뤘고요. 그 중에서 바탕말은 300개쯤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이 책을 한 권 냈지만, 앞으로 두 권쯤은 더 써야지 큰 사전을 쓰는 바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스스로 가려낸 바탕말로 사전을 엮었다는 점이 참 특별하군요. 또, 이 사전은 백과사전 식의 기존 국어사전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비슷한말을 묶어서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왜 그렇게 하신 거죠?

▶최종규 씨: 네, 비슷한말을 264갈래로 묶어서 다뤘어요.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죠. 가령 ‘이따금’, ‘가끔’, ‘더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라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죠. 이런 상태에서 낱말을 막 쓰다 보면 우리 마음도 마구잡이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슷한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전을 보면서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어떻게 담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이따금: 조금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으나 자꾸

가끔: 얼마쯤 뜸을 들이면서 되풀이를 하는데 드물게

더러: 잦거나 드물지는 않으면서 생각날 때

때로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드물지만 얼마쯤 틈을 두고 일어날 때)

때때로 때에 따라서 얼마쯤 드문드문

(모둠풀이 붙임) ‘이따금’은 되풀이를 하기는 하는데 썩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을 때를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드물지는 않은 모습을 가리켜요. 꾸준하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드물지도 않은 그저 그런만큼을 가리킬 때에 씁니다. ‘가끔’이나 ‘더러’도 드물게 일어나는 어떤 일을 가리키면서 씁니다. ‘이따금’은 드물면서도 자꾸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하며, ‘가끔’은 되풀이를 하지만 드물 적에 쓴다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따금 - 가끔 - 더러'를 찾아보면 다음 같은 돌림풀이가 나와요)

이따금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

가끔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

더러 이따금 드물게

때로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



▷기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종규 씨: 25년이나 걸렸어요. 사전을 기획하는 것만 20년, 쓰는 것만 5년이었고요. 이 시간 동안 시중에 나온 모든 사전을 읽었어요. 혼자서 모든 대학의 국어국문과 교재를 샅샅이 찾아 다 읽었죠. 절판된 책들도 헌책방에서 찾아 읽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낱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생각했죠. 이를테면 ‘밥’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어느 사전에도 쓰이지 않았어요. 이게 몇만 년 된 말인지, 몇억 년 된 말인지 모르죠.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살림을 해보면서 낱말의 어원을 생각해봤죠. ‘옛날엔 이런 상황에서 쓰였겠구나’라고 마음으로 느꼈죠. 그렇다고 마음으로 느낀 걸 함부로 사전에 쓸 수 없잖아요?다시 사전과 책,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낱말의 말풀이를 했죠.


▷기자: 요즘 종이책 시장이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죠. 그런데도 이런 사전을 공들여 만드신 이유는 무엇이죠?

▶최종규 씨: 고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통독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당시 국어 선생님도 저에게 국어사전을 빌릴 만큼 저만 국어사전을 갖고 다녔죠. 문득 ‘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안 읽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읽는데 석 달, 그다음엔 한 달 걸려서 읽었어요. 국어사전엔 한자말, 일본말이 너무 많았어요. 또 외국사람 이름, 외국도시 이름이나 심지어 외국 문학책 이름도 잔뜩 실려 있었죠. 무엇보다도 한국말 풀이가 너무 엉성하고 국어사전인데 한국말을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의 맺음말에는 ‘우리는 생각을 밝히고 가꾸고 키우고 사랑하고 나누고 북돋우고 살찌우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정확한 띄어쓰기, 맞춤법, 어려운 말들을 쓰는 것이 겉으론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그 말들에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요?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60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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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텃밭 사계절 그림책
김병하 글.그림 / 사계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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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19.

그림책시렁 1523


《고라니 텃밭》

 김병하

 사계절

 2013.4.22.



  멧숲에서 포근히 살 만하다면 밭이나 마을로 내려올 짐승은 아예 없습니다. 도무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굶고 지치기에 살그머니 밭이나 마을로 내려오는 멧짐승이고 숲짐승입니다. 숲에는 나무만 있지 않고, 들에는 풀벌레만 있지 않습니다. 모든 숨붙이가 어우러지는 들이요 숲입니다. 예전에는 모든 시골마을이 들숲바다한테 포근히 안기는 작은 터전이었는데, 이와 달리 요즈음 고을·고장·서울은 오직 사람만 있어야 하는 곳일 뿐 아니라, 잿빛(자가용·아파트)을 한복판에 놓습니다. 사람 사는 마을에서 사람끼리 사람을 따돌리는 판이라, 시골에서 멧짐승과 숲짐승과 새도 설 자리가 없는데다가, 이제는 작은사람도 서거나 쉬거나 깃들 자리가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고라니 텃밭》을 돌아봅니다. 그림님이 한동안 시골에서 지내 본 나날이 있기에 이 그림책이 태어납니다. 고라니를 마주하고, 씨앗을 심고, 해바람비랑 크는 밭자락을 돌보고, 이웃이 누구인지 헤아리는 하루를 지내었기에, 비로소 둘 사이에서 어울리는 길을 새롭게 일구려는 마음을 싹틔웁니다. 고라니도 멧돼지도 너구리도 서울 한복판을 슬그머니 드나들 수 있기를 바라요. 꾀꼬리와 제비도 서울 한복판에 둥지를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래야 이 나라가 살아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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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휘두르며 4
히구치 아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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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19.

다듬읽기 247


《크게 휘두르며 4》

 히구치 아사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9.25.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여러 가지를 보면 ‘일본사람이 지은 말’이 무척 많습니다. 일본말인 줄 알면서 그냥 쓰는 사람이 있고, 이제 와서 어떻게 새말을 짓느냐고 나무라는 사람이 있고, 일본말인 줄 여태 몰랐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롭게 짓거나 엮거나 배우기란, 언제나 처음에만 고비를 맞습니다. 고비를 넘으면 이다음부터 수월하지요. 어린이는 모든 말이 낯설면서 새롭습니다. 우리가 ‘이미 온갖 말이 익숙한 나이든 사람 눈높이’가 아닌 ‘이제 모든 말을 새로 익힐 어린이 눈높이’로 보려고 한다면, 모든 말을 우리 나름대로 쉽고 알맞으며 넉넉하게 짓고 엮을 수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제 나라 어린이를 헤아려서 숱한 말을 어마어마하게 지었어요. 《크게 휘두르며》는 ‘야구’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폅니다. 그냥 일본말일 ‘야구’인데, ‘나이든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서는 길을 못 냅니다. 어린이 스스로 공과 방망이와 주머니를 놓고서 놀며 생각하자고 하면 길을 낼 만합니다. 무엇보다도 ‘들(필드)’에서 하는 공놀이입니다. ‘들공’인 셈입니다. 이러면서 공을 치거나 때려요. ‘공치기’입니다. 공으로 하는 놀이가 여러모로 비슷하다지만, 하나씩 자리를 잡으려고 하면 말길도 새록새록 찾아나설 만하리라 봅니다.


ㅅㄴㄹ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낙제를 피해야 해

→ 그러자면 먼저 안 떨어져야 해

→ 그러려면 먼저 미끄덩을 말아야 해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43쪽


공 찾는 시간이 엄청 짧아졌어

→ 공 찾는 틈이 엄청 짧아

→ 공을 일찍 찾아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09쪽


베이스에서 2∼3보 떨어져 리드하고 있는 장면

→ 칸에서 2∼3걸음 떨어져서 끄는 모습

→ 자리에서 2∼3발 떨어져서 가는 대목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31쪽


화낸 거 아냐. 목소리에 노기가 섞여 있지 않은걸

→ 성내지 않았어. 목소리에 성이 안 섞였는걸

→ 부아 아니야. 목소리에 부아가 안 섞였는길

《크게 휘두르며 4》(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56쪽


자비로 사신 거야?

→ 손수 사셨어?

→ 혼벌이로 사셨어?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0쪽


다른 포지션도 움직여야 하니까

→ 다른 자리도 움직여야 하니까

→ 다른 곳도 움직여야 하니까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31쪽


역시 성장통이 맞았다며 여름에도 계속 던지게 했는데

→ 자람앓이가 맞다며 여름에도 내처 던지라 했는데

→ 자람앓이 맞다며 여름에도 그대로 던졌는데

《크게 휘두르며 3》(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200쪽


얕보지 않는 점은 요주의 사항이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요리하기 쉽다

→ 얕보지 않으니 들여다봐야 하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다루기 쉽다

→ 얕보지 않으니 살펴야 하지만 힘이 들어갔다면 주무르기 쉽다

《크게 휘두르며 2》(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14쪽


녀석한테는 그게 최고일 거란 생각이 드니까

→ 녀석한테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 녀석은 그 길이 으뜸이라고 생각하니까

《크게 휘두르며 2》(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5) 4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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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멘트 Filament - 유키 우루시바라 작품집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18.

만화책시렁 586


《필라멘트》

 우루시바라 유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9.15.



  누구나 모두 보기는 하되, 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우리 눈으로 보는 둘레를 스스로 그대로 받아들일 적에는 딱히 남한테서 배울 일이 없습니다. 스스로 보고 느끼는 사람은 남을 안 가르칩니다. 나랑 너 사이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스스로 안 보고 안 느끼는 터라 남한테서 배우거나 남을 가르치려고 들어요. 틀에 짜맞추려는 마음이에요. 《필라멘트》에 흐르는 조그마한 이야기는 나중에 《충사》나 《수역》에 고스란하게 나타납니다. 바라보는 사람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주하고, 안 바라보는 사람이랑 안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주합니다. 북새통에서 숨막히는 삶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으면, 북새통을 안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요. 고즈넉한 길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고즈넉길은 아예 안 쳐다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 가운데 나은 쪽은 없습니다. 둘은 다르게 걸으면서 스스로 서는 자리요, 언제나 스스로 돌아보고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새로 맞아들이고서 다시금 일어서는 길입니다. 이제 그만 걷고 싶다면, 어느 곳이든 마땅한 곳을 찾아서 살포시 앉거나 누울 만합니다. 이제 더 걷고 싶으면, 언제라도 새삼스레 일어나면 됩니다. 밀거나 믿지 않으면 되어요. 바라보고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눈을 밝히기에 사람입니다.


ㅅㄴㄹ


“넌 정말 본 적 없어? 한 번도? 뭐, 장소가 이렇다 보니, 산마루행 버스엔 별별 것들이 다 타게 마련이거든.” (30쪽)


“엄마가 잘못했대.” “싫어. 난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여기라면 내가 싫어하는 건 아무것도 안 봐도 돼.” “하지만 외톨이 왕은 너무 심심하잖아. 슈우, 너도 이제 세상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자기 힘으로 생각할 수 있지? 왜 공기의 밀도가 다른지 희한하게 여겼잖아?” (146쪽)


“불가사의한 일엔 대개 시시한 속임수가 끼어 있기도 하지만,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일수록 흥미로운 이치가 존재하는 법이야.”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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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멘트》(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종점 옆의 외딴 집

→ 끝나루 옆 외딴집

→ 마침길 옆 외딴집

10쪽


담배를 한 갑 사고는

→ 담배를 한 집 사고는

→ 담배를 한 짝 사고는

→ 담배 한 고리 사고는

18쪽


배터리가 나가셨구만

→ 밥이 나가셨구만

→ 빛샘이 나가셨구만

22쪽


정토가 있단 신앙이 있잖아

→ 꽃나라가 있다고 믿잖아

→ 꿈나라를 믿잖아

34쪽


태반은 그대로 소식이 두절됐어

→ 거의 그대로 끊겼어

→ 다들 그대로 끊겼어

→ 으레 그대로 끊겼어

34쪽


저번 달 초엽부터

→ 지난달 머리부터

→ 지난달 어귀부터

36쪽


거대한 지하 광맥을 만들어 돌아다니고 있어

→ 땅밑으로 쇳줄을 크게 파서 돌아다녀

→ 밑으로 돌줄기를 크게 파서 돌아다니지

88쪽


종국엔 아가씨의 몸까지 좀먹어 들어갈 겁니다

→ 마침낸 아가씨 몸까지 좀먹습니다

→ 끝내 아가씨 몸까지 좀먹습니다

189쪽


학계란 곳도 결국 인간관계가 생명이라

→ 배움밭도 고작 이름줄로 가느라

→ 배움마당도 그저 옷섶으로 버티니

208쪽


알고 보니 주당이라니

→ 알고 보니 술꾼이라니

→ 알고 보니 말술이라니

211쪽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일수록 흥미로운 이치가 존재하는 법이야

→ 늘 그러려니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게 마련이야

→ 흔하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지

→ 여태 가볍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단다

2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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