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48 : 감사 공손 -ㄴ 의미


이런 감사에는 ‘고맙습니다’라는 공손한 말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

→ 이런 말은 ‘고맙습니다’라는 점잖은 말보다 훨씬 크다

→ 이런 절은 ‘고맙습니다’라는 얌전한 말보다 훨씬 뜻깊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19쪽


고마우니 절을 합니다. 고맙다는 말은 점잖거나 얌전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이런 감사에는 ‘고맙습니다’라는”처럼 적으니 엉뚱합니다. 한자말 ‘감사’는 ‘고맙다’를 뜻할 뿐입니다. 이 말이 뜻깊거나 저 말이 뜻없지 않습니다. 말뜻을 가리고 헤아릴 노릇입니다. “큰 의미가 있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큰뜻’처럼 한 낱말로 묶는 자리가 있고, “크게 뜻이 있다”처럼 적을 자리가 있고, “크다”처럼 단출히 쓸 자리가 있습니다. ㅍㄹㄴ


감사(感謝) :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공손하다(恭遜-) : 말이나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

의미(意味) : 1. 말이나 글의 뜻 2.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3.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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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47 : -한 -ㅁ


왁자지껄한 부름 소리가 웃음소리처럼 들린다

→ 왁자지껄한 새소리가 웃음소리 같다

→ 왁자지껄 새소리는 웃음소리처럼 들린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노승영 옮김, 다산초당, 2025) 11쪽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왁자지껄하고 웃음소리 같다지요. “-한 -ㅁ 소리”처럼 옮김말씨를 써야 하지 않습니다. “왁자지껄한 새소리”라 하면 그만이에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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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딸 3 - 루나 코믹스
코다마 유키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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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0.

만화책시렁 757


《늑대의 딸 3》

 코다마 유키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5.6.18.



  모든 사람은 다르지만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숱한 숲빛입니다. 모든 사람은 같으니 하늘빛입니다. 누구나 숲빛과 하늘빛을 나란히 머금으면서 온누리에서 어울립니다. 우리는 엄마나 아빠만 있으면 못 태어나요. 엄마아빠가 나란하기에 태어납니다. 사람뿐 아니라 뭇숨결도 암수가 나란하기에 두 빛을 하나로 모아서 새롭게 반짝이는 씨앗으로 새몸을 입습니다. 《늑대의 딸 3》을 읽습니다. 첫걸음에서는 늑대하고 사람이 숲과 마을 사이에서 어떻게 어울리는가 하는 길을 찾는가 싶었으나, 두걸음에서는 짝짓기로 아주 길을 잃고, 석걸음은 무리짓기로 뻗으면서 아주 길을 잊습니다. ‘늑대딸’은 늑대이면서 사람입니다. 사람딸은 사람이면서 별빛입니다. 어느 하나만 품어야 ‘수수’하지 않습니다. 둘을 나란히 품기에 수수하면서 숲이요, 둘을 하나로 어우르기에 반짝이면서 하늘입니다. 마치 보임꽃(영화·연속극)처럼 줄거리를 짜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저 아이를 보고, 그저 숲을 보고, 그저 숨결과 사람과 늑대를 보고, 그저 별빛과 씨앗을 보고, 그저 오늘 이곳에서 지을 사랑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볼 곳을 안 보니까 길을 잊고 잃어요. 바라볼 곳을 안 보기에 자꾸 남을 쳐다보고 구경하다가 자빠집니다.


ㅍㄹㄴ


“엄마가 원하는 건 평범한 딸이고, 평범한 가족인데, 늑대인간인 저는 그에 보답할 수 없어요. 어릴 적부터 엄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평범한 인간인 척 해왔지만, 이제 무리예요.” (13쪽)


‘겨울의 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110쪽)


“잔뜩 떠들었네요. 셋이서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기뻤던 걸까?” (157쪽)


#狼の娘 #小玉ユキ


+


《늑대의 딸 3》(코다마 유키/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5)


오늘은 전정(剪定)을 할 거야

→ 오늘은 가지를 쳐

→ 오늘은 가지를 잘라

→ 오늘은 가지를 끊어

20쪽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네요

→ 꼭 익숙해야겠네요

→ 익숙하게 해야겠네요

40쪽


겨울의 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 겨울숲은 이렇게나 조용하구나

→ 겨울은 이렇게 숲이 조용하구나

1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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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 - 아다치 미츠루를 만화가로 만든 남자
아리마 타케시 지음, 한나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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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10.

만화책시렁 759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

 아리마 타케시

 한나리 옮김

 미우

 2023.9.30.



  낫질을 하려면 먼저 낫날을 잘 갈아야 합니다. 낫날이 하얗게 반짝이지 않으면 제대로 그을 수 없어요. 낫은 풀포기 밑동을 슥슥 그으면서 벱니다. 그런데 낫날이 무디면 슥슥 그을 수 없어서 억지로 힘을 써야 하고, 이럴 적에 으레 다칩니다. 붓질을 하려면 먼저 붓끝을 다스려야 합니다. 붓끝이 풀어지면 제대로 못 그려요. 남들이 하듯 그리거나 써야 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 나름대로 쥐는 붓끝이어도 붓을 옳게 건사할 노릇입니다.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을 읽었습니다. 모두 여섯걸음으로 나왔습니다. 동생 ‘아다치 미치루’가 그림꽃길을 걷도록 이바지한 언니인 ‘아다치 츠모투’라지요. 붓을 쥐면 온힘을 쏟아붓되, 붓을 놓으면 하염없이 놀고먹는 삶이었다고 합니다. 일과 놀이 모두 온힘을 쏟아부은 셈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일만 온힘을 쏟지 않아요. 언제나 모든 곳에 온힘을 들이기에 일터에서도 반짝일 수 있습니다. 한여름이 무르익는 7월에 낫을 갈아서 풀을 베었습니다. 뙤약볕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천천히 슥슥 긋습니다. 낫질이 지나가는 자리는 조용합니다. 누운 풀포기 옆에서 머잖아 새롭게 어린풀이 돋을 테지요. 풀은 자라고 새로 자랍니다. 이야기도 자라고 새로 자랍니다. 일놀이도 언제나 새롭게 자랍니다.


ㅍㄹㄴ


“원래 무일푼 인생에서 시작했어. 원점으로 돌아온 것뿐! 다시 벌면 돼!” (17쪽)


“그러니 스스로 마감일을 정하고, 그걸 지켜야 해. 제일 쉽지만 제일 어렵지. 안 그래, 미츠루?” “글쎄.” (61쪽)


“만화가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재능의 한계와 가난한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고향에 내려가지! 그게 꼭 나쁜 것도 아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으면 되니까.” (68쪽)


#あだち勉物語 #あだち充を漫畵家にした男 #ありま猛著 #あだち充


+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아리마 타케시/한나리 옮김, 미우, 2023)


현실파악 못 하셨죠?

→ 똑바로 못 보셨죠?

→ 거울 안 보셨죠?

→ 그대로 못 보셨죠?

20쪽


최근 도게자를 더 악질적으로 써서

→ 요새 무릎빌기를 더 마구 써서

→ 요즘 무릎절을 더 고약하게 써서

30쪽


이번 회의는 보이콧 하겠습니다

→ 이 모임은 안 하겠습니다

→ 이 자리는 손사래하겠습니다

8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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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도게자どげざ



どげざ[土下座] : 1. (옛날, 귀인의 행차 때) 땅이나 바닥에 엎드려 조아림 2.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엎드려 조아리는 것


 돌연 도게자를 박으면서 사죄한다 → 확 무릎절을 박으면서 빈다

 도게자를 할 줄은 몰랐다 → 조아릴 줄은 몰랐다



  일본말 ‘도게자’를 일본 낱말책은 “엎드려 조아림”으로 풀이하지만 겹말풀이입니다. ‘엎드리다’라고 할 적에 윗몸을 바닥에 대는 모습이요, ‘조아리다’라고 할 적에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몸을 숙이는 모습이거든요. 여러모로 보면, 우리말로는 ‘무릎절·무릎빌기·무릎꿇다’나 ‘엎드리다·엎드려 빌다·엎드림질’로 풀어낼 만합니다. ‘조아리다’나 ‘큰절’로 풀어내어도 되고요. ㅍㄹㄴ



최근 도게자를 더 악질적으로 써서

→ 요새 무릎빌기를 더 마구 써서

→ 요즘 무릎절을 더 고약하게 써서

《아다치 츠토무 이야기 2》(아리마 타케시/한나리 옮김, 미우, 2023)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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