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0 : 의하면 사회발전 인간 자연 간의 간단 없는 생산적 상호작용의 결과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회발전은 인간과 자연 간의 간단 없는 생산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 마르크스는, 사람과 숲이 끝없이 어울리면서 삶이 피어난다고 말한다

→ 마르크스가 말하길, 사람은 숲과 늘 어우러지기에 삶이 깨어난다

《資本主義와 現代社會理論》(안토니 기딘스/임영일·박노영 옮김, 한길사, 1981) 71쪽


말씨를 가다듬는 길에 따라서 마음씨가 차분히 바뀝니다. 누가 말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지는 않되, 서로 어떤 말빛인지 살필 노릇입니다. 사람으로서 빛나는 말결을 돌아보고, 사람이 품는 숲빛하고 어울리는 말마디를 헤아립니다. 말 한 자락을 추스르는 사이에 삶이 피어날 수 있고, 글 한 줄을 그냥그냥 쓰다가 삶이 못 깨어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에 ‘토씨만 한글’인 글결이 꽤 퍼졌는데, 오늘날에는 이 같은 굴레말씨를 털어냈는지, 아니면 아직도 갇혔는지 바라보아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의하다(依-) : 무엇에 의거하거나 기초하다. 또는 무엇으로 말미암다

사회(社會) : 1. 같은 무리끼리 모여 이루는 집단 2. 학생이나 군인, 죄수 들이 자기가 속한 영역 이외의 영역을 이르는 말 3. [사회 일반]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

발전(發展) : 1.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감 2. 일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됨

인간(人間) : 1.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 상의 고등 동물 2. 사람이 사는 세상 3. 사람의 됨됨이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자연(自然) : 1.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2.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3.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4. [철학] 사람과 사물의 본성이나 본질

간(間) : 1.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 2. ‘관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에 나열된 말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간단없다(間斷-) : 계속하거나 이어져 있던 것이 끊이지 아니하다 = 끊임없다

생산적(生産的) : 1. 생산에 관계되는 것 2. 그것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것

상호작용(相互作用) : [생물] 생물체 부분들의 기능 사이나, 생물체의 한 부분의 기능과 개체의 기능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정한 작용

결과(結果) : 1. 열매를 맺음. 또는 그 열매 2. 어떤 원인으로 결말이 생김. 또는 그런 결말의 상태 3.  내부적 의지나 동작의 표현이 되는 외부적 의지와 동작 및 그곳에서 생기는 영향이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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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26. 두 시간 기다리기



  시골에서는 두어 시간에 슥 지나가는 버스를 타려고 여러 시간 앞서부터 집일을 하면서 때를 살핀다. 나가는 시골버스와 들어오는 시골버스는 딱 하나씩이다. 이때에 맞추어서 모든 읍내볼일을 바람처럼 휘날리며 빈틈 하나 없이 후루룩 마쳐야 한다. 1분조차 허투루 못 보내는 시골길이다. 게다가 2022년 즈음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시골버스가 차츰 줄더니 2025년에는 아예 안 다니다시피 한다.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뿐 아니라, 순천·강릉·구미·춘천·진주·전주 같은 큰고장에서 “버스 안 다니는 일요일”을 생각할 수 없겠지. 오늘날 시골사람은 자가운전을 안 하면 ‘다리꽃(이동권)’조차 없는 셈이다.


  서울 부산 인천으로 바깥일을 보러 길을 나서면, 눈앞에서 지나가려는 버스나 전철을 그냥 즐겁게 보낸다. 조금 있으면 뒤이어 널널한 다른 버스나 전철이 올 테니까.


  고흥으로 돌아가는 오늘은 가운터(센트럴시티)에서 두 시간 남짓 서서 고흥버스를 기다린다. 다섯 시간이 안 되도록 엉덩이를 붙여야 하니까 기꺼이 서서 기다리며 밖에서 해바라기를 한다. 고흥읍에 닿으면 택시를 불러야 한다. 시골에서 면허증 없이 살려면 오래오래 기다린다. 그러니까 글을 쓰거나 책을 읽으려면 시골사람처럼 살림하면 된다. 길에서 오래오래 서서 기다려야 하니 다릿심을 저절로 기르며 늘 튼튼할 뿐 아니라, 따로 운동을 할 까닭이 없고, 쓰거나 읽을 틈이 허벌나게 많을 뿐 아니라, 언제나 해바람비를 온몸으로 맞아들이기에 숲빛을 스스로 읽을 만하다.


  우리집 네 사람은 날씨알림을 아예 안 보고 안 듣지만 날씨를 미리 알 뿐 아니라 바꾸는 길도 안다.


  봄볕이 뜨뜻하고 곱다. 시외버스는 더워서 땀이 난다. 맨뒤에 앉아서 미닫이를 연다. 별돋을 무렵에 읍내에 닿아서 택시를 부르면, 보금자리에는 깊은저녁에 들어설 테지. 뉘엿뉘엿 해가 기우는 모습을 바라본다. 다시 졸립다.


  집에 닿으면 쓰러져 곯아떨어질 테니 아직 기운이 남은 이즈음 글조각 하나를 얼른 남겨놓는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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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26. 한 시간째 꿈을 비는



  서울 가운터(센트럴시티)에서 한 시간째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앞으로 한 시간 즈음 더 기다리면 고흥 가는 버스가 온다. 이곳에서 쩌렁쩌렁 누구를 헐뜯는 수다로 거의 한 시간째 떠드는 아지매 둘이 바로옆에 앉았다. 이 두 분은 왜 이곳에서 남을 뜯고 갉으며 웃을까. 그리 궁금하지 않다. 두 분은 나랑 고흥 가는 버스를 타지는 않을 듯하다. 그저 묵은 노래책 하나를 되읽는다. 이미 여러벌 읽은 문익환 님 노래책이다.


  사슬터에 갇혀서 밤비소리에 눈물지었다는 아스라한 이야기를 돌아본다. 나는 이곳 서울 가운터에서 어떤 소리를 듣고 쓰고 읽는가.


  열린터에서 거친 막말로 누구를 뜯는 소리에 둘레 다른 사람들이 힐끗힐끗한다. 헐뜯쟁이는 아마 그들 목소리에 둘레에서 쳐다보는 눈길을 받아먹는 듯싶다.


  짐을 모두 내려놓은 자리에 “대나무 아닌 대나무 시늉 플라스틱”이 빽빽하다. 나무가 없이 나무 흉내를 하는 서울이라면, 그냥 꾸밈새가 아닌 이곳 삶자락 속낯이리라 본다.


  서울에도 모든 마을과 길에 들꽃이 오르고 나무가 자랄 수 있기를 빈다. 봄맞이새하고 텃새가 나란히 깃들 나무가 우거지기를 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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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



서울에서 아침을 열고서

전철을 타고 갈아타는데

옆으로 앞으로 뒤로

숱한 사람들이 밀고 밀친다


나는 멀뚱히 서다가

다시 걷는다


전철이 들어오니 우르르 내리고

왁자지껄 몰려서 타는데

나는 또 멀거니 서서

다음 전철을 기다린다


앞서간 전철은 미어터졌고

1분 기다려 탄 전철은 널널하다


2025.3.25.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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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짬짜미 2025.2.23.해.



무슨 일을 하든 얼거리를 짤 노릇이야. 아무 얼거리가 없다면 네가 하려는 일은 아무렇게나 흐르겠지. 잎에 얼거리가 있어. 나무 한 그루에도, 나무뿌리와 나무줄기에도 다 얼거리가 다르게 있어. 구름에도 물방울에도 흙에도 땅에도 얼거리가 있어. 나비한테도 날개에도 손과 발에도 얼거리가 있어. 말에도 얼거리가 있지. 마음에도 생각에도 저마다 달리 얼거리가 있어. 숨을 쉬든 걸어다니든 무엇을 하든 얼거리를 가만히 읽고서 스스로 움직일 길을 짤 노릇이지. 그런데 “일할 얼거리”가 아닌 “끼리끼리 거머쥘 틀”을 몰래 짜는 사람들이 있어. ‘짬짜미’라고 하지. “몰래 짜서 몰래 거머쥐고 몰래 다스리는 틀”일 텐데, 이런 뒷짓·몰래짓인 짬짜미는 그들 스스로 갉고 할퀴에서 죽어가는 굴레야. 돈·길미·힘·이름을 그들끼리 거머쥐려는 짬짜미는 “그들끼리 뭉치는 틀”이기에 다른 사람이 못 들어오는 높은 담벼락이게 마련이야. 닫아건 안쪽에서 보자면 넉넉하거나 서로 좋은 듯싶지만, ‘흐르’지 않는 굴레이고, ‘막힌’ 수렁이기에, 곧 고여서 고린내가 나며 썩어. 썩으니 죽어가지. 썩으며 죽어가는데 ‘짬짜미 담벼락’은 이 담을 더 단단히 틀어쥐는구나. 그래서 ‘담벼락 안쪽’은 더 고이고 썩어문드러지니 그들끼리도 이 고약한 냄새 탓에 죽을맛인데, 쪽창문 하나 못 내는구나. 냄새가 새어나가면 밖에서 다들 눈치를 챌 테니 더 가두고 더 숨기고 더 짬짜미를 해. 썩은잔치를 늘 벌이면서도 죽어가는 줄 모르고, 썩은내를 감추려고 화학약품을 내내 뿌리지. 너는 이런 ‘담안(담 안쪽 : in Seoul)’에 끼고 싶니? 너는 ‘담안’도 ‘담밖’도 아닌 들숲바다를 품어야 하지 않겠니?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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