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6.

오늘말. 귀퉁이


내치려고 하면서 누구를 가장자리로 밀어냅니다. 따돌리려고 하기에 누구를 구석자리로 몰아냅니다. 끝자락이란 그저 끄트머리일는지 모르나, 둥그렇게 돌아가는 푸른별을 헤아린다면 어느 곳도 귀퉁이가 아닙니다. 모든 곳은 얼핏 가녘이나 귀 같으나, 다 다르게 가운데요 복판입니다. 서울 바깥이라서 허전하거나 힘이 없지 않습니다. 서울하고 멀기에 외지지 않아요. 여러모로 보면, 서울이란 숲하고 너무 먼 꼬마나라입니다. 서울곁이란 들숲을 등지거나 잊은 구석빼기입니다. 오히려 시골이 푸르게 빛나는 한복판이고, 서울이란 마치 가두리처럼 매캐하고 시끄러운 가생이 같습니다. 오늘날은 시골 어린이나 푸름이가 하루빨리 서울 언저리에라도 가야 한다고 등을 떠미는 얼거리입니다. 조그마한 시골 보금자리에서 나고자란 아이들이 자그마한 살림집에서 밭을 일구면서 들숲메를 품는 길을 하나도 안 북돋우는 판입니다. 들빛이 푸르게 일렁이는 들판자리란 후미진 데가 아닌, 후더분히 여름바람이 불면서 열매가 무르익는 알뜰살뜰 밭터입니다. 바깥쪽이 아닌 열매밭에 나물밭에 살림밭입니다. 서울 기스락이 아닌 멧숲 기스락으로 깃들 이웃을 기다립니다.


ㅍㄹㄴ


가두리·가장자리·가녘·가생이·구석·구석빼기·구석자리·구석지다·귀·귀퉁이·기슭·기스락·깃 ·깃새·꼬마·꼬마둥이·꼬맹이·꼬마나라·꼬마누리·끄트머리·끝자리·끝자락·작다·조그맣다·작은곳·작은나라·작은누리·작은물·작은자리·둘레·둘레고을·둘레고장·둘레마을·들자리·들녘자리·들판자리·모퉁이·모랭이·여린나라·여린누리·바깥·밖·바깥자리·바깥쪽·바깥터·밭자리·밭쪽·밭터·서울곁·서울 둘레·서울 언저리·시골·시울·언저리·외지다·후미지다 ← 변방(邊方), 변방국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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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6.

오늘말. 한숨돌리다


봄꽃비가 내립니다. 겨울추위는 무섭지 않습니다만, 거칠고 사납게 불던 바람을 가만히 재우는 단비를 바라봅니다. 그동안 꽁꽁 얼려 준 겨울이 고맙습니다. 이제 떠나는 겨울한테 손을 흔듭니다. 여름내 더위를 머금기에 겨울에 든든하고, 겨우내 추위를 품기에 여름이 시원합니다. 봄단비뿐 아니라 겨울에도 겨울가뭄을 씻는 겨울단비입니다. 가을에는 가을가뭄을 풀어내는 가을단비예요. 조금씩 풀꽃이 오르면서 천천히 꽃보라로 넘어가려는 철입니다. 한숨을 돌립니다. 날씨는 널뛰거나 날뛰지 않아요. 늘 우리 삶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리 삶이 널뛰면 비바람이 무시무시하게 일면서 다독입니다. 우리 살림새가 날뛰면 회오리바람이 달려들면서 타이르고요. 우리는 곧잘 날씨를 걱정하지만, 무엇보다 이 마을과 나라와 보금자리부터 돌아볼 일입니다. 얼마나 부릉부릉 몰거나 얼마나 더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안 살림’인 굴레로 설쳐야 하나요. 하다못해 두다리로 거니는 하루를 잊는다면, 그나마 느긋느긋 두바퀴 발판을 굴리지 않는다면, 힘겹게 버틸 뿐이지 싶습니다. 멋을 부리기에 멋대로 치닫습니다. 방정맞은 쳇바퀴를 멈추는 두 손이라면 반갑습니다.


ㅍㄹㄴ


가까스로·겨우·하다못해·그래도·그나마·이나마·망정·그럭저럭·낫다·숨돌리다·한숨돌리다·애먹다·애오라지·어렵다·힘겹다·두손들다·두 손을 들다·쓸어내리다·꽃보라·꽃비·단비·봄꽃비·여름꽃비·가을꽃비·겨울꽃비·봄단비·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반갑다·고맙다·기쁘다 ← 불행 중 다행


날뛰다·널뛰다·내달리다·내뛰다·치닫다·달려들다·덤비다·덤벼들다·방정맞다·오두방정·멋대로·제멋대로·망나니·설치다·나대다·마구잡이·마구·함부로·막나가다·거칠다·사납다·무섭다·무시무시하다·쏘다·내쏘다·몰다·몰아대다·몰붓다 ← 폭주(暴走)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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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노 문학의전당 시인선 19
안명옥 지음 / 문학의전당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3.5.

노래책시렁 482


《소서노召西奴》

 안명옥

 문학의전당

 2005.12.20.



  오늘날은 여러모로 한마을 같은 온누리입니다. 먼나라 이야기도 곧장 이곳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즈믄해나 두즈믄해가 지난 일이건, 열즈믄 해나 스무즈믄해 앞서 있던 일은 어떻게 읽을 만할까요? 《소서노召西奴》는 일찌감치 판이 끊깁니다. 오늘 우리는 ‘소서노’를 ‘召西奴’라는 한자로 새기지만, 지난날에는 우리글씨가 따로 없었기에 한자를 빌렸습니다. 오늘 우리가 새기는 한자로 지난날 말씨나 이름을 읽다가는 뜬금없거나 엉뚱합니다. 더욱이 지난날을 남긴 글은 훨씬 드물고, 그나마 몇 안 남아요. 우리는 우리 발자취조차 읽거나 새기거나 이야기할 틈이 없을까요? 꿈에서 보았다고 여기면서 이래저래 엮어야 할까요? 오늘 얼거리에 맞추어 예전에도 이랬겠구나 여기면 될까요? ‘소서노’가 어떤 길을 걸었을는지 거의 어림할 수 없다고 하되, 우리 스스로 지우거나 없앴다고 볼 만합니다. 전북 전주에서 잿마을(아파트단지)을 지으려고 땅을 파헤쳤더니 백제 살림이 나왔다지요. 전주뿐일까요? 오늘 우리 삶자리란 옛사람 삶터예요. 잿마을을 높다랗게 세운다며 스스로 때려부순 옛자취란 참으로 많습니다. 임금과 벼슬자리가 아닌, 논밭일꾼과 살림자리를 돌아보려고 한다면, 누구나 어디서나 글빛이 살아날 텐데 싶습니다.


ㅍㄹㄴ


한 번 쏘이면 그 자리에서 오줌을 저리고 말듯 한 / 저 강렬한 눈빛 / 산맥을 떠맬 듯한 / 저 강건하 어깨를 좀 보게나. (영웅의 출현/13쪽)


주몽은 예씨부인과 유리왕자가 오자 / 옛 생각이 떠올랐다. // 말갈족을 치시오. / 전쟁을 일으키란 말이오. / 그래야 우리 계루부의 민심뿐 아니라 / 다른 네 부족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사옵니다. // 소서노는 고주몽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여걸의 야망/24쪽)


+


《소서노召西奴》(안명옥, 문학의전당, 2005)


쿨하고 강인한 소서노는

→ 도도하고 센 소서노는

→ 시원하고 드센 소서노는

→ 깔끔하고 곧은 소서노는

5쪽


소서노의 배필로 삼고 싶은 사람이

→ 소서노 단짝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

→ 소서노 꽃짝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

→ 소서노 짝지로 삼고 싶은 사람이

15쪽


가장 세력이 큰 부족국가로 등장할 수 있다네

→ 가장 큰 씨겨레로 일어설 수 있다네

→ 가장 큰 겨레나라로 설 수 있다네

→ 가장 큰 한씨나라로 나설 수 있다네

15쪽


그대 품안에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미래를 약속하는 밤

→ 그대 품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앞날을 다짐하는 밤

→ 그대한테 안겨 사랑을 나누고 앞일을 말하는 밤

20쪽


그녀의 땅을 박차 오르는 말발굽소리가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우렁차고

→ 소서노 땅을 박차오르는 말발굽소리가 한여름 소나기처럼 우렁차고

27쪽


그녀의 늠름함이 눈감으면 지금도 강력한 한줄기 빛으로 건너와 눈부시게 하네

→ 오늘도 눈감으면 굳센 소서노가 한 줄기 빛으로 건너와서 눈부시네

→ 아직도 눈감으면 듬직한 소서노가 한 줄기 빛으로 건너와서 눈부시네

27쪽


유목민은 누구든지 가볍고 자유롭고 타인을 환대하고

→ 들지기는 누구든지 가볍게 바람처럼 이웃을 반기고

34쪽


천황께 그대로 보고 드리길 바란다

→ 임금한테 그대로 올리길 바란다

→ 꼭두한테 그대로 여쭙길 바란다

94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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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보다 민음의 시 215
고두현 지음 / 민음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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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3.5.

노래책시렁 481


《달의 뒷면을 보다》

 고두현

 민음사

 2015.10.5.



  밤이 밝고 낮이 환합니다. 우리말은 이렇게 갈라서 씁니다. 다만 저도 두 낱말을 어떻게 갈라야 하는지 어릴적에는 잘 몰랐습니다. 나이가 드는 동안에도 ‘밤낮’과 ‘밝다·환하다’를 알맞게 가르는 어른을 못 만났고, 스스로 하나씩 길을 찾는 동안 비로소 말뜻과 말결을 알아챘습니다. 별이 반짝반짝 쏟아지는 밤이기에 밝습니다. 해가 하얗게 틔우는 아침과 낮이기에 환합니다. 잎과 꽃이 활짝 벌어지듯 환합니다. 얼핏 아무것이 아니라 할 낱말 ‘밝다·환하다’로 여길 수 있으나, 아주 작고 흔한 낱말부터 밑동을 차분히 살필 줄 안다면,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길이 새롭게 피어나게 마련입니다. 《달의 뒷면을 보다》를 읽었으나 밤에 마주하는 빛이 무엇인지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달빛도 밤빛도 별빛도 아닌, 책상머리에서 붓대를 놀린 글자락이로구나 싶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눈망울을 밝히는 이야기가 아닌, 따로 ‘문학을 만드는’ 글이 흐릅니다. 밤에는 별빛으로 밝다면, 밤이 저물 즈음에는 새로 맞이하는 날이가에 밝는다고 합니다. 속으로도 겉으로도 티없이 일으켜서 또렷하게 볼 줄 아는 길인 ‘밝다’입니다. 멋을 부리려 하면 오히려 멋하고 멀고, 글을 ‘만들려’고 하면 오히려 글(문학)하고 멀어요. 먼저 삶을 지으면 글은 저절로 샘솟습니다.


ㅍㄹㄴ


너도 나처럼 한때는 누구 손에서 / 땀에 젖은 숫자를 세며 마음 졸이고 / 또 한때는 그리운 사람의 음성 타고 / 전화박스에서 몸을 떨기도 했겠지 (동전을 줍다/22쪽)


한여름 / 산방 // 모기 / 한 마리 // 탁 // 입적하기 / 직전. (몰입/65쪽)


+


《달의 뒷면을 보다》(고두현, 민음사, 2015)


은하의 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너의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 별밭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네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 별숲물결에서 막 솟아오르는 눈부신 뒷모습이라니

17쪽


필사(筆寫)란 누군가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따라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베껴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배워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18쪽


담수를 만나는 순간 무엇보다 염도를 낮출 것 소금기를 전부 뺄 것

→ 민물을 만나면 무엇보다 소금을 낮추도록 소금을 다 빼도록

→ 냇물을 만나면 무엇보다 소금을 낮추자 소금을 다 빼자

55쪽


누군가 일순간에 베어 버리고

→ 누가 슥 베어버리고

→ 누가 훅 베어버리고

59쪽


한여름 산방 모기 한 마리 탁 입적하기 직전

→ 한여름 멧채 모기 한 마리 탁 숨지기 앞서

→ 한여름 멧터 모기 한 마리 탁 뒤지기 앞서

65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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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2.


《지용 문학 독본》

 정지용 글, 필맥, 2014.9.30.



비가 멎을까 싶었으나 내내 비날로 잇는다. 어젯밤에는 안개비로 폭 덮었다. 오늘은 는개에 안개비에 가랑비로 흐르다가 굵직굵직 쏟기도 한다. 올해에 서울에서 새로 꾸릴 ‘이오덕·권정생 읽기모임’ 틀을 짠다. 수북하게 쌓은 책더미는 아주 조금 치운다. 국을 끓이고 밥을 한다. 마음에 짓는 이 삶이란 무엇인지 큰아이하고 곰곰이 이야기한다. 《지용 문학 독본》이 새로 나온 줄 지난해에 비로소 알았다. 1948년에 처음 나온 판인데, 글손질을 안 하고도 오늘날 읽을 수 있을는지 아리송하다. 무엇보다도 일본굴레(일제강점기)에도 ‘보리술(맥주)’을 아무렇지 않게 실컷 마실 수 있던 글바치가 아리송하다. 마치 방정환 같다고 할까. 일본굴레이던 무렵 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가난하고 굶는데, 방정환은 ‘얼음(빙수)을 날마다 여러 그릇’을 사먹었다잖은가. 이효석은 어떤가. 아궁이에 땔 나무조차 모자라던 지난날, 이효석은 마당에서 가랑잎을 한들거리면서 태우고 노닥거렸다. 김동인이고 모윤숙이고 김활란이고 마찬가지. 일본에 붙었든 안 붙었든 ‘배부른 글바치’는 참으로 배부르게 살았고, 이 얼거리는 예나 이제나 똑같다. 배부르기에 글을 못 쓸 까닭이 없다만, 배부를 적에는 숲·사랑·사람·어린이·살림을 글로 못 쓰더라.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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