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95 : 수림 호수 안 보트 선남선녀들 초롱


수림에 싸인 호수 안에는 밤인데도 보트를 타는 선남선녀들이 빨간 초롱을 달고

→ 숲에 싸인 못에는 밤인데도 배를 타는 사람들이 빨간 촛집을 달고

→ 너른숲에 싸인 못에는 밤에도 배를 타는 곰네가 빨간 촛불집을 달고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남해의봄날, 2019) 15쪽


나무가 우거진 곳이기에 ‘숲’인데,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한자말 ‘수림’을 “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풀이합니다. 뜬금없어요. 숲을 모르거나 등지는 탓에 이처럼 뜻풀이를 합니다. 숲을 알고 사랑하고 품을 적에는 낱말 하나를 사랑으로 푸르게 가려서 쓰게 마련입니다. 새는 못물에 앉아서 가만히 헤엄을 치고, 사람은 못물에 배를 띄워서 물빛과 바람빛과 햇빛을 누립니다. 밤마실을 하면서 촛집을 들고서 배를 젓습니다. 고운 사람들이 밤배를 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합니다. ㅍㄹㄴ


수림(樹林) : 나무가 우거진 숲 = 나무숲

호수(湖水) : [지리]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 대체로 못이나 늪보다 훨씬 넓고 깊다

보트(boat) : 1. 노를 젓거나 모터에 의하여 추진하는 서양식의 작은 배 2. [군사] 얕은 수역(水域)에서 인원, 장비 따위의 보급품을 나르는 데에 쓰는 작은 배. 대개 군함에 탑재되어 있다

선남선녀(善男善女) : 1. 성품이 착한 남자와 여자란 뜻으로, 착하고 어진 사람들을 이르는 말 2. 곱게 단장을 한 남자와 여자를 이르는 말 3. [불교] 불법에 귀의한 남자와 여자를 이르는 말

초롱(-籠) : 촛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겉에 천 따위를 씌운 등. 주로 촛불을 켜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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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393 : 위대 왕 당신 인물의 자 소인배 미안


위대한 왕이시여, 당신만 한 인물의 숨통을 끊은 자가 이렇게 하찮은 소인배라 미안하오

→ 훌륭한 임금이여, 그대만 한 분 숨통을 끊은 이가 이렇게 하찮은 놈이라 잘못했소

→ 빼어난 분이여, 그대만 한 사람 숨통을 끊은 이가 이렇게 하찮은 놈팽이라 안됐소

《히스토리에 12》(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24) 86쪽


한자말 ‘소인배’는 “하찮은 사람”을 가리키기에 “하찮은 소인배”라 하면 겹말입니다. 훌륭하다는 임금을 조그마한 사람이 고꾸라뜨릴 수 있어요.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곧고 곱게 속빛을 가꾼다면, 허우대만 멀쩡한 임금쯤 가볍게 무너뜨립니다. 빼어나다는 임금님이라지만 작은걸음으로 작은살림을 짓는 작은이가 얼마든지 밀어낼 수 있어요. 거룩하거나 드높다고 자랑하지 않을 줄 안다면, 아니 스스로 살림을 짓는 꿈길을 걸을 줄 안다면, 힘을 자랑하거나 내세우는 우두머리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걷어낼 만합니다. 안됐지만 힘꾼은 이제 사라질 노릇입니다. 안쓰럽지만 모든 잘잘못을 다스리면서 꼭두머리는 떠나보낼 일입니다. ㅍㄹㄴ


위대하다(偉大-) :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 ≒ 괴연하다(傀然-)·위여하다

왕(王) : 1. = 임금 2. 일정한 분야나 범위 안에서 으뜸이 되는 사람이나 동물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운동] = 장군(將軍)

당신(當身) : 1.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하오할 자리에 쓴다 2.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3.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4. 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5. ‘자기’를 아주 높여 이르는 말

인물(人物) : 1. 생김새나 됨됨이로 본 사람 2. 일정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 3. 뛰어난 사람 4. 사람과 물건을 아울러 이르는 말 5. = 인물화

소인배(小人輩) : 마음 씀씀이가 좁고 간사한 사람들이나 그 무리

미안하다(未安-) : 1.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 2. 겸손히 양해를 구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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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주 暴走


 갑자기 폭주한다 → 갑자기 덤비다 / 갑자기 설치다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 날뜁니다 / 널뜁니다 / 오두방정입니다

 폭주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 나대지 말아야 한다 / 멋대로 말아야 한다


  ‘폭주(暴走)’는 “1. 매우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달림 2. [체육] 야구에서, 주자가 아웃될 만큼 무모한 주루를 하는 일 3. [정보·통신] 기계어 프로그램이 제어할 수 없는 실행 상태가 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날뛰다·널뛰다·내달리다·내뛰다·치닫다’나 ‘달려들다·덤비다·덤벼들다’로 고쳐씁니다. ‘방정맞다·오두방정·멋대로·제멋대로·망나니’나 ‘설치다·나대다·마구잡이·마구·함부로·막나가다’로 고쳐쓰지요. ‘거칠다·사납다·무섭다·무시무시하다’나 ‘쏘다·내쏘다·몰다·몰아대다·몰붓다’로 고쳐써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폭주(輻輳/輻湊)’를 “1. 수레의 바퀴통에 바큇살이 모이듯 한다는 뜻으로, 한곳으로 많이 몰려듦을 이르는 말 = 폭주병진 2. [의학] 두 눈의 주시선(注視線)이 눈앞의 한 점으로 집중하는 말 = 폭주병진”처럼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법도 질서도 무시하고 방약무인으로 폭주하는 일부 사람들의 모습이 있으며

→ 길도 틀도 깔보고 멋대로 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으며

→ 길도 틀거리도 깔보고 함부로 구는 몇몇 사람이 있으며

→ 길도 위아래도 깔보고 제멋대로인 몇몇 사람이 있으며

→ 길도 얼개도 깔보고 마구잡이인 몇몇 사람이 있으며

→ 길도 흐름도 깔보고 날뛰는 몇몇 사람이 있으며

《이런 사람이 되기를》(일본 가톨릭 아동국 엮음/이선구 옮김, 성바오로출판사, 1972) 119쪽


하지만 폭주했다곤 해도 그 레벨에 멈춘 건 불행 중 다행이었어

→ 그런데 오두방정이라 해도 그쯤에서 멈춰서 숨돌렸어

→ 그러나 망나니라곤 해도 그 눈금에서 멈춰서 나았어

《일상 2》(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8) 43쪽


얘가 흥분하면 폭주하는 버릇이 있어서요

→ 얘가 들뜨면 날뛰는 버릇이 있어서요

→ 얘가 들끓으면 설치는 버릇이 있어서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마유즈키 준/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5쪽


멋대로 끙끙 앓고 제멋대로 폭주하기나 하고

→ 멋대로 끙끙 앓고 제멋대로 널뛰기나 하고

→ 멋대로 끙끙 앓고 제멋대로 치닫기나 하고

《미스 미소우 下》(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38쪽


표식을 무시한 폭주운전으로 선을 넘고 있는 거야

→ 알림판을 안 보고 마구 몰아대는 셈이야

→ 길알림도 없이 함부로 나대는 꼴이야

《80세 마리코 12》(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 78쪽


세 마리의 폭주는 막을 수 없구나

→ 세 마리가 날뛰면 막을 수 없구나

→ 막나가는 세 마리는 못 막는구나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4》(호시노 나츠미/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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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주 暴酒


 폭주를 하지는 않았다 → 술지랄은 안 했다 / 곤드레하지는 않았다

 나의 폭주를 걱정해 줬습니다 → 내 말술을 걱정합니다

 매일 폭주하는 습관은 → 날마다 퍼마시는 버릇은


  ‘폭주(暴酒)’는 “술을 한꺼번에 많이 마심 = 폭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거나하다·거나꾼·건하다’나 ‘고주망태·고주·곤드레·곤드레만드레·곤드라지다’로 고쳐씁니다. “너무 마시다·지나치게 마시다·마구 마시다”나 ‘막술·막술질·말술·벼락술’로 고쳐써요. ‘비칠·비칠거리다·비틀·비틀거리다’나 ‘술기운·술결·술김·술냄새·술내·술내음’으로 고쳐쓸 만하고, ‘술에 절다·술에 빠지다·술꾼’이나 ‘술고래·술바보·술벌레·술깨비’로 고쳐씁니다. ‘술지랄·술짓·술지랄꾼·술지랄놈·술짓꾼’으로 고쳐쓰고, ‘알딸딸·얼떨떨·얼큰하다’나 ‘푸다·퍼마시다·회오리술’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폭주는 금물이다. 한국인들은 젊어서 폭음하는 경향이 있다

→ 막술은 안 된다. 한겨레는 젊어서 말술을 하기 일쑤이다

→ 술고래는 말아라. 우리는 젊어서 벼락술을 자꾸 한다

《송건호 전집 18》(송건호, 한길사, 2002) 150쪽


식사가 끝난 직후에 여타의 음주를 강요하거나 폭주하는 일을 삼가기로 약속한다

→ 밥을 먹고서 술을 들이밀거나 마구 마시지 않기로 다짐한다

→ 밥을 먹고 나서 술을 먹이거나 술지랄을 안 하기로 다짐한다

《행복의 역사》(대린 맥마흔/윤인숙 옮김, 살림, 2008)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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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폭주 暴注


 비는 폭주로 내리붓는다 → 비는 억수로 내리붓는다

 기사 폭주 → 글바다 / 글물결

 업무량의 폭주 → 일이 쏟아지다

 민원이 폭주하다 → 목소리가 빗발치다

 주문량이 폭주하다 → 잔뜩 시키다


  ‘폭주(暴注)’는 “1. 비가 갑작스럽게 많이 쏟아짐 2. 어떤 일이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한꺼번에 몰림 3. [한의] 갑자기 몹시 설사함. 또는 그런 설사 = 폭설”을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몰다·몰리다·몰려들다·밀려들다·달려들다’나 ‘닥치다·들이닥치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쏟아지다·퍼붓다·들이붓다’나 ‘넘치다·물결치다·너울대다·너울거리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잔뜩·가득·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억수’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구름·구름밭·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나 ‘눈더미·눈덩이·눈뭉치’로 고쳐쓰고, ‘부릅뜨다·붉는·눈이 붉다’로 고쳐써요. ‘바다·밀물·물줄기’나 ‘빗발치다·일렁이다·찰랑이다·철렁이다’로 고쳐씁니다. ‘한바탕·대단하다·휘감다·휩싸다’로 고쳐쓰지요. ‘-뿐·다발·아무리·제아무리’나 ‘좔좔·차고 넘치다·철철·찰찰·흘러넘치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가입자들의 폭주로 문필업의 기본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 손님이 물결치며 글일을 하는 바탕이 바뀐다

→ 사람들이 넘쳐서 글살림이란 뼈대가 바뀐다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이문열, 민음사, 1995) 312쪽


메인에 올라가 방문객이 폭주한다. 하지만 그것은 허수다

→ 머릿글에 올라 손님이 넘친다. 그러나 허울이다

→ 꼭두글에 올라 손님이 구름같다. 그런데 낚시이다

→ 큰글에 올라 손님이 흘러넘친다. 그렇지만 거품이다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김봉석,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141쪽


업무가 폭주하실 것이온데

→ 일이 쏟아질 텐데

→ 일감이 넘칠 텐데

→ 일바다를 이룰 텐데

《글쓰기 표현사전》(장하늘, 다산초당, 2009) 6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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