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


《미래 세대를 위한 동학농민혁명 이야기》

 김상웅 글·방승조 그림, 철수와영희, 2024.12.5.



엊저녁부터 가볍게 비가 오더니, 아침에 이르니 빗줄기가 굵다. 하루 내내 빗발이 들으며 하늘을 씻고 땅을 녹인다. 셋쨋달뿐 아니라 둘쨋달 비도 ‘녹임비’라고 할 만하다. 내내 빗소리를 포근히 듣다가 저녁 17:00 시골버스로 저잣마실을 간다. 설쉼이 지나간 시골은 휑뎅그렁하지만 비로소 호젓하다. 비가 신나게 왔는데 고흥읍 냇물이 매우 지저분하다. 비오는 날에 구정물을 잔뜩 버렸을까. 밤에는 구름이 찬찬히 걷히면서 별이 몇 톨 나온다. 《미래 세대를 위한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를 되새긴다. 지난날 밝힌 ‘동학(東學)’을 오늘날 우리말로 옮긴다면 ‘새빛·새넋·새얼’이라고 할 만하다. 새하늬마높 가운데 ‘샛녘’이란 새로 해가 돋는 곳이요, ‘샛별’마냥 새롭게 빛나는 넋과 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자는 뜻이다.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한결같이 새롭게 빛날 살림길을 일구자는 땀방울이기도 하다. 지나간 발자취로 그칠 너울빛이 아니라면, 오늘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어른이 함께 새록새록 배워서 익힐 말씨로 풀어내는 어진 어른이 나타나기를 빈다. 아이들은 온누리를 새롭게 가꾸려고 태어난다. 어른이라면 아이한테서 배워야 어질다. 아이라면 어린 곁에서 노래하며 사랑을 그리기에 아름답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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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31.


《눈이 오면》

 이화정 글·그림, 현암주니어, 2022.12.15.



드디어 시골버스가 다니는 쇠날(금요일)이다. 큰아이가 저잣마실 짐꾼으로 나선다. 작은아이 옷가지를 빨래하려고 담갔는데 잊은 줄 깨닫는다. 구름이 몽글몽글 모이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둘이 천천히 걸으며 얘기하고, 새를 보고, 하늘을 살피고, 마을을 돌아본다. 15:30에 옆마을을 지나가는 버스를 탄다. 이제 논두렁을 같이 거닐며 겨울들빛을 헤아린다. ‘시든풀’은 ‘시든빛’이 모두 다르다. 여름들숲도 ‘여름풀’마다 ‘여름잎빛’이 다 다르다. 낱말책에는 ‘시든풀·시든빛’이나 ‘여름풀·여름잎빛’ 같은 낱말이 없다. 왜 없겠는가? 국립국어원 사람들은 시골에 살지 않기도 하지만, 풀빛도 들빛도 숲빛도 제대로 본 적이 없기에, 다 다른 빛깔과 풀내음을 어떻게 여미어야 하는가를 놓고서 아예 생각조차 안 하니까. 《눈이 오면》을 돌아본다. 돈을 버느라 바쁜 어버이한테서 잊힌 아이를 그리는 줄거리이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아무리 바빠도 너그러이 봐준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저랑 멀리 떨어져서 돈만 벌어도 기꺼이 봐준다. 어른들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야 할까?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작은일을 하면서 돈을 알맞게 벌며 살림살이를 짓는 보금자리를 그리는 꿈이 없을까? 아이 곁에 있으면 걱정할 일이 없는데.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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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30.


《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글, 인물과사상사, 2014.8.29.



드디어 긴긴 설쉼이 끝나간다. 오랜만에 작은두바퀴로 논길을 달린다. 천천히 달리며 바람결이 어떠한지 살피고, 여러 새를 헤아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까마귀 쉰 마리쯤 차곡차곡 내려앉아서 나와 작은두바퀴를 구경한다. 여태까지 까마귀는 두바퀴가 달릴 적에 30∼50길쯤 앞서부터 날아가더니, 오늘은 거꾸로 내가 나아가는 옆으로 줄줄이 내려앉아서 “쟤 뭐 하나?” 하며 지켜본다. 《싸가지 없는 진보》를 읽었다. 이렇게 붙인 책이름이 재미나다. 다만, ‘진보·좌파’가 이 나라에 있는지 모르겠다. “싸가지 없는 진보·좌파 흉내”라고 덧말을 붙여야 알맞다고 본다. 이쪽은 “진보·좌파 흉내”라면 저쪽은 ’보수·우파 흉내”이다. 새길과 왼길을 말하려면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로 살림하면서 아이 곁에 서야 맞다. 지킴길과 오른길을 밝히려면 논밭을 일구고 나무를 심으면서 아이랑 놀아야 맞다. 오늘날 ‘목소리’만 내는 무리는 이쪽도 저쪽도 안 걸을 뿐 아니라 논밭도 안 짓는다. 둘 다 흉내만 내며 밥그릇을 붙잡을 뿐이다. 둘 다 집안일을 안 할 뿐 아니라, 아이 곁에 서는 모습이 없다. 밤에 별이 매우 밝다. 한참 고개를 꺾고서 별바라기를 한다. 별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고서 자리에 눕는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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こんにちは おてがみです (福音館の單行本) (單行本)
中川李枝子·山脅百合子 / 福音館書店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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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

그림책시렁 1481


《もりのひなまつり》

 こいで やすこ

 福音館書店

 1992.3.1.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말로 나타내기보다는 그저 사랑하는 살림을 짓습니다.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만 막상 사랑하지 않는다든지, 남 앞에서 시늉이나 겉치레를 하려는 사람은 으레 말부터 읊습니다. 《もりのひなまつり》를 읽으면서 일본이웃은 그야말로 그저 아이를 사랑하는 어른으로서 붓을 쥐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숲에서 어린순이날”이라는 뜻일 텐데, 그저 숲에서 놀고 어울리면서 노래하고 웃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딱히 다른 ‘가르침(교훈)’이나 ‘목소리(정의로운 주장)’를 내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어린이와 푸름이가 자꾸 ‘안 배우’면서 ‘제 목소리를 잊’는다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 왜 그럴는지 거울을 보면서 생각할 노릇입니다. 아이들이 뛰놀 터전이 어디 있나요? 어른들이 마시고 뒹구는 자리만 그득한 나라입니다. 아이들이 숨쉴 빈터는 다 사라졌고, 모든 빈터는 쇳덩이(자동차)가 차지할 뿐 아니라, 길도 골목도 죄다 쇳덩이가 들이밀며 시끄럽고 매캐합니다. 어린이와 푸름이는 종이(면허증)가 없으니 걸어다니는데, 우리는 어른으로서 얼마나 아이 곁에서 함께 걷는지요? 아이 곁에 손잡고 함께 배우고 살림하고 익히고 노래할 줄 알아야 비로소 어른답고, 이때에 어질며 슬기로운 그림책이 태어납니다.


- 숲에서 어린순이날

#코이데야스코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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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할아버지 친구와 함께보는 그림동화 4
쟈끄 뒤케누아 지음, 유정림 옮김 / 사계절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

그림책시렁 1556


《사자와 할아버지》

 쟈끄 뒤케누아

 유정림 옮김

 사계절

 1997.4.20.



  우리에 갇히며 즐거울 짐승은 없습니다. 우리에 갇힌 채 즐겁게 노래할 새는 없습니다. 우리에 갇혀서 춤추는 돌고래가 즐거울 수 없습니다. 우리에 갇혀 똑같이 움직여야 하는 헤엄이가 즐거울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꾸 이웃을 우리에 가둡니다. 우리말 ‘우리’는 두 길을 나타냅니다. 옳거나 그른 길이 아닌, 그저 두 갈래를 짚어요. 하나는, 나랑 너를 아우르고 어우르는 우리입니다. 둘은, 울타리를 세워서 가로막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울·울타리·우리’는 ‘담’하고 달라요. 담은 아주 단단히 닫아걸어서 못 넘습니다. 이와 달리 울타리·우리는 바람도 비도 짐승도 슬슬 드나듭니다. 틈이 많으면서 바람을 맞이하는 우리예요. 《사자와 할아버지》는 사자가 할아버지를 새로 만나서 함께 거니는 하루를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사자도 할아버지도 동무가 없이 늘 쳇바퀴처럼 똑같이 하루를 보내는데, 어느 날 둘이 새로 만나지요. 지난날 젊을 무렵에는 말타기(곡마단)에서 춤을 추던 사자요, 사자를 돌보는 할아버지(젊은 일꾼)였다면, 이제 둘은 늙어서 천천히 걷는 하루인 사이입니다. 함께 걷는 사이란 반갑고 즐겁습니다. 다만, 어떤 ‘울타리’나 ‘담’이 있는지 곱씹을 노릇이고, 어떤 ‘우리’인지 생각할 일입니다.


#JacquesDuquennoy


ㅍㄹㄴ


《사자와 할아버지》(쟈끄 뒤케누아/유정림 옮김, 사계절, 1997)


철망으로 된 터널을 통해

→ 쇠그물 굴을 지나

10쪽


곡마단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요

→ 재주두레에서 일을 하였지요

2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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