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21.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

 이혜미 글, 톰캣, 2024.12.30.



오늘은 잣나물을 그릇 가득 훑는다. ‘곰밤부리’라고도 일컫는데, 한참 먹고 보면 밤알을 먹는 맛이 돌기도 한다. 셋쨋달 봄나물은 그냥 먹는다. 아직 진드기도 안 올라올 무렵이요, 개미도 안 나올 때이기에, 훑으면서 바로 먹는다. 낮에 고흥교육청에 간다. 교육장님한테 《말꽃 꾸러미》를 드리려고 찾아가는데 마침 자리에 없다. 책을 놓고서 저잣마실을 본다.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를 돌아본다. 그림책집을 꾸리면서 겪어야 한 여러 삶길을 차곡차곡 읽었다. 아이를 낳기에 그림책을 가까이하는 분이 있으나, 아이를 낳아도 그림책과 동화책을 아예 안 보는 분이 무척 많다. 집에 아이가 있기에 아이 눈높이를 헤아리며 말하는 분이 있다면, 아이하고 한집을 이루어도 아이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려 안 하는 분이 있다. 그림책을 즐기려면 “아직 아이를 안 낳을” 무렵부터 곁에 둘 일이라고 느낀다. “짝을 안 맺고 혼자 살아가”더라도 그림책을 사랑할 줄 안다면, 누구나 스스로 사랑하면서 온누리 어린이와 푸름이 곁에서 새길을 연다고 느낀다. 아이한테만 책을 읽히는 어버이는 아이가 열네 살로 접어들면 그림책을 몽땅 버리거나 팔던데, 그림책은 열다섯 살이나 스물다섯 살이나 쉰다섯 살에도 아름답게 스미는 이야기꽃이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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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ベルの塔 (至光社國際版繪本) (大型本, 改訂)
佐久間 彪 / 至光社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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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27.

그림책시렁 1565


《のあの はこぶね》

 かすや昌宏 그림

 佐久間彪 글

 至光社

 1977.3.15.



  우리는 일본말을 잘못 옮겨서 “노아의 방주”라 하지만, “노아네 배”나 “노아 배”라 옮겨야 알맞습니다. 노아는 하늘말씀을 알아듣고서 ‘배’를 크게 무었습니다. 노아는 ‘네모낳’게 배를 무었다는데, ‘네모배’란 ‘ㅁ’이고, ‘네모·ㅁ’은 ‘아늑하게 지키고 돌보며 품는 집’을 가리킵니다. “백조의 호수”도 잘못 옮긴 일본말씨인데, “고니못”이라 해야 알맞아요. 새이름인 ‘고니’는 “고운 임”이라는 뜻입니다. 《のあの はこぶね》는 노아라는 사람이 왜 어떻게 무슨 배를 무어서 어떻게 새길을 나섰는가 하는 줄거리를 따사로이 어루만지는 붓끝으로 풀어냅니다. 언뜻 보면 믿음길(종교)을 들려주는 듯하지만, 곰곰이 넘기면 ‘너나들이’라고 하는 살림길을 하늘빛과 숲빛과 바다빛과 들빛으로 담아낸 아름다운 그림책이로구나 싶습니다. 우리나라 글꾼이나 그림꾼이 노아네 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묶는다면 어떤 책이 태어날까요? 《のあの はこぶね》처럼 믿음길이 아닌 살림길로 바라보면서 풀어낼까요, 아니면 그냥그냥 ‘하느님 기리기’로 기울까요? 하느님은 늘 모든 사람 마음에 다 다르게 깃듭니다. 말밑을 보면 ‘하늘 = 하나인 나’라는 뜻입니다. 나도 너도 오직 하나인 하늘입니다. 이 얼거리를 읽어낼 적에 서로서로 사랑으로 이으면서 어울릴 수 있습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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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1
권정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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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27.

그림책시렁 1566


《시계탕》

 권정민

 웅진주니어

 2025.3.17.



  제 어릴적을 돌아보면,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배움터까지 오면 “쟨 아기인가 봐. 나이가 몇 살인데 어떻게 엄마아빠가 데려다줘?” 하면서 놀렸습니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끙끙 앓는 아이라 하더라도 집부터 배움터까지 짧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서 오가던 지난날입니다. 집집마다 쇠(자가용)가 늘면서 “엄마아빠가 일터로 가는 길에 데려다준다”고 말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었고, 이제는 여덟 살 어린이뿐 아니라 열여덟 살 푸름이까지 ‘엄마아빠 쇠(자가용)’를 타고서 오가는 판이라고 할 만합니다. ‘스스로’를 잊고, ‘다릿심’을 잃고, ‘마을빛’을 돌아보는 눈길이 사라지는 나날입니다. 《시계탕》은 바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나올 만한 줄거리입니다.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아이한테 맡길 줄 모르고, 아이는 아이대로 스스로 안 하는 굴레에 서로 갇히는 나라이거든요. 아이는 좀 늦게 다니면서,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아이는 자꾸 뭘 빠뜨리면서, 스스로 안 챙기면 얼마나 고달픈지 배워야 합니다. 아이는 혼자 걸어서 집과 배움터 사이를 다니는 동안에, 나를 둘러싼 마을과 숲과 하늘이 어떤 빛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 곁에서 어버이(엄마아빠)도 나란히 ‘나(어버이)다운 삶’과 ‘나(어른)로서 서는 살림’을 다시 익혀야지요. 그림책 《시계탕》을 놓고 본다면, 줄거리로 깊이 들어가면 나았을 텐데, 자꾸 곁다리에 머물거나 헤매는 듯합니다. ‘나·스스로·집·마을·손발’이라는 대목을 아이와 어버이가 처음부터 다시 짚도록 이끄는 얼거리로 짜지 못 했기에 아쉽습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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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발


 누구의 발일까 → 누구 발일까

 너의 발인걸 → 네 발인걸

 고양이의 발을 만진다 → 고양이발을 만진다


  ‘-의 + 발’ 얼거리라면 ‘-의’를 털어냅니다. “개미의 발”이라면 ‘개미발’로, “개의 발”이라 하면 ‘개발’로 손봅니다. ㅍㄹㄴ



시간의 발은 우리의 발로 걷는다

→ 하루는 우리 발로 걷는다

→ 오늘은 우리 발로 걷는다

《시간의 목소리》(에두아르도 갈레아노/김현균 옮김, 후마니타스, 2011) 13쪽


신생아의 발 같은 조그마한 싹을

→ 아기 발 같은 조그마한 싹을

→ 갓난이 발 같은 조그마한 싹을

→ 젖먹이 발 같은 조그마한 싹을

《측광》(채길우, 창비, 2023) 66쪽


친구를 원해서 나는 사람들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 동무를 바라서 사람들 발밑에 머리를 조아립니다

《작은 신》(김개미, 문학동네, 2023) 16쪽


남의 발에 밟히는 걸 숙명처럼 여기다가

→ 남한테 밟혀도 그러려니 여기다가

→ 남이 밟아도 그저 받아들이다가

《엄마는 의젓하기도 하셨네》(박희정, 꿈꾸는늘보, 202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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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41 : 도 탐구 중 그것에 관한 질문 자체 걸 종종 목도


도를 탐구한다는 사람들 중 적잖은 이들이 어느 때가 오면 그것에 관한 질문 자체를 거추장스러워하게 되는 걸 종종 목도해 왔기 때문에도 그렇다

→ 길을 찾는다는 적잖은 사람들은 어느 때가 오면 길을 묻지 않는 줄 곧잘 보았기 때문에도 그렇다

→ 길을 살핀다는 적잖은 이들은 어느 때가 오면 길을 안 묻는 줄 으레 보았기 때문에도 그렇다

《인간의 교사로 살다》(윤지형, 교육공동체벗, 2019) 21쪽


길을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 우리 누구나 길을 찾습니다. 우리말로는 ‘길찾기’이고 ‘길잡이’라면, 한자말로 옮겨서 ‘도인’입니다. 우리말로 수수하게 이야기할 적에는 부드러우면서 서로 이웃이게 마련입니다. 어떤 곳에서나 어느 때에나 이 길을 사근사근 이야기합니다. 물어보기에 거추장스럽지 않습니다. 궁금하기에 묻고 생각하고 들려주고 되묻고 더 들여다봅니다. 으레 쓰는 말 한 마디부터 돌아봅니다. 곧잘 떠오르는 생각을 차근차근 짚으면서 무엇 때문에 여러 일이 생기는지 헤아립니다. ㅍㄹㄴ


도(道) : 1.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2. 종교적으로 깊이 깨친 이치. 또는 그런 경지 3. 무술이나 기예 따위를 행하는 방법

탐구(探究) : 진리, 학문 따위를 파고들어 깊이 연구함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관하다(關-) : (주로 ‘관하여’, ‘관한’ 꼴로 쓰여) 말하거나 생각하는 대상으로 하다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자체(自體) :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종종(種種) : [명사] 모양이나 성질이 다른 여러 가지 [부사] = 가끔

목도(目睹) : 눈으로 직접 보다 =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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