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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후우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75
최지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2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7.4.
그림책시렁 1592
《후우후우》
최지예
시공주니어
2022.5.25.
엄마는 닷새 동안 아이를 돌보느라 지쳤고, 아빠는 닷새 동안 일터에 매이느라 지쳤다고 합니다. 아이를 잊고 싶은 엄마는 흙날 아침에 일찍 집을 비우고,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늘어지고 싶은 아빠는 흙날 아침부터 한숨이라고 합니다. 서울살이란 다 이렇다고 여길 테지만, 왜 서울살이에서 아이는 늘 ‘떠넘기는 짐’이어야 할는지 아리송합니다. 그림책부터 자꾸 이런 줄거리와 얼거리로 나오느라, 더더욱 아이를 싫어하거나 꺼리거나 안 낳을 만하다고도 느낍니다. 《후우후우》는 얼핏 ‘손전화만 쥐느라 아이랑 안 놀아주는 아빠’를 가볍게 나무라는 얼거리 같으나, ‘엄마는 아이하고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알 길이 없어요. 곰곰이 보면 엄마도 아빠도 아이랑 안 놀았구나 싶어요. 엄마아빠는 아이랑 ‘놀아줄’ 사람이 아닙니다. ‘놀아주기’가 아닌 ‘놀이’를 함께 누리고 즐기면서, 살림을 같이 가꾸고 일굴 사이입니다. 집밖에서 무슨 일을 하건 집에서 함께 살림하고 일하는 사이여야 엄마아빠입니다. 흙날과 해날이라서 ‘아이한테서 풀려나도 될’까요? 아이는, ‘아이사랑’이 아닌 ‘아이짐’으로 옭아매는 나라지기와 벼슬아치부터 후우후우 뭘 날려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엉뚱한 나뭇잎을 날려버린다거나, 갑자기 ‘바람깨비’가 나오는 얼거리가 아닌, 모든 ‘서울굴레’를 날려버려야, 아이도 어른도 제자리를 찾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