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06 : 지형 폭탄 것 전쟁 것 -씩 것 전쟁 것


지형이 바뀔 만큼 폭탄이 쏟아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하나둘씩 죽어 가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 땅이 바뀔 만큼 벼락이 쏟아지는 싸움인 줄을, 아이들이 하나둘 죽어 가는 싸움인 줄을

→ 땅이 바뀔 만큼 불지르는 싸움인 줄을, 아이들이 하나씩 둘씩 죽어 가는 불바다인 줄을

《바다를 주다》(우에마 요코/이정민 옮김, 리드비, 2022) 66쪽


짤막한 글자락에 ‘것’을 넉 벌이나 넣은 옮김말씨입니다. 꽝꽝 터뜨리는 싸움터에서 숱한 아이들이 하나씩 둘씩 죽어갑니다. 벼락처럼 들이붓거나 불지르니 땅이 뒤틀립니다. “쏟아지는 싸움인 줄”이나 “쏟아지는 싸움인데”처럼 손봅니다. ‘하나둘’은 차근차근 잇는 결을 나타내기에 ‘-씩’을 안 붙입니다. ‘하나둘’이라고만 하거나 “하나씩 둘씩”이라 해야 알맞습니다. ㅅㄴㄹ


지형(地形) : 1. 땅의 생긴 모양이나 형세 ≒ 지세 2. [군사] 전투에서,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범위와 사격할 수 있는 범위의 장애 요소로 이용하는 은폐물이나 엄폐물

폭탄(爆彈) : [군사] 인명 살상이나 구조물 파괴를 위하여 금속 용기에 폭약을 채워서 던지거나 쏘거나 떨어뜨려서 터뜨리는 폭발물 ≒ 폭렬탄·폭발탄

전쟁(戰爭) : 1.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 ≒ 군려·병과·병혁·전역·전화 2.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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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면 (여름 리커버)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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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15.

그림책시렁 1515


《호랭면》

 김지안

 미디어창비

 2024.6.12.



  이 나라에 신물(식초)이나 고추가 들어온 지 오래지 않습니다. 전라남도에서는 요즈음도 초피를 빻아 김치를 담급니다. 그런데 김치도 찬국수도 못 먹는 사람이 퍽 많아요. 말을 못 하고 울 뿐입니다. 마치 누리그림(게임캐릭터 퀘스트)처럼 펼치는 줄거리인 《호랭면》을 읽었습니다. 앙증맞은 그림으로 길을 하나씩 풀어가는 얼거리는 안 나쁘나, 차림새만 ‘조선옷’을 입힌 듯합니다. 예전에는 서울 한복판도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을 텐데 더울 까닭이 있을까요? “일하는 사람”은 나무 곁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낸다면, “일 안 하는 나리·벼슬아치·임금”은 덥다고 투정이었을 테지요. 풀꽃나무에 들숲바다를 품은 시골은 한여름에도 시원하되, 빽빽하고 부릉부릉 매캐한 서울은 여름과 겨울이 그야말로 모집니다. 그나저나 우리말로 하자면 ‘범국수’입니다. 열두띠를 말할 적에 예부터 ‘범띠·잔나비띠’처럼 우리말을 썼습니다. ‘소면·중면’ 같은 말씨도 우리말이라 하기 어렵고 ‘찬국수·더운국수’는 북녘에서만 쓰는 말이지 않아요. 버젓이 있는 우리말 ‘국수’이거든요. 아이들한테 어떤 삶과 삶터를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까요? 이제는 좀 장난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며 담는 살림그림을 펼 때일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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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세월 歲月


 기나긴 세월 → 기나긴 날

 세월이 흐르다 → 나날이 흐르다

 세월 가는 줄 모르다 → 하루 가는 줄 모르다

 요즘 세월이 좋은 모양이야 → 요즘 먹고살기 좋은가 봐

 호시절은 다 지내고 세월이 없어 → 좋은철은 다 지내고 살림이 없어

 참 세월 좋아졌어 → 참 삶이 좋아졌어


  ‘세월(歲月)’은 “1. 흘러가는 시간 ≒ 나달·세화·연광·연화·오토 2. 지내는 형편이나 사정. 또는 그런 재미 3. 살아가는 세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하루·하루꽃·하루빛·하루하루’나 ‘나날·날·달·철·해’로 손볼 만하고, ‘때·동안·지·통’이나 ‘길·길눈·길꽃’으로 손봅니다. ‘나이·나잇값·나잇살·낫값·낫살’이나 ‘살다·삶·살림·-살이’로 손보며, ‘먹고살다·먹고자다’로 손봐요. ‘해나이·걸리다·누리다·누비다’나 ‘흐르다·지나가다·지내다·보내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세월(細月)’을 “초승에 뜨는 달 = 초승달”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 삶이란 머언 길목을 돌아

→ 머언 하루 길목을 돌아

《모기장을 걷는다》(허형만, 오상, 1985) 44쪽


돌아온 후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 돌아와서 다섯 해가 흘렀지만

→ 돌아온 지 다섯 해나 되었지만

《겨레의 꿈 과학에 실어》(이승기, 대동, 1990) 81쪽


세월이 더해짐에 따라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온

→ 하루가 더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 온

→ 하루하루 더하며 조금씩 조금씩 커 온

《물의 아이들》(찰스 킹즐리/김영선 옮김, 시공주니어, 2006) 23쪽


호스피스 센터에 드나드는 세월이 제법 쌓여 가면서

→ 끝돌봄터에 드나드는 나날이 제법 쌓여 가면서

→ 꽃손길터에 드나드는 하루가 제법 쌓여 가면서

《삶의 마지막 축제》(용서해, 샨티, 2012) 43쪽


한 세월 피서지로 좋은 곳

→ 한철 더위 긋기 좋은 곳

→ 한삶 숨어들기 좋은 곳

《좋은 구름》(박서영, 실천문학사, 2014) 65쪽


잡초와 같은 인고의 세월을 살다가

→ 풀꽃같이 고단히 살다가

→ 들풀같이 힘겨이 살다가

→ 작은풀같이 괴롭게 살다가

《곤충들의 수다》(정부희, 상상의힘, 2015) 102쪽


사진의 피사체로서야 세월의 흔적이 가득 묻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

→ 담는 빛으로는 삶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하다

→ 살아온 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한 빛이다

→ 살아온 나날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담으면 그야말로 훌륭하다

《일인용 책》(신해욱, 봄날의책, 2015) 172쪽


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 보니 요령이 생긴다

→ 몇 판이나 하루한테 속아 보니 꾀가 생긴다

→ 몇 벌이나 삶한테 속아 보니 잔꾀가 생긴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송경동, 창비, 2016) 79쪽


세월이 흘러 나도 인생여로의 막바지에 이른 몸

→ 하루하루 흘러 나도 막바지에 이른 몸

→ 삶길이 흘러 나도 막바지에 이른 몸

→ 나이를 먹어 나도 막바지길에 이른 몸

《조선과 일본에 살다》(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6) 18쪽


총칭체로부터 개체個體가 분리되고, 이것을 개個로서 논하려면 여전히 긴 세월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 무리에서 한 사람이 나뉘고, 이를 하나하나로 따지려면 아직 긴 나날이 들지 싶습니다

→ 무리에서 한 사람이 갈리고, 이를 낱낱이 살피려면 아직 오래 걸리지 싶습니다

《재일의 틈새에서》(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7) 165쪽


오랜 세월

→ 오랜 나날

→ 오랫동안

→ 오래도록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115쪽


방목의 세월 푸르게 기다려

→ 놓아준 나날 푸르게 기다려

→ 풀려난 삶 푸르게 기다려

《꽃은 바퀴다》(박설희, 실천문학사, 2017) 19쪽


나무가 오랜 세월을 살려면

→ 나무가 오랜 나날을 살려면

→ 나무가 오래 살려면

《바림》(우종영, 자연과생태, 2018) 68쪽


그 순간의 기쁨은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너무나도 생생해요

→ 그 기쁨은 아주 오랜 나날이 흘렀어도 참으로 생생해요

→ 그 뒤로 아주 오래 흘렀어도 참으로 생생하도록 기뻐요

《선생님, 동물 권리가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19) 5쪽


이순(耳順)에 달하는 세월을 가슴에 고이

→ 예순에 이른 나날을 가슴에 고이

→ 예순 살을 가슴에 고이

《취미로 직업을 삼다》(김욱, 책읽는고양이, 2019) 161쪽


뛰어넘지 못했던 벽을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 뛰어넘지 못했던 울을 이태가 지난 오늘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 뛰어넘지 못하고 두 해가 지난 오늘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하이스코어 걸 7》(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 71쪽


하얀색의 건물은 오랜 세월도 비껴간 듯이

→ 하얀 집은 오랜 나날도 비껴간 듯이

《이런 여행이라면,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배종훈·원지연·김희숙·손상신, 메종인디아, 2020) 14쪽


실질적인 우리집의 가훈이 무엇인지를 저는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닫게 됐습니다

→ 저는 우리집 배움말이 무엇인지를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 저는 우리집에서 무엇을 가르쳤는지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 70쪽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이 있다

→ 오래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맛이 있다

→ 오래되어도 한결같은 맛이 있다

→ 오래도록 같은 맛이 있다

→ 오래오래 그대로인 맛이 있다

《아버지의 레시피》(나카가와 히데코/박정임 옮김, 이봄, 2020) 54쪽


한때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세월이 가면 나와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

→ 한때 가깝게 지내던 사람도 사노라면 나와 맞지 않기도 하다

《서른 살 청춘표류》(김달국·김동현, 더블:엔, 2021) 13쪽


오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부모형제들이 죽고

→ 쉰 해가 흘러 한집안이 죽고

→ 쉰 해가 흐르며 피붙이가 죽고

→ 쉰 해를 지나며 살붙이가 죽고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유미리/강방화 옮김, 소미미디어, 2021) 12쪽


100여 년 정도의 세월은 구전으로 다 남아 있어요

→ 온해쯤은 말씀으로 다 남았어요

→ 온해 즈음은 말로 다 남았어요

《‘철도원 삼대’와 인천 걷기》(이설야와 일곱 사람, 다인아트, 2023) 134쪽


전통 속으로, 국경을 건너, 세월을 지나 베틀의 노래 속으로 날 데려가지요

→ 옛살림으로, 나라를 건너, 오늘을 지나 베틀노래로 날 데려가지요

《베를 짜다 삶을 엮다》(케이티 호우스·디나라 미르탈리포바/남은주 옮김, 북뱅크, 2023) 5쪽


살아온 세월의 풍파여

→ 살아온 가싯길이여

→ 살아온 된바람이여

→ 살아온 너울길이여

《겨울나무로 우는 바람의 소리》(조선남, 삶창, 2024)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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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신간서점



 신간서점에 금방 입고된 → 새책집에 막 들어온

 신간서점만 방문하기보다는 → 새책집만 찾기보다는


신간서점 : x

신간(新刊) : 책을 새로 간행함. 또는 그 책

서점(書店) : 책을 갖추어 놓고 팔거나 사는 가게 ≒ 서관·서림·서사·서포·책방·책사·책전·책점



  새책을 다루는 곳이라면 ‘새책집’입니다. 일본 한자말 ‘신간서점’은 이제 그만 쓸 일입니다. ㅅㄴㄹ



큰길로 나서면 책의 마을이 펼쳐진다. 그림책 전문서점. 북카페. 신간서점.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고서점

→ 큰길로 나서면 책마을이다. 그림책집. 책찻집. 새책집. 여러 가지를 다루는 헌책집

《이 책을 훔치는 자는 1》(후카미도리 노와키·소라 카케루/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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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요일 日曜日


 일요일에도 회사에 출근했다 → 쉬는날에도 일하러 갔다

 일요일 같은 때 → 해날 같은 때


  ‘일요일(日曜日)’은 “월요일을 기준으로 한 주의 마지막 날”을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일본사람이 옮긴 한자말입니다. 우리는 ‘해날’이나 ‘쉬는날·쉼날’이라 할 만합니다. ㅅㄴㄹ



엄마와 나의 일요일은 또 시작됩니다

→ 엄마와 내 해날은 또 찾아옵니다

→ 엄마와 나는 해날을 또 엽니다

《취중진담 2》(송채성, 서울문화사, 2001) 188쪽


토미네 가족은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할머니 댁을 방문하곤 했어요

→ 토미네는 해날 낮마다 할머니네를 찾아가곤 했어요

→ 토미네는 해날이면 낮에 할머니 집을 찾아가곤 했어요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토미 드 파올라/이미영 옮김, 비룡소, 2003) 2쪽


일요일이라 노인도 청년도

→ 해날이라 늙은이도 젊은이도

→ 해날이라 어르신도 젊은내기도

《전당포는 항구다》(박형권, 창비, 2013) 109쪽


교회의 문전성시와 일요일과

→ 절집은 북새통에 해날과

→ 절집은 붐비고 해날과

《수학자의 아침》(김소연, 문학과지성사, 2013) 9쪽


월요병의 전조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보이기 시작해

→ 달날앓이는 해날 낮이면 보이고

《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안성진, 타래, 2017) 190쪽


피곤하기도 했지만 늦잠을 자도 괜찮은 날이거든요. 일요일이니까요

→ 고단하기도 했지만 늦잠도 즐거운 날이거든요. 해날이니까요

→ 지치기도 했지만 늦잠으로 느긋한 날이거든요. 해날이니까요

《햇빛 에너지 마을에 놀러 오세요》(임정은·신슬기, 우리학교, 2023) 11쪽


일요일은 다 같이 시간을 보내는 가족의 날이라

→ 해날은 다같이 하루를 보내는 한지붕날이라

→ 해날은 다같이 보내는 우리집날이라

《엄마, 내향인, 프리랜서》(김민채, 취미는독서, 202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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