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세월 歲月
기나긴 세월 → 기나긴 날
세월이 흐르다 → 나날이 흐르다
세월 가는 줄 모르다 → 하루 가는 줄 모르다
요즘 세월이 좋은 모양이야 → 요즘 먹고살기 좋은가 봐
호시절은 다 지내고 세월이 없어 → 좋은철은 다 지내고 살림이 없어
참 세월 좋아졌어 → 참 삶이 좋아졌어
‘세월(歲月)’은 “1. 흘러가는 시간 ≒ 나달·세화·연광·연화·오토 2. 지내는 형편이나 사정. 또는 그런 재미 3. 살아가는 세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하루·하루꽃·하루빛·하루하루’나 ‘나날·날·달·철·해’로 손볼 만하고, ‘때·동안·지·통’이나 ‘길·길눈·길꽃’으로 손봅니다. ‘나이·나잇값·나잇살·낫값·낫살’이나 ‘살다·삶·살림·-살이’로 손보며, ‘먹고살다·먹고자다’로 손봐요. ‘해나이·걸리다·누리다·누비다’나 ‘흐르다·지나가다·지내다·보내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세월(細月)’을 “초승에 뜨는 달 = 초승달”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 삶이란 머언 길목을 돌아
→ 머언 하루 길목을 돌아
《모기장을 걷는다》(허형만, 오상, 1985) 44쪽
돌아온 후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 돌아와서 다섯 해가 흘렀지만
→ 돌아온 지 다섯 해나 되었지만
《겨레의 꿈 과학에 실어》(이승기, 대동, 1990) 81쪽
세월이 더해짐에 따라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온
→ 하루가 더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 온
→ 하루하루 더하며 조금씩 조금씩 커 온
《물의 아이들》(찰스 킹즐리/김영선 옮김, 시공주니어, 2006) 23쪽
호스피스 센터에 드나드는 세월이 제법 쌓여 가면서
→ 끝돌봄터에 드나드는 나날이 제법 쌓여 가면서
→ 꽃손길터에 드나드는 하루가 제법 쌓여 가면서
《삶의 마지막 축제》(용서해, 샨티, 2012) 43쪽
한 세월 피서지로 좋은 곳
→ 한철 더위 긋기 좋은 곳
→ 한삶 숨어들기 좋은 곳
《좋은 구름》(박서영, 실천문학사, 2014) 65쪽
잡초와 같은 인고의 세월을 살다가
→ 풀꽃같이 고단히 살다가
→ 들풀같이 힘겨이 살다가
→ 작은풀같이 괴롭게 살다가
《곤충들의 수다》(정부희, 상상의힘, 2015) 102쪽
사진의 피사체로서야 세월의 흔적이 가득 묻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
→ 담는 빛으로는 삶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하다
→ 살아온 자국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야말로 훌륭한 빛이다
→ 살아온 나날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담으면 그야말로 훌륭하다
《일인용 책》(신해욱, 봄날의책, 2015) 172쪽
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 보니 요령이 생긴다
→ 몇 판이나 하루한테 속아 보니 꾀가 생긴다
→ 몇 벌이나 삶한테 속아 보니 잔꾀가 생긴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송경동, 창비, 2016) 79쪽
세월이 흘러 나도 인생여로의 막바지에 이른 몸
→ 하루하루 흘러 나도 막바지에 이른 몸
→ 삶길이 흘러 나도 막바지에 이른 몸
→ 나이를 먹어 나도 막바지길에 이른 몸
《조선과 일본에 살다》(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6) 18쪽
총칭체로부터 개체個體가 분리되고, 이것을 개個로서 논하려면 여전히 긴 세월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 무리에서 한 사람이 나뉘고, 이를 하나하나로 따지려면 아직 긴 나날이 들지 싶습니다
→ 무리에서 한 사람이 갈리고, 이를 낱낱이 살피려면 아직 오래 걸리지 싶습니다
《재일의 틈새에서》(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7) 165쪽
오랜 세월
→ 오랜 나날
→ 오랫동안
→ 오래도록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115쪽
방목의 세월 푸르게 기다려
→ 놓아준 나날 푸르게 기다려
→ 풀려난 삶 푸르게 기다려
《꽃은 바퀴다》(박설희, 실천문학사, 2017) 19쪽
나무가 오랜 세월을 살려면
→ 나무가 오랜 나날을 살려면
→ 나무가 오래 살려면
《바림》(우종영, 자연과생태, 2018) 68쪽
그 순간의 기쁨은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너무나도 생생해요
→ 그 기쁨은 아주 오랜 나날이 흘렀어도 참으로 생생해요
→ 그 뒤로 아주 오래 흘렀어도 참으로 생생하도록 기뻐요
《선생님, 동물 권리가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19) 5쪽
이순(耳順)에 달하는 세월을 가슴에 고이
→ 예순에 이른 나날을 가슴에 고이
→ 예순 살을 가슴에 고이
《취미로 직업을 삼다》(김욱, 책읽는고양이, 2019) 161쪽
뛰어넘지 못했던 벽을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 뛰어넘지 못했던 울을 이태가 지난 오늘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 뛰어넘지 못하고 두 해가 지난 오늘 내가 뛰어넘어 주겠어
《하이스코어 걸 7》(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 71쪽
하얀색의 건물은 오랜 세월도 비껴간 듯이
→ 하얀 집은 오랜 나날도 비껴간 듯이
《이런 여행이라면, 낯선 골목 안에 우주가 있다》(배종훈·원지연·김희숙·손상신, 메종인디아, 2020) 14쪽
실질적인 우리집의 가훈이 무엇인지를 저는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닫게 됐습니다
→ 저는 우리집 배움말이 무엇인지를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 저는 우리집에서 무엇을 가르쳤는지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 70쪽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이 있다
→ 오래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맛이 있다
→ 오래되어도 한결같은 맛이 있다
→ 오래도록 같은 맛이 있다
→ 오래오래 그대로인 맛이 있다
《아버지의 레시피》(나카가와 히데코/박정임 옮김, 이봄, 2020) 54쪽
한때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세월이 가면 나와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
→ 한때 가깝게 지내던 사람도 사노라면 나와 맞지 않기도 하다
《서른 살 청춘표류》(김달국·김동현, 더블:엔, 2021) 13쪽
오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부모형제들이 죽고
→ 쉰 해가 흘러 한집안이 죽고
→ 쉰 해가 흐르며 피붙이가 죽고
→ 쉰 해를 지나며 살붙이가 죽고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유미리/강방화 옮김, 소미미디어, 2021) 12쪽
100여 년 정도의 세월은 구전으로 다 남아 있어요
→ 온해쯤은 말씀으로 다 남았어요
→ 온해 즈음은 말로 다 남았어요
《‘철도원 삼대’와 인천 걷기》(이설야와 일곱 사람, 다인아트, 2023) 134쪽
전통 속으로, 국경을 건너, 세월을 지나 베틀의 노래 속으로 날 데려가지요
→ 옛살림으로, 나라를 건너, 오늘을 지나 베틀노래로 날 데려가지요
《베를 짜다 삶을 엮다》(케이티 호우스·디나라 미르탈리포바/남은주 옮김, 북뱅크, 2023) 5쪽
살아온 세월의 풍파여
→ 살아온 가싯길이여
→ 살아온 된바람이여
→ 살아온 너울길이여
《겨울나무로 우는 바람의 소리》(조선남, 삶창, 2024) 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