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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휘두르며 7
히구치 아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3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14.
만화책시렁 567
《크게 휘두르며 7》
히구치 아사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7.3.25.
한자말로 ‘운동’이라고 할 적에는 ‘움직이다·놀다’로 흐르지만, 영어로 ‘스포츠’라 하면 ‘싸우다·겨루다·다투다’로 흐릅니다. 처음에는 공으로 놀고 주고받으면서 웃는데, 이윽고 아무도 웃지 않으면서 서슬퍼렇습니다. 이때에 생각할 일입니다. 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모두 무찌르면서 넘어뜨려야 하는가요? 왜 혼자 꼭대기에 올라서야 하는가요? 《크게 휘두르며 7》을 읽으면서 슬슬 지칩니다. 아무래도 “크게 휘두르며”라는 이름 그대로 모든 아이가 “크게 휘두르며” 크게 이기는 굴레로 사로잡히고, 곁에서 부추기는 어른도 언제나 “크게 휘두르며” 다른 이를 납작하게 누르라고 시킵니다. 갓 돋은 싹은 크게 마련입니다. 크게 내딛는 걸음일 적에 다릿심이 붙습니다. 큼직하게 선 나무가 비바람을 가립니다. 다만, 크기에만 얽매일 적에는 곁을 못 봐요. 너무 큰 나머지 둘레에 있는 사람을 놓칩니다. 껑충 크기만 할 적에는 동무도 이웃도 없습니다. 몸집을 키우는 만큼 마음을 돌볼 일이지 않을까요? 덩치만 키우면서 마음이 죽어버린다면, 물리쳐야 할 놈(적)만 이글이글 노려본다면, 무슨 보람과 삶과 이야기가 있을까요? 불타올라서 활활 집어삼키기에 어느새 힘이 다 빠져서 죽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누가 봐도 비 때문이잖아. 아무도 널 탓하지 않아.” 943쪽)
“나도 잘하고 싶지만, 다지마가 치지 못한 공을 어떻게 해야 칠 수 있을까?” (124쪽)
“혼자서 괜히 풀죽지 마! 아직 시합은 안 끝났어!” (135쪽)
#おおきく振りかぶって #ひぐちア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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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해도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지
→ 걸러도 풀리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
→ 보내도 아무것도 안 풀리지
→ 빼더라도 아무것도 안 되지
→ 쉬더라도 아무것도 안 바뀌지
《크게 휘두르며 7》(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7) 45쪽
난데없이 다크호스가 나타났으니 찜찜해 하는 건 당연하지
→ 난데없이 숨은돌이 나타났으니 찜찜해 할 만하지
→ 난데없이 다퉈야 하니 찜찜해 하겠지
《크게 휘두르며 9》(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8) 11쪽
우린 시합 관전엔 도통했어요
→ 우린 구경엔 빠삭해요
→ 우린 구경엔 깨쳤어요
《크게 휘두르며 9》(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8) 58쪽
비거리가 엄청나
→ 엄청 날아가
→ 나래길이 엄청나
→ 멀리 날아가
《크게 휘두르며 9》(히구치 아사/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08) 111쪽
평소엔 아기동물처럼 오돌오돌거리는데
→ 늘 아기짐승처럼 오돌오돌하는데
→ 언제나 아기짐승처럼 오돌거리는데
《크게 휘두르며 25》(히구치 아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5) 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