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Zearth[지어스] 완전판 5
키토 모히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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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5.15.

만화책시렁 753


《지어스 5》

 키모 모히로

 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12.15.



  누구나 ‘살려’고 무슨 일이든 합니다. 그런데 “나만 잘먹고 잘살”려고 붓을 쥘 적에는 사람들한테 거짓바람을 일으키는 짓입니다. 지난날 일본허수아비나 이승만·박정희·전두환한테 빌붙어 “내내 잘먹고 잘살”려고 붓을 이은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고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적잖은 사람들은 “그저 먹고살려고”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남이나 이웃을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내가 살려면 어쩔 길이 없다”는 핑계를 붙여요. 이제는 이런 짓을 멈추거나 끝낼 때라고 느껴요. “내가 살아남으려고 남을 죽이”면, “내가 죽은 사람한테서 씨앗을 이어받은 아이들이 머잖아 나를 죽여서 앙갚음을 할” 테고, 이윽고 “나한테서 씨앗을 이어받은 아이들이 새롭게 앙갚음하려고 그 아이들을 찾아갈” 테지요. 《지어스 5》을 곰곰이 읽습니다. 삶죽음 사이를 잇는 길을 지켜보는 아이들 손바닥을 돌아보는 줄거리입니다. 이제 열너덧 살에 이른 아이들 손바닥에 따라서 별 하나가 살아남거나 사라진다지요. 나라를 이룬 어른들은 총칼로만 놈(적군)을 물리쳐야 한다고 여깁니다. ‘삶’이 아닌 ‘살아남기’만 쳐다보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묻는 “왜 살아요?”나 “왜 죽여요?” 같은 말에 제대로 대꾸를 못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묻고 길을 찾아나섭니다. ‘남으려는 삶’이 아닌 ‘살다가 떠나는 나’를 바라볼 뿐 아니라, ‘나(아이)를 잇는 아이(씨앗)’를 바라본다지요.


ㅍㄹㄴ


‘넌 어떻게 성장할까. 어떤 인생을 보내게 될까.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화도 내면서, 내가 겪어 보지 못한 여러 가지 일들을 체험하면서, 좌절할 때도 있을지 몰라. 힘들 때도 있을지 몰라. 그래도 네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사의 마음을 잊어선 안 돼. 널 이렇게나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91쪽)


‘또 다른 지구. 또 다른 우리들. 그건 적인 걸까. 그걸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의 이 지구는 존속할 가치가 있는 존재일까?’ (196쪽)


#ぼくらの #鬼頭莫宏 #きとうもひろ


+


《지어스 5》(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


순간의 승기(勝機)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 문득 오름결을 이룰 수 있어

→ 살짝 오름길을 탈 수 있어

15쪽


그 엉덩이라면 남자들 뇌쇄시키고도 남아

→ 그 엉덩이라면 사내들 녹이고도 남아

→ 그 엉덩이라면 사내들 사로잡고도 남아

82쪽


널 이렇게나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 널 이렇게나 고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은 줄

→ 널 이렇게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은 줄

91쪽


식목의 전정(剪定) 같은 거라고 보면 돼

→ 가지치기 같다고 보면 돼

→ 가지를 끊는다고 보면 돼

145쪽


그건 적인 걸까. 그걸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의 이 지구는 존속할 가치가 있는 존재일까

→ 그쪽은 몹쓸놈인가. 그쪽을 죽이면서까지 우리별은 이어갈 값어치가 있을까

→ 그사람은 나쁜가. 그사람을 없애면서까지 우리별은 살아갈 만할까

19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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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3.


《9일간의 영혼 여행》

 안케 에베르츠 글/추미란 옮김, 샨티, 2025.2.10.



구름이 모인 아침이다. 비가 뿌릴까. 비가 없이 지나갈까. 후박꽃을 보고, 괴불주머니를 보고, 돌나물을 살피고, 이제 막 녹듯 사라지려는 민들레와 여러 봄맞이꽃을 보는데, 빗방울이 듣는다. 비날로 흐르는구나. 팔다리에 등허리에 온몸이 녹을 듯하다. 끙끙 누워서 몸을 푼다. 일어나서 빗방울을 맞으며 마당을 거닌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서 다시 눕는다. 바깥일은 하루를 보건 사흘을 보건, 이틀 마실길이건 나흘 마실길이건 몸을 쉬잖고 굴린다. 시골집에서는 새와 풀벌레와 개구리와 바람과 별이 마음을 달래면서 풀어준다면, 서울이며 큰고장은 쉬잖고 흐르는 쇳덩이와 끝없는 불빛이 사람들 몸을 갉는다고 느낀다. 《9일간의 영혼 여행》을 읽었다. 죽음맞이(임사체험)를 들려주는 줄거리이다. 온누리에 죽음맞이를 해본 사람이 무척 많으리라 본다. 나도 숱하게 죽음맞이를 했고, 넋이 몸을 떠나서 바깥을 으레 떠돌곤 했다. 어릴적에는 날마다 집 안팎에서 얻어맞으면서 몸벗이(유체이탈)와 죽음맞이를 치렀고, 두바퀴를 달리다가 치여서 죽음맞이를 겪기도 했다. ‘죽어보기’나 ‘죽을맛’은 삶을 늘 다시 짚고 생각하는 발판이다. 몸을 떠나 보기에 왜 이 별에서 몸을 입고서 삶을 누리며 사랑을 그리는지 새롭게 배울 수 있다.


#Neun Tage Unendlichkeit #Anke Evertz

#Was mir im Jenseits uber das Bewusstsein, die korperliche Existenz und den Sinn des Lebens gezeigt wurde. Eine außergewohnliche Nahtoderfahrung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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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2.


《뜨뜨시 할머니의 바다 레시피》

 윤예나 글, 2016.



“아버지 어제 돌아왔는데, 오늘 장보러 가게요? 힘들잖아요?” “몸이야 이튿날 더 쉬면 되고, 이제 어제부터 ‘어린이날 맞이 쉼날잔치’라서, 딱 오늘 읍내로 가야 나래터를 들르고 저잣마실을 할 수 있어.” 시골에서도 날짜에 따라서 움직여야 할 줄은 몰랐다. 달종이에 빨갛게 그리는 쉼날이면 시골버스가 모두 쉰다. 서울에서 쉼날에 버스·전철이 다 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요새는 시골에서 쉼날에 택시조차 거의 쉰다. 군청에서 이바지돈(보조금)까지 받는 시골버스가 쉼날에 쉬어도 될까? ‘시골 다리빛(교통권)’에 목소리를 함께 내는 이웃을 아직 못 만난다. 큰아이가 같이 저잣마실을 가겠노라 한다. 함께 걷고 쉬고 얘기한다. 어린놀이터에 앉아 함께 읽고 쓰고 바람을 쐰다. 꽃이 지고 열매가 익어가는 느티나무를 쓰다듬고서 집으로 간다. 《뜨뜨시 할머니의 바다 레시피》는 2020년에 새로 나온다. 그런데 그림책에 영어 ‘레시피’를 그냥 써도 될까? 어린이는 안 봐도 된다는 마음으로 이런 말씨를 그대로 둔다면 하나도 안 어른스럽다. 그러나 이 책은 ‘어린이 아닌 어른’이 볼 그림책이겠지. 어른도 그림책을 읽을 만하다고 여기는 마음일 텐데, ‘어른도’가 아니라, ‘아이곁에서 함께’라는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바다 레시피》(윤예나 글·서평화 그림, 노란상상, 2020.7.1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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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

 황화섭 글, 몰개, 2023.7.28.



아침 일찍 움직인다. 일빛날(노동절)인 탓인지 인천에서 서울 가는 길이 퍽 느슨하다. 복판마을(센트럴시티)에 닿아서 한 시간쯤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구름이 놀랍도록 우람하다. 자리에 앉아서 자다가 읽다가 자다가 쓰는데, 뒤쪽에서 아줌마 서넛이 끝없이 떠든다. 다섯 시간 즈음 떠드는 목청이 대단하다. 고흥에 닿으니 빗줄기가 굵다. 비내음을 맡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흘 만에 집밥을 누리고 이야기를 잇고서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빗소리가 포근히 재운다.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를 읽었다. 노래(시)를 이만 하게 쓰는 분이 첫 꾸러미를 내었다니 놀랍다. 그러나 꾸러미를 자주 많이 내어야 노래지기이지 않다. 느즈막이 첫 꾸러미를 내었어도, 노래지기 삶을 차곡차곡 풀어내어 이야기를 여밀 줄 알면 된다. 글멋이나 글치레가 아닌, 삶길과 살림길을 한 올씩 들려주면 된다. 별을 보면서 별을 느끼는 대로 이 마음을 옮기면 글이요 노래이다. 밤을 보내면서 밤빛을 느끼는 대로 이 하루를 적으면 글이자 노래이다. 자라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아이로 뛰놀며 자라던 길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이 땅에서 태어나 살아갈 아이들이 물려받을 들숲메바다를 그리면서, 이대로 마음씨앗을 얹으면 늘 글씨앗이면서 노래씨앗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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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32 : -의 식물의 여왕의 -ㅁ 아래 행복


그리부이의 나라 사람들은 식물의 여왕의 보살핌 아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그리부이 나라 사람들은 풀꽃님이 보살피면서 즐겁게 살았습니다

→ 그리부이 나라 사람들은 풀꽃지기가 보살피며 기쁘게 살았습니다

《멍텅구리, 세상을 바꾸다》(조르주 상드/이인숙 옮김, 계수나무, 2005) 126쪽


‘-의’를 아무 데나 붙이는 버릇은 일본말씨입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건, 풀꽃님이나 풀꽃지기이건, ‘-의’ 없이 적으면 됩니다. “식물의 여왕의 보살핌 아래”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예요. ‘-ㅁ’ 꼴인 ‘보살핌’을 손질하고 ‘아래’를 덜어내고서 “보살피면서”나 “보살피며”로 적을 노릇이에요. 풀꽃님이 보살펴서 즐겁게 살아가는 나라요, 풀꽃지기가 보살피는 손길로 누구나 기쁘게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ㅍㄹㄴ


식물(植物) : [식물]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고 셀룰로스를 포함한 세포벽과 세포막이 있다

여왕(女王) : 1. 여자 임금 ≒ 여주 2. 어떤 영역에서 중심되는 위치에 있는 여자나 사물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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