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6.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세상 사람들》

 박모니카 글, 봄날의산책, 2022.11.30.



누리책집에 《말밑 꾸러미(우리말 어원사전)》가 뜬다. 설레며 반갑다. 해가 가만히 비추는 아침이다. 작은아이는 파란병에 물을 담아서 햇볕을 먹이고, 나는 신나게 손빨래를 한다. 낮에 작은아이는 감자·고구마찜을 하고, 큰아이는 반죽을 해서 폭신이(케익)를 굽는다. 두 아이가 맡는 밥살림을 그저 누리며 느긋하다. 낮에 저잣마실을 가벼이 다녀오는데 노래꾸러미(시창작노트)를 깜빡 안 챙겼다. 그러려니 여기며 다른 빈종이에 노래를 두 자락 쓴다. 해도 바람도 무척 고운 셋쨋달 첫머리이다.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세상 사람들》을 진작에 읽었다. 2022년에 군산마실을 하고서 곧 새로 책숲마실을 하겠거니 여겼으나 2025년 봄에 이르도록 새걸음을 못 한다. 이동안 갑작스레 일이 늘어서 느긋이 못 다니기도 했고, 길삯과 책값이 빠듯해서 책을 조금조금 장만하면서 손가락을 빠는 나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책벌레인 내가 손가락을 빠는 나날이라 해도 요새는 ‘온나라 0.5%에 든다’고 하니 좀 쓸쓸하다. 신나게 책을 사들이던 때에는 겨우 3%에 들 동 말 동했는데) 아무튼 마을책집을 돌보며 군산알림이로 의젓한 박모니카 님이 한 올씩 풀어내는 이야기란, 전라북도 자랑이라고 느낀다. 전북은 ‘올림픽 유치’가 아닌 ‘살림빛 일구기’에 마음과 힘을 쏟을 수 있기를 빌 뿐이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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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5.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글/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2019.8.8.



안개비도 비날도 지나간다. 오늘은 빨래를 마당에 넌다. 구름이 하얗게 가득한 하루이다. 빨래는 영 마를 낌새가 없다. 비는 뿌리지 않되 추진 날씨이다. 늦은낮에 일찌감치 걷어서 집에 놓는다. 요즈음 작은아이는 돌(장기·닷돌)을 놓으면 꽤 길을 잘 읽는다. 하루하루 눈매가 부쩍 발돋움한다. 돌놓기란 길찾기요, 이제까지하고는 언제나 다르면서 즐겁게 내딛는 첫발이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을 읽으며 무척 아쉬웠다. 글쓴이가 선보인 책이 한글판으로 꽤 나오지만 어쩐지 풀살림하고 멀다고 느낀다. ‘과학(생물학·식물학) + 역사’라는 얼개로 여러 줄거리를 빚는구나 싶은데, 정작 ‘풀꽃나무’한테는 묻지 않고서 ‘누가 남긴 글’로만 이모저모 엮는다. 어느새 우리 스스로 잊고 마는데, ‘수학·과학·역사’ 모두 ‘바라보기 + 들여다보기 + 살펴보기 + 돌아보기’를 바탕으로 일군다. 모든 배움길이란 ‘보기’로 일으킨다. 이른바 ‘보기·하기·적기·짚기’인데, ‘관찰·실험·기록·탐구’라는 한자말로 바꾸어서 치레하기 일쑤이다. 파브르도 린네도 다윈도 ‘보기’부터 깊고 넓게 오래 했으나, 요즈음 과학자·작가는 ‘보기’가 거의 없이 ‘읽기’만 하면서 ‘짜기(직조)’에 매달린다고 느낀다. 아쉬울밖에.


#稻垣榮洋 #世界史を?えた植物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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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24. 아침비하고



  이른새벽에 별이 안 보일 만큼 구름이 덮었다. 이른아침에 먼지잼이 스쳤다. 이윽고 구름이 걷히며 해가 난다. 오늘은 서울로 미리 움직이는 길이다. 어디로 갈는지, 아니 어느 책집에 들를는지 가늠하지 않았다. 집에 쌓은 책더미부터 확 줄이자고 여기며 책을 굶는, 그러나 진작 장만한 책을 주섬주섬 읽는 나날이다.


  그래도 책집에 들를 테고, 두어 곳 들르고서 글붓집을 거쳐서 일찍 짐을 풀자고 생각한다. 책더미 못잖게 글더미도 엄청나게 쌓았다.


  아침비하고 가볍게 놀았다. 우리집 봄꽃내음을 맡고서 우리집 나무빛을 담은 몸으로 움직인다. 우리집 두 아이가 배웅을 했고, 나는 옆마을로 달렸다. 등짐차림으로 달린다.


  열여덟 살부터 묵직등짐차림으로 달렸다. 고2와 고3이라는 죽음밭을 이틀마다 책집마실을 하려고 뒷배움(보충수업)과 혼배움(자율학습)을 제끼고 달아났다. 죽음밭에서 살아남으려고 달아났다. 그때는 30분쯤 쉬잖고 인천 배다리책거리까지 땀을 옴팡 흘리며 달렸다. 길삯 150윈조차 아껴서 책값으로 보탰다.


  아침에 흰새가 우리집 앞을 슥 날았다. 우리집 동박나무 옆으로 스치는 흰새는 고즈넉이 날갯짓소리조차 없이 지나갔다. 논두렁을 달려서 옆마을로 가다가 흰새를 만났다. 어느새 이 나라로 건너온 봄맞이새무리도 나란히 보았다.


  숨을 고른다. 10분 기다려서 시골버스를 탄다. 빈자리에 앉는다. 한참 달리니 이웃 면소재지에서 할매 둘이 탄다. 일부러 내 옆에 서시는데 안쪽에 빈자리가 있다. 그리 가시면 된다. 다른 빈자리를 두고서 내가 앉은 빈자리를 바라셔야 할 까닭이 없다. 오늘까지 쉰 해를 살며 돌아보건대, 나는 버스와 전철에서 1만이 넘도록 내 자리를 할매할배한테 내어주었는데 그동안 “고맙다”는 말을 100이 채 안 되게 들었다고 느낀다. 굳이 안 셌는데, 어느 날 어느 이웃님이 “어쩐지 할매할배들이 모든 자리가 이녁 자리라 여기는 듯 하다”고, “자리양보는 당연한 일이 아닌데 너무 당연히 여겨 고마움이라는 마음을 어르신 스스로 잊고 잃는다”고 들려준 적이 있다. 이 말을 듣고서 한참 돌아봤다. 곁님과 아이들하고 곧잘 이야기한다. 우리는 거저받을 수 있는 일이란 없고, 아주 작은 일부터 고맙다고 잘못했다고 반갑다고 아니라고, 우리 마음을 밝힐 줄 알아야지 싶다.


  아마 나는 이제까지 “고맙다”란 말을 10억 넘게 했을 테고, “잘못했다”는 말을 3억 넘게 했으리라 본다. 앞으로도 두 말은 가없이 내 입에서 흘러나오리라.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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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나한테는

모든 책집이 책숲(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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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1. 암은 병이 아니다



  어릴 적에는 어슴푸레하게 느꼈다면, 푸른날을 보낼 무렵에는 몸으로 또렷이 알았고, 젊은날을 지나 곁님과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을 걷는 동안에는 낱낱이 깨닫는다.


  우리는 ‘약’을 먹으면 일찍 죽는다. 우리는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으면 모질게 앓거나 아프다. ‘병원’에 갈수록 “없던 아픈 데가 생기”고, ‘병원’을 안 끊으면 끝내 괴롭게 시달리다가 죽게 마련이다.


  아스라이 먼 옛날 옛적부터 온누리에는 ‘집’이 있을 뿐이다. 집이라는 곳은 ‘지붕’만 얹어서 비바람을 가리는 데로 그치지 않는다. 집이란 ‘짓는’ 곳이다. 무엇이든 스스로 짓기에 집이다.


  집에서 밥옷집을 지을 뿐 아니라, 아이하고 살아갈 나날을 짓고, 곁님하고 사랑할 살림을 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짓고 말을 지어서 아이들이 물려받는다.


  나는 이런 살림길을 따로 책으로 배우거나 익히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고삭부리로 늘 앓고 아프면서 갖은 ‘약·주사’로 숱하게 시달렸기 때문에 온몸으로 안다. 호되게 앓더라도 아무것도 안 먹고 안 마시면서 몇날을 끙끙 드러누우면 말끔히 씻거나 털고서 깨끗하고 새로운 몸으로 일어났지만, ‘약·주사 + 병원’을 맞아들여야 할 적에는 끝도 없이 앓고 아프면서 골골대야 했다.


  이제는 여러 돌봄이웃(의사 친구)하고 온갖 책을 살펴 읽으면서 ‘예전에 몸과 마음으로만 알던 길’을 ‘글로 아로새긴 꾸러미’로도 돌아본다. 참말로 ‘암세포’는 사람을 죽이려고 안 생긴다. 사람들 스스로 이제 그만 굴레를 벗고서 살림길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알려주려고 생긴다. 《암은 병이 아니다》라는 책이 있고, 《병원이 병을 부른다》라는 책이 있다. 《티베트 의사의 지혜》라는 책이 있고, 《백신의 배신》이라든지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같은 책이 있다.


  다만, 책을 읽건 돌봄이웃한테서 여러 이야기를 듣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생각해 보고, 더 찾아나서고, 자꾸 헤아리고, ‘고리(병의학커넥션)’를 캐내려고 해야 한다. 아무리 듣고 읽더라도 스스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바닷가 모래집’일 뿐이다.


  걸림돌이나 담벼락이나 가시밭길은 나쁜가? 나쁠 까닭이 없다. 모든 돌과 담과 가시는 우리가 배울 여러 가지를 알려주는 길잡이라고 할 만하다. 아픈 일도 기쁨이고, 앓는 하루도 보람이다. 가시밭길이란 우리를 새롭게 일으키는 빛살이다.


  누구나 ‘배우려’고 이 별에 태어났다. 안 아프고 안 앓는다면 아무것도 못 배운다. 책을 읽어서 배우든 누구한테서 이야기를 들어서 배우든, ‘배움’으로 멈추거나 그치면 고여서 썩는다. 그래서 아무리 훌륭하다는 책이라 하더라도 ‘배움’ 너머를 바라볼 노릇이다.


  배움 너머란 ‘익힘’이다. 배움은 첫걸음이고, 익힘은 두걸음이다. 배운 다음에는 반드시 틈을 내고 짬을 내고 겨를을 내어 ‘익히는 하루’를 보낼 노릇이다. 달걀을 얻거나 받은 뒤에 그냥 두면 곪는다. 달걀을 받았으면(배웠으면), 껍데기에 구멍을 내고서 날달걀로 먹든, 삶아서 먹든, 이다음길인 ‘익힘(밥차림)’으로 건너갈 노릇이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면 뭐 하나. 돈을 벌었으면 즐겁고 아름답고 사랑스레 쓸 노릇이다. 안 쓰고서 쟁이는 돈은 10원이건 10억 원이건 그저 고름덩이일 뿐이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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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23.

오늘말. 조약돌책


고즈넉이 하루를 읽습니다. 오늘이 어떻게 흐르는지 깊이 생각합니다. 가만히 하나씩 짚으면서 조용히 되새깁니다. 저는 작은책을 즐기지만, 막상 손바닥책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펴냄터에서도 주머니책보다는 좀 커다란 책으로 내야 사람들이 눈여겨보거나 사읽는다고 말씀합니다. 우리나라는 콩알만 하다고 할 만하지만, 정작 둘레에서는 덩치가 커다란 쇳덩이(자동차)나 잿더미(아파트)를 장만하려고 합니다. 알맹이나 줄거리가 아닌 겉모습이나 옷차림에 얽매이는 나라인 탓에, 조약돌책은 태어나기도 어렵고 오래오래 잇기도 빠듯합니다. 씨앗책 한 자락이란 수수하게 글숲입니다. 가볍고 갑싸게 엮은 책이란 꽃책이기도 합니다. 호박꽃이나 함박꽃이라면 꽃송이가 제법 크다지만, 꽃이 아무리 커도 잎보다 작아요. 모든 꽃은 조촐합니다. 우리는 눈을 뜰 수 있을까요? 속빛을 바라보면서 삶결을 바로볼 수 있나요? 덧종이를 대듯 무늬만 흉내내는 굴레는 이제 털어낼 때입니다. 비침종이로 베끼는 길이 아닌, 아무런 밑종이가 없이 슥슥 삶을 노래하면서 살림을 일구는 작은길을 걸어갈 때라고 느껴요. 스쳐가듯 구경하지 말고, 스스로 꾸리기에 아름답습니다.


ㅍㄹㄴ


고요하다·고즈넉하다·그윽하다·깊다·자분자분·점잖다·차분하다·찬찬하다·참하다·가만히·조용하다 ← 정취(靜趣)


글숲·꽃책·주머니책·작은책·손바닥책·씨앗책·조약돌책 ← 페이퍼백(paperback), 문고본


구경하다·구경·바라보다·바로보다·보다·스치다·스쳐가다·눈·눈꽃·눈깔·눈길·들키다·들통나다·마주치다·마주뜨리다·마주트리다·마주하다·만나다·이웃맞이·살펴보다·살피다·지켜보다 ← 목도(目睹), 목격(目擊)


기름종이·덧종이·덮종이·밑종이·비침종이·기름쪽·덧쪽·덮쪽·밑쪽·비침쪽 ← 투명지(透明紙/투사지透寫紙), 트레이지(tray紙/트레이싱지tracing紙·트레이싱 페이퍼tracing pape)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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