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쓰기 싫어요!
구스노키 시게노리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전선영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35


《안경 쓰기 싫어요》

 구스노키 시게노리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전선영 옮김

 애플트리테일즈

 2014.7.23.



  저는 열세 살까지 눈이 아주 밝지는 않았지만 제법 밝았습니다. 맨눈으로 가깝든 멀든 마음껏 알아보았습니다. 열네 살에 이르러 푸른배움터에 깃들자마자 오른눈이 밑바닥을 찍으면서 언제나 어지러웠고, 이제 가깝든 멀든 뿌옇게 보이더군요. 1988년 그무렵에는 왜 짝눈으로 1.5만큼 벌어졌는지 도무지 몰랐습니다만, 그무렵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는 모진 수렁(입시지옥)이었고, 모든 미닫이를 닫은 채 불빛(형광등)을 아침과 낮에도 비추니 저뿐 아니라 또래 눈도 다 망가질밖에 없습니다. 이러다가 스무 살에 강원 양구 멧골짝 싸움터(군대)에 들어갔고, 이때부터 눈이 차츰 기운을 찾더니, 아주 서울하고 먼 두멧시골로 옮긴 뒤부터 맨눈으로 홀가분히 지냅니다. 《안경 쓰기 싫어요》는 “メガネをかけたら”를 옮겼습니다. 일본말로는 “안경을 쓰니”입니다. ‘싫다’가 아니라 ‘쓴다’는 책이름이고, 둘레 여러 어른이 아이 곁에서 상냥하고 즐거우면서 부드럽게 살림길을 북돋우는 얼거리입니다. 아이가 바라는 대로, 덧눈을 쓸 적에 하늘도 난다면, 덧눈을 쓰고서 멀고 가까운 모든 곳을 환하게 본다면, 그리고 마음과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쓸 만할 테지요. 매우 사랑스럽게 삶을 짓는 하루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보는 기쁨”을 포근히 들려줍니다.


#くすのきしげのり #垂石眞子 #メガネをかけたら


ㅍㄹㄴ


《안경 쓰기 싫어요》(구스노키 시게노리·다루이시 마코/전선영 옮김, 애플트리테일즈, 2014)


안경은 절대로 안 쓸 거야

→ 덧눈은 아예 안 쓸래

→ 덧보기는 안 쓰고 싶어

2쪽


틀림없이 나를 놀릴 거야

→ 틀림없이 나를 놀리겠지

→ 틀림없이 나를 놀려

4쪽


사실은 내가 안 똑똑하다는 말이군

→ 막상 내가 안 똑똑하다는 말이군

→ 그래 내가 안 똑똑하다는 말이군

7쪽


안경을 안 쓰는 게 제일 가볍다는 걸 모르는 걸까

→ 덧눈을 안 써야 가장 가벼운 줄 모르나

→ 덧보기를 안 써야 가장 가벼운데 모르나

9쪽


평소보다 힘이 더 나서 아침밥을 신나게 만들었단다

→ 다른날보다 힘이 나서 아침밥을 신나게 했단다

→ 어쩐지 힘이 더 나서 아침밥을 신나게 지었단다

22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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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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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22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이정주 옮김

 보림

 2014.6.20.



  작은아이가 일고여덟 살 무렵에 곁에 두던 그림책을 돌아보면, 열너덧 살에 이르러 더는 안 들여다보는 그림책이 있고, 여태 곁에 그대로 두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앞으로 스무 살을 넘고 마흔 살에 이르면, 작은아이 스스로 바라보고 즐기는 그림책이 그때대로 또 다를 테지요.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는 작은아이가 예전에 한참 보다가 이제는 더 들추지 않는 그림책입니다. 아주 이따금 얼핏 펼치기는 하되 예전처럼 오래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아이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여러모로 곱씹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책은 세 살에 보든 열세 살에 보든 스물세 살이나 서른세 살에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눈길을 끄는 그림책은 어느 때에 옆구리에 낄 수 있지만, 어느새 아이 손하고 멉니다. 눈길을 끄는 책은 곧 “눈길을 끄는 다른 책”한테 자리를 넘겨주거든요.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가 모자라거나 아쉬운 그림책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숲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숲이라는 곳은 그야말로 나무가 우거질 뿐 아니라 뭇새에 뭇짐승에 뭇벌레에 뭇나비가 춤추면서 어울리는 푸른터입니다. 우리는 어느새 ‘숲’이 어떤 곳인지 까맣게 잊었다고 할 만합니다. 곁에 숲을 두지 않고, 스스로 숲에 깃들지 않은 채, 서울(도시)에서 맴돌기만 할 뿐이라면 숨빛을 살리는 숲이 어떤 곳인지 하나도 모르겠지요.


#Dans la foret du paresseux (2011년)

#AnouckBoisrobert #RouisRigaud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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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 - 으뜸사랑 그림 동화 시리즈 17
게르다 마리 샤이들 지음, 마르쿠스 피스터 그림, 박태식 옮김 / 으뜸사랑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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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44


《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

 게르다 마리 샤이들 글

 마르쿠스 피스터 그림

 박태식 옮김

 으뜸사랑

 2007.10.10.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먼저 길을 걸을 노릇입니다. 길을 걷지 않은 사람은 ‘어른’으로 못 섭니다. 몸소 바람을 맞으면서 걷고, 스스로 해를 쬐면서 걷고, 언제나 눈비를 맞이하며 걷다가, 새벽마다 이슬을 훑으면서 걷는 사람만 ‘어른’으로 서서 아이한테 말씨와 마음씨와 사랑씨와 손씨(솜씨)를 고스란히 물려줍니다. 《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는 어느 믿음길에서 으레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되, 믿음길을 넘어서 ‘아이어른’ 사이를 밝히는 실마리가 흐르고, 아이가 어른으로 서려는 길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짚는 줄거리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다가 이 이야기를 어릴 적에 곧잘 들었다고 떠오릅니다. 믿음길을 걷는 동무가 들려주었을 수 있고, 그저 아름이야기로 뭇어른이 문득 들려주었을 수 있습니다. “나한테 초 넉 자루가 있다면, 난 이 초를 어떻게 쓰겠는가?” 하는 대목을 두고두고 곱씹던 일이 떠오릅니다. 초 넉 자루로 모든 사람한테 불을 밝힐 수 있을까요? 터무니없을까요? 그런데 “한 줌밖에 안 되니 한 사람도 못 돕는다”고 여기는 마음이라면 참말로 아무도 못 도와요. 이와 달리 “내 힘은 한 줌이지만, 이 한 줌을 기꺼이 나누는 사랑길을 걸을래.” 하고 여기는 마음이라면, 작은씨앗이 시나브로 숲으로 깨어나게 마련입니다.


#GerdaMarieScheidle

#MarcusPfister # FourCandlesforSimon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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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저편엔 온그림책 21
유키코 노리다케 지음, 이경혜 옮김 / 봄볕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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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42


《바다 저편엔》

 유키코 노리다케

 이경혜 옮김

 봄볕

 2024.10.7.



  바다 건너에는 바다가 있습니다. 하늘 너머에는 하늘이 있습니다. 들숲을 지나면 들숲이 있고, 메나 재나 고개를 넘으면 새롭게 메나 재나 고개가 나옵니다. 오늘날은 좀 바뀌었어요. 서울을 지나도 비슷한 서울이 있습니다. 이름은 인천·대전·광주·대구·부산이지만 온나라 고을이 비슷하거나 아예 같다시피 합니다. 시골조차 마당이 없는 집이 많고, 마당이 있어도 하얗게(시멘트로) 덮기 일쑤입니다. 《바다 저편엔》은 “바다 너머·저쪽·그곳”은 무엇이 있는지 묻는 얼거리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은 ‘한바다’에 ‘한별’이니까, 네가 버린 쓰레기는 안 사라진다는 얼개요, 네가 그곳을 망가뜨리면 이곳도 망가진다는 틀이에요. 틀린 줄거리는 아니되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 그림책은 아무래도 ‘바다를 품는 살림’을 하는 아이들 손에는 가닿지 않으리라 봅니다. 이 그림책은 ‘바다를 등진 서울살이(도시생활)’를 하는 아이들 손에 가닿으리라 봅니다. 서울(도시)이 없던 무렵에는 들숲바다가 모두 한덩어리로 깨끗했어요. 서울(도시)이 크고작게 퍼진 오늘날이기에 들숲바다도 망가지고 서울조차 망가집니다. 이제 남한테 떠넘기기는 그치기를 바라요. 우리나라 바닷가에는 ‘서울에서 놀러온 사람이 버린 쓰레기’에다가 ‘바다에서 김·미역·다시마 바다밭으로 짓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하고 ‘바다에서 고기낚기를 하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가 어우러집니다. 누구 탓일까요? 바닷사람은 스스로 먹을 만큼 짓고 거두나요, 어니면 서울로 내다팔아야 하니까 그렇게 서울사람처럼 똑같이 쓰레기잔치를 하나요?


#De l’autre cote de la mer

#YukikoNoritake #ノリタケユキコ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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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카운터 ㄱcounter



카운터 ㄱ(counter) : 1. 식당이나 상점에서 값을 계산하는 곳 2. 은행이나 관공서 따위에서 대면 업무를 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긴 탁자 모양의 설비. 또는 그런 장소 3. 카드놀이 따위에서 계산에 쓰는, 나뭇조각·금속·상아·조개껍데기 따위로 만든 패



가게에서 가장자리에 셈칸을 놓곤 합니다. 이런 곳을 가리킬 적에는 ‘가·가장자리·가녘·가생이’나 ‘기슭·기스락·깃·깃새’라 할 만합니다. ‘끝·칸’이나 ‘셈대·셈자리·셈칸’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다른 직원들만큼 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줄곧 서비스 카운터에 있었어

→ 다른 일꾼만큼 책을 즐기지도 않고, 줄곧 도움칸에 있었어

→ 다른 사람만큼 책을 즐겨읽지도 않고, 줄곧 셈칸에 있었어

《서점 숲의 아카리 10》(이소야 유키/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2) 180쪽


카운터 너머로 보이는 주방

→ 기스락 너머로 보이는 부엌

→ 깃새 너머로 보이는 정지

《채소의 신》(카노 유미코/임윤정 옮김, 그책, 2015) 177쪽


카운터석 옆자리에 앉았을 때

→ 셈대 옆에 앉았을 때

→ 셈자리 옆에 앉았을 때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호리에 아쓰시/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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