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35 : 그녀를 -게 만들었다


그러나 삶은 그녀를 벌벌 떨게 만들었다

→ 그러나 사는 내내 벌벌 떤다

→ 그러나 삶이란 늘 두렵다

《달걀과 닭》(클라리시 리스펙토르/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2019) 36쪽


“삶은 + 그녀를 + 떨게 만들었다”는 옮김말씨입니다. “그사람은 + 살면서 + 떤다”로 손질할 노릇입니다. 영어로는 “삶은 + -게 만들었다”처럼 쓸는지 모르나, 우리말로는 임자말에 ‘그사람’을 놓되, 이 보기글이라면 ‘그사람’을 덜면서 “사는 내내 떤다”나 “삶이란 두렵다”처럼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그녀(-女) : 주로 글에서,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여자를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47 :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생활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생활을 이어나갔다

→ 곳곳을 떠돌며 살아갔다

→ 떠돌이삶을 이어나갔다

→ 두루두루 돌며 살아갔다

→ 바람처럼 살아갔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46쪽


어느 곳에 머물지 않고서 떠도는 사람을 ‘보헤미안’이라 합니다. “떠도는 보헤미안”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곳곳을 떠돌며” 살아갈 수 있고, ‘떠돌이삶’일 수 있습니다. “두루두루 돌며” 살거나 ‘바람처럼’ 살아갑니다. 새처럼 훨훨 날갯짓인 삶입니다. 나그네로 누비는 하루입니다. ㅍㄹㄴ


전역(全域) : 어느 지역의 전체

보헤미안(Bohemian) : [문학]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시인이나 예술가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브로맨스bromance



브로맨스 : x

bromance : 브로맨스(남자들 간의 진한 우정

ブロマンス(bromance) : 브로맨스, 남성 간의 친밀하고 깊은 우정을 이르는 말



영어 ‘bromance’는 한자말로 ‘형제애’를 가리킬 텐데, 우리말로는 ‘띠앗·구순하다·꽁냥·도탑다·두텁다’나 ‘돌보다·사람답다·사이좋다·사랑·살내음’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따뜻하다·따스하다·따습다·따사하다’나 ‘서로사랑·서로꽃·서로빛·서로님’으로 나타내고, ‘아늑사랑·언니사랑·포근사랑’으로 나타내고요. ‘아늑하다·어우러지다·어울리다·포근하다·후덥다’나 ‘한빛마음·한빛사랑’이라 할 만하고, ‘한사랑·한사랑꽃·한사랑빛·한사랑길·한사랑님’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정권의 탄압을 함께 겪어낸 브로맨스를 공유하고 있다

→ 나라가 눌러도 함께 두텁게 겪어내었다

→ 나라힘에 밟혀도 함께 겪어낸 바 있다

《73년생 한동훈》(심규진, 새빛, 2023) 5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나이브naive



나이브하다(naive-) : 소박하고 천진하다

naive : 1. (사람이) 순진한, 소박한, 천진난만한, 숫된 2. (특히 젊기 때문에) 세상을 모르는;단순한, 고지식한 3. 믿기 쉬운, 속기 쉬운 4. [미술] 소박한, 원시적인 5. (특정 분야에) 경험이 없는;선입적 지식이 없는 6. (동물 등이) 실험[투약]을 당하지 않은

ナイ-ブ(naive) : 1. 나이브 2. 순진한. 천진한. 민감한. 천진 난만(한 모양). *영어에서는 ‘우직한, 고지식한’ 등의 뜻이 강함



우리 낱말책에 ‘나이브하다(naive-)’가 올림말로 있습니다. 참 뜬금없습니다. 이런 영어는 털어내면서 ‘꾸밈없다·티없다’를 쓸 수 있습니다. ‘맑다·밝다·말갛다’나 ‘해맑다·해밝다·해곱다’라 할 만합니다. ‘거짓없다·구슬같다·이슬같다’나 ‘환하다·보얗다’를 써도 됩니다. ‘숫-·숫몸·숫되다·숫티’나 ‘곱다·곱상하다·곱살하다’라 해도 되어요. ‘바보·바보같다·물렁하다·철없다’나 ‘수수하다·스스럼없다’나 ‘속다·어리다·어리석다·어리숙하다·얕다’라 할 때도 있어요. ㅍㄹㄴ



오늘날에는 10년 전의 그러한 도덕적 명령(moral imperative)이 나이브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 오늘날에는 열 해 앞서 그러한 바른길이 어리석었다고 본다

→ 오늘날에는 열 해 앞서 그러한 곧은길이 바보스럽다고 본다

→ 오늘날에는 열 해 앞서 그러한 반듯길이 철없었다고 본다

《그림자 노동》(이반 일리히/박홍규 옮김, 분도출판사, 1988) 23쪽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나이브naive한 사고를 가진 그들은

→ 아직 둘레를 모르는 물렁하게 바라보는 그들은

→ 아직 삶터를 모르고 얕게 여기는 그들은

→ 아직 삶을 모르며 어쭙잖게 보는 그들은

《영화가 사랑한 사진》(김석원, 아트북스, 2005) 69쪽


판결을 너무 나이브하게 예단했던 것 아닌가 싶다

→ 판가름을 너무 물렁하게 여기지 않았나 싶다

→ 너무 어리숙하게 가리려 하지 않았나 싶다

《73년생 한동훈》(심규진, 새빛, 2023) 6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5.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2》

 가시와기 하루코 글·그림/고현진 옮김, 문학동네, 2024.1.9.



작은아이하고 장흥마실을 한다. 장흥교도소를 본다. 2014년에 닫고서 아주 천천히 살림나눔터(문화예술공간)로 가다듬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낮에 노래잔치를 펴는데, 내 옆에 키큰 아저씨가 서서 춤을 추기에, 누구인가 했더니 장흥군수이다. 하루일을 마치고서 저녁에 길손집에 찾아나서는데 빈칸이 없어서 1시간쯤 맴돌다가 가장 허름한 ‘여인숙’에 겨우 자리를 얻는다. 이불과 요를 빨래하지 않은 곳에서 어찌저찌 용케 등허리를 편다.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2》을 읽었다. 석걸음을 읽을지 말지 아직 모르겠다. ‘새내기 젊은 일순이(여성공무원)’를 둥글둥글 이쁘게 그리는 붓끝으로 맴돌면서, ‘공무원이 이렇게 애쓴다’는 목소리를 내려는 줄거리인가 싶어 갸우뚱한다. 그나마 우리나라하고 일본이 다르다면, 일본에서는 두바퀴(자전거)를 타는 공무원이 아직 꽤 많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공무원도 똑같은 일반시민’이라는 뜻을 넌지시 밝히고 싶은 뜻이 하나 있구나 싶고, ‘일반시민보다 더 마음쓰고 애쓴다’고 슬며시 내세우고 싶은 뜻이 둘 있구나 싶은데, 이 땅에서 안 마음쓰고 안 애쓰는 사람이 있을까? 가난한 나라는 푸른별에 없다. 뒷돈을 빼돌리는 도둑이 온나라에 있을 뿐이니, 도둑잡기 좀 하길 빈다.


#健康で文化的な最低限度の生活 #ケンカツ #柏木ハルコ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