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20 : 탐 벽(癖) 벽(壁) 문(文) 문(門) 한번


탐은 벽(癖)인데 그 벽이 이 벽(壁)이 아니더라도 문(文)은 문(門)이라서 한 번은 더 열어보고 싶었다

→ 샘은 버릇인데 버릇이 이 벼락이 아니더라도 글은 길이라서 더 열어 보고 싶다

→ 시샘은 길드는데 길들면 담이 아니더라도 글은 길이라서 더 열어 보고 싶다

《아름답고 쓸모없기를》(김민정, 문학동네, 2016) 5쪽


한자로 말장난을 하기에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시샘이나 샘이 어떻게 솟거나 흐르는가 하고 짚자면, ‘벽(癖)·벽(壁)’과 ‘문(文)·문(門)’을 맞물려서 ‘버릇·벼락(벼랑)’과 ‘글·길’로 엮을 만합니다. ‘길들다·담(울·울타리)’과 ‘쓰다·열다’로 엮어도 될 테고요. 닫아걸기에 길들고, 쓰기에 열어요. 담지만 닫히거나 단단하고, 그리면서 길게 내다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탐(貪) : 1. 가지거나 차지하고 싶은 마음 2. [불교] 육번뇌의 하나. 자기의 뜻에 잘 맞는 사물에 집착하는 번뇌이다

벽(癖) : 1. 무엇을 치우치게 즐기는 성벽(性癖) 2. 고치기 어렵게 굳어 버린 버릇

벽(壁) : 1. 집이나 방 따위의 둘레를 막은 수직 건조물 2.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나 장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관계나 교류의 단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문(文) 1. 학문, 문학, 예술 따위를 무(武)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 [언어] 생각이나 감정을 말과 글로 표현할 때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고 있는 것이 원칙이나 때로 이런 것이 생략될 수도 있다 = 문장

문(門) : 1.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하여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시설

한번(-番) : 1. 지난 어느 때나 기회 2.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3. 기회 있는 어떤 때에 4.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5. 일단 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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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619 : 임신중 응고되 경향 혈전


임신중에는 피가 응고되기 쉬운 경향이 있어서 혈전이 생길 수도 있어요

→ 아기를 배면 피가 굳기 쉬워서 핏덩이가 생길 수도 있어요

→ 아기가 서면 피가 굳기 쉬워서 핏더미가 생길 수도 있어요

《투명한 요람 5》(오키타 밧카/서현아 옮김, 문학동네, 2024) 80쪽


아기를 배면 몸이 바뀝니다. 아기가 서면 두 숨결이 함께 살아가기에 예전보다 몸을 더 살펴야 합니다. 피가 굳기 쉬우면 핏덩이나 핏뭉치가 생기기도 쉽습니다. 곁에서 서로 몸빛과 속빛을 찬찬히 헤아릴 때입니다. ㅍㄹㄴ


임신(妊娠/姙娠) : 아이나 새끼를 뱀 ≒ 성태(成胎)·유신(有身)·잉신(孕娠)·잉중(孕中)·잉태(孕胎)·태잉(胎孕)·포태(胞胎)·회임(懷妊)·회잉(懷孕)·회태(懷胎)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응고(凝固) : 체 따위가 엉겨서 뭉쳐 딱딱하게 굳어짐

경향(傾向) : 1. 현상이나 사상, 행동 따위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짐 2. [심리] 일정한 자극에 대하여 일정한 반응을 보이는 유기체의 소질(素質). 또는 어떤 방향을 향한 긴장 상태

혈전(血栓) : [생명] 생물체의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서 된 조그마한 핏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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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758 : 기후변화 태풍 한파 가져옵


기후변화는 태풍뿐 아니라 한파도 가져옵니다

→ 날씨가 널뛰며 큰바람이 불고 꽁꽁 업니다

→ 날씨가 춤추며 돌개바람에 강추위가 닥칩니다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권희중·신승철, 철수와영희, 2021) 19쪽


“기후변화는 (무엇)도 가져옵니다” 꼴로 적은 보기글은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임자말에 ‘기후변화는’을 안 넣습니다. 이때에는 “널뛰는 날씨 때문에”라든지 “날씨가 널뛰며”로 첫머리를 열고서, “큰바람이 불고 꽁꽁 업니다”로 손봅니다. “태풍뿐 아니라 한파도 가져옵니다”처럼 적은 보기글은 얄궂지요. 마치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듯합니다. 아니, 우리가 잘못하지 않았는데 돌개바람에 강추위가 닥친다는 듯한 얼거리입니다. ‘가져오다’라는 낱말은 짐이나 살림을 갖추어서 이곳에 온다는 자리에만 씁니다. ㅍㄹㄴ


기후변화(氣候變化) : [지구] 일정 지역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진행되는 기상의 변화 ≒ 기후 변동(氣候變動)

태풍(颱風) : [지구] 북태평양 서남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폭풍우를 수반한 맹렬한 열대 저기압

한파(寒波) : [지구]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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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757 : 생활 삭막함 그 자체


서울 생활은 삭막함 그 자체였다

→ 서울살이는 아주 팍팍했다

→ 서울살림은 참 쓸쓸했다

《책》(박맹호, 민음사, 2012) 22쪽


서울살이는 팍팍하다고 여기지만, 정작 서울에 눌러앉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울살림은 쓸쓸하다는데, 막상 서울을 떠나거나 벗어나려는 사람은 드뭅니다. 입으로는 서울을 나무라지만 몸으로는 서울을 안 떠나거나 못 떠납니다. 아무래도 입발린 소리라고 해야겠지요. 팍팍한 곳을 아름답게 사랑으로 돌보려는 마음이 아니라면, 나부터 그곳 서울에서 팍팍하고 쓸쓸하게 이웃을 마주한다는 뜻입니다. ㅅㄴㄹ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삭막하다(索莫-) : 1. 쓸쓸하고 막막하다 2. 잊어버리어 생각이 아득하다

자체(自體) :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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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756 : 준비 -께 도움을 받


책을 준비하며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 책을 추스르며 여러분이 도와주셨습니다

→ 책을 갈무리하며 여러분이 도왔습니다

《한국 개미 사전》(동민수, 비글스쿨, 2020) 5쪽


‘-께’는 높이는 말씨여서 윗사람이나 임금 같은 이한테 붙이기는 하되, 나하고 까마득히 먼 이한테 붙입니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이한테 붙입니다. 도와준 고마운 분을 떠올린다면 “여러분이 도와주셨습니다”쯤으로 말해야 어울립니다. 도와주는 이웃은 굳이 고맙다는 말을 들을 뜻이 아니거든요. 책을 추스르거나 갈무리해서 낼 적에 손길을 보태는 분마다 고맙습니다. 고맙기에 절을 올립니다. ㅅㄴㄹ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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