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49 : 풀 잡초



풀과 잡초처럼

→ 풀처럼


풀 : 1. 초본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목질(木質)이 아니어 줄기가 연하고, 대개 한 해를 지내고 죽는다 2. [농업] 논에 거름하기 위하여 베는 부드러운 나뭇잎이나 풀 = 갈풀

잡초(雜草) :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 = 잡풀



  ‘풀’과 ‘잡초’가 다른 줄 잘못 아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모두 그저 ‘풀’인데, 사람이 반기거나 싫어하면서 이름을 다르게 붙일 뿐입니다. 숨을 살리는 길에 이바지하면 한자로 ‘약초’라 이름을 붙이는데, 모든 ‘약초’는 ‘잡초’이기도 합니다. 보는 눈과 자리에 따라서 한자로 ‘잡초·약초’로 가를 뿐이지만, 바탕은 한결같이 ‘풀’입니다. 굳이 갈라서 쓰려고 한다면 “풀과 김처럼”이나 “풀과 지심처럼”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풀과 잡초처럼 나무도 다년생이다

→ 풀처럼 나무도 여러해살이다

→ 풀처럼 나무도 여러해 산다

《오직 하나뿐》(웬델 베리/배미영 옮김, 이후, 2017)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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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48 : 젊은 나이에 요절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

→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

→ 젊은 나이에 갔으니


요절(夭折) : 젊은 나이에 죽음 ≒ 단절·요몰·요사·요상·요서·요수·요졸·요찰·요촉·요함·절사·조사·조서·조세·조졸·횡요



  젊어서 죽으면 “젊어서 죽다”나 “젊은 나이에 죽다”라 하면 됩니다. 굳이 한자말을 넣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이라 하니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쉽게 스스럼없이 이웃하고 나누려는 말인 줄 헤아린다면 부드럽게 풀어서 쓸 만합니다. ㅍㄹ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 하느님의 진노하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 하느님이 발칵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 젊은 나이에 갔으니 하느님이 버럭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표재명, 드림디자인, 2021)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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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47 : 사이 구간



가장 좋아하는 건 … 사이 구간이다

→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

→ 사이가 가장 좋다


사이 : 1. 한곳에서 다른 곳까지, 또는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까지의 거리나 공간 2.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 3. 어떤 일에 들이는 시간적인 여유나 겨를 4. 서로 맺은 관계

구간(區間) : 1. 어떤 지점과 다른 지점과의 사이 2. [수학] 수직선 위에서 두 실수 사이에 있는 모든 실수의 집합



  “사이 구간”이란 어디를 가리키는지 아리송합니다. 두 낱말 가운데 하나만 쓸 일입니다. 이 보기글을 들여다보면 “가장 좋아하는 건”처럼 첫머리를 열지만 얄궂습니다. ‘것(건)’을 잘못 넣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 사이이다”처럼 손볼 노릇이고, “…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가장 좋아하는 건 양화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구간이다

→ 양화다리와 마포다리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

→ 양화다리와 마포다리 사이가 가장 좋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정지돈, 현대문학, 201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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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95 : 하늘이 내린 천직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고

→ 하늘이 내렸다고

→ 하늘이 내린 일이라고


천직(天職) :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



  하늘이 내린 일이라는 뜻인 한자말 ‘천직’이기에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하늘이 내린 일”이라 할 노릇입니다. 우리말로 새롭게 ‘하늘일’을 여민다면, 구태여 겹말이 불거질 일이 없겠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작가라는 직업을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글을 쓰는 일을 하늘이 내렸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 글쓰기가 하늘이 내린 일이라고 보지도 않았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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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96 : 떠도는 보헤미안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 곳곳을 떠돌며

→ 두루 돌며

→ 바람처럼


떠돌다 : 1. 정한 곳 없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다 2. 공중이나 물 위에 떠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3. 어떤 말이나 소문 따위가 여러 곳으로 퍼지다 4. 어떤 기운이나 기미가 드러나 보이다

보헤미안(Bohemian) : [문학]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시인이나 예술가



  이곳저곳 그저 다닐 적에 ‘떠돌다’라 합니다. 떠도는 모습이나 삶을 ‘보헤미안’이라는 이웃말로 나타냅니다. ‘떠돌이·나그네 = 보헤미안’인 얼거리입니다. 떠도는 사람이나 삶을 ‘바람·바람새·바람꽃’으로 그려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생활을 이어나갔다

→ 곳곳을 떠돌며 살아갔다

→ 떠돌이삶을 이어나갔다

→ 두루두루 돌며 살아갔다

→ 바람처럼 살아갔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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