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48 : 젊은 나이에 요절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

→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

→ 젊은 나이에 갔으니


요절(夭折) : 젊은 나이에 죽음 ≒ 단절·요몰·요사·요상·요서·요수·요졸·요찰·요촉·요함·절사·조사·조서·조세·조졸·횡요



  젊어서 죽으면 “젊어서 죽다”나 “젊은 나이에 죽다”라 하면 됩니다. 굳이 한자말을 넣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이라 하니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쉽게 스스럼없이 이웃하고 나누려는 말인 줄 헤아린다면 부드럽게 풀어서 쓸 만합니다. ㅍㄹ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을 하느님의 진노하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 하느님이 발칵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 젊은 나이에 갔으니 하느님이 버럭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덴마크에서 날아온 엽서》(표재명, 드림디자인, 2021)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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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47 : 사이 구간



가장 좋아하는 건 … 사이 구간이다

→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

→ 사이가 가장 좋다


사이 : 1. 한곳에서 다른 곳까지, 또는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까지의 거리나 공간 2.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 3. 어떤 일에 들이는 시간적인 여유나 겨를 4. 서로 맺은 관계

구간(區間) : 1. 어떤 지점과 다른 지점과의 사이 2. [수학] 수직선 위에서 두 실수 사이에 있는 모든 실수의 집합



  “사이 구간”이란 어디를 가리키는지 아리송합니다. 두 낱말 가운데 하나만 쓸 일입니다. 이 보기글을 들여다보면 “가장 좋아하는 건”처럼 첫머리를 열지만 얄궂습니다. ‘것(건)’을 잘못 넣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 사이이다”처럼 손볼 노릇이고, “…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가장 좋아하는 건 양화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구간이다

→ 양화다리와 마포다리 사이를 가장 좋아한다

→ 양화다리와 마포다리 사이가 가장 좋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정지돈, 현대문학, 201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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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95 : 하늘이 내린 천직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고

→ 하늘이 내렸다고

→ 하늘이 내린 일이라고


천직(天職) :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



  하늘이 내린 일이라는 뜻인 한자말 ‘천직’이기에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하늘이 내린 일”이라 할 노릇입니다. 우리말로 새롭게 ‘하늘일’을 여민다면, 구태여 겹말이 불거질 일이 없겠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작가라는 직업을 하늘이 내린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글을 쓰는 일을 하늘이 내렸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 글쓰기가 하늘이 내린 일이라고 보지도 않았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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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96 : 떠도는 보헤미안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 곳곳을 떠돌며

→ 두루 돌며

→ 바람처럼


떠돌다 : 1. 정한 곳 없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다 2. 공중이나 물 위에 떠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3. 어떤 말이나 소문 따위가 여러 곳으로 퍼지다 4. 어떤 기운이나 기미가 드러나 보이다

보헤미안(Bohemian) : [문학]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시인이나 예술가



  이곳저곳 그저 다닐 적에 ‘떠돌다’라 합니다. 떠도는 모습이나 삶을 ‘보헤미안’이라는 이웃말로 나타냅니다. ‘떠돌이·나그네 = 보헤미안’인 얼거리입니다. 떠도는 사람이나 삶을 ‘바람·바람새·바람꽃’으로 그려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전역을 떠도는 보헤미안 생활을 이어나갔다

→ 곳곳을 떠돌며 살아갔다

→ 떠돌이삶을 이어나갔다

→ 두루두루 돌며 살아갔다

→ 바람처럼 살아갔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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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797 : 가을병 앓이



가을병 앓이

→ 가을앓이


병(病) : 1. 생물체의 전신이나 일부분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아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현상 ≒ 병막 2. ‘질병’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기계나 기구 따위가 고장이 나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깊이 뿌리박힌 잘못이나 결점 = 병집

앓다 : 1. 병에 걸려 고통을 겪다 2. 마음에 근심이 있어 괴로움을 느끼다



  앓기에 ‘-앓이’처럼 나타내곤 합니다. 한자 ‘병’은 ‘앓다’나 ‘아프다’를 가리킵니다. “가을병 앓이”는 좀 어이없는 겹말입니다. ‘가을앓이’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지금처럼 가을병 앓이를 심하게 하지는 않았다

→ 요새처럼 가을앓이를 모질게 하지는 않았다

→ 요즘처럼 가을앓이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다

《이은혜, 그리고 다구치 야에코》(김현희, 고려원, 199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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