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우주 宇宙


 우주 만물 → 온숨 / 온빛 / 뭇숨결 / 뭇빛

 우주에 가득 차다 → 두루 가득 차다 / 모드 가득 차다 / 온누리에 가득 차다

 대의를 우주에 밝혀서 → 큰뜻을 널리 밝혀서

 광활한 우주 → 드넓은 별 / 가없는 곳 / 너른누리

 우주를 왕복하다 → 별누리를 오가다

 우주에 관하여 연구하다 → 바깥누리를 살피다 / 별터를 헤아리다


  ‘우주(宇宙)’는 “1.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 2. [물리] 물질과 복사가 존재하는 모든 공간 3. [천문] 모든 천체(天體)를 포함하는 공간 4. [철학] 만물을 포용하고 있는 공간. 수학적 비례에 의하여 질서가 지워져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강조할 때에 사용되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용어이다”으로 풀이합니다. ‘온·온것·온곳’이나 ‘온누리·온누리판·온땅’이나 ‘온숨·온목숨·온숨결’로 담아낼 만합니다. ‘모두·뭇목숨·뭇숨결·뭇넋·뭇빛’이나 ‘온빛·온터·온판’으로 담아내고요. ‘별·별나라·별누리·별터·별판·이웃별’로 담아낼 수 있고, ‘고루·골고루·고루눈·고루길·고루빛·고루보다’나 ‘곳·곳곳·터·터전’으로 담아내지요. ‘너머·너머꽃·너머길·너머빛·너머누리·너머나라’나 ‘누리·뉘·널리·둘레·다른곳’으로 담아도 어울립니다. ‘두루·두루눈·두루보다·두루길·두루빛·두루넋·두루얼’이나 ‘먼곳·먼데·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로 담아낼 만하고, ‘바깥·밖·바깥누리·밖누리’나 ‘빗장열기·빗장풀기·빗장트기’로 담아냅니다. ‘열다·트다·환하다·활짝·훤하다’나 ‘저·저기·저곳·저쪽·저켠·저자리’로 담아내어요. ‘즈믄·즈믄길·즈믄꽃·즈믄빛’로 담아내고, ‘하나되다·한몸마음·한마음몸’이나 ‘하늘·하늘꽃·하늘별·하늘빛’으로 담아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우주’를 셋 더 싣습니다만,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우주(牛酒) : 쇠고기와 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주(隅柱) : [건설] 건물의 모퉁이에 세운 기둥 = 귀기둥

우주(虞主) : [역사] 궁중에서 우제(虞祭)를 지낼 때에 쓰던 뽕나무로 만든 신주



저 광활한 우주속으로

→ 저 가없는 너머로

→ 저 너른 누리로

→ 저 까마득한 곳으로

→ 저 드넓은 밖으로

《그대에게 가는 길》(박정만, 실천문학사, 1988) 12쪽


생생한 生! 우주가 저렇게 뭉클하다

→ 생생한 삶! 둘레가 저렇게 뭉클하다

《마음의 수수밭》(천양희, 창작과비평사, 1994) 15쪽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어떤 것도 이 우주에서 사라지는 것이 없다

→ 모두 끊임없이 바뀌지만 무엇도 온누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보리, 1997) 239쪽


우주의 한 중심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아라

→ 온누리 한복판인 줄 뒤늦게 깨달아라

《끊어진 현》(박일환, 삶이보이는창, 2008) 5쪽


우주라는 가정 하에 하는 훈련이니까요

→ 온누리라고 생각하며 갈고닦으니까요

→ 바깥누리로 여기며 다스리니까요

→ 바깥으로 보며 담금질을 하니까요

《트윈 스피카 6》(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 185쪽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 온누리를 이야기하면서

→ 별누리 이야기를 하면서

《트윈 스피카 8》(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 410쪽


왜 저렇게 링(우주 건물)이 아름다운지 아세요?

→ 왜 저렇게 고리(누리집)가 아름다운지 아세요?

《토성 맨션 7》(이와오카 히사에/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15) 238쪽


그는 어쩌면 우주 밖 어느 행성에서 파견된 스파이일지도 모른다

→ 그는 어쩌면 바깥 어느 별에서 온 몰래꾼일지도 모른다

→ 그는 어쩌면 다른 어느 별에서 온 엿듣개일지도 모른다

《백수 선생 상경기》(백성, 문학의전당, 2015) 50쪽


물질적으로 볼 때 내 몸은 우주의 구성성분과 같다

→ 바탕으로 볼 때 내 몸은 온누리 밑감과 같다

→ 숨결로 볼 때 내 몸은 온누리 속빛과 같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류대영, 생각비행, 2016) 66쪽


우리의 모호한 질문에 대해서 우주의 모든 삼라만상을 이루는 기본 요소가 바로 수라는 답을 준 것이다

→ 우리가 설핏 물어볼 때 온누리 뭇숨결을 이루는 틀거리가 바로 셈이라고 알려주었다

→ 우리가 얼핏 물을 때 온누리 뭇목숨을 이루는 그루터기가 바로 셈값이라고 알려주었다

《수학의 수학》(김민형·김태경, 은행나무, 2016) 15쪽


작지만 완전한 우주지

→ 작지만 오롯이 누리지

→ 작지만 옹근 온누리지

《삶은 달걀》(이루리·나명남, 북극곰, 2017) 23쪽


천 년의 우주수를 보는 순간

→ 즈믄살이 누리나무를 보자

→ 즈믄해 살아온 나무를 보니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박두규, 모악, 2018) 64쪽


우주 공간도 이 해역도, 산 인간의 생 따위는 허무하게 비칠 뿐이다

→ 별 바깥도 이 바다도, 산 사람 삶 따위는 허울로 비칠 뿐이다

→ 별 너머도 이 바다도, 산 사람 하루 따위는 초라히 비칠 뿐이다

《사이보그 009 완결편 3》(이시노모리 쇼타로·오노데라 조·하야세 마사토/강동욱 옮김, 미우, 2018) 87쪽


내가 우주의 중심이 되길 원치 않는다는 말은 고양이를 곁에 두는 것이 싫다는 말이 아니다

→ 내가 온누리 한복판이 되길 안 바란다고 해서 고양이를 곁에 두면 싫다는 뜻이 아니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어슐러 K.르 귄/진서희 옮김, 황금가지, 2019) 55쪽


사악한 자들은 이 우주를 지옥으로 보고

→ 나쁜 놈들은 온누리를 불수렁으로 보고

→ 못된 이들은 이 누리를 불밭으로 보고

《마음의 요가》(스와미 비베카난다/김성환 옮김, 판미동, 2020) 280쪽


모음에는 우주의 큰 뜻을 담았어

→ 홀소리에는 온빛을 담았어

→ 홀소리에는 온누리를 담았어

《아빠가 들려주는 한글 이야기》(김슬옹, 한솔수북, 2022) 26쪽


한데 우리가 없어도 지구가 있고 우주도 있지만 시(詩)는 없다

→ 그런데 우리가 없어도 푸른별 있고 온누리 있지만 노래는 없다

《은엉겅퀴》(라이너 쿤체/전영애·박세인 옮김, 봄날의책, 2022) 165쪽


광대한 우주의 흐름 안에서 흐르고 있을 뿐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너른누리에서 흐를 뿐이라고 온몸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 너른빛으로 흐를 뿐인 줄 온몸으로 그리고 싶었다

《나무 마음 나무》(홍시야, 열매하나, 2023) 46쪽


우주처럼 깊은 과거의 역사가 존재한다

→ 온누리처럼 깊고 오래되었다

→ 별누리처럼 깊으며 오래 흘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37쪽


우주를 선구적으로 개척하는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거든요

→ 누리를 먼저 뚫고나가는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거든요

→ 너머를 일찌감치 뚫는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거든요

《미래 세대를 위한 우주 시대 이야기》(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7쪽


그의 철학에 고갱이가 될 영원회귀의 우주론을 착상했다

→ 그이 넋에 고갱이가 될 한꽃길을 떠올렸다

→ 그이 생각에 고갱이가 될 늘빛길을 찾았다

→ 그이 눈꽃에 고갱이가 될 온길을 그렸다

《니체 읽기의 혁명》(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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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기 濕氣


 습기가 많다 → 축축하다 / 추지다 / 눅눅하다

 습기가 차다 → 녹녹하다 / 눅지다 / 끈적이다

 습기를 제거하다 → 물기운을 털다 / 물을 말리다


  ‘습기(濕氣)’는 “물기가 많아 젖은 듯한 기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물·물결·물꽃·물발’이나 ‘물살·물기운·물빛’으로 고쳐씁니다. ‘끈끈하다·끈적끈적·끈적이다’나 ‘녹녹하다·누지다·눅눅하다’로 고쳐쓸 만하고, ‘눅지다·누긋하다·눅진하다’로 고쳐써요. ‘적시다·젖다’나 ‘촉촉하다·추지다·축이다·축축하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습기’를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습기(習氣) : [불교] 습관으로 형성된 기운이나 습성

습기(襲器) : 염습(殮襲)할 때에 송장을 씻기기 위해서 향을 넣고 끓인 물을 담는 질그릇 = 습자배기



이글거리는 햇볕과 눅눅한 습기와

→ 이글거리는 햇볕과 눅눅한 바람과

→ 이글거리는 햇볕과 눅눅한 기운과

《중독자》(박남준, 펄북스, 2015) 17쪽


어느 정도 습기가 있는 땅을 좋아하고

→ 어느 만큼 축축한 땅을 좋아하고

→ 어느 만큼 촉촉한 땅을 좋아하고

→ 어느 만큼 추진 땅을 좋아하고

《가와구치 요시카즈의 자연농 교실》(아라이 요시미·가가미야마 에츠코/최성현 옮김, 정신세계사, 2017) 96쪽


습기가 없는 바람이 불어온다

→ 바람이 메마르다

→ 바람이 까슬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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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對戰


 지난해 우승 팀과의 대전이라 → 지난해 으뜸이와 붙느라

 정면적 대전을 회피하라 → 앞에서 맞붙지 마라

 약한 팀과 대전하므로 → 여린 쪽과 다투므로

 대전하기 전에 → 겨루기 앞서


  ‘대전(對戰)’은 “서로 맞서서 싸움”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맞붙다·맞받다·맞서다·붙다’나 ‘마주·마주받다·마주서다’로 손봅니다. ‘겨루다·다투다·싸우다’나 ‘부딪치다·부대끼다·해보다’로 손보고요. ‘들이받다·대척·대들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온싸움·큰싸움·지지고 볶다’나 ‘판·판겨룸·한판겨룸·한판붙기’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대전’을 열두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대전(大田) : [지명] 충청도의 중앙에 있는 광역시

대전(大全) : 1. 완전히 갖추어 모자람이 없음 2. 어떤 분야에 대한 사항이나 어떤 사람이 쓴 글을 빠짐없이 모아 엮은 책 3. 언해(諺解)된 책의 원본임을 나타내는 말

대전(大典) : 1. 나라의 큰 의식(儀式) 2. 중대한 법전(法典)

대전(大殿) : 1. 임금이 거처하는 궁전 ≒ 상전·웃전 2. ‘임금’을 높여 이르는 말 = 대전마마

대전(大篆) : [미술] ‘주문’을 달리 이르는 말

대전(大箭) : 큰 어살

대전(大戰) : 1. 여러 나라가 참가하여 넓은 지역에 걸쳐 큰 전쟁을 벌임. 또는 그런 전쟁 2. [역사] 세계 여러 나라가 관여하는 큰 규모의 전쟁 = 세계 대전

대전(大轉) : [무용] 춘앵전(春鶯轉) 따위에서, 두 팔을 옆으로 펴고 좌우로 크게 한 번씩 도는 춤사위 = 회란

대전(代錢) : 1. 물건 대신으로 주는 돈 2.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 = 대금

대전(垈田) : 1.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 있는 밭 = 텃밭 2. 집터와 밭을 아울러 이르는 말

대전(帶電) : [전기·전자] 어떤 물체가 전기를 띰. 또는 그렇게 함 ≒ 전기 띠기·하전

대전(臺前) : 대(臺)의 앞



또 나랑 대전해 줄래?

→ 또 나랑 붙어 줄래?

→ 또 나랑 싸워 줄래?

→ 또 나랑 맞서 줄래?

《하이스코어 걸 7》(오시키리 렌스케/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0) 46쪽


대전하자!

→ 겨루자!

→ 붙자!

→ 해보자!

《고물 로봇 퐁코 6》(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5)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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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4.8.

오늘말. 몬


빈틈을 건드리면 아플 수 있지만, 빈곳을 다독이며 채울 수 있습니다. 모든 자리를 꾹꾹 눌러서 채워도 되는데, 느긋이 틈바구니를 놓을 만해요. 가득하기에 넉넉하다고 여길 때가 있다면, 이웃하고 두런두런 살림돈을 나누는 길이 나긋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있습니다. 돌고돌기에 돈이에요. 혼자 움켜쥐면 고이고 여럿이 도르면 밑천으로 머금어요. 일을 하는 바탕을 생각해 봅니다. 더 벌거나 길미를 얻고 싶을 수 있지만, 이 삶을 사랑하는 갈피부터 챙기고 싶습니다. 우리 사이에 이야기가 흐르는 나날을 즐기고, 숨돌릴 겨를을 둡니다. 작은새가 들려주는 노래에 귀기울이고, 큰새가 펄럭이는 날갯짓을 지켜봅니다. 모든 밑절미는 숲에서 피어나요. ‘모두’이면서 ‘몸’이기에 ‘몬’일 테고, 어느 모습이든 따사로이 받아들입니다. 짬이 나지 않으면 한동안 바쁘게 지내지요. 크고작은 곳을 둘러볼 틈새가 없으면 또다시 바쁘게 보내고요. 귀퉁이도 구석도 마음을 씁니다. 기스락도 허리춤도 눈여겨봅니다. 밑동은 밑꽃으로 돋아나는 밑빛입니다. 앞도 뒤도 위도 밑도 고루 짚으면서 우리 꿈씨를 깃새에 심는 길로 나아갑니다.


ㅍㄹㄴ


비다·빈곳·빈데·빈꽃·빈눈·빈틈·사이·사잇자리·새·샅·자리·짬·짬나다·춤·허리춤·틈·틈새·틈바구니·틈자리·틈새자리·토막틈·각단·갈피·것·거시기·겨를·결·곳·구석·귀퉁이·기슭·기스락·깃·깃새·길·길눈·께·꼬투리·데·꽃필틈·꽃필짬·꿈·남다·남은길·남은곳·돈·몬·바탕·일·일살림·일감·일거리·살림·살림눈·살림돈·삶돈·머금다·있다·생각·앞뒤·크고작다·밑·밑동·밑빛·밑돈·밑바탕·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밑천·밑힘 ← 여지(餘地)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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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4.8.

오늘말. 잎꽃물


나라는 누가 다스릴는지 돌아봅니다. 지난날에는 임금이 이끄는 나라로 여겼습니다. 오늘날에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뭇잎과 뭇풀 같은 작은사람이 어울리면서 마을을 이루기에, 나라도 겨레도 있습니다. 임금님 같은 우두머리 힘으로 누르는 데라면 갇히고 말아요. 나무처럼 푸른 잎사귀로 우거지고, 들풀과 들꽃이 들녘에 너울거리는 터전일 적에, 비로소 푸르게 피어납니다. 묶거나 매는 자리라면 생각이 솟지 않고 숨이 막힙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하루길을 살핍니다. 날씨도 헤아리고, 일거리를 돌아보고, 꿈을 차분히 그립니다. 비가 오는 하루날씨라면 비내음을 맡습니다. 볕이 넉넉한 날빛이라면 볕살을 누리면서 잎물 한 모금을 우립니다. 장마철에는 밤낮으로 끈적여요. 비가 멈추지 않으니 눅눅하거나 추질 테지요. 물기운을 털어내려고 불을 지핍니다. 물빛으로 젖은 오늘을 풀어내면서 잎꽃물을 새로 한 모금 내립니다. 겨울은 눈송이로 온누리를 덮고, 여름은 바다빛으로 온터를 감쌉니다. 가을은 울긋불긋 물이 드는 온빛이 가득하고, 봄은 푸릇물결이 고루고루 퍼져요. 찬찬히 오늘길을 걸어갑니다.


ㅍㄹㄴ


나라·마을·임금나라·임금틀·임금힘·틀·틀거리·틀박이·틀어막다·끌다·끌어가다·이끌다·다스리다·묶다·묶이다·가두다·갇히다 ← 치안(治安)


물·잎물·잎꽃물·잎·잎사귀·이파리·잎새·내리다·내림·우리다·우림·내림빛·내림물·우림물 ← 차(茶), 다(茶), 티(tea)


날씨·날씨틈·날빛·날결·날흐름·하루길·하루날씨·밤낮·밤낮길 ← 일교차(日較差)


물·물결·물꽃·물발·물살·물기운·물빛·끈끈하다·끈적끈적·끈적이다·녹녹하다·누지다·눅눅하다·눅지다·누긋하다·눅진하다·적시다·젖다·촉촉하다·추지다·축이다·축축하다 ← 습기(濕氣)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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