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5.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안철수 글, 21세기북스, 2019.10.9.



오늘은 거의 한 달 만에 가만히 집에 머물면서 여러 일을 추스른다. 해를 보고 바람을 마신다. 불때는 기름 300ℓ를 받는다. 1ℓ에 1170원이다. 큰아이하고 곁님은 배추를 절인다. 일찍 저무는 하늘은 별빛으로 넘실거린다. 하룻밤으로 ‘우스꽝’스레 끝난 모지리짓을 돌아본다. 모지리짓을 일삼은 무리만 나라를 망가뜨리지 않는다. 어깨동무(민주)를 잊은 채 이야기(대화)도 어울림(타협)도 없는 모든 사람이 한통속이다. 밉말(혐오)은 ‘저놈’만 하지 않는다. 이미 ‘저놈’이라고 금을 그은 채 등지고 말을 안 섞고 나무라는 사람도 똑같이 밉말을 하는 얼거리인 줄 보아야 한다. ‘저놈’이 밉말을 하기에 저놈한테 밉말을 해도 될 턱이 없다. 똑같이 밉말잔치를 벌이는 나라에는 빛도 씨앗도 없다. 나부터 밉말을 멈추고서 어깨동무와 이야기와 어울림길을 살피는 씨앗을 심을 때에 이 나라에 새살림을 열 수 있다.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을 읽었다. 자랑(자화자찬)이 조금 섞였지만 매우 잘 썼다. 발바닥으로 땅바닥을 느끼는 길이 달리기인 만큼, 더 스스로 낮추며 글을 여민다면 한결 빛날 테고, 책이름에 ‘안철수’를 빼면 훨씬 낫다. 딸아이 꾸지람과 도움말을 들을 줄 아는 어버이라면, 나라일(정치)을 해도 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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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4.


《치유를 위한 해독》

 앤서니 윌리엄 글/조응주 옮김, 샨티, 2023.12.20.



간밤에 ‘모지리짓’이 있은 듯하다. 나라지기라는 이는 나라에서 누구보다 고르게 살피면서 두루 아우르는 일꾼이어야 할 테지만, 총칼잡이로 휘어잡으려는 얼뜬 마음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그이뿐일까? 이 나라에서 ‘-장·-관·-수·-사’ 같은 감투를 쓰는 이들치고 허울을 안 내세우는 이가 몇일까? 우리나라는 갈수록 ‘어깨동무(민주주의)’를 잊는다. 어깨동무는 ‘이야기(대화) + 어울림(타협)’이라고 하지만, 왼오른이 서로 이야기를 안 할 뿐 아니라, 둘이 한 발짝이건 열 발짝이건 살짝이건 물러나거나 맞추는 어울림마저 없다. 그저 머리(숫자)를 앞세워서 혼자 차지하거나 거머쥐려는 담벼락이 높다. 《치유를 위한 해독》을 읽었다. 꽤 두툼한 길잡이책이다. 이 책이 들려주는 대로 몸씻이를 해볼 만하다. 다만, 이 책은 우리나라 터전이나 살림에 맞춘 길잡이는 아닌 줄 알아야 한다. 모든 몸씻이풀은 땅과 들숲바다와 바람과 날씨와 해와 별빛에 따라서 다르다. 이 땅에는 이 땅에 맞는 몸씻이풀이 있다. 이를테면 질경이나 쑥이나 마늘이나 감이나 모과나 잣나물이나 돌나물이나 갯기름나물을 비롯한 모든 나물로 몸씻이를 할 만하다. 스스로 들숲을 품는 삶터라면 어떤 들풀과 나뭇잎과 낟알과 열매로도 다 씻어낸다.


#CleansetoHeal #AnthonyWilliam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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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3.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백창우 글, 신어림, 1996.1.11.



글월을 부치러 나가다. 두바퀴(자전거)를 아직 고치지 않았기에, 한동안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나래터만 다녀와야 한다. 낮까지 구름이 없다가 저물녘부터 구름이 몰리는데, 밤에는 다시 걷힌다. 밤새 별이 반짝인다. 별빛으로 드리우는 보금숲을 하얗게 그리면서, 깊은밤이 파란물결로 흐르는 꿈씨앗을 헤아린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를 모처럼 되읽는다. 길이 끝나는 곳은 길을 다시 여는 곳이다. 어느 하나를 마치기에 다른 하나를 새롭게 한다. 끝나기에 나쁠 일이란 없다. 끝나기에 아쉬울 까닭이 없다. 오늘 하루가 끝나야 이튿날이 온다. 올해를 마쳐야 새해가 온다. 나이든 사람이 물러나야 젊은이와 아이들이 새롭게 일한다. 그대로 머문다면 고여서 썩을 뿐 아니라 담벼락이 높다. 흐르는 물과 솟는 샘과 부는 바람처럼 언제나 피어날 줄 알기에 맑고 밝다. 여러모로 보면 백창우 님 노래는 지난 마흔 해 가까이 ‘쓸쓸하다·아쉽다’를 밑동으로 삼는 듯싶다. 어느 밑동이건 나쁠 일은 없는데, 어린이노래에 온힘을 쏟는 길을 돌아본다면, 이제는 좀 씨앗을 노래할 때라고 본다. 흙한테 안겨서 자라야 씨앗이다. 손바닥에만 놓고서 주무르다가는 모든 씨앗이 말라죽는다. 보기좋을 씨앗이 아닌, 땅한테 갈 씨앗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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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01 : -에 대해 긴 분량 -개 될


겐이치로에 대해 긴 분량으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 겐이치로를 길게 쓸 줄은 몰랐다

→ 겐이치로 얘기를 길게 쓸 줄 몰랐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박솔뫼, 위즈덤하우스, 2024) 20쪽


겐이치로 얘기를 쓸 수 있습니다. 짧게든 길게든 마음껏 씁니다. 누구 이야기를 슬 적에는 “아무개를 쓴다”처럼 단출히 나타내기도 합니다. 마음에 둔 누구 이야기인 터라, 쓰고 싶기도 하지만 쓸 줄 모르기도 합니다. ㅅㄴㄹ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분량(分量) : 수효, 무게 따위의 많고 적음이나 부피의 크고 작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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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02 : 평범 -ㅁ이 있었 그게 브라우티건적 설명


평범하지 않은 부드러움이 있었다. 그게 브라우티건적인이야? 라면 글쎄 설명하기 어렵네

→ 수수하지 않으며 부드럽다. 브라우티건 같냐고 물으면 글쎄 말하기 어렵네

→ 흔하지 않으며 부드럽다. 브라우티건 닮았냐고 물으면 글쎄 어렵네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박솔뫼, 위즈덤하우스, 2024) 214쪽


“-ㅁ이 + 있었다” 꼴인 “부드러움이 있었다”라 하면 옮김말씨입니다. “가벼움이 있었다”나 “무거움이 있었다”도 옮김말씨예요. “부드럽다”나 “가볍다”나 “무겁다”로 바로잡습니다. “그게 브라우티건적인이야?”는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섞였어요. ‘그게(그것이)’는 덜고, ‘-적’도 털어냅니다. 말하기 어렵기에 말하기에도 풀어내기에도 밝히기에도 얘기하기에도 다 어렵습니다. ㅅㄴㄹ


평범하다(平凡-) :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설명(說明) :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밝히다’라는 낱말은 아직 안 드러나거나 안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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