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유·전유물 專有


 양반 계층에만 전유되는 물건이었다 → 나리만 누리는 살림이다

 지구는 인간에게 전유되어 있는 대상이 아니다 → 파란별은 사람만 차지하지 않는다

 특권층의 전유물 → 몇몇이 거머쥔 / 그들이 휩쓴

 남성들의 전유물 → 사내끼리 쥔 / 사내 손아귀

 부유층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때 → 돈꾼이 주무른다고 여기던 때

 그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 그들잔치로 여기던


  ‘전유(專有)’는 “한 사람이나 특정한 부류만 소유하거나 누림”을 가리키고, ‘전유물(專有物)’은 “한 사람이나 특정한 부류만 소유하거나 누리는 물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끼리·끼리끼리·끼리질·끼리짓기’나 “끼리끼리 놀다·끼리끼리 어울리다·끼리끼리 만나다”로 고쳐씁니다. ‘담·담벼락·돌담·돌담벼락·안담·안담벼락’이나 ‘우리·울·울타리’로 고쳐쓰고, ‘차지·도차지·-만·사재기·혼차지·혼자차지’나 ‘혼자하다·홀로하다’로 고쳐쓰지요. ‘손·손아귀·누비다·누리다’나 ‘거머잡다·거머쥐다·검잡다·검쥐다·움켜잡다·움켜쥐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잡다·잡히다·주무르다·쥐다·휘어잡다’나 ‘깔고앉다·또아리·똬리·따바리’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들잔치·그들판·그들마당·그들놀이·그들나라’나 ‘쓱·쓱싹·쓸다·쓸어가다·쓸리다·휩쓸다·해먹다’로 고쳐쓰고, ‘오르다·올라가다·올라앉다’로 고쳐쓰면 돼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전유’를 여덟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전유(全乳) : 지방을 빼지 아니한 자연 상태의 우유

전유(全癒/?愈) : 1. 병이 완전히 나음 = 완쾌 2. 병이나 상처가 깨끗이 나음 = 쾌유

전유(前儒) : 전대의 유생(儒生)

전유(傳諭) : [역사] 임금의 명령을 의정(議政) 또는 유현(儒賢)에게 전하던 일

전유(煎油) : 전병이나 누름적 따위를 기름을 친 번철이나 프라이팬 따위에 놓고 지져서 익히는 일. 또는 그런 음식 ≒ 전

전유(錢?) : [인명] 중국 오대(五代) 오월(吳越)의 왕(852∼932)

전유(轉乳) : [한의] 젖을 게우는 병증 = 현유

전유(轉游) : 여기저기를 두루 돌아다니며 유람함



아름다움이 미술관과 살롱의 전유물로 갇혀 있기보다는 일상의 삶 속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예술 운동의 한 결실인 셈이었죠

→ 그림밭과 모임뜰이 아름다움을 휩쓸며 가두기보다는 우리 삶이어야 한다고 여기는 꽃나래가 열매를 맺은 셈이죠

《에드워드 슈타이켄, 성공신화의 셔터를 누르다》(최봉림, 디자인하우스, 2000) 79쪽


이 우아한 예술은 일본의 전문 꽃꽂이 예술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 이 아름다운 길은 일본에서 몇몇 꽃꽂이꾼만 누리지 않는다

→ 이 멋스러운 빛은 일본에서 몇몇 꽃꽂이님끼리 하지 않는다

《아나스타시아 7 삶의 에너지》(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2) 210쪽


시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불필요한 기준 혹은 규정들이 시를 소수의 전유물로 만든 게 아닌가요

→ 노래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덧없는 잣대나 틀로 노래를 몇몇 손아귀에 놓지 않았나요

《시의 눈, 벌레의 눈》(김해자, 삶창, 2017) 290쪽


질투와 미움이 마치 소녀의 전유물인 양 그려지는 방식은

→ 마치 순이끼리 샘내고 미워하는 듯 그리는 얼개는

→ 마치 가시내만 시샘하고 미워한다고 그리는 틀은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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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탈고 脫稿


 탈고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 마감을 눈앞에 둔다

 탈고된 지 7년이 지나서야 출판되었다 → 마친 지 일곱 해가 지나서야 나온다

 원고를 탈고하다 → 글을 끝내다


  ‘탈고(脫稿)’는 “원고 쓰기를 마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끝·끝내다’나 ‘다되다·모두 되다’로 고쳐씁니다. ‘마감·마감하다·마감길·마감줄·마감꽃’이나 ‘마무르다·마무리·마침·마치다’로 고쳐써요. ‘마침꽃·마침길·마침날’이나 ‘매듭·매듭짓다·맺다·맺음’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탈고(脫苦)’를 “괴로움에서 벗어남”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학원에 다니기 전에 탈고하고 싶으니, 이사 준비도 하면서 집필을

→ 배움뜰 다니기 앞서 마감하고 싶으니, 옮길 짐 꾸리면서 글쓰기를

《내 옆에 은하 6》(아마가쿠레 기도/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 73쪽


이 책의 집필을 2015년 무렵에 시작해 탈고를 거의 앞둔 시점에서 졸지에 《최재천의 공부》를 내게 되었다

→ 이 책을 2015년 무렵부터 써서 거의 마칠 무렵에 《최재천의 공부》를 얼결에 냈다

《숙론》(최재천, 김영사, 2024) 21쪽


다 됐다! 탈고, 탈고!

→ 다 됐다! 다 됐다!

→ 다 됐다! 마감!

→ 다 됐다! 맺었다!

《울어라 펜 1》(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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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살롱salon



살롱(salon) : 1. 서양풍의 객실이나 응접실 2. 상류 가정의 객실에서 열리는 사교적인 집회. 특히 프랑스에서 유행하였다 3. 미술 단체의 정기 전람회

salon : 1. (미용실·고급 의상실 같은) 상점 2. 구식 (대저택의) 응접실 3. 살롱(과거 상류 가정 응접실에서 흔히 열리던 작가, 예술가들을 포함한 사교 모임)

サロン(프랑스어 salon) : 1. 살롱 2. 응접실, 홀 3. (프랑스 등의 상류 사회에서의) 사교적 모임 4. 미술 전람회



프랑스말 ‘살롱’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총칼로 억누르던 무렵 일본을 거쳐서 들어옵니다. 하늬녘을 흉내내던 일본 버릇이 고스란히 묻어난 말씨인데, 우리로서는 ‘놀이터·놀이뜰·놀이뜨락·놀이채’나 ‘마당·마루·마루벌’로 옮길 만합니다. ‘모임터·모임뜰·모임자리’나 ‘자리·터·뜨락·뜰’로 옮겨도 됩니다. ㅅㄴㄹ



아름다움이 미술관과 살롱의 전유물로 갇혀 있기보다는 일상의 삶 속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예술 운동의 한 결실인 셈이었죠

→ 그림밭과 모임뜰이 아름다움을 휩쓸며 가두기보다는 우리 삶이어야 한다고 여기는 꽃나래가 열매를 맺은 셈이죠

《에드워드 슈타이켄, 성공신화의 셔터를 누르다》(최봉림, 디자인하우스, 2000) 79쪽


모네는 곧 살롱에서 첫 성공을 거두었다

→ 모네는 곧 뜨락에서 첫 열매를 거둔다

→ 모네는 곧 마루벌에서 첫 날개를 편다

《클로드 모네》(크리스토프 하인리히/김혜신 옮김, 마로니에북스, 2005) 11쪽


재계 인사들의 살롱이라니

→ 돈꾼 모임자리라니

→ 돈바치 모임뜰이라니

→ 돈있는 놀이뜰이라니

《마오 5》(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1) 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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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팜므파탈femme fatale



팜므파탈 : x

팜파탈 : x

femme fatale : 팜 파탈, 요부

ファム·ファタ-ル : [문학] 팜 파탈



프랑스말 ‘femme fatale’을 한글로 ‘팜므파탈’이나 ‘팜파탈’로 적는 듯합니다. 한자말로는 ‘요부(妖婦)’나 ‘악녀(惡女)’로 옮긴다는데, 우리말로는 ‘나쁜이·나쁜뜻·나쁜자리·나쁜몫·나쁜일·나쁜녀석·나쁜소리·나쁜마음·나쁜이름’으로 손볼 만합니다. ‘각다귀·발톱·부라퀴·송곳니·엄니’나 ‘괄괄하다·개구쟁이·개구지다·개궂다’나 ‘날라리·호로놈·호래놈·후레아이’로 손봅니다. ‘검은이·검님·검놈·깜이·깜님·깜놈·까망’이나 ‘검다·검은짓·까만짓·깜짓·검은판·검정·검정꽃·깜꽃’이나 ‘겨울·서늘하다·얼다·얼음·차갑다·차다·추위·한겨울’로 손볼 만합니다. ‘서슬·섬찟·소름·시리다·싸늘하다·쌀쌀맞다’나 ‘고리다·구리다·궂다·괘씸하다·얄궂다·짓궂다’나 ‘고린내·구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고약하다·고얀놈·고얀짓’으로 손보아도 돼요. ‘놈·놈팡이·이놈·저놈·그놈·그악스럽다·그악이’나 ‘끔찍하다·나쁘다·안 좋다·너무하다·사납다·사달·저지레’로 손볼 수 있고, ‘다랍다·더럼것·더럽다·썩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나 ‘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것·막나가다’로 손보면 되어요. ‘막놈·막되다·막돼먹다·막짓놈·막하다·만무방’이나 ‘말썽·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망나니질’로 손보고, ‘매섭다·매정하다·매운맛·맵다·맵차다’나 ‘모질다·몹쓸·몹쓸짓·못되다·못돼먹다·우락부락’으로 손볼 수 있어요. ‘무쇠낯·무쇠탈·쇠·쇠낯·쇠탈·야살이·얄개·양아치’나 ‘무섭다·무시무시하다·미치다·삼하다·앙칼지다’로 손보거나 ‘부끄럽다·새침·엉터리·옳지 않다·허튼짓·헛소리’나 ‘뻐근하다·쑤시다’로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은 마녀 혹은 팜므파탈로 그려졌다

→ 제 마음을 드러내는 순이는 나쁘거나 사납다고 그렸다

→ 제 꿈을 드러내는 가시내는 고약하거나 망나니로 그렸다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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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시마 아저씨 3 - S코믹스 S코믹스
카와노 요분도 지음, 박연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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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5.

만화책시렁 711


《편의점의 시마 아저씨 3》

 카와노 요분도

 박연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4.12.27.



  높은사람이 없고 낮은사람이 없습니다. 높은일과 낮은일이 없습니다. 모든 일은 언제나 ‘일’입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보면 일을 ‘일’이라 말하는 이가 너무 드뭅니다. 왼쪽에서는 ‘일’을 미워하면서 ‘노동·노무(勞動·勞務)’만 쓰려 하고, 오른쪽에서는 ‘일’을 싫어하면서 ‘근로·근무(勤勞·勤務)’만 쓰려 합니다. 왼쪽은 ‘땀’을 흘리며 몸을 쓰는 길만 바라본다면, 오른쪽은 ‘바지런’히 굴면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는 굴레만 쳐다보는 얼개입니다. 《편의점의 시마 아저씨 3》은 “일하는 길”하고 “일하는 사람”이 맞닿을 “일하는 자리”가 무엇인지 짚는 얼거리입니다. 길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다니는 길은 사람뿐 아니라 뭇숨결이 서로 어우러지는 자리로 잇습니다. 어느 하나만 바라볼 적에는 얽매이거나 옥죕니다. 모두 아우르면서 헤아리기에 서로 즐거우면서 오붓하게 마을을 이룹니다. 일이란, 잇는 몸짓이면서, 이곳에 있는 삶을 이루는 바탕입니다. 일이란, 이야기하며 일구는 하루이면서, 서로 임과 님으로서 어울리고 새롭게 살림을 일으키는 밭입니다. 물결이 일듯 일하면서 노래합니다. 너울이 일듯 일하는 동안 노을빛으로 물듭니다. 마을가게 아저씨는 마을이 북적북적 아기자기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일 하고 있단다. 페이스 업이라는 거야. 이렇게 돌아가 있는 걸, 이렇게. 손님이 보기 좋지? 가게도 깔끔해 보이고.” (54쪽)


“시마 씨도 굽실거리지 마세요. 그러니까 편의점 직원을 얕보는 거예요.” “그렇게까지 심한 말하면 우리도 똑같아져.” “뭐 어때요? 다시는 보기 싫게 만들면 그만인데.” “그래도, 자네 대신 사과하는 사람이 있지 않아?” “시마 씨는, 야간하면서 싫은 일 없어요?” (71쪽)


“저 역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손님이랑 똑같이, 종업원도 소중히 여겨 주십시오.” “나, 나도 알아. 그쯤은.” (79쪽)


#島さん #川野ようぶんどう


+


《편의점의 시마 아저씨 3》(카와노 요분도/박연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4)


일 하고 있단다. 페이스 업이라는 거야

→ 일을 한단다. 앞돌리기야

→ 일한단다. 얼굴들기야

54


그러니까 편의점 직원을 얕보는 거예요

→ 그러니까 나들가게 일꾼을 얕봐요

→ 그러니까 마을가게 일꾼을 얕봐요

71


그렇게까지 심한 말하면 우리도 똑같아져

→ 그렇게까지 막말을 하면 우리도 똑같아

→ 그렇게까지 말하면 우리도 똑같아

71


뭐 어때요? 다시는 보기 싫게 만들면 그만인데

→ 뭐 어때요? 다시는 보기 싫다고 하면 그만인데

→ 뭐 어때요? 다시는 보기 싫으면 그만인데

71


그래도, 자네 대신 사과하는 사람이 있지 않아

→ 그래도, 자네 자리에서 숙이는 사람이 있잖아

→ 그래도, 자네 몫으로 수그리는 사람이 있잖아

7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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