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 - 아동문학과 소수자 재현
송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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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24.

다듬읽기 250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

 송수연

 문학동네

 2022.12.30.



  우리는 왜 하늘을 봐야 할까요? 하늘을 잊으면 하늘을 잃습니다. 하늘을 바라보기에 우리 보금자리부터 하늘빛으로 물들여요. 겨울하늘과 여름하늘이 다르고, 낮하늘과 밤하늘이 달라요. 그런데 서울뿐 아니라 큰고장은 다 똑같은 틀에 가둡니다. 하늘을 가두고 막을 뿐 아니라, 아예 하늘을 짚지 못 하는 오늘날입니다. 이런 얼거리는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에도 고스란합니다. 모름지기 모든 어린이책은 ‘가르치(교훈·정의)’려고 쓰거나 읽지 않습니다. 모든 어린이책은 ‘나누(살림·사랑)’려고 쓰거나 읽습니다. 그런데 ‘아동문학평론’을 하려는 마음이 너무 앞선 나머지, 글을 글로 보기보다는 자꾸 칼질을 하는 얼거리로군요. ‘더 나은 글감과 줄거리’를 짜야 한다고도 밝히는데, 어린이책은 ‘올바름(정의)’이 아니라 ‘살림하는 사랑으로 숲을 품는 길’을 그리기에 아름답습니다. 예부터 모든 나라 어른과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사랑을 물려주려고 이야기를 지었어요. 이렇게 해야 옳거나 저렇게 하니 틀리다고 갈라치기를 하려고 글을 쓰거나 책을 엮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담은 글결은 어른이한테 안 어울립니다. 빗글(평론)도 어린이 곁에 서는 말씨로 가다듬어야 빗글답다고 여겨요. 우리가 어린이책을 읽을 적에는 그저 ‘어린이·아이’라고만 합니다. 일본스런 한자말로 ‘소녀·소년’을 안 가릅니다. 어린이책은 ‘갈라치기(성별 구분)’가 아닌 ‘어깨동무·손잡기·어울림’을 그리는 첫길이요 첫꽃입니다. 하늘을 보셔요. 어느 하늘도 왼하늘이나 오른하늘이지 않습니다. 어느 하늘빛도 순이나라나 돌이나라가 아닙니다. 하늘은 늘 ‘아우르는 파란바다 같은 하나’입니다.


ㅅㄴㄹ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 모든 이야기를 즐겼다

→ 모든 이야기를 읽었다

4쪽


국문학과에 가고

→ 글꽃갈에 가고

→ 배달글밭에 가고

→ 우리글밭에 가고

4쪽


예민하고 뾰족했던 나는 아동문학 속에서 아주 조금씩 다듬어지고 수그러들었다

→ 나는 까다롭고 뾰족했는데 어린글꽃을 읽으며 아주 조금씩 다듬고 수그러든다

→ 나는 뾰족했지만 씨앗글을 읽으며 아주 조금씩 다듬고 수그러든다

5쪽


이론과 실제는 원종찬 선생님께 배웠다

→ 틀과 바탕은 원종찬 님한테서 배웠다

→ 읽기와 쓰기는 원종찬 님이 가르쳤다

7쪽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 고개를 숙인다

→ 고맙다고 여쭌다

→ 고맙다

7쪽


문학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키워드이다

→ 글이 왜 있는지 다시 묻는 말마디이다

→ 글꽃이 어떤 뜻인지 다시 묻는 밑말이다

14쪽


소녀는 소년의 주변인으로 존재했다

→ 순이는 돌이 둘레에 있었다

→ 가시내는 머스마 곁을 맴돌았다

20쪽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으로 기능했다

→ 내던지고 바치는 얼굴이었다

→ 땀흘리고 모시는 그림이었다

→ 몸바치고 땀흘리는 길이었다

20쪽


이런 상황에서 사춘기 소녀를 위한 걸스 스토리를 내세운

→ 이런 판에 푸른순이 이야기를 내세운

20쪽


몇몇 작품이 직조한 소녀들은 최근 진일보한

→ 몇몇 글이 여민 순이는 요즈음 거듭난

→ 몇몇 글자락이 엮은 아이는 요사이 드높은

21쪽


사랑과 우정 사이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 사랑과 동무 사이로 줄다리기를 한판 벌이는데

→ 사랑이냐 벗이냐로 뜨겁게 줄다리기를 하는데

→ 사랑이냐 믿느냐로 바야흐로 줄다리기인데

22쪽


질투와 미움이 마치 소녀의 전유물인 양 그려지는 방식은

→ 마치 순이끼리 샘내고 미워하는 듯 그리는 얼개는

→ 마치 가시내만 시샘하고 미워한다고 그리는 틀은

22쪽


아쉬운 점이 많은 작품이다

→ 아쉽다

→ 많이 아쉽다

33쪽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은 마녀 혹은 팜므파탈로 그려졌다

→ 제 마음을 드러내는 순이는 나쁘거나 사납다고 그렸다

→ 제 꿈을 드러내는 가시내는 고약하거나 망나니로 그렸다

36


오랜 기근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 오래 메말랐는데 기지개를 켠다

52


누군가는 민폐녀, 민폐남의 뜻이나 용례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 누구는 밉순이 밉돌이 뜻이나 쓰임새 따위가 뭐 그리 대수롭냐고 물을 수 있다

59


이 미래는 우리 안에 이미 도착해 있다고

→ 이 앞날은 우리한테 이미 다가왔다고

→ 이 앞길은 우리가 이미 다다랐다고

81


기존 다문화 아동문학에서 이주민의 언어를 재현하는 방식은 보통

→ 그동안 나란살림 이야기에서 이웃말을 되살리는 길은 으레

99


우리에게 두 가지 화두를 던진다

→ 우리한테 두 가지를 묻는다

114


악마적이라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서두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결말이 빚어낸 기묘한 불완전 협화음이야말로

→ 모질게 새기는 첫머리와 꿈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무리가 뒤엉킨 얼개야말로

→ 차갑게 그리는 첫자락과 빛을 놓치지 않으려는 끝자락이 뒤섞인 줄거리야말로

123


서있는 고민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곰곰이 선 자리라고 느낀다

→ 생각하며 선 자리라고 본다

→ 헤매며 선 자리라고 여긴다

123


김동해와 공화주는 아웃사이더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겉돈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바깥이다

→ 김동해와 공화주는 구석이다

142


가령 ‘하다’와 ‘말’은 가치중립적이다

→ 일테면 ‘하다’와 ‘말’은 수수하다

→ 그래서 ‘하다’와 ‘말’은 투박하다

142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었다

→ 이야기를 했다

→ 생각을 나누었다

167쪽


학생들과의 만남은 재미있었고,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 아이들과 만나며 재미있고, 다들 반긴다

→ 푸름이와 만나면 재미있고, 함께 즐겁다

167쪽


때로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 때로는 갸웃하면서

→ 때로는 궁금해 하면서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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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4. 나루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에서 사흘을 보내고서 고흥으로 돌아와서 등허리를 하루 폈는데, 이튿날 곧장 부천을 다녀옵니다. 봄맞이(입춘)가 코앞이니 볕을 느긋이 누리면서 시외버스에서 알맞게 쉬고 하루글을 쓰자고 여기면서 슥 움직였습니다. 시골내기는 어디를 다녀와도 길에서 하루를 통째로 씁니다. 뚜벅이는 더더욱 길에서 오래 보냅니다. ‘시골 뚜벅이’라면 몇 곱절 길살이를 하는 나그네입니다.


  가을이 저물며 겨울로 갈 즈음 17℃하고, 겨울이 저물며 봄으로 가는 17℃는 다릅니다. 한겨울이면 11∼13℃ 언저리인 우리 시골집인데, 엊저녁은 17℃까지 풀립니다. 둘레에서 보자면 참 춥게도 산다고 여길 만하지만, 겨울에 11∼17℃로 지내노라면, 때로는 1∼9℃ 사이인 집에서 지내노라면, 우리 몸은 이러한 날씨에 맞추어 튼튼하게 바뀝니다.


  여름도 조금 덥다 싶을 만한 집을 건사한다면, 우리 몸은 여름에도 튼튼몸으로 바뀌어요. 조금 떨어야 튼튼겨울이고, 조금 땀흘려야 튼튼여름입니다. 뚜벅이로 시골에서 지내기에 손에는 붓과 종이를 쥐고서, 눈으로 새와 하늘과 들숲메를 바라봅니다. 언제나 온갖 나루(터미널·역)를 거칩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목인 ‘나루’를 오가면서 생각합니다. 손수 쇳덩이(자가용)를 몬다면 나루에 들를 일이 그야말로 없겠지요. 버스나루도 기차나루도 안 들르는 몸이라면 몸소 짐을 나를 일이 없을 테며, 이웃이 어떻게 지내는지 까맣게 모르게 마련입니다.


  모든 빠른길은 이 큰고장과 저 서울을 잇는데, 쇳덩이를 손수 몰 적에는 집과 저곳 사이만 바라보고 오가느라, 나루는커녕 이웃집을 아예 잊습니다. 우리가 손에 쥐어 읽는 책은 ‘나루’이지 않을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이 사람이 지은 살림과 우리가 일구는 살림을 잇는 ‘나루’ 노릇을 하는 책이지 않을까요? 걸어다니지 않는 사람은 넋과 마을과 숨결과 눈빛을 잃는 채, 머리에 부스러기(지식·정보)만 채우면서 늙어가지 않을까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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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헌책집지기와 함께 (2025.1.22.)

― 부천 〈대성서적〉



  헌책집은 그리 오랜 책터는 아닙니다. 하늬녘(서양)이나 일본에서는 꽤 오랜 책터일 테지만, 우리로서는 이제 갓 온해(100년)쯤 흘렀습니다. 우리나라는 헌책집은커녕 새책집도 차릴 수 없던 삶터였습니다. 나라지기·벼슬아치·글바치는 그들 아닌 어느 누구도 글을 몰라야 한다고 여겼고, 들사람(백성)이 글을 기웃거리거나 종이를 품으면 얼른 붙잡아서 볼기를 내리치거나 목숨까지 빼앗았습니다. 게다가 나리(양반)여도 가시내는 글을 배우면 안 된다고까지 내몰고 가둔 나라예요.


  책마을 발자취가 짧아도 매우 짧은 우리나라입니다만, 처음 새책집이 열 적에 적잖은 사람은 책값이 엄두가 안 났습니다. 총칼나라(일제강점기)일 무렵, 영어 배움책(교과서) 하나가 쌀 한 섬 값이었습니다. 1945년 뒤에도 우리말꽃(국어사전) 하나가 쌀 한 섬 값을 넘었습니다. 요사이는 그런 엄청난 값을 어림조차 못 할 텐데, 지난날에는 “비싸디비싼 책이란 아예 없이 그냥 외우며 배운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요즈음 책값은 “그야말로 싸디싼 빛꾸러미”인 셈입니다.


  지난날 새책값이 워낙 비쌌던 터라, 가난한 글벌레는 손가락만 빨았는데, 일본사람이 이 나라에 헌책집을 들이면서 비로소 ‘글고픔’을 풀어요. 그리고 일본이며 뭇나라 헌책집지기는 책벌레하고 으레 책수다를 즐겼습니다. 차디찬 총칼나라에 처음 싹튼 헌책집에서 가난한 책벌레는 헌책집지기를 만나서 겨우 책 한두 자락을 장만하는 길에도 “비록 살 수 없는 책”이라지만 여러 책하고 얽힌 온갖 이야기를 들었고, 헌책집을 드나드는 온갖 갈래 온갖 책벌레는 저마다 헌책집지기한테 갖가지 살림이야기를 들려주니, 이런 살림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퍼졌습니다.


  2025년 올해부터 부천에서 다달이 ‘노래쓰기(마음을 시로 옮기기)’를 펴기로 하면서 새벽바람으로 휙 날아옵니다. 용케 부천나루 앞에 13:40 즈음에 닿고, 밭은 틈이지만 〈대성서적〉부터 얼른 찾아갑니다. 먼길을 시외버스에 전철에 시달렸어도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이른새벽부터 굶은 몸이되 책을 읽으면 배부릅니다.


  헌책집은 “책을 가리지 않고 갖춥”니다. 헌책집은 박근혜 책도 문재인 책도 나란히 놓습니다. 모든 책을 스스럼없이 바라보며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보는 눈”을 살피고 나누고 배우면서 이야기(대화·타협)를 익히는 곳인 헌책집입니다. 새책집은 날개돋히듯 팔리는 잘난책(베스트셀러)을 잘 보이는 곳에 잔뜩 쌓지만, 헌책집은 잘난책도 작은책(거의 안 팔리는 책)도 나란히 꽂습니다. 그래서 헌책집마실을 할 적에는 ‘온책’을 ‘온눈’으로 보며 ‘온빛’을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름값이나 허울이 아닌 그저 ‘책’을 읽어야 봄눈을 틔웁니다.


ㅅㄴㄹ


《고등학교 사회과 부도》(이찬과 일곱 사람, 교학사, 1984.3.1.첫/1988.3.1.재판)

- ‘원미동’이 ‘변미동’이라 적힌. 과일밭과 논과 숲이던 부천

《詩와 그림과 노래와 3 청포도》(이육사 글·김윤식 그림, 서문당, 1980.11.30.)

《소설 복합오염》(아리요시 사와꼬/최열 옮김, 영양과건강사, 1988.4.25.첫/1989.11.5.재판)

《그리운 자작나무》(구드룬 파우제방/도경재 옮김, 푸른숲, 1990.5.10.)

《무엇이 이 외로움을 이기게 하는가》(이향봉, 부름, 1981.2.25.첫/1981.3.15.중판)

- 부산서 대구 가는 시외버스 + 부산 고참 군대 하사

《소년소녀 문학명작 6 장발장》(위고/이전 옮김, 아동문화사, 1994.1.25.)

《敎育新書 3 스승》(오천석, 배영사, 1972.8.)

《敎育新書 84 어린이의 成長發達과 兒童圖書》(서봉연·울리히 한 엮음, 배영사, 1980.11.15.첫/1996.9.10.중판)

《瑞文文庫 112 가시돋친 百合》(어스킨 콜드웰/이호성 옮김, 서문당, 1974.4.5.첫/1978.1.20.4벌)

- 忠武書籍 776-1587 감사합니다

《三中堂文庫 151 불꽃 外》(박종화, 삼중당, 1975.5.5.첫/1985.8.20.중판)

- 오늘의책 332-8334

《現代科學新書 12 物理學이란 무엇인가?》(C.폰 바이츠재커·J.월프스/문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3.9.20.첫/1978.11.10.4벌)

- 서울工大 金屬工學科 3年 안국찬. 1979.7.31.火 종로서적센타.

#C.VonWeizsacker#J.VandengoeckJuilfs

《現代科學新書 33 世界를 바꾸는 現代物理學》(후루다 쇼사꾸·마끼노 겐지/윤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4.10.5.첫/1978.6.15.3벌)

《속회연구총서 제2권 속회이념과 그 원리》(채부리, 속회연구원, 1981.3.1.)

《비둘기문고 No.2 세계 감리교신앙과 현황》(장기천·윤영봉,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리원교육국, 1972.9.20.)

- 부산시 동래구 거제동 109의 감리교 선교부

《カラ-ブックス 48 世界の國旗》(藤澤優, 保育社, 1964.2.1.첫/1967.3.1.중판)

《カラ-ブックス 226 香港·マカオ·臺灣の旅》(平岩道夫, 保育社, 1971.7.1.첫/1975.12.1.중판)

《カラ-ブックス 250 星と星座》(草下英明, 保育社, 1972.7.1.첫/1976.6.1.중판)

《カラ-ブックス 379 アラブ世界》(阿部政雄, 保育社, 1976.12.5.)

《꽃잎 뒤에 숨은 사람》(정상명, 산책, 1993.12.20.)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고문영 롬김, 그물코, 2002.3.5.첫/2003.12.30.7벌)

《GON 2》(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5.4.20.첫/1996.8.30.5벌)

《GON 4》(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6.9.10.)

《어촌민박안내, 섬따라 파도따라》(편집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1997.6.)

《女性醫學BOOK》(편집부, 중앙일보, ?)

- 스스로 체크해 보는 몸의 의상, 젊음의 매력을 잃지 않는 비결집

- 신문구독자한테 주던 책 1980년대 첫무렵

《바바라》(하워드 파스트/나혜원 옮김, 청사, 1979.5.25.

#Howard Fast #TheSecondGeneration 1978

- 延興書林. 永登浦區 永登浦洞2街180. 電話 64-0968番 연흥극장 앞

《안데스의 사람들》(윤주영, 눈빛, 1999.6.19.)

《부탄》(단정석, 두르가, 2016.3.2.)

《韓國의 旅路 10 多島海》(편집국, 한국일보사, 1983.3.8.첫/1983.8.10.3벌)

《야전교범 21-75 각개전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1.6.30.첫/1985.6.30.5벌)

- 少尉 86-01581 李在實

- 한사람의 간첩신고 북괴도발 막아낸다

《교육회장 21-5 교육훈련관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첫/1985.6.30.2벌)

- 귀찮다고 외면말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野戰敎範 24-1 戰鬪通神》(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

《교재 201 전투벼와소개(고군·초군반)》(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1.)

《교재 250 적전술(초군반·하초급·하후보)》(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4.16.)

《교재 303 전자전(고군·초군·전자전 운용)》(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4.)

《실습 100 정신교육(고군·초군반)》(전술학처,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103 독도법(전과정)》(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200 보병전술 1》(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27.)

《수양록 84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4.7.19.목.맑음

중대장님께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위장하라고 하셨다. 난감했다. 동료 후보생 최통과 칡넝쿨을 찾기 시작했다. 최통은 울릉도에서 살아서인지 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많이 알고 있었다. 나는 칡넝쿨이 어떻게 생겨는지 알지도 못했다. 칡넝쿨을 찾아 위장을 하고 신문지를 태워 앞면위장을 마쳤다. 순간 나도 이제 군인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동료 후보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양록 85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5.7.22.월.맑음

나의 경애. 어제 입소를 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늘 하루를 맞이하였소. 작년의 경험과 2년차의 여유가 있어서 그러한지 몰라도 생활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소. 그러나 처음으로 완전군장 구보를 하였다오. 워낙 못하는 구보에 완전군장까지 하고 나니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힘에 부쳐 겨우 마쳤다오. 동료 후보생의 도움도 고마웠고. 현저한 체력의 열쇠를 느끼며 많은 비애를 삼키면서 새로운 정신으로 생활에 임하고 있다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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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숨은빛 (2024.3.28.)

― 부천 〈대성서적〉



  바닥풀이기에 바탕을 이뤄요. 바닥에 풀이 없으면 가랑비에도 흙이 쓸립니다. 바닥풀이 땅바닥을 곱게 덮기에 맨발로 걸어도 발바닥이 포근합니다. 질경이·민들레·토끼풀·잣나물이 나란나란 어깨동무로 흙을 감싸기에, 이곳에 남새씨를 심을 수 있고, 나무씨도 깃들어 우람하게 자라며 숲으로 나아갑니다. 헌책집은 바닥풀이 먼저 맨바닥을 포근히 감싸듯 숱한 작은책이 도란도란 마을을 이루다가 숲으로 뻗는 얼거리예요. ‘한강’ 옆에 ‘조갑제’가 꽂히고, ‘조세희’ 옆에 ‘박정희’도 꽂히면서, 갖은 책을 하나하나 집어들어 읽고 배우는 터전인 헌책집입니다.


  우리는 다 다르기에 다 다르게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이웃과 동무도 나랑 다른 사람입니다. 이웃과 동무가 나랑 한마음일 수 있더라도 다른 숨결이자 사람입니다. 나랑 이웃과 동무가 아닌 ‘그놈’이나 ‘저놈’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죽일놈’이 아닙니다. 온누리를 이루는 뭇풀과 똑같아요.


  봄볕을 누리다가 〈대성서적〉으로 들어섭니다. 지난날에는 땅밑에 있는 헌책집이 아예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대성서적〉처럼 땅밑으로 깃듭니다. 해바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집삯이 대단히 세거든요.


  이 책을 읽다가 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헌책집에 눈을 뜨던 1992년 언저리에는 ‘책수다(책을 둘러싼 끝없는 이야기)’가 늘 언제 어디에서나 흘러넘쳤습니다. 다만, 새책집에서는 아무런 책수다가 없더군요. 새책집 일꾼은 그때그때 새로 나오는 책을 그때그때 팔고서 지나가기 일쑤예요. 이와 달리 헌책집에는 그야말로 모든 책이 드나드는 터라, “아니, 왜 이런 허접한 놈팡이 책을 팝니까?”라는 말부터 “삶과 사람과 숲과 온누리를 헤아리는 줄거리”까지 주고받아요.


  단골이라는 이름은 하루아침에 얻지 않습니다. ‘단골’이라는 낱말에는 서로 오래오래 어울린다는 속뜻이 깃듭니다. 느긋이 오래 만나면 어느새 이루는 사이인 단골입니다. ‘손’이라는 낱말은 워낙 ‘길손(나그네)’을 가리켜요. 길에서 스쳐 지나는 사람이 ‘손’입니다. ‘손님’이란 어쩌다 한 걸음을 하면서 갖은 멋을 잡고서 우쭐거리는 사람한테 “떡 하나 더 주려고 붙이는 이름”입니다.


  이른바 ‘주례사’는 듣기 좋은 말입니다. 우리 스스로 ‘좋아하는’ 대로만 책을 고르거나 산다면, 우리는 늘 ‘주례사비평’에 갇혀요. 내가 안 좋아하는 길이더라도 ‘배우려’는 마음으로 바꿀 적에는, 뜻밖에 늘 누구한테서나 배우면서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깨닫습니다. ‘좋은책’만 쥐면 ‘좁은길’로 갇히고, 숨은빛을 보려고 할 때라야 ‘숲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학교에서 길들여진 것들》(폴커 미헬스 엮음/편집부 옮김, 푸른꿈, 1990.11.10.)

《열린글 37 한국근대사 개설》(梶村秀樹/김선경 옮김, 한울, 1986.6.15.)

《中國안의 韓國獨立運動》(胡春惠/신승하 옮김, 단국대학교출판부, 1978.2.5.)

- 가지무라 히데키

《산 자여 따르라》(서울대 민주열사 추모사업위원회, 거름, 1984.12.10.)

- “4人烈士 追慕集” 김상진, 김태훈, 황정하, 한희철

《문화활동 세미나》(藏原惟人/유염하 옮김, 공동체, 1988.1.15.)

《一業一生》(한만년, 일조각, 1984.12.15.)

《서재필의 개혁운동과 오늘의 과제》(오세응, 고려원, 1993.10.1.)

《배달말 3》(배달말학회, 형설출판사, 1978.11.30.)

《訂正增補 韓國經濟史》(최호진, 박영사, 1970.9.5.첫/1977.3.1.중판)

《대지를 지키는 사람들》(반조 클라크/류시화 옮김, 오래된미래, 2004.5.25.)

#WisdomManBanjoClarke #BanjoClarke

《나를 찾아 떠나는 환상여행》(셸던 B.콥/김훈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0.9.1.첫/1990.9.10.재판)

《교회학교 교수요령》(레이 로우젤/양은순 옮김, 생명의말씀사, 1975.12.10.첫/1982.3.30.5벌)

- 생명의말씀사 도서실 비매품

《사랑의 등대》(박연구, 기린원, 1987.5.25.첫/1989.1.10.재판)

- 레이디플라자 14

《워터 호스》(딕 킹 스미스 글·데이비드 파킨스 그림/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3.11.30.첫/2009.1.8.고침8벌)

《불균형》(우오즈미 나오코/이경옥 옮김, 우리교육, 2004.10.22.첫/2010.1.11.2판6벌)

#非バランス #魚住直子 1996년

《콩알만한 작은 개》(사토 사토루/햇살과나무꾼 옮김, 정신세계사, 1992.8.20.)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전쟁없는세상 엮음, 포도밭, 2014.5.15.)

《그대, 청년의 때에》(조진애 엮음, 녹두, 1990.4.15.)

《신령한 사람》(조용기, 영산출판사, 1979.9.10.)

- 〈영주 기독교 서점〉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남진우, 문학동네, 1997.10.30.)

《시튼 동물기》(고은 글·한병호 그림, 바우솔, 2012.9.24.)

《옷감 짜기》(김경옥 글, 김형준·정진희 그림, 보림, 1996.2.28.첫/2012.3.30.고침2벌)

《그림엽서 한장 띄워》(유안진, 자유문학사, 1986.5.25.)

- 〈둘리도서대여점〉

《수도물 마셔도 좋은가》(일본생활수호회 조사부/임종한 옮김, 경영문화원, 1982.5.21.)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김보통, 한겨레출판, 2018.1.9.첫/2021.6.21.5벌)

《正音文庫 1 朝鮮民族 更生의 道》(최현배, 정음사, 1974.6.20.)

《正音文庫 65 民族運動家 아내의 手記, 西間島始腫記》(이은숙, 정음사, 1975.1.30.)

《正音文庫 90 李朝諧謔小說選》(김기동 엮음, 정음사, 1975.7.30.)

《現代科學新書 48 量子生物學》(오오끼 고스께/장만식 옮김, 전파과학사, 1975.9.30.첫/1977.4.30.2벌)

《カラ-ブックス 300 雲の表情》(伊藤洋三, 保育社, 1974.8.1.)

- 〈구미서적〉 일본서적. 三원 書籍株式會社. 부산 광복동 T.23-2011

《カラ-ブックス 343 蕎麥入門》(新島繁, 保育社, 1975.12.5.)

- color books

《現代科學新書 76 原子家族 上》(L.페르미/양희선 옮김, 전파과학사, 1977.7.5.)

《月刊朝鮮 1998년 10월호 別冊부록, 誌上전시회 ‘대한민국 50년, 우리들의 이야기 上’》(김용삼 글, 조선일보사, 1988.10.1.)

《現代人의 撮影術》(최병덕, 사진과평론사, 1979.1.25.)

《늑대인간과 외계생명체》(에이드리언 베리/유진 옮김, 하늘연못, 2000.10.12.)

《등산가이드》(김용성 엮음, 삼지사, 1970.6.5.첫/1976.8.15.재판)

- 주차장 영수증 1988.4.5. 7200원

※ 구자룡 님한테서 나온

《참배예식》(김남수 엮음, 한국천주교발상지 천진암성역화위원회, 1982.5.1.첫/1982.5.31.3벌)

《동양교보 57호》(구자룡 엮음, 동양공업고등학교, 1970.12.21.)

《동양교보 66호》(박정수 엮음, 동양공업고등학교, 1977.5.31.)

《샛별문학회보 131호》(모효남 엮음, 샛별문학회, 1988.1.)

《부산아동문학 3호》(이주홍·안수휘·민홍우·조명제, 부산아동문학협회, 1986.7.10.)

《들녘 문학 2호》(허동인 엮음, 신라중학교, 1986.2.10.)

《민중문화 3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9.25.)

《민중문화 5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12.28.)

《민중문화 6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5.2.2.)

《민족문학회보 3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5.10.)

《민족문학회보 4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7.27.)

《민족문학회보 5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10.18.)

《세계전도》(김종진, 은광사, 1990.2.5.)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39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9.9.15.)

- 地尺 五千分之一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49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8.7.15.)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70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7.5.1.)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78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6.2.15.)

《新版 日本全圖》(國際地學協會, 1981.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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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회개 2025.1.13.달.



어떤 사람은 “잘못했습니다!” 같은 말을 아예 안 하지. ‘잘’ 했기에 “잘못했습니다!” 같은 말을 할 일이 없지 않아. 둘레를 사랑으로 보면서 사랑으로 배우려는 마음이 없기에 “잘못했습니다!” 같은 말을 안 한단다. 으레 “잘못했습니다!” 하고 말은 하는데, 입치레나 입버릇으로 그치는 사람이 있어. 이들은 둘레 눈치를 보느라 사랑을 안 보고 안 배우는 마음이지. 이른바 ‘회개’라 일컫는 “잘못했습니다!”와 같은 말 한 마디는, “이제 아이 마음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하나씩 배우며 새롭게 일하겠습니다!”와 같은 길일 노릇이야. 배우기에 사람이야. ‘사람’이란, “배우는 나날을 마음에 씨앗으로 담은 몸”이라는 뜻이지. 사람을 둘러싼 푸나무와 돌바위와 물방울과 바람과 짐승도 늘 배워. 모든 숨결은 다 ‘배우’기에 다 ‘삶’이야. ‘삶’으로 나아가기에 ‘사랑’을 심고 펴고 나누지. ‘삶’을 잊어버리기에 언제나 죽음으로 치닫고, 허울과 껍데기를 못 놓아. 풀벌레도 짐승도 헤엄이도 새도, 늘 몸갈이를 해. 깃갈이에 털갈이를 하지. 지나간 허울과 껍데기를 붙잡으려고 하기에 ‘허물굴레’인 죽음이야. 잘 보렴. 숱한 사람들이 ‘허울·허물’과 ‘껍데기’를 자꾸 붙들지 않아? 겉껍데기를 붙드는 이들은 “잘못했습니다!” 하고 말할 줄 모르거나, 입말린 소리를 읊는단다. 속살을 가꾸면서 스스로 빛나려는 사람은 눈물로 허울과 허물을 씻어. 속빛을 일구면서 스스로 사랑하려는 사람은 빗물로 껍데기를 벗고 바람으로 겉옷을 날려버려. 네 오늘과 네 하루는 어떤 길인지 살펴봐. 네가 눈물과 빗물과 바람을 품는지, 아니면 겉치레로 덮어씌우거나 감추는지 헤아려 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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