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1.22. 어떤 돈



  돈을 많이 벌기에 나쁠 까닭이 없고, 돈을 안 벌기에 나쁠 수 없다. 어떤 돈을 어떻게 벌거나 안 버는가 하고 들여다볼 노릇이다. 나는 인천에서 나고자란 사람이라서, 누가 인천 이야기를 하면 귀를 쫑긋 세운 채 살았는데, 우리나라 ㅈㅈㄷ뿐 아니라, 이른바 ‘진보좌파’나 ‘환경단체’나 ‘작가’ 들이 인천으로 ‘취재’나 ‘공부’를 하러 온 일을 거의(보다는 아예) 못 보았다. 인천에서 ‘굴업도’를 지키려고 작은이가 땀을 뺄 적에 진보좌파나 환경단체는 아예 또는 거의 눈길조차 안 두었고, 영종섬과 용유섬을 메워서 끔찍하게 바다와 들숲을 망가뜨리는 하늘나루를 때려박을 적에도 진보좌파나 환경단체가 한두 마디 말이라도 제대로 한 적조차 없다고 느낀다. 이리하여 새만금뿐 아니라 무안공항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숱한 막삽질을 놓고도 정작 그들은 안 움직이기 일쑤이다. 전남 고흥처럼 조그마한 시골에 ‘핵발전소·화력발전소’를 어마어마하게 때려짓겠다고 포스코와 군수와 나라와 전남지사가 똘똘 뭉칠 적에 누가 힘을 보태었을까? 알고 보면, 아무도 힘을 안 보탰다. 그냥 시골사람 작은손으로 용케 지켰을 뿐이다.


  돈은 벌어도 되고 안 벌어도 된다. 돈은 많이 벌어도 되고 적게 벌어도 된다. 다만, 언제나 스스로 아름답게 벌거나 아름답게 쓰면 된다. 모든 일은 바탕이 ‘아름다움’이면 된다.


  보기 좋기에 아름답지 않다. 이름을 드날리기에 아름답지 않다. 힘이 세기에 아름다울 턱이 없다. 누가 아름다운가? 오직 사랑이기에 아름답고, 언제나 들숲바다를 푸르면서 파랗게 품기에 아름답다.


  글도 책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답기에 글이고 책이다. 안 아름답다면 글시늉에 책흉내이다. 100만을 팔아야 아름다운가? 100만을 팔았으면 100만을 팔았을 뿐이다. 고작 10자락을 팔았어도 아름다운 책은 늘 아름책이다.


  모든 작은펴냄터와 작은책집과 작은글꾼은 아름다움과 사랑을 품고 풀면서 이 삶을 노래하려는 마음이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큰펴냄터와 큰책집과 이름글꾼(유명작가)은 아름다움과 사랑 둘하고 동떨어진 채 돈만 쓸어담는 마음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쓸어담을 적에는 스스로 썩어서 문드러진다. 이름을 드날려도 아름다울 수 있으나, 휩쓸거나 거머쥘 적에는 스스로 고여서 얼간이로 치닫는다. 나는 여태까지 틈틈이 ‘블로그 이웃’이나 ‘인스타 이웃’을 먼저 도려냈다. ‘블로그 이웃’이나 ‘인스타 이웃’이 어느 만큼 되면, 그들은 ‘돈(광보홍보비)’을 주더라. 그 돈이 얼마나 크거나 대수롭겠느냐만, 그 푼돈을 받으면, 다들 하나같이 넋을 잃고 잊는다고 느낀다.


  오늘날 누가 네이버·다음이나 인스타·유튜브·페이스북하고 맞서거나 싸울 수 있을까? 오늘날 누가 ㅈㅈㄷ을 손사래치거나 진보언론이더라도 엉터리일 적에 따지거나 나무랄 수 있는가? 오늘날은 다들 이쪽에 서거나 저쪽에 서면서 밥그릇을 지키려고 한다. 밥그릇이 나쁘지는 않으나, 그대와 우리가 스스로 밥그릇을 붙잡기에 아이들이 운다.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등돌리고서 뭘 붙잡으려고 하는가? 이제는 제발 서울(도시)을 떠나서 조용히 ‘사람’으로 ‘사랑’하는 하루를 그리고 지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하고 날마다 한나절(4시간)씩 수다를 떨어야 하지 않을까? 어버이하고 날마다 한나절(4시간)씩 삶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짓는 터”인 ‘집’부터 ‘지키’지 않는 이들은 이 별에서 어떤 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몽땅 ‘짐’으로 바꾸고 만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럴 때 너라면? - 고미 타로의 선택 수업, 2015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5 오픈키드 좋은그림책 목록 추천도서, 2014 SK 사랑의책나눔 선정 바람그림책 23
고미 타로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

그림책시렁 1529


《이럴 때 너라면?》

 고미 타로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4.6.17.



  어버이가 아이를 미워하면, 아이를 왜 낳았는지부터 잊을 뿐 아니라, 아이가 문득문득 들려주는 말 한 마디에 어떤 사랑이 흐르는지 하나도 못 알아챕니다. 아이가 어버이를 미워하면, 왜 태어났는지부터 잊을 뿐 아니라, 어버이가 들려주는 모든 말이 잔소리에 성가신 가시로만 여깁니다. 《이럴 때 너라면?》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아이가 아이답다면 언제나 어버이한테 “이럴 때 어떻게 해?” 하고 물어보는데, 아이는 이미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마음에 가닥을 잡았습니다. 어버이가 어버이답다면 먼저 아이한테 “이럴 때 어떻게 할까?” 하고 물어보는데, 어버이는 벌써 “이 길과 저 길을 놓고서 모든 잘잘못을 다 짚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아이어른이 함께 있는 틈이 너무 밭아요. 아이를 애써 낳았는데 어린이집에 배움터에 너무 일찌감치 밀어넣느라, 정작 한집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할 틈이 참으로 드뭅니다. 우리가 서로 주고받을 말이란 “넌 뭘 하고 싶어?” 하고 물으면서 “넌 그렇게 할 때 뭘 느껴?”이지 않을까요? 어버이라면, 아이하고 하루를 통째로 함께 보낼 노릇이되, 적어도 한나절(4시간)은 눈을 마주보며 얘기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이 나라에는 어버이다운 사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五味太郞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
박솔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21.

다듬읽기 242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

 박솔뫼

 위즈덤하우스

 2024.7.31.



  어떤 책이건 저마다 다르게 일군 삶을 담아낸 이야기꾸러미입니다. 나은 책이나 나쁜 책이 아닌, 여태 살아낸 바를 스스로 바라본 만큼 추린 이야기밭입니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은 글님 스스로 품은 여러 책을 놓고서 하나하나 ‘읽은 내’가 ‘오늘을 나답게 살아가는 길’을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책이름 그대로 ‘즐겁게 읽는 책’을 마음에 폭 담는 사이에 ‘꿈에서도 꿈을 깬 뒤에’도 ‘좋은 일’을 맞이한다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좋다 = 마음에 들다’라는 뜻이고, ‘좋다 =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싫다’는 뜻이에요. ‘좋은책’이 ‘나쁜책’이지는 않지만, ‘좋은’이라는 이름에 매이면 그만 ‘좁은마음·좁은책·좁은하루’로 잇습니다. 이 책을 읽을 적에는, 이 책이 좋든 나쁘든 “이러한 삶”을 느끼면서 이러한 길을 배워요. 저 책을 읽을 때에는, 저 책이 안 좋든 어떠하든 “저러한 삶을 일군 마음”을 마주합니다. 몸앓이나 고뿔이란, 몸을 한결 든든히 다스리며 쉬어가는 길입니다. 느긋이 쉬면서 새롭게 기지개 펴는 하루입니다. 이러한 얼거리를 더 들여다보고서 담아내려고 했다면 한결 빛났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매우 뒤죽박죽입니다. 수수한 말씨로 가다듬는다면 이야기가 좀더 빛날 테지요.


ㅅㄴㄹ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박솔뫼, 위즈덤하우스, 2024)


간식을 사두는 일이 추가되기도 한다

→ 새참을 사두는 일도 있다

→ 곁두리도 사둔다

→ 주전부리도 사둔다

4쪽


예전에는 옷을 의식적으로 갖춰 입고

→ 예전에는 옷을 따로 갖춰 입고

→ 예전에는 옷을 부러 갖춰 입고

4쪽


그게 나름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도 했지만

→ 그래서 알맞게 곤두서기도 했지만

→ 그래서 그럭저럭 조이기도 했지만

4쪽


위 네 편의 글은

→ 네 글은

→ 네 꼭지는

→ 네 가지 글은

6쪽


읽는 방식이나 습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 읽는 매무새나 버릇을 생각해 보았다

→ 읽는 길을 돌아보았다

6쪽


모두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 모두 튼튼히 여름 보내시길

→ 모두 굳세게 여름 보내시길

7쪽


결국 읽어봐 읽으면 알게 되니까, 라는 식으로 말하게 되는 것 같네요

→ 뭐 “읽어 봐. 읽으면 알 테니까” 하고 말하네요

→ 뭐 “읽어 봐. 읽으면 알 테니까” 하고 말하고 마네요

15쪽


처음 읽는다니 그건 그것대로 부럽군요

→ 처음 읽는다니 또 그렇게 부럽군요

17쪽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통할지도 모른다

→ 누구한테는 그대로 들을지도 모른다

→ 누구한테는 그대로 먹힐지도 모른다

18쪽


겐이치로에 대해 긴 분량으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 겐이치로를 길게 쓸 줄은 몰랐다

→ 겐이치로 얘기를 길게 쓸 줄 몰랐다

20쪽


어려움은 그뿐이 아니었는데

→ 또 어려웠는데

→ 더 어려웠는데

→ 그 일만 어렵지 않았는데

→ 그 일도 어려웠는데

21쪽


아 정말 너무 좋다. 너무 좋았다

→ 아 즐겁다. 참으로 즐겁다

→ 아 기쁘다. 무척 기쁘다

→ 아 신난다. 대단히 신난다

40쪽


나는 구판으로 이미

→ 나는 첫판으로 이미

→ 나는 옛판으로 이미

40쪽


빨래방에서 돌아가는 빨래들을 보며

→ 빨래집에서 돌아가는 빨래를 보며

49쪽


순간 이곳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들과

→ 문득 이곳이 아니라고 느낄 만한 글과

→ 얼핏 이곳이 아니구나 싶은 글자락과

49쪽


이 글을 쓰다 느낀 것인데 헤어진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어딘가에 있다

→ 이 글을 쓰다 느끼는데, 헤어진 모두는 사라지지 않고 어디에 있다

→ 이 글을 쓰다가, 헤어지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어디에 있다고 느낀다

66쪽


뭔가 권장 도서 같은, 마땅히 읽어야 할 것 같거나

→ 뭔가 꼭두책 같은, 마땅히 읽어야 할 듯하거나

→ 뭔가 올림책 같은, 마땅히 읽어야지 싶거나

→ 뭔가 추킴책 같은, 마땅히 읽어야겠다 싶거나

77쪽


여전히 여자의 무릎 위에 머리를 기대고

→ 그대로 가시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 내내 순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81쪽


이후 증상 악화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간병하는

→ 그 뒤 도져서 누운몸이 된 엄마를 보살피는

→ 나중에 덧나서 잠든꽃이 된 엄마를 돌보는

106쪽


신부神父들의 이야기에 더 가깝다는

→ 믿음빛 이야기에 더 가깝다는

→ 빛잡이 이야기에 더 가깝다는

112쪽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적나라한데 그것은 냉정함과 함께 어느 정도 자신을 내어주어야 가능한 것이다

→ 이렇게까지? 싶을 만큼 고스란한데 차분하게 속내를 내어주어야 한다

→ 이렇게까지? 싶을 만큼 그대로인데 고요하게 속마음을 내어준 셈이다

151쪽


쾌적하고 하나의 티끌도 없이 말끔하고 표백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인지

→ 상큼하고 말끔하고 하얗다고 으레 느껴서인지

→ 싱그럽고 티끌 하나 없고 하얗다고 곧잘 느껴서인지

155쪽


어떤 작가가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 잘할 것이 분명하지만 하지 않은 것, 선택하지 않은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될 때가 있다

→ 어떤 글님이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 잘하리라 여기지만 하지 않은 일, 가지 않은 길을 생각할 때가 있다

175쪽


평범하지 않은 부드러움이 있었다. 그게 브라우티건적인이야? 라면 글쎄 설명하기 어렵네

→ 수수하지 않으며 부드럽다. 브라우티건 같냐고 물으면 글쎄 말하기 어렵네

→ 흔하지 않으며 부드럽다. 브라우티건 닮았냐고 물으면 글쎄 어렵네

214쪽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체크아웃할 때

→ 다음날 아침 일어나 나갈 때

→ 다음날 아침 일어나 나설 때

20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쾌적 快適


 쾌적한 공기 → 산뜻한 바람 / 상큼한 바람 / 시원한 바람

 물은 깨끗하고 쾌적하였다 → 물은 맑고 산뜻하다 / 물은 깨끗하고 푸르다


  ‘쾌적(快適)하다’는 “기분이 상쾌하고 즐겁다”를 뜻한다는데, ‘상쾌(爽快)하다’는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원하다·시답다·싱그럽다’나 ‘산뜻하다·상그럽다·상큼하다’로 고쳐쓰고, ‘새뜻하다·선뜻하다·선선하다’나 ‘즐겁다·어화둥둥·좋다’로 고쳐씁니다. ‘깔끔하다·말끔하다·맑다’나 ‘낫다·달갑다·해낙낙·흐뭇하다’로 고쳐쓸 만해요. ‘들길·들빛·바람빛’이나 ‘푸르다·숲빛·풋풋하다’나 ‘가뿐하다·아늑하다·포근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날씨도 쾌적하여 대서양을 활공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 날씨도 맑아 대서양을 가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 날씨도 좋아 대서양을 가만히 날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루이스 세뿔베다/유왕무 옮김, 바다출판사, 2000) 11쪽


아래쪽 오두막이 훨씬 쾌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아래쪽 오두막이 훨씬 시원한 줄 알 수 있었다

→ 아래쪽 오두막이 훨씬 좋은 줄 알 수 있었다

→ 아래쪽 오두막이 훨씬 나은 줄 알 수 있었다

《나무 위의 여자》(줄리아 버터플라이 힐/강미경 옮김, 가야넷, 2003) 199쪽


시각적으로 확 열려 있는 편이 편리하고 쾌적할 것이다

→ 보기에 확 열린 쪽이 낫고 시원하리라

→ 보기에 확 열렸을 적에 좋고 산뜻하다

→ 보기에 확 열린 쪽이 즐겁고 상큼하다

《수화로 말해요》(아키야마 나미·가메이 노부다카/서혜영 옮김, 삼인, 2009) 33쪽


혼자 사는 것보다 쾌적하지 않은 건 할 수 없지만

→ 혼자 살 때보다 시원하지 않으니 할 수 없지만

→ 혼자 살 때보다 아늑하지 않으니 할 수 없지만

→ 혼자 살 때보다 즐겁지 않으니 할 수 없지만

《flat 2》(아오기리 나츠/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 1470쪽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

→ 맑터를 찾아서

→ 푸른터를 찾아서

→ 숲터를 찾아서

→ 깨끗한 마을을 찾아서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서한태, 도요새, 2014) 책이름


우리 삶의 환경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선한 도구’가 되지 못하고

→ 우리 삶터를 산뜻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착한 연장’이 되지 못하고

→ 우리 삶터를 즐겁고 아름답게 가꾸는 ‘착한 연장’이 되지 못하고

《그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최범, 안그라픽스, 2015) 11쪽


내 앞에 펼쳐진 것은 쾌적한 온도의 실내, 향긋한 커피 냄새

→ 내 앞에는 아늑한 안쪽, 향긋한 커피

→ 내 앞에는 산뜻한 자리, 향긋한 커피

《0 이하의 날들》(김사과, 창비, 2016) 237쪽


고객 입장에서 보자면 넓고 쾌적하고 책을 제대로 갖춘 서점

→ 손님 눈으로 보자면 넓고 산뜻하고 책을 제대로 갖춘 곳

→ 손님으로서 보자면 넓고 시원하고 책을 제대로 갖춘 집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조경국, 유유, 2017) 224쪽


이전 2층 건물에 비해 분명 쾌적한 것이 사실이다

→ 예전 두겹집보다 틀림없이 시원스럽다

→ 지난 두칸집보다 참말로 산뜻하다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231쪽


쾌적한 방 안에서 선풍기나 난로도 없던 옛날을 떠올린다

→ 시원한 칸에서 바람이나 포근이도 없던 옛날을 떠올린다

《엄살은 그만》(가자마 도루/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2017) 33쪽


쾌적하고 아름다운 화가의 방에서 하룻밤 보낸 우리는

→ 상큼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집에서 하룻밤 보낸 우리는

→ 싱그럽고 아름다운 그림님 칸에서 하룻밤 보낸 우리는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188쪽


네가 있어 준 덕분에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단다

→ 네가 있어 주어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단다

→ 네가 있어 주어 잘 지낼 수 있었단다

→ 네가 있어 주어 상큼하게 지낼 수 있었단다

《파란 만쥬의 숲 4》(이와오카 히사에/오경화 옮김, 미우, 2017) 72쪽


내가 알던 도시보다 더 쾌적한 도시에서

→ 내가 알던 곳보다 더 좋은 고을에서

→ 내가 알던 데보다 더 산뜻한 고장에서

→ 내가 알던 서울보다 더 훌륭한 곳에서

《내일 새로운 세상이 온다》(시릴 디옹/권지현 옮김, 한울림, 2017) 170쪽


좀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 좀더 나은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 좀더 좋은 터로 꾸며야 한다

→ 좀더 상큼한 곳으로 가꿀 노릇이다

《책의 소리를 들어라》(다카세 쓰요시/백원근 옮김, 책의학교, 2017) 22쪽


생각보다 여행길이 쾌적하여

→ 생각보다 마실길이 좋아서

→ 생각보다 마실길이 상큼해서

→ 생각보다 마실길이 가뿐해서

《히노코 5》(츠다 마사미/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 119쪽


집? 응. 쾌적해요

→ 집? 응. 나아요

→ 집? 응. 아늑해요

《프린세스 메종 1》(이케베 아오이/정은서 옮김, 미우, 2018) 152쪽


바람이 잘 통하고 조용하고 깨끗한 데다 아주 쾌적하대

→ 바람이 잘 들고 조용하고 깨끗한 데다 아주 시원하대

→ 바람이 잘 불고 조용하고 깨끗한 데다 아주 상큼하대

《나무정령 톰티》(니나 블라존·카린 킨더만/이명아 옮김, 여유당, 2021) 129쪽


쾌적한 쉼터와 숙소를 제공할 의무를 정하고 있어요

→ 깔끔한 쉼터와 집터를 내주어야 한다고 세웠어요

→ 산뜻한 쉼터와 잠자리를 마련하도록 해요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이수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 11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알파벳alphabet



알파벳(alphabet) : [언어] 그리스 문자, 로마자 따위의 구미 언어의 표기에 쓰는 문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흔히 ‘로마자’를 이른다

alphabet : 알파벳, 자모

アルファベット(alphabet) : 1. 알파벳 2. 로마자 자모



하늬녘에서 쓰는 글씨가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alphabet’이라 하지요. 이 영어는 그저 ‘글낱·글·글씨’를 가리키거나 ‘낱·낱글·낱글씨’를 가리킬 때가 있어요. 어느 때에는 ‘닿홀소리·홀닿소리’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늬녘 글이름을 가리키는 자리라면 ‘알파벳’이라 하면 될 테지만, 수수하게 낱글이나 닿홀소리를 나타내려는 자리라면 우리말로 풀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그들은 서로 알파벳을 차용했으며

→ 그들은 서로 글씨를 빌렸으며

→ 그들은 서로 글을 돌려썼으며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장 자크 루소/주경복·고봉만 옮김, 책세상, 2002) 4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